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문예마당] 기억속의 내 동생

이제 그 애의 모습이 잊혀져 가고 있다
 
앨범 뒤져보면 지금도 들릴 것 같은 웃음소리
 
호탕하게 웃고 있는 내 동생
 
 
 
내 나이 희수
 
이제야 불러보는 칠순의 남 동생이다
 
그러나 나에겐 애일 뿐
 
세상 등지고 가버린 몹쓸 놈
 
 
 
여태껏 장가란 것도 못 해보고
 
사장 노릇만 하다 간 총각님
 
구두닦이에서 아이스케키 장사, 붕어빵가게
 
사장만 했지
 
깡패님 덕에 손가락 한 매디 잘리고
 
절름거리고 산 지지리 못난 놈
 
 
 
내 기억 속엔 잘 퍼주는 착한 성품 하나이다
 
나는 다 모른다 그 아이의 삶
 
 
 
이제 잊지 말자 해도 잊어야 하는 그 애
 
깜빡 깜빡 녹슬어가는 이 참에
 
불쌍했다는 말조차 하나하나 잊어가고 있는 중이다
 
자연으로 가버린 동생
 
못 쓸 놈 가여운 내 동생

엄경춘 / 시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