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90일간 유예 합의
상호관세 115%p씩 대폭 인하... 증시 상승 환율도 급등
![미중 양국 국기 [AFP 연합뉴스]](https://www.koreadaily.com/data/photo/202505/13/6c2c89ab-2f28-45da-97da-37070024eb31.jpg)
미중 양국 국기 [AFP 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이틀간의 스위스 제네바서 고위급 협상을 마친 후 12일(현지시간) 양국이 상호관세를 각각 115% 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협상단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우선 지난달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 중 91%는 취소하고 24%는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10%씩 부과했던 마약 펜타닐과 관련한 관세 20%는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트럼프 2기 들어 중국 상품에 매긴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상대국에 기본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던 10%의 상호관세에 펜타닐 원료 수출에 대한 책임을 묻는 20%를 합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으로 115%포인트 내려 기존 125%에서 10%로 조정했다.
따라서 미국의 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련 관세 20%를 제외하고 미국과 중국은 각각 10%의 상호관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 같은 합의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조치하기로 했으며, 인하된 관세를 90일간 적용하고 협의 체계를 통해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국의 관세 휴전은 미국의 상호관세에 중국이 보복한 이후 38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중국에 34%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이틀 뒤인 4일 맞불 관세를 놓아 양국의 통상갈등은 계속 악화해왔다.
관세전쟁 중단을 위한 양측의 긴장 완화는 보복 악순환 속에 관세율이 100% 넘게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베선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높은 관세로 인한 결과는 양국 간의 금수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었다"며 "어느 쪽도 그런 결과는 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대표단은 어느 쪽도 디커플링(공급망 완전 분리)은 원하지 않는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양국 모두 균형 잡힌 무역을 달성하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또 양국이 펜타닐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 성분의 밀거래를 단속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의 관세 대상이 된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담화문을 통해 "미국이 이번 회담을 기초로 중국과 계속 마주 보고 일방적 관세 인상이라는 잘못된 처사를 철저히 고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은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추가 논의는 중국과 미국, 제3국에서 번갈아 진행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실무협의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하면서 12일 뉴욕증시가 개장 초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 초반인 오전 8시 35분 기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63.20포인트(2.34%) 오른 42,212.58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8.19포인트(2.62%) 오른 5,808.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4.50(3.65%) 오른 18,583.41에 각각 거래됐다.
또 채권 금리는 오르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같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6%로, 지난 9일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7bp(1bp=0.01%포인트)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같은 시간 배럴당 63.1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15달러(3.52%) 급등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하면서 금값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 금 선물 가격은 같은 시간 온스당 3천241.5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02.5달러(3.1%) 하락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후 5시20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보다 17.5원 오른 1,417.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 1,402.4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친 후 15원 넘게 더 상승했다.
환율은 미•중 간의 무역 협상이 극적인 타결에 이르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으로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30분 100.535 수준에서 오후 5시10분 101.822까지 치솟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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