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픈 업] ‘질문하는 힘’에서 답을 찾다

수지 오 교육학 박사·교육컨설턴트

수지 오 교육학 박사·교육컨설턴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이미 경고했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의사 결정이 알고리즘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AI)이 현실을 지배하는 미래가 도래할 것이라고. 그의 예견은 이미 우리 곁에 현실로 다가왔다.
 
필자는 매년 여름, 한국의 교육 현장으로 향한다. AI가 교육에 던지는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을 이어온 지도 여러 해다. 다음 달에도 다섯 차례의 특강이 예정돼 있다. ‘AI와 영어 독서’, ‘AI와 영어 작문’, ‘AI 시대의 질문법’ 등, 교육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의 준비 자세에 대한 고민과 경험을 나누는 자리다.  
 
놀랍게도 참석자들의 반응은 매번 뜨겁다. 이는 AI와의 공존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과제임을 방증하며, 필자에게도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의 동기를 부여한다.
 
‘AI 시대,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필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질문의 힘’, 특히 ‘수준 높은 질문 전략’이다. 대화형 AI인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바로 양질의 질문 능력이다. AI는 질문의 수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단순 사실과 개념 암기는 AI의 몫이 된 지 오래다. 이제 교육의 무게중심은 시험 성적이나 지식 전달에서 학생들의 창의성, 인성, 고등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으로 옮겨가야 한다. 암기식 주입 교육, 정답 맞히기식 평가는 AI 시대의 생존법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이 좋은 질문인가? 풍부한 독서, 역사와 사회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AI에게 구체적이고 다층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챗GPT 언어 데이터의 92%가 영어라는 사실이다.  
 
자동 번역 앱의 편리함 이면에는 영어권 문화와 그들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머신러닝의 기반이 영어 데이터인 이상,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고 영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미래 사회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영어 자체뿐 아니라 그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챗GPT를 향한 질문의 깊이는 얕을 수밖에 없다.
 
인문학, 예술, 철학, 수학, 과학, 윤리 등 다양한 학문을 융합적으로 탐구하며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토론을 통해 함께 배우는 ‘소크라테스식 세미나’나 유대인의 토론 학습법 ‘하브루타(Havruta)’처럼 학생 중심의 효과적인 소통(Communication)과 동료들과의 가치 있는 협력(Collaboration)을 통해 창의력(Creativity)과 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을 길러내는 교육, 이것이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의 본질이다.
 
AI 교육의 방향 설정에 참고할 만한 저서 몇 권을 소개한다. ‘AI 시대와 인류의 미래(The Age of AI and Our Human Future·에릭 슈밋 외)’, ‘디지털 세대 교육(Teaching Digital Natives·마크 프렌스키)’, ‘IQ. EQ. DQ: AI 시대의 새로운 지능(IQ. EQ. DQ New Intelligence in the AI Age·박유현)’ 등이다. 이 책들이 미래 교육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작은 등대가 되길 바란다.

수지 오 / 교육학 박사·교육컨설턴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