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애틀랜타 한인들의 기대와 당부
계엄사태·내란 심판, 당연한 결과
생각보다 득표 격차 적어
보수 단일화 실패 아쉬워
경제 회복이 급선무 과제

제21대 대통령이 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의 국민개표방송시청 현장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있다. 김성룡 기자
김선식 북미주기독실업인회(CBMC) 중부연합회 회장은 “남과 북, 동과 서로 갈라진 어려운 시기에 통합의 정치를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각각의 후보를 지지해왔지만, 이제는 우리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함께 지지하고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우성 청솔시니어복지센터 상무는 “센터 회원분들이 한국 정치에, 특히 이번 대선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면서 “세대, 성별, 정치색으로 편 가르지 않는 통합을 이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 있는 친척과 지인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더라. 무엇보다도 경제 회복을 우선시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한인 반응
▶대선 결과 찬반 의견 엇갈려= 이재명 후보 당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로렌스빌에 거주하는 40대 회사원 정모씨는 “어떤 대통령보다 실리적으로 눈에 보이는 업적을 많이 남길 것으로 생각한다”는 기대와 함께 “계엄사태 책임자들은 법에 따라 응분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스와니에 거주하는 40대 주부 A씨는 “당연한 결과다. 단지 압도적인 차이가 아니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했다면 이재명은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와니에서 무역업체를 운영하는 돈 김 씨는 “진보와 보수 이념적인 논쟁을 떠나 계엄과 내란 사태를 일으킨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이 국회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행여라도 윤석열 정권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명 당선인의 사법리스크가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박모씨는 “생각보다 득표차가 적어서 아쉬운 선거 결과지만, 대통령직이 공석이었던 만큼 미 관세 정책, 안보 등 국내외 경제 안정을 위한 대책을 조속히 시행하길 바라고, 또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재판을 받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재외선거 투표자인 20대 크리스 리 씨는 “정치색을 떠나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과 여러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후보가 대선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단일화하지 못한 보수 진영이 매우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IT업계 종사자로서 이 당선인의 인공지능(AI) 정책에 대해 특히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통합 정치, 국익에 도움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굳건한 한미동맹 유지를 주문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순원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상임이사는 “민주당이 미국에 대립각을 세우면 경제적 보복이 이어질 수 있다”며 “친미 색채가 옅어져 한미 양국의 긴밀한 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실리 추구 대북·외교정책 펼쳐야= 장유선 케네소주립대 교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친위군사 쿠데타를 좌절시키고 평화로운 국민 주권에 의한 권력 이양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세계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한다”며 국민을 위해 정치문화가 성숙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통일의 초석을 놓을 특단의 조치를 시행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황인구 보스턴 칼리지 한국학 교수는 “역사적 위기에서 비롯된 선거이기에 사회 혼란을 해결할 새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매우 컸음을 확인했다”며 “개표 결과를 떠나 정치가 비로소 안정권에 들어섰다는 안도감이 먼저”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우선주의, 동북아 갈등 등 외교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렇다 할 공약 없이 후보 경쟁이 이뤄진 것은 아쉽지만, 주변국을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누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 실리적 대외 정책을 펴길 기대해본다”고 했다.
윤지아·장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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