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을 지나다 보면 절벽 위에 혼자 서 있는 집을 볼 때가 있다. 절경과 어우러진, 바위 위에 아슬하게 얹힌 집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정말 든든한 돌 위에 지은 집이다. 영어로는 ‘on the rock’이다.
재미있게도 위기에 빠졌다는 말 역시 ‘돌’을 써서 표현한다. 이때는 ‘on the rocks’라고 한다. 배를 타고 가다가 만나는 암초를 뜻하기 때문이다. 같은 돌이지만, 단지 복수가 되자 든든한 돌에서 무덤 같은 돌이 된 것이다.
이리보면 흔하고 작은 돌이 좀 불리해 보인다. 예로부터 저잣거리에서 말도 안 되는 물건을 파는 이들은 ‘돌팔이’라 불렸다. 돌은 쓸모없고 아무 효과도 없는 엉터리로 여겨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돌은 엉터리일 뿐 아니라 거추장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큰 바위에 누가 걸려 넘어지는가? 오히려 ‘큰 바위 얼굴’처럼 사람들이 경이롭게 바라보는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큰 바위가 아니라 작은 돌부리 하나에 넘어진다.
큰 바위는 오히려 피난처가 된다. 높은 바위는 요새가 되고, 넓은 바위는 그 아래에 숨을 수 있는 피난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반석이라 표현했던 것이리라.
그러나 크지 않은 돌이라고 모두 걸림돌만 되는 것은 아니다. 귀한 돌, 즉 보석이 있다. 금강석뿐 아니라 감람석, 단백석, 남보석 등 모두 돌이다. 그중에서도 귀한 돌은 ‘옥’이라 하여 황옥, 녹옥, 자옥이라 불렀다. 어쩌면 우리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보석’일 수 있다.
우리 인생에도 암초를 만난 것 같은 때가 있다. 위기에 빠진 배처럼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힘든 상황이 있다. 그때 우리는 먼저 ‘rocks’가 아닌 ‘rock’을 생각해야 한다. 위기의 돌들이 아니라, 반석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 돌들을 보면, 그들이 사실은 빛나고 있는 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그 어려운 순간을 지나면 그것이 ‘보석 같은 시간’이 되어서만은 아니다. 그 모든 순간이 사실은 나를 보석으로 빚어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직접 보석이라고 부르신다. 아름답고 빛나서만은 아니다. 그 백성들이 바로 하나님이 거하시는 집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당신을 ‘돌’로 여긴다. 예수님이 오셨을 때, 사람들도 그를 길가에 버렸다. 그러나 그분은 보배로운 산 돌이셨다. 이제 하나님은 당신을 보배로운 산 돌로 만든 집으로 세우신다. 하나님께서 거처로 삼으신 살아 숨 쉬는 보석의 궁전, 그것이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