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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두 리더의 용퇴, 귀감 보였다

Los Angeles

2025.07.02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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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크의 민 김 전 행장과 코리아타운 시니어센터의 신영신 이사장이 7월부터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새 역할을 맡는다. 김 전 행장은 은행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신 이사장은 신설된 회장직에 회장 역할을 위임한다. 이들의 행보는 한인 사회에 성숙한 리더십의 귀감이 되고 있다.
 
두 리더는 조직이 최고의 정점에 섰을 때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15년 전 존폐 위기에 놓였던 오픈뱅크를 맡아 자산 20억 달러가 넘는 나스닥 상장사로 키워낸 김 전 행장은 올해 은행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제는 젊은 행장이 필요하다”며 미련 없이 자리를 후배에게 넘겼다. 그리고 신임 오상교 행장에게 먼저 조언하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은 후배의 성장을 묵묵히 뒷받침하겠다는 리더의 품격을 보여준다.  
 
신 이사장은 시니어들의 ‘의식주’ 해결이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내걸고 지난 2년간 열정적으로 현장을 누볐다. 그의 헌신으로 시니어센터 이용자는 30% 늘었다. 회장직을 신설해 2원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그의 결정은 눈앞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결과다.
 
무엇보다 이들의 성공은 커뮤니티와의 동행에서 비롯됐다. 오픈뱅크는 순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선한 기업문화’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았고, 시니어센터는 한인 시니어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 아래 공동체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기업과 단체의 성장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릴 때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두 리더의 선택은 한인 사회의 다른 수장들에게 명확한 질문을 던진다. ‘다음 세대를 위한 사다리를 놓고 있는가. 후배들을 신뢰하고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가. 조직의 성공을 커뮤니티의 발전과 연결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는 리더가 많아질 때 한인 사회는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두 리더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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