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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은 실향민의 눈물이 서린 땅… 북한선교, 멈출 수 없는 사명입니다”

Washington DC

2025.07.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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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5주년 특별인터뷰] – 서울 해방교회 박영국 담임목사
해방교회 박영국 담임목사

해방교회 박영국 담임목사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다. 세월이 흘렀지만 전쟁의 상흔은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 깊이 새겨져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서울 용산구 남산 자락 아래 자리한 ‘해방촌’이다. 이곳은 분단의 비극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실향민들이 모여 삶의 터전을 일군 공간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해방교회’가 있다.
 
서울 해방교회는 1947년, 해방 이후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남산 아래 빈터에 천막을 치고 거주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신앙 공동체다. 공산정권 하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내려온 이들은 생존의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놓지 않았다. 남대문교회 여전도회가 파송한 양소활 목사가 초대 목회자로 부임하면서, 이들의 신앙은 하나의 교회로 뿌리를 내리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해방교회는 지금까지도 실향민의 아픔을 기억하며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해방교회를 이끌고 있는 박영국 목사는 2010년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장로교단 출신인 그는 부임 초기부터 “개인적 비전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를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목회에 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려한 목표나 대형 사역보다도, 해방교회의 정체성과 신앙의 뿌리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
 
북한선교에 대한 관심과 헌신도 해방교회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다. 해방교회는 이북5도선교회의 주축 교회로, 북한에 교회를 다시 세우기 위한 장기적 선교 비전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선교기금 조성은 물론, 중국을 통한 식량지원, 탈북자 및 관련 단체에 대한 재정적 후원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해방교회

해방교회

 
북한선교에 각별한 사명을 품은 해방교회는 이북5도선교회의 주축 교회로 활동 중이다. “북한과의 직접적 교류가 차단된 상황에서 중국을 통한 식량지원, 탈북자 단체에 대한 재정 후원 등의 방식으로 선교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고 박 목사는 전했다. 박 목사는 미국 교회들과의 협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분들은 북한 출입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보다 직접적인 선교 접촉이 가능하다”며 “북한선교는 결코 한국 교회만의 과제가 아니다. 미주 한인교회를 포함해 전 세계 디아스포라 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신앙의 본질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단지 죽음 이후 천국에 가는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구원은 이 땅에서도 이미 시작된 삶의 변화이자 은혜의 경험”이라면서 “성도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도 구원의 기쁨과 소망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75년 전, 폐허 속에서 시작된 교회. 남산 언덕 아래 실향민들의 기도와 눈물로 세워진 해방교회는 지금도 같은 자리에 서 있다.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며, 북한 땅에도 다시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박영국 목사와 해방교회 성도들의 사명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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