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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측 불가능성’ 동맹국 길들이기

Washington DC

2025.07.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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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12개국에 관세 부과율을 통보하는 무역 서한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12개국에 관세 부과율을 통보하는 무역 서한을 보내겠다”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을 무기로 동맹국들을 휘어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아 동맹국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른바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을 적절히 가미해 세계 질서를 여전히 미국 주도로 이끌어가려 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터 트루보위츠 런던정경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 리처드 닉슨 이후 가장 효율적으로 중앙집권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잘 구축한 대통령”이라며 “미국의 연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의존이 더욱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정치학에서는 정치권력자가 자신의 성격상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고, 겁을 먹은 상대방의 양보를 얻는 전략을 미치광이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전략이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동맹국들을 실제로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과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력하고 기존의 미국의 동맹국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파나마 운하를 뺏겠다고 했으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발언하고, 덴마크 식민지인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했다.  
 
미국이 주도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5조 조약은 “모든 회원국이 서로를 지켜주고 방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접근법을 통해 나토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끌어올렸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모두 원했던 일이지만, 오직 트럼프 대통령만이 성공시킨 것이다.  
 
줄리 노먼 런던대 교수는 “미국의 동맹국은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매일매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에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란, 이스라엘 등의 대외정책도 모두 미치광이 전략 속에서 해법을 풀어가고 있는 가운데, 동맹국들이 학습효과를 통해 나름의 대응법을 찾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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