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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론] ‘비스코 홀’에서 찾은 희망

Los Angeles

2025.07.09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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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한 UC리버사이드 교수

장태한 UC리버사이드 교수

파차파 캠프 미국 순회 전시 마지막으로 시카고를 다녀왔다. 시카고는 1970~1980년대 LA와 뉴욕에 이어 3번째로 한인 이민자들이 많았던 도시인데 요즘은 한인 인구가 오히려 줄어드는 곳이다.
 
파차파 캠프 시카고 전시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40여 분 떨어진 시카고 한인문화원 또는 ‘비스코 홀’로 불리는 곳에서 개최되었다. 비스코 홀은 단독 건물로 최근 500만 달러 기금 모금으로 다시 건립했는데 시카고 한인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비스코 홀은 다목적 센터로 공연 및 전시, 문화 교실 및 한인사회 기금 모금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데 미국 최대 규모의 남가주 한인사회에도 없는 단독 공간을 한인사회 중심으로 새로 건립했다는 사실에 놀랍고 부러웠다.
 
남가주 한인 사회에는 이러한 공간 부재로 기금 모금이나 공연을 호텔이나 주류 사회 공연 공간을 빌리고 있는 실정에 비하면 시카고 한인문화원 및 비스코 홀은 시카고 한인사회의 각종 행사와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시카고 한인문화원에 1992년 개원 직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당시는 주로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시카고 한인 사회는 1970년대 초반부터 한인 이민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코리아타운을 형성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타 지역과 비슷하게 한인 이민자들이 흑인 밀집 지역에 진출하여 가발, 의류, 신발, 잡화 등 소매업에 종사하면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초기 시카고 코리아타운은 아시안 이민자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던 클락 스트리트에 형성되기 시작하다가  1970년대 후반에 로우론스 애비뉴로 이동했다. 한편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8마일 떨어진 알바니 파크로 한인 이민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이 지역은 값싸고 다운타운과의 근접성 및 철도로 연결되어 교통 편리성 때문에 한인 이민자들이 선호하는 거주지가 되었다.
 
그러나 1990년도 이후부터 한인들이 시카고 교외 지역인 글렌뷰, 노스부르크, 그리고 몬트로스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 지역은 비교적 부유한 백인 거주지역으로 1970년대와 1980년대 이민 온 한인 이민자들이 좋은 거주 환경과 학군 때문에 시카고 외곽 지역으로 이주한 것이다.
 
시카고 한인문화원은 초기 한인타운인 로우론스 애비뉴와는 많이 떨어진 외진 지역이었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한인 밀집지역인 글렌뷰, 노스부르크, 그리고 몬크로스 지역에서 손쉽게 올 수 있는 위치로 한인 사회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파차파 캠프 전시 홍보를 위해 현지 한인 언론과 인터뷰를 했는데 몬트로스에 위치한 기독교 TV 방송국을 방문해서 인터뷰를 했고 시카고 한인문화원에서 현지 언론과 파차파 캠프 역사적 의미와 차세대 교육에 대해 심도있는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시카고 한인 사회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신 교수와도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를 나누었는데 김신 교수는 김광정 웨스턴일리노이 주립대학 사회학과 교수의 부인이기도 하다. 같은 대학의 허원무 교수와 함께 1980년대와 90년대 한인사회 연구에 전념하여 많은 업적을 배출한 학자들이다.
 
시카고 한인문화원은 시카고 한인들이 협력하고 단결하여 이루어 낸 결과물이다. 시카고 한인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봉사하면서 희생한 강정희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열악한 근무 환경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시카고 한인문화원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파차파 캠프 시카고 오프닝 리셉션이 개최되었던 지난 6월14일 다운타운에서 ‘No Kings Day’ 시위가 열렸다. 노골적인 반이민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횡포에 미주 한인 사회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제 파차파 캠프 미국 전시 투어가 모두 끝났고 오는 7월24일 리버사이드의 ‘Civil Rights Institute Inland Southern California’에서 다시 개최되는 리버사이드 전시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면 좋겠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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