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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렌트 브로커 피, 누가 내야 하나요?" 혼란 여전

New York

2025.07.1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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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브로커 피 세입자 전가금지’ 시행 한 달 지났지만
일부 한인 브로커, 유학생 등 겨냥해 피 여전히 요구
일부 건물주는 직접 렌트 계약도…세입자 피해 주의해야
뉴욕시에서 브로커 피를 세입자가 내도록 강제할 수 없게 한 조례가 발효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를 몰라 혼란을 겪는 세입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브로커들이 뉴욕시 사정에 밝지 않은 이민자나 유학생 등을 겨냥해 여전히 브로커 피를 세입자에게 요구하고 있어서다.
 
13일 부동산 업계와 한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렌트 브로커 피를 무조건 세입자가 내진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담은 'FARE Act'가 시행됐지만 많은 브로커가 여전히 세입자에게 브로커 피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한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렌트 광고를 본 한인 A씨는 자칫하면 본인이 브로커 피 2600달러를 부담할 뻔했다. 한인 커뮤니티 광고에는 한 달 렌트와 같은 금액인 2600달러를 세입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버젓이 쓰여 있었다. 어디선가 브로커 피를 이제 세입자가 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사를 본 것 같았던 A씨는 브로커에게 문의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수수료를 내시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그는 검색 끝에 타민족 브로커를 통해 같은 유닛이지만 브로커 피를 안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오히려 한인 커뮤니티에서 불법적으로 세입자에게 브로커 피를 강제하는 모습을 보니 황당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인 세입자 B씨도 같은 내용을 브로커에게 문의했다가 "이런 식이면 영원히 집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핀잔을 들었다. 그는 "오히려 스트리트이지나질로우에는 명확하게 브로커 피를 세입자가 내지 않아도 된다고 공지가 돼 있다"며 "오히려 이민자끼리 허점을 이용해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아 굉장히 불쾌했다"고 전했다.
 
뉴욕시가 FARE Act에 대한 조례를 정확히 알리지 않고 있어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집주인들은 또 나름대로 불만이 크다. 스펙트럼뉴스에 따르면, 이 조례가 발효된 후 많은 집주인은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본인들의 유닛 공고를 아예 내렸다. 브루클린 베이리지에 위치한 주거 건물 소유자인 크리스토퍼 아티네오스는 "브로커 피만 1년에 3만 달러 이상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라며 "직접 세입자를 찾고 계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조례가 발효된 당일 스트리트이지에서는 약 2000개 렌트 매물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다. 브로커 피를 직접 부담하기로 결정한 집주인들은 이미 이를 반영해 렌트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세입자들이 브로커 없이 직접 렌트 계약을 할 경우 중요한 사항을 계약서에서 놓칠 수 있고, 불리한 계약을 할 수도 있다며 FARE Act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해 왔다. 뉴욕시 랜드로드 대표 단체 뉴욕부동산위원회(REBNY)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조례 시행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 11일 연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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