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PCB 조지아, CBB 뉴저지에 각각 지점 개설 포화 남가주 시장 넘어 새 고객 유치 확대 모색 뱅크오브호프 한국기업지원센터 6개 중 3곳 몰려 기업 금융 수요 타깃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 전환
올해 들어 동부지역에 지점을 내며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한 한인은행들. 왼쪽부터 한미은행 둘루스지점, PCB뱅크 스와니지점, CBB뱅크 포트리지점. [각 은행 제공]
남가주에 본사를 둔 한인은행들이 잇따라 동부 지역으로 지점 확장에 나서고 있다.
포화한 남가주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고객층과 기업금융 수요가 늘고 있는 동부 지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가장 최근 개점을 알린 곳은 PCB뱅크다. PCB는 지난 8일 조지아 스와니에 새 지점을 정식 오픈했다. 이에 앞서 한미은행은 지난달 5일 애틀랜타 인근 둘루스에 동부 첫 지점을 열었다. CBB뱅크도 지난 5월 뉴저지 포트리 지점을 개점했으며, 올해 안으로 애틀랜타에도 지점을 열 계획이다. 이들 모두가 남가주에 기반을 둔 은행들이며, 동부 지역의 새로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남가주 지역 금융시장의 포화 상태가 있다. 한인 인구가 밀집한 LA와 오렌지카운티 일대는 이미 대부분의 한인은행이 자리 잡은 상태며, 점포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영업망 확장을 꾀하고 있는 신한은행 아메리카나 LA에 서부지역 첫 지점을 곧 오픈하는 하나은행USA 등 한국에 본사를 둔 은행들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고정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한 지점 확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향한 진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아주는 남가주 은행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신규 시장으로 꼽힌다.
애틀랜타와 그 인근 지역에는 한국 대기업들의 생산 및 물류 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며, 이와 함께 관련 협력업체와 한인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기업 금융 수요가 늘고, 새로운 고객 기반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이 은행들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조지아에는 현재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뱅크 등 남가주 은행 세 곳이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는 “조지아를 직접 방문해보니 한인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라며 “특히 앨라배마나 플로리다 같은 인근 주의 한인 인구도 주말이 되면 조지아의 한인밀집지역인 둘루스나 스와니로 모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뱅크오브호프도 한국 기업 대상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는 올해 4월부터 LA, 뉴욕, 뉴저지, 애틀랜타, 휴스턴, 달라스 등 6개 주요 거점에 한국기업금융지원센터를 설립했는데 이중 동부 지역이 3곳이다. 센터는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계좌 개설, 대출, 법률·세무 자문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진출 한국기업들의 안착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부에 본사를 둔 한인은행의 서부 진출 시도도 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메트로시티은행은 제일IC은행과의 합병을 마무리하며, 자산 규모를 확대하고 남가주 지역에서 영업망을 넓힐 계획이다.
김동욱 제일IC은행 행장은 지난 3월 합병 발표에서 “제일IC은행 LA지점은 합병이 완료되면 메트로시티은행의 남가주 지역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인은행권 관계자는 “동부 진출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특히 조지아는 한국 본사와의 연계가 가능한 법인고객들이 많아 한인은행의 기업 금융 역량을 보여주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LA 한인은행들의 동부 진출은 단순한 점포 확장이 아닌, 기업 금융 중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전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조지아와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 시장이 향후 한인은행권의 주요 격전지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