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포커스] 트럭 운전사 고소득 이젠 옛말…관세 여파로 물동량 급감

Los Angeles

2025.07.15 21:4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일거리 확보에 출혈 경쟁
회사 폐업 실업자 신세도
관세 정책 여파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트럭 운전사들이 일거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 운송업체들이 밀집한 가디나 지역의 한 트럭 회사 주차장에서 운전사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관세 정책 여파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트럭 운전사들이 일거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물 운송업체들이 밀집한 가디나 지역의 한 트럭 회사 주차장에서 운전사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화물 트럭 운전사의 연수입이 ‘여섯 자리(Six-figure)’라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품에 상호 관세를 강화하면서 트럭킹 업체 및 운전을 담당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일부 한인 트럭킹 중소업체는 주문 감소와 출혈 경쟁으로 문을 닫는가 하면, 트럭 운전사 등 직원들은 대체 일자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시애틀 지역 트럭킹 업체에서 운전 기사로 일하던 유태석(53) 씨는 한순간에 실직자가 됐다. 유씨가 다니던 회사가 지난주 폐업을 결정해서다.
 
유씨는 “지난 몇 주 동안 일감이 없어서 하는 일 없이 계속 기다리던 상황이었다”면서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는데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고, 같이 일하던 트럭 운전사와 행정직 100여 명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LA와 시애틀 항만 등에는 컨테이너 물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물동량이 감소하자 트럭킹 업체는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자연히 트럭 운전사들은 일감이 줄어 수입이 급감했다.
 
가디나 소재 CNJ트럭킹 테드 김 대표는 “예전에는 트럭 운전사가 일주일에 평균 48시간 정도 일했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 이후 중국 쪽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지금은 일주일 평균 35시간 정도만 일한다”면서 “전에는 잘될 때 한 달 평균 1만 달러를 벌던 트럭 운전사 수입이 요즘은 약 5000달러까지 줄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쪽 업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우리 회사도 직원이 10명에서 현재 3명까지 줄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인 물류업계에 따르면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물동량 운송을 책임지는 트럭킹 업체들의 부침이 더 심해졌다.
 
현대해운USA의 한 관계자는 “트럭킹 업체는 물류의 중간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관세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주문이 줄다보니 한인 업체끼리 30~40% 할인이라는 출혈 경쟁이 벌어졌고, 출혈 경쟁으로 힘든 상황이 계속되니 버티지 못하는 영세 업체는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관세 정책이 최종 확정되면 물동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지금 버틸 수 있는 업체만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존 모드에 돌입한 일부 트럭킹 업체는 화물 운송 외에 이삿짐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빙24 저스틴 진 대표는 “관세 정책이 불분명하다 보니 문의 전화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트럭을 놀릴 수 없어 이삿짐과 물류 운송을 동시에 하고 있는데 인건비와 물가가 너무 올라가격을 내리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LA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과 비교해 3분의 1이나 줄었다. 신문은 LA와 오렌지카운티 등은 주민 9명 중 1명이 화물 운송·중개·창고 관리 등 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로 물류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고 전했다. LA타임스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LA와 롱비치 항만 물동량이 1%만 감소해도 지역사회 일자리 2700~4000개가 위협을 받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형재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