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의 교통 단속 건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특정 인종에 대한 단속이 집중되는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
일리노이교통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시카고 경찰국은 모두 29만3150건의 교통 단속건수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의 53만5088건에 비하면 45% 감소한 것이다.
시카고 경찰국 관내 22개 모든 지구에서 교통 단속 건수는 줄어들었다. 어떤 지역구는 60% 이상 줄었고 가장 적게 줄어든 4개 지구는 20% 미만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시카고 경찰의 교통 단속은 2015년 8만5965건의 최소치를 찍은 후 증가세로 돌아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는 59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팬데믹 기간 중 감소세를 이어가다 2022년과 2023년에는 50만건을 넘겼다가 작년에는 30만건 아래도 떨어졌다.
작년 통계에서 주목받는 점은 전체 단속된 운전자 중에서 흑인 주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10년새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흑인과 라티노 주민들이 교통 단속에 걸릴 가능성은 백인 주민에 비해 4배 높았다. 즉 흑인 운전자의 비중은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단속된 운전자 중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44.7%로 집계됐다. 라티노 운전자의 경우도 20%를 차지했지만 단속 운전자의 34%로 나타났다. 반면 백인 운전자는 전체의 41%를 차지했지만 단속된 운전자는 전체 14%에 불과했다. 아시안 운전자의 경우 전체의 7%, 단속자의 4%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흑인과 라티노 주민들을 차량 번호판 등의 경미한 위반 사항으로 적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단속은 일종의 핑계일 뿐이고 이를 계기로 불법무기나 마약 소지 등의 다른 범죄 혐의를 캐내기 위한 수법이라는 것이다.
작년 3월 발생한 덱스터 리드 사망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초 리드는 안전벨트 미착용을 이유로 단속을 당했다가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이후 경찰은 유리창 틸팅 때문에 단속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런 경찰의 과잉 단속이 경찰과 운전자간 총격으로 이어졌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위반 사항이 없을 경우 차량 단속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시카고 경찰국은 일리노이 검찰청과의 협의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경찰 단속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특정 인종에 대한 단속 집중을 막고 경찰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