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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에서 매물 회수 급증

Los Angeles

2025.07.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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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준 전년보다 47% 증가
원하는 가격에 못 파는 셀러
아예 시장에서 나와 관망세
셀러들이 가격을 고수하면서 주택 매물 회수가 1년새 47%나 급증했다. LA의 주택가.

셀러들이 가격을 고수하면서 주택 매물 회수가 1년새 47%나 급증했다. LA의 주택가.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매물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리얼터닷컴이 밝혔다.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게 된 셀러들이 아예 매물을 시장에서 빼고 있는 것이다.
 
리얼터닷컴 경제연구팀의 월간 주택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매물 회수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급증했다. 1월부터 5월까지 누적된 회수 건수도 전년 대비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전체 매물 재고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있다. 6월 기준 시장에 나온 매물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고 신규 매물도 1년 전보다 8.8% 늘었다. 전체 매물은 늘었지만 증가세는 지난 두 달 동안 정체 상태로 돌아섰다.
 
증가세 정체를 보여주듯 매물 회수 건수는 신규 매물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5월에는 신규 매물 100건당 13건이 시장에서 회수됐다. 이는 2022년의 6건과 2023년 10건, 2024년 10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일부 셀러들이 비현실적인 가격을 고수하다가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거나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 집값을 낮추는 대신 매물을 거두고 관망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리얼터닷컴의 제이크 크리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매물 회수 배경으로 여유 있는 주택 소유주의 증가를 들었다. 과거 주택 시장 사이클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면 주택 소유주에게 팔아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했다. 지금은 주택 소유주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자산 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원하는 가격이 아니면 매물을 회수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 매물 재고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돈다. 주택 가격은 정체나 하락세에 들어섰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얼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주택 시장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며 "바이어 입장에서는 몇 년 만에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셀러들은 여전히 최고가 기대를 하고 있어 가격이 맞지 않으면 시장에서 빠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시장을 균형 상태에서 바이어 우위 시장으로 바꿀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물 회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상황이다. 6월에는 매물이 두 달 연속 100만 건을 넘겼다. 팬데믹 이전보다 13% 낮은 수준이지만 격차가 줄고 있다.
 
6월에는 전국 주요 지역 4곳에서 모두 매물이 증가했다. 서부는 전년 대비 38%, 남부는 30% 가까이 증가했다. 상위 50개 대도시에서도 모두 매물 재고가 증가했으며 라스베이거스는 77.6%, 워싱턴DC는 63.6%나 늘었다.
 
매물이 시장에 오래 머무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일수는 53일로, 지난해보다 5일 늘었고 팬데믹 이전 수준과 비슷해졌다.
 
전국적으로는 6월에 전체 매물의 20.6%가 가격을 인하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6년 이후 6월 기준 최고 기록이다.
 
전국 중간 매물가격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6월 기준으로 중간 매물가격은 44만950달러로 전년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많은 셀러들이 여전히 팬데믹 시기의 최고가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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