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 은행들이 잇따라 동부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한국 대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조지아주와 전통적인 한인 상권이 발달한 뉴저지주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동부 지역 진출은 한인 은행들의 체질 개선과 미래 생존 전략이 걸린 중대한 전략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은행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그러나 기회에는 언제나 도전이 따른다. 가장 우려되는 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마찰과 소모적인 출혈 경쟁의 가능성이다. 동부 지역에는 이미 오랫동안 터를 잡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기존 한인 은행들이 있다.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도 있겠지만, 자칫 한정된 시장을 두고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으로 번질 경우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지 시장과의 ‘상생’을 고민해야 한다. 무분별한 지점 확장보다는, 각 은행의 강점을 살린 특화된 금융 서비스로 승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 사회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지 한인 사회의 문화 행사나 비영리 단체를 후원하고, 신규 정착민들을 위한 금융 교육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협력의 영역을 고민해야 한다.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서로의 발목을 잡는 소모적인 전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