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 순 자산이 지난해보다 20만 달러 낮아진 230만 달러로 조사됐다.
투자사 찰스슈왑이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평균적으로 순 자산 230만 달러 이상을 가진 사람을 ‘부자’로 간주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기준이었던 250만 달러보다 낮아진 수치로, 찰스 슈왑 측은 경기 둔화에 대한 체감과 자산 가치 하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자산시장과 투자수익률이 예년만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태에 필요한 순 자산은 평균 83만9000달러로, 전년(77만8000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는 생계비 부담과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걱정 없이 사는 삶’의 기준이 더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질구매력이 줄어들며, 과거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져야만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 셈이다.
세대별 인식 차이도 드러났다. 베이비부머는 ‘부자’의 기준을 280만 달러로 설정했지만, 밀레니얼과 X세대는 210만 달러, Z세대는 170만 달러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경제적 여유’ 기준 역시 세대가 내려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산 형성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세대일수록 현실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응답자의 63%는 “올해 부자가 되기 위한 기준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인플레이션(73%)과 경기 둔화(62%)를 가장 많이 꼽았다. 고금리(44%)와 세금 부담(41%) 등 거시경제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기준금리 인상과 생활비 상승은 실질 자산 증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한편, 자신이 현재 ‘부자’라고 느끼거나 ‘곧 부자가 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35%였고, 이 중 Z세대(43%)와 밀레니얼 세대(42%)가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보였다. 이는 자산 규모와는 별개로, 미래 가능성과 투자에 대한 기대가 젊은 층 사이에서 여전히 높다는 점을 반영한다.
찰스슈왑 측은 “계획적으로 저축하고 투자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자산 상황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자산을 관리해나가는 습관이 ‘부’에 대한 심리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국내 2024년 성인 1인당 중간 순 자산은 12만4041달러로 집계됐으며, 전체 백만장자 수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2380만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