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리랜드 이민자 구치소를 대상으로 총격을 벌인 혐의를 받는 송한일씨에 대한 FBI 수배 전단.
북텍사스 알바라도(Alvarado)에 소재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구금시설인 프레리랜드 구치소(Prairieland Detention Center)를 대상으로 계획적 총격을 벌여 3명을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는 달라스 출신 한인 송한일(영어명 Benjamin Hanil Song, 32세)씨가 사건 발생 11일만에 결국 체포됐다.
존슨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 15일(화) 오후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달라스 북부 지역에 위치한 메도우크레스트 아파트(Meadowcrest Apartment)에서 검거됐다. 송씨는 체포 후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날 체포 작전에는 FBI를 비롯한 텍사스주공공안전국(DPS), 경찰특수기동대(SWAT)가 동원됐다.
이날 FBI 조셉 로스록 달라스 담당 수사관은 “우리는 법집행 기관에 대한 폭력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범죄를 저지르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지난 7월 4일(금) 밤 10시 30분께 프레리랜드 구치소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주요 가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연방수사국에 따르면 복면과 검은 전투복, 방탄복을 착용한 12 명의 용의자들이 구치소 외부에서 불꽃놀이 폭죽을 발사했고, 주차장 차량과 경비 초소 등에 낙서를 하는 등 소란을 유발해 구치소 직원을 외부로 유인했다. 용의자들은 진흙을 온몸에 묻혀 위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송씨가 최소 한 명의 공범과 함께 AR-15 소총을 소지하고 구치소 인근 숲에 숨어 있다가 비무장 교정직원들이 소란을 확인하기 위해 외부로 나왔을 때 약 20~30발의 총격을 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현장에 출동한 알바라도 경찰관은 차량에서 내리던 중 목 부위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이 경찰관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획적 매복형 공격’(ambush)으로 규정하고 있다. 알바라도는 달라스에서 남서쪽으로 40마일 가량 떨어진 곳으로, 포트워스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번 사건으로 기소된 인원은 송씨를 포함해 총 14명이 됐다. 연방 당국은 송씨의 도피를 도운 공범 2명도 추가로 검거해 기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존 필립 토머스와 리넷 샤프를 송씨에 대한 범죄 은닉 혐의 및 연방요원 살인미수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사건 전부터 비밀 메신저 앱 시그널(Signal) 대화방을 통해 송 씨와 함께 공격을 사전 계획하고, 사건 직후 송씨의 은신과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토머스는 송씨를 범행 장소인 알바라도 인근 주택으로 데려다 준 뒤, AR-15 탄창과 체형에 맞는 옷을 구입해 전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구글 지도에 인근 경찰서를 표시하며 도주 경로를 계획한 정황도 드러났다. 연방검찰 측은 이들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소 10년의 징역형 또는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씨가 체포되기 전까지 텍사스 공공안전국은 송씨를 ‘텍사스 10대 수배자’(Texas 10 Most Wanted Fugitives)’ 명단에 이름을 올려 최대 1만 달러의 보상금을 내걸었다. FBI 또한 이와 별도로 최대 2만 5,000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은 바 있다.
FOX 뉴스는 송씨의 아버지가 달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변호사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전제로 본지 인터뷰에 응한 이민 1세대 한인 박모씨는“송씨의 조부는 전직 한국 공영방송 아나운서 출신이고 조모는 음악가 출신으로,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들”이라며 “심각한 사건에 그들의 후손이 연루돼 한인사회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