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소폭 상승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캐나다 통계청은 16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월의 1.7%에서 상승한 수치로, 시장의 예상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과 큰 차이 없이 유지된 가운데,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류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을 끌어올렸다. 특히 자동차는 전월 3.2% 상승에서 6월에는 4.1%로 가속됐다. 의류•신발류 가격은 무역관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주목받는 지표인 기저(Core)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내외를 유지하며, 중앙은행인 캐나다중앙은행(BOC)의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 BMO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더그 포터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BOC가 당장 금리 방향을 바꾸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6월 물가지표는 오는 7월 30일 BOC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공개되는 마지막 물가 자료다. 캐나다중앙은행은 현재 기준금리를 2.75%로 두 차례 연속 동결 중이며, 이번 발표 이후에도 추가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브라운은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강세를 보였다"며, "무역전쟁의 영향에도 소비와 고용이 견조해 금리 인하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6월 캐나다에서는 8만 3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며 실업률은 6.9%로 하락했다.
시장 분석업체 LSEG에 따르면,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물가 발표 전 13% 수준에서 5%대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브라운은 9월과 12월에 각각 0.25%p씩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히 유지하되, 9월 인하 전망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다소 약화됐다고 밝혔다.
6월 물가 상승에는 기저효과(Base-Year Effect)도 일부 작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휘발유 가격 하락 등으로 물가가 크게 내려갔지만, 올해는 변동 폭이 작아 전년 대비 상승률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휘발유 가격은 원유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7%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품목에서는 상승세가 완화됐다. 식품물가는 5월 3.4%에서 6월 2.9%로 둔화됐으며, 특히 신선 채소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 상승률도 2.9%로 전월보다 0.1%p 낮아졌다. 반면 중고차 가격은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는 공급 부족과 재고 감소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화정책의 주요 변수로 꼽히는 자동차 관련 가격 상승은 단순히 관세 때문만은 아니며, 연초부터 이어진 환율 약세(캐나다 달러 대비 미국 달러) 영향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의 6월 CPI에서는 자동차 가격이 오르지 않아, 캐나다의 상승세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