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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첫 환각치료 합법화 분수령

Toronto

2025.07.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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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머쉬룸' 놓고 연방정부와 시민단체 법정 공방
환각 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 일명 매직머쉬룸). [ADF(Alcohol and Drug Foundation) 공식 홈페이지]

환각 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 일명 매직머쉬룸). [ADF(Alcohol and Drug Foundation) 공식 홈페이지]

 
캐나다 내 환각제 기반 치료의 접근성을 확대해온 비영리 단체 테라씰(Therapsil)이 보건당국과의 법정 다툼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이번 판결은 향후 사이키델릭 치료 합법화 논의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라씰은 2020년 환각 성분인 실로시빈(psilocybin, 일명 매직머쉬룸)을 활용한 체험 교육을 위해 19명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외 적용 승인을 연방 보건부로부터 받았다. 이후 2022년에는 이를 확대해 93명의 의료인에게도 유사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지만, 이번에는 보건부가 이를 거절했다.
 
이에 따라 테라씰은 연방법원에 이의를 제기했고, 지난 6월 연방항소법원은 보건장관이 해당 신청을 거부한 데 대해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0년과 2022년 사이의 정책 변화가 상당히 급격하며 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정부에 새로운 결정을 내릴 것을 명령했다.
 
테라씰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존 길크리스트는 "많은 캐나다인이 이미 비공식적으로 사이키델릭 치료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위험할 뿐 아니라 통제력도 떨어진다"며, “정부가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캐나다 보건부는 실로시빈 기반 치료에 대해 300건 이상의 예외를 허용한 바 있으며, 해당 치료법은 말기 환자 완화의료 및 일부 정신질환 치료(예: 치료 저항성 우울증, 약물중독)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테라씰은 의료인들이 직접 실로시빈 체험을 해야 환자 치료를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번 판결은 2000년대 초 의료용 대마초 합법화 흐름과도 닮은꼴이다. 당시에도 환자들의 요구를 시작으로 의료인과 연구진, 법원이 연달아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결국 정부가 법과 정책을 개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오타와대학교에서 약물정책을 가르치는 유진 오스카펠라 변호사는 “이전에는 ‘불법’으로 낙인찍혔던 약물들이 과학적 연구와 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재조명되고 있다”며, “이제는 잠재적 이익을 최대화하면서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테라씰은 환자와 의료인 모두로부터 실로시빈 치료 요청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소송은 단순한 법적 절차 그 이상이라고 강조한다. 길크리스트는 “이번 사건은 캐나다가 과학적이고 윤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환각제 치료의 합법적 길을 열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일” 이라고 말했다.

임영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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