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1950년대 이후 이어진 인구 증가세 대반전 조짐 인구 유입보다 유출 많아져...집값 급등·교통악화 등이 원인
애틀랜타 스카이라인. [AI 생성 이미지]
에어컨 발명 이래 줄곧 성장가도를 달려온 애틀랜타의 전성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애틀랜타의 성장시대 끝나간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틀랜타의 인구 유출입 상황을 분석, 성장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센서스 통계에 따르면 작년 6월말 현재 1년동안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이주한 사람보다 떠난 사람이 1330명 많았다. 비록 매우 적은 숫자지만 센서스가 30여년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전출이 전입보다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전체적으로 여전히 인구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미국 내 이주민 유입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신생아가 사망자보다 많고, 외국 이민자가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1950년 이래 애틀랜타의 인구는 630만명으로 10배 늘었다.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29개 카운티는 전국 8번째로 큰 메트로 지역으로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5년간 연 평균 3만3000명의 타주 주민이 애틀랜타로 이주했다.
저렴한 집값과 풍부한 일자리가 생활비가 비싼 북부 도시의 인구를 애틀랜타로 이끄는 매력이었다.
애틀랜타의 성장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로컬 사업체의 고용이 감소하고, 오피스 공실률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애틀랜타 인구 성장의 전광판으로 여겨졌던 벅헤드 지역의 623유닛 규모의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포클로저 절차에 들어갔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CBRE의 기업담당 마트 실레이는 숙련된 노동력이 줄어든다는 것은 기업들에게도 그만큼 애틀랜타의 매력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집값 급등과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체증 때문에 점차 애틀랜타와 같은 메트로 도시가 아닌 소도시를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북에서 남으로의 인구 이동에 더해 대도시에서 소도시로 옮겨가는 추세도 뚜렷하다. 애틀랜타뿐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발적 성장을 누렸던 피닉스, 탬파 등 선벨트의 다른 메트로 지역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애틀랜타 남쪽 교외지역에 살던 아델리아 피시(29) 부부는 지난 5월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새로 지은 3베드 단독주택을 사서 이사했다. 애틀랜타에서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고,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기도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1990년대에 이어 2000년대 들어서도 애틀랜타의 주택 총량은 연 평균 3% 증가했다. 그러나 2010년대들어 주택 증가율은 1.1%로 떨어졌고, 2020~2023년 0.6%로 곤두박질쳤다.
존 번스 리서치 앤드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 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었지만 단독 주택 공급은 전국 평균 증가율을 밑돌았다. 부동산 플랫폼 질로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집값은 지난 2012년 2월 이후 지금까지 3배로 올라 평균 약 39만달러에 달한다. 공급은 전국 평균 증가율을 밑돈 반면 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더욱이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주택 건설은 갈수록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애틀랜타 리저널 커미션(ARC)의 마이크 알렉산더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애틀랜타에서) 주택을 더 지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절감하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오피스의 4분의 1이 현재 비어 있다. 전국 평균 공실률 20.8%보다 훨씬 높은수준이다. 아파트 공실률도 12.2%에 달한다. 그렇다고 중·저소득계층의 내집 마련이 용이한 것은 결코 아니다. 반면 고소득층과 부유층을 겨냥한 럭셔리 주택 공급은 넘쳐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