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과 인공지능(AI)의 확산이 맞물리며,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한 자가진단과 자가치료에 의존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캐나다 온타리오의사협회(OMA)는 지난 7월 9일
온라인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현상이 초래할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정신과, 면역학, 암 전문의들은 각각의 진료 영역에서 온라인에 퍼진 잘못된 건강 정보 사례를 소개하며, 자가진단의 주요 위험 요소로
1. 부정확한 정보에 따른 오진 2. 치료 시기 지연 3.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 사용에 따른 부작용 4. 비용 손실 등을 꼽았다.
북부 온타리오의 정신과 전문의 발레리 프리모 박사는 "요즘은 환자들이 ChatGPT 같은 AI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AI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이런 현상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OMA 회장이자 면역학자인 자이나브 압두라흐만 박사는 “가정의가 없는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건강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다”며, 많은 이들이 인터넷이나 AI에 의존하게 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프리모 박사는 특히 정신 건강 분야에서 자가진단에 따른 오진이 많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예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들며, “온라인에서 제공되는 진단 테스트는 일반적인 산만함이나 스트레스를 ADHD로 단정짓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ADHD는 실제로는 신경발달 장애로, 아동기부터 지속되는 특성이 있어야 진단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SNS 영상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을 보고 동일 질환으로 착각하거나, 친구나 가족이 복용 중인 약을 잘못 복용해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프리모 박사는 인터넷 활용이 전적으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신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접한 후 치료를 결심하는 계기가 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또래 지원(peer support)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온라인에서 얻은 정보를 의료진과 공유하라”고 말한다. 의료적 판단과 다를 경우에도, 해당 정보를 토대로 의료진이 진단 근거를 설명하는 과정은 치료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