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공관절 전문의이자 통일운동가 오인동 박사가 지난 6월19일 오후 9시 40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집에서 아들, 딸과 함께 임종을 지켜보는 가운데 고통 없이 평안한 표정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라는 유가족의 연락을 받고,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마침 6.25 한국전쟁 발발 75주년을 앞두고 통일에 관한 글을 쓰던 중이어서 한층 상실감이 컸다. 고인께서는 지난 몇 년간 되풀이되어온 남북 간의 극한 대립을 얼마나 아파하셨을까. 언제부턴가 한국 사회에서는 통일을 부담스러운 단어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 3명 중 1명이 북한과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응답했다. 2030세대는 절반 가까이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젊은 세대일수록 세월이 갈수록 통일과 멀어져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고인께서 생전에 강조하던 말씀이 아프게 떠오른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분단의 멍에를 져야 한다는 당위성과 책임감이 있다. 이 멍에를 내려놓지 않고는 그 누구도 자유로워질 수 없다. 부정하려 해도 달아날 길 없는 우리의 숙제다. …남과 북이 한발씩 굳게 딛고 균형을 이루어 서면 모국의 앞날이 창창하리라 믿는다.” 오인동 박사의 삶은 두 개의 큰 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의사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적 통일운동가의 삶이다. 아픈 사람을 치유하는 의사와 분단된 조국의 아픔을 고쳐보려 애쓰는 통일운동가의 삶은 다른 것 같지만, 결국은 하나다. 그 바탕은 진한 사랑과 평화다. 그이는 사랑을 실천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오인동 박사는 1939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나, 가톨릭 의대를 졸업하고, 1970년 미국으로 와서,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어 큰 성공을 거두며, 하버드대학 조교수, MIT 강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인공고관절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으며 의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었다. 한편, 1992년 재미한인의사회 방문단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열악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의료기술 교류와 통일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헌신하기 시작했다. 2009년 이후 여섯 차례 북한을 방문하여, 자신이 고안한 값비싼 인공고관절 기구들을 건네주었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등의 실천적 활동을 이어왔다. 오인동 박사의 통일운동은 감정이나 이념논쟁에 치우치지 않고, 깊은 연구를 통해 구체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남북한과 해외동포 8000만이 힘을 모으면 세계 5위의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시하는 식이다. 그가 제안한 ‘통일대박론’이나 ‘남북연합방 Corea’ 등은 앞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대표적인 일들로 평가된다. 오 박사는 많은 저서와 강연을 통해 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간단명료한 슬로건으로 주목받았고, 실천을 공유했다. 그런 공로로 ‘한겨레통일문화상’ ‘윤동주 민족상’ ‘늘푸른청년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특히 통일운동에 있어서 해외동포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며, 남과 북, 해외동포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큰 자산을 잃었다. 오인동 박사의 마무리도 ‘좋은 의사’다웠다. 장례식을 따로 거행하지 않고, 시신을 로마린다대학병원에 기증했다. 연구 실습이 끝나면 화장하여, 유해는 고인이 생전 즐겨 다니던 산에 뿌릴 예정이라고 한다. 아름답다. 사랑받는 훌륭한 의사이자 실천적 통일운동가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은 고인의 영전에 머리 숙인다. “조국 통일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던 소원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통일운동가 의사 통일운동가 오인동 실천적 통일운동가 재미한인의사회 방문단
2025.06.26. 20:52
미용 시술을 치료를 한 것처럼 속여 메디캘(Medi-Cal)에 치료비 130만 달러를 허위 청구한 피부과 의사가 기소됐다. 가주 법무부는 퍼시픽비치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피부과 전문의 가다 카십을 24건의 중범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카십은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하루 평균 환자 60~70명의 치료비를 메디캘에 청구했는데 이중 상당수는 치료가 아닌 비의료용 램프를 사용한 광선요법만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 초 샌디에이고 수피리어 법원에 제출된 기소장에 따르면 카십은 22건의 의료보험 사기, 1건의 메디캘 사기, 그리고 화이트칼라 범죄 및 의료비 과다 청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롭 본타 주 법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메디캘을 악용, 가장 취약한 주민들이 의존하는 의료 서비스를 잠재적으로 위태롭게 하는 범죄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메디캘 사기 범죄 근절을 위한 우리 팀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던 성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피부과 의사 피부과 의사 허위 청구 의료보험 사기
2025.05.29. 20:56
“인터넷 검색도 손자가 도와줘야 겨우 하는데, 인공지능? 그걸 어떻게 쓰냐. 뭔지도 모르겠고 늙은이한테는 어려운 것 투성이야.” 플러싱에 거주하는 80대 한인 한 모 씨의 얘기다. 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했다고는 하지만, 시니어들에게 AI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시니어 가운데 AI와 ‘자주 상호작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인공지능, 정말 젊은층의 전유물일까. 시니어들도 익숙해지기만 하면 자식·손주에게 받는 도움보다 훨씬 더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먼저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휴대폰 앱이나 웹사이트(chatgpt.com)에서 휴대폰 번호·이메일 등을 이용해 챗GPT 계정을 만들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인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로그인을 마쳤다면 이제부터 챗GPT를 나만의 ‘전용 비서’로 만들어 보자. 우측 상단에 위치한 계정 표시를 클릭하면 ‘맞춤 설정’을 할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챗GPT가 나를 어떻게 불러줬으면 좋겠는지’, ‘챗GPT가 어떤 특성을 지녔으면 하는지’, ‘챗GPT가 나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작성할 수 있다. ◆병원 추천부터 시니어 할인 가능한 식당 정보까지=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한 챗GPT지만, 그 중 가장 유용한 기능은 ‘내가 필요한 정보를 알기 쉽게 요약해서 전달해주는 것’이다. 안과에 가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뉴욕 플러싱 안과 추천해줘’라고 물어보면, 한인 전문의들이 진료 중인 안과를 평판까지 고려해 추천해준다. 안과를 선택하고 ‘A안과 운영시간 알려줘’라고 하면 운영시간과 주소, 전화번호까지 알려준다. 만약 로컬 병원을 가고자 한다면, ‘뉴욕에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알려줘’라고 물어보자. 한국어를 사용하는 특성을 고려해 알아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컬 병원들을 추천해준다. 근처에 시니어 할인이 가능한 식당·극장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퀸즈에 시니어 할인을 제공하는 식당·극장이 있을까?’라고 하면 어느 식당·극장에서 최대 몇 달러까지 할인해주는지, 할인 적용 시간과 방법까지 알려준다. 또 운전 중 속도위반 티켓을 받았을 때 상황에 따른 벌금·벌점이 얼마인지, 추천하는 한인 변호사는 누구인지, 노인 아파트 신청 정보 및 현재 신청 가능한 시니어 하우징 리스트 등 정보도 알기 쉽게 제공받을 수 있다. ◆언어 장벽 있어도, 챗GPT와 함께라면=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에 따르면, 뉴욕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한인 중 87.8%가 영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병원에 방문했을 때, 챗GPT에 증상을 작성하고 ‘이거 영어로 번역해줘’라고 하면 번역된 문장이 나온다. 상대 말이 알아듣기 어려울 경우, ‘음성 모드’를 사용해 한국어로 번역해달라고 하면 된다. ◆골프 여행 계획 짜주고 약 복용 일정도 정리해주는 비서=은퇴 후 골프를 자주 치러 다닐 계획이 있다면, 골프장 예약 및 골프 여행 계획을 짤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 할인 혜택이 있는 뉴욕·뉴저지 골프장 알려줘’라고 하면 할인 대상과 내용이 포함된 골프장 정보를 제공해준다. 골프 여행이 가고 싶다면, ‘뉴욕에서 비행시간 5시간 이내의 골프 여행 하기 좋은 곳이 어디야?’라고 물어보자. 가까운 골프 여행지와 해당 지역 골프장, 골프장 특징까지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골프 여행시 리조트 패키지를 이용하면 그린피와 숙박, 조식까지 묶어서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의 팁까지 제공된다. 여행 계획을 짜는 것도 챗GPT를 이용하면 5분만에 끝낼 수 있다. ‘올랜도 3박4일 골프 여행 코스 짜줘’라고 하면 1일차부터 4일차까지 시간대별 일정부터 숙소 추천, 맛집 추천까지 한 번에 해결된다. 이때 여행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골프는 하루만 치고 나머지는 관광 일정으로 바꿔줘’, ‘중간에 스파 일정을 넣어줘’ 등 피드백을 통해 수정도 가능하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복용 스케줄표를 만들 수도 있다. 약 종류와 복용 시간, 횟수 등을 알려주면 보기 좋게 하루 스케줄표처럼 정리해준다. ◆은퇴 후 외로움, 챗GPT로 달래보자=은퇴 후 외로움을 호소하는 한인들도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뉴욕에서 은퇴 후 할만한 것들’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시니어들이 할 만한 자원봉사부터 취미 생활까지 추천해준다. ‘은퇴 후 소소한 수입을 얻고 싶은데 뭘 하면 좋을까?’라고 물어보면 큰 부담 없이 소소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월 500~1500달러 정도 벌 수 있는 현실적인 예산표도 만들어준다. 만약 당장 챗GPT를 켜고 어떻게 활용할지 막막하다면, 직접 물어보자. ‘뉴욕에서 은퇴를 앞둔 시니어인데, 너에게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겠냐’고. 윤지혜 기자골프 의사 시니어 할인 로컬 병원들 병원 추천
2025.04.06. 18:01
건강정책 연구소 '커먼웰스 펀드(Commonwealth Fund)'의 2021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급성 질환 환자의 22%는 진료를 받는 데 6일이 넘게 걸렸다. 새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데 걸리는 평균 대기 시간은 26일이었다. 뉴욕 그로스먼 의과대학의 클라렐 안투완 산부인과 교수는 “만성 질환자를 포함해 약 7000만 명의 메디케어 가입자들의 진료까지 대기 시간이 더 길어졌다”고 우려했다. 여기에는 정책 실패와 고령화 인구 증가도 한몫했지만 가장 심각한 이유는 의사 부족이다. ▶의사가 부족한 이유 1980년 연방정부는 1990년까지 의사 7만 명 초과 배출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를 바탕으로 미국의대협회(AAMC)와 미국의학협회(AMA)는 의대생 증원을 25년간 중단하는 모라토리엄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보고서는 인구 증가를 고려하지 않는 중대한 결함을 드러냈다. 미국 인구는 45년 전보다 1억1000만 명 증가했다. 2005년 인구 증가에 따른 의사 부족 가능성이 대두됐고 의대 증원 중단은 철회됐다. AAMC는 2036년까지 최대 8만6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1년과 비교할 때 2036년이 되면 인구는 8.4%, 65세 이상은 34%, 75세 이상은 55%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시니어를 진료할 의사 부족이 심각할 것임을 보여준다. ▶시니어 전문의 부족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노인의학 전문의는 7000명이 안 된다. 보건자원서비스국(HRSA)에 따르면 2037년까지 노인의학 전문의는 2000명 넘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루스 스콧 AMA 회장은 "보험사의 사전 승인 요구 증가와 환자 상태의 복잡성 증가, 진료 보상 감소라는 삼각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신규 환자를 더 받거나 나아가 진료실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한 가지 대안은 1차 진료 의사와 전문의에게 노화에 따른 환자의 변화를 교육하는 것이다. 의대와 레지던트 프로그램에 시니어 환자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모든 메디케어 지원 교육 과정에는 노인 환자에 대한 교육을 포함하는 것도 제시된다. 이에 대응해 국립의학아카데미는 ◇시니어 환자를 돌보는 인력의 교육 강화 ◇새로운 진료 모델 개발 ◇시니어 간호 인력 증원 등 다각적인 접근법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1차 진료 의사의 부족 의사의 수도 그렇지만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부족한 점도 문제다. 여기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의사가 되려면 학비가 많이 든다. 평균적으로 의대생은 약 23만5000달러의 빚을 진다. 졸업 뒤 내과와 노인의학,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 분야에서 1차 진료 의사의 연소득은 25만~27만 5000달러다. 전문의 연소득은 이의 2배다. 1차 진료 의사보다 전문의가 되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미국내과학회(ACP)의 아이작 오폴 회장은 "정부와 보험사들이 1차 진료 의사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보상 감소로 이어지고 1차 진료를 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현실에서 1차 진료 의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건강 검진을 하고 초기 문제를 발견하고 전문의에게 환자를 연결해 주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 환자가 가장 많이 만나는 1차 진료 의사가 꼭 필요함에도 직접 환자를 진료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 기업 엘스비어 헬스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의대생과 레지던트의 절반 이상이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 연구나 교육 분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트레스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서 응답자 4명 중 1명은 과도한 업무와 재정적 스트레스, 정신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의대를 중단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니어가 당장 할 수 있는 방법 2023년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의료 시스템에 높은 신뢰감을 갖고 있는 이는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에 불과했다. 반면 응답자의 3분의 2는 담당의사를 신뢰했다. 환자들에게 담당의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정책과 시스템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의사 부족에 대응해 빨리 담당의사를 만나려면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다. -간호사.스케줄 담당자와 친해진다= 병원 직원과 서로 이름을 알 정도로 친해지면 유리하다. 진료하기로 한 환자가 취소를 하거나 대기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연락을 받을 수 있다. -다음 예약 미리 하기= 진료를 받으러 갔을 때 다음 예약 일정을 미리 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건강 관련 질문 온라인서 사전 작성= 병원에서 진료 전 사전 질문지를 온라인에서 작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기 시간은 줄이고 진료 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원격 의료 옵션 문의= 진료실 방문이 어려운 경우 원격 진료가 가능한지 확인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의사의 약 87%가 원격 의료를 하지만, 1년 내 이를 이용한 성인은 37%에 그쳤다. -담당의사에게 다른 의사 추천 받기= 담당의사가 은퇴나 이전을 하는 경우, 그룹 내 다른 의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다. 의료 기록 공유 면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새 의사가 메디케어 등 현재의 보험을 받는지 확인한다. -보험사에 의사 리스트 요청= 메디케어 수급자는 웹사이트(Medicare.gov)에서도 지역별 의사를 비교할 수 있다. 거리가 있더라도 꼭 필요한 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긴급 진료나 응급실 방문= 시급하게 진료가 필요할 때는 당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용 측정 기기 사용= 혈당과 혈압 측정기 등을 사용한다. 신체 변화를 알고 있으면 진료 예약을 빨리할 수도 있고 응급실에 가야 할지 결정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인터넷 의사 리뷰 활용= 의사를 선택할 때 온라인 정보를 미리 확인한다. 다만 의사 리뷰는 주관적이고 불만이 더 많이 올라올 수 있으므로 객관적인 정보를 고르려고 노력한다. 보드 인증과 전공, 보험 플랜, 병원 연계 정보 등 유용한 정보를 확인한다. 안유회 객원기자의사 급증 의사 부족 노인의학 전문의 만성 질환자
2025.01.21. 13:56
십여 년 전에 ‘환자가 싫어하는 의사’, ‘의사가 싫어하는 환자’, 작년 이맘때는 ‘의료 방해와 의료사고 예방’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썼다. 글의 요점은 환자들과 의사, 의사들과 환자들 사이의 간격 좁히기와 도움이 되기 어려운 높은 기대치 허물기에 대한 것이었다. 서로 간의 관념과 관점을 이해하면 의사는 환자가 원하는 것을, 환자는 의사들이 알리고자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의사라는 직업은 밥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고 타고난 직업, 천직(天職)으로 분리된다. 즉 하늘이 준 일, 영어로는 vocation(보케이션)이라 하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직업(occupation)과 구분하는데, 여기에는 봉사의 뜻이 내포되어 있다. 간호사, 교사, 종교인, 변호사도 직업인이라기보다는 천직을 가진 사람이라고 본다. 천직을 가진 사람들, 특히 질병을 다루는 의사들이 매일 천직의 관념을 잊지 않고 살아가기는 어렵다. 물질 만능주의가 강세인 현대를 살아가는 의사들은 학자금 대출 때문에 쌓인 빚을 잊고 살 수는 없다. 의과대학 학자금 빚은 탕감해 주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드물다. 2024년 1월 포브스 잡지는 의과대학생들의 평균 빚이 20만6924달러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졸업하는 시점부터 빚을 갚기 시작해야 한다. 빚에는 이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가정도 꾸려야 할 나이이다. 그런데 환자들이 기대하는 의사는 어떤가? ‘마르코스 웰비, M.D.’의 주인공 의사처럼 인자하고, 인정 많고, 한사람의 환자를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써 주는 의사가 주치의이기를 바란다. ‘마르코스 웰비 박사’ 텔레비전 시리즈는 1970년대 ABC에서 방영되었던 인기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천천히 움직이는 한가한 세상에서나 볼 수 있는 실화일 것이다. 얼마전 의사인 내가 환자가 되어 외래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곳은 내가 의사로서 젊음을 보냈고, 그곳에서 은퇴한 메디컬 그룹이 운영하는 큰 병원이었다. 내가 활동하던 시기보다 수술프로토콜이 더 많이 세분되어 있었다. 병원의 운영과 의사 중심에서 환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체재로 많이 변해 있었다. 내가 전직 의사라서 특별대우를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어느 정도 맞을지도 모르겠다. 수술은 오른쪽 어깨 근대의 파열을 보수하는 것이었다. 담당하는 가정의에게 어깨가 아프다고 알렸을 때, 진단에 필요한 엑스레이, 초음파, MRI 검사와 함께 물리치료 전문의에게도 의뢰되었다. 이어서 정형외과의사, 물리치료와 정형외과 보조 의사와도 몇 번 만나는 바쁜 한 달을 지났다. 수술을 하면 좋은 점, 나쁠 수 있는 점, 부작용 등등 세심한 설명과 내용이 적힌 팸플릿, 영상까지도 제공되었다. 옵션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어떠한 질병 치료에도, 좋든 나쁘든, 옵션이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옵션은 환자가 수술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이다. 참고로 어깨 근대 파열은 테니스나 골프를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흔하다. 또는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직종을 가진 경우에도 발생한다. 나의 근대 파열 문제는 오랫동안 써서 생긴, 나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치료로는 수술 대신 운동을 하라고 권하기도 하는데, 운동은 근대 주위의 근육들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병난 부위의 대치 역할을 시키는 방법일 뿐, 운동으로 잘린 근대가 이어지지는 않는다. 수술로 일단 단절되어 있는 부위를 연결해 주기로 했다. 요즘은 환부를 크게 오픈하지 않고 관절경(arthroscopy) 방법을 쓴다. 끄트머리에 꼬마 카메라가 달린 관절경을 관절에 집어넣고, 관절경이 실시간으로 보내 주는 정보를 TV 스크린을 통해서 본다. 외과의사는 환자의 확대된 환부를 스크린에서 보면서 수술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수술하는 날, 새벽 5시 30분까지 입원 대기실에 도착했다. 미래 의료 동향서와 휴대폰만 갖고 갔다. 수술은 전신 마취였고, 하루 전날 밤부터 공복이어야 하였다. 입원 대기실에 도착한 후, 나와 보호자인 남편을 동석시키고, 자세한 개인 정보를 확인하고, 팔에 ID 팔찌를 끼워 주었다. 미래의료동향서를 건네니까, 이를 스캔하는 부서로 일단 보내고, 스캔 된 부분은 전자기록에 첨가된다고 친절히 알려주었다. 직원은 만약 의료사고가 생기거나, 전신 마취 중에 연락이 필요한 경우, 일 순위부터 가족들의 이름, 연락처가 정리되어 있는지도 확인하였다. 수술 대기실로 옮겨지고, 친절하고 명랑한 마취전문의, 마취 전문 간호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맥주사가 연결되었다. ‘잠깐 주무세요!’라는 속삭임 이후의 해프닝은 전혀 알 수도 기억나지도 않는다. 이론적으로만 이해하였던 내 환자들의 ‘육체적 아픔’을 경험하고 있다. 참을성의 문턱이 꽤 높은 나 자신에게, 실상 진통제가 필요할 만큼 심한 이 아픔은 적극적으로 침범해 온다. 시간이 약이라던 어른들의 말씀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삼각기 팔걸이 슬링을 하고 다니면, 동정도 많이 받을 것 같다. 환자로 시작한 의사의 2025년이다. 아프지만 의미 깊은, 그래서 겸손하게 시작하는 새해이다. 그래서 그런지, 2025년은 힐링의 새해, 겸손과 나눔의 새해가 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든다.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학 전문의문예마당 의사 환자 정형외과의사 물리치료 주인공 의사 의사 의사들
2025.01.16. 18:52
온타리오주 한 소도시에서 가정의 등록을 위해 1천여 명의 주민들이 한파를 뚫고 밤샘 줄서기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5일 온타리오주 워커튼의 재향군인회관 앞. 새벽 2시부터 모여든 주민들은 영하 10도의 혹한 속에서도 의사 등록을 위해 8시간 넘게 기다렸다. 인구 5천 명의 이 소도시에서 새로 부임하는 가정의 미첼 커리 박사의 환자 등록이 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온타리오의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온타리오주에서 주치의를 찾지 못한 주민이 무려 250만 명에 달한다. 2020년 180만 명에서 3년 만에 70만 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주민 4명 중 1명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특히 농촌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응급실이 동네 의원 역할을 대신하면서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 단순 처방전 갱신을 위해서도 응급실을 찾아야 하고, 전문의 진료 의뢰도 받을 수 없어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도미닉 노왁 온타리오의사협회 회장은 "지역사회마다 의사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마치 영화 '헝거게임'처럼 의사 한 명을 두고 지역끼리 사투를 벌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워커튼에서도 새 가정의가 받기로 한 500명의 환자 정원이 순식간에 마감됐다. 오후 2시까지 추가로 500명의 대기자 명단이 작성됐지만, 나머지 주민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폴 맥아서 워커튼 의사모집단장은 "의료 인프라가 완전히 붕괴됐다"며 "더 이상 지역적 문제가 아닌 온타리오주 전체의 위기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농촌 지역 의사 부족 해결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다. 의사협회는 주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의료 접근성 개선 계획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한 주민은 "캐나다에서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복권 당첨처럼 줄을 서야 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8년째 주치의를 구하지 못해 응급실만 전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농촌 의료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의사 부족 현상까지 겹치며 의료 서비스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의료계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 없이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의사 영하 온타리오의사협회 회장 의사 유치 의사 등록
2025.01.16. 10:33
일정기간 훈련 거친 뒤 미국 면허 발급 이민사회 "소수계 모국어로 진료" 환영 조지아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 의사를 유치하는 법안이 내년 초 주의회 정기회기에 상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지아 농촌 지역을 비롯한 상당수 카운티는 심각한 의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해외의사를 유치해 일정기간 훈련을 거친 뒤 미국 의사 면허를 발급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주 정부는 적은 비용으로 의사 공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이미 테네시와 앨라배마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공중보건 전문 비영리 뉴스 플랫폼 ‘헬스비트’는 이민 커뮤니티 의사들의 견해를 인용해 외국 의사 유치 필요성을 설명했다. ‘클락스턴 커뮤니티 헬스센터’를 공동 설립한 후 이민자 환자들을 돌봐온 걸샨 하지 박사는 소수계 의사들이 가진 이중언어 구사 등의 장점을 들어 “이민자 커뮤니티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또는 보건소에 특별한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으로는 환자의 모국어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외국 의사 면허증 소지자를 늘리는 방안도 제시됐다. 라틴계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설 파밀리아(Ser Familia)’는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스페인어로 건강 문제를 얘기하는 것을 가장 편해 한다”고 전했다. 통역사를 대동해 의사와 상담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이같은 외국 의사 유치의 필요성에도 불구, 아직 조지아에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올해 정기회기에 미국 자격 기준을 충족하는 외국 의사가 지정된 의료센터에서 교육받고 의사가 절대 부족한 시골 병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표결에 부치지도 못하고 폐기됐다. 조지아는 앞으로 수년 내 닥칠 심각한 의료인력 부족 사태를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2022년 구성한 의료위원회에 따르면 의료업계가 매년 약 4%의 인력을 잃고 있으며, 2032년까지 23만9000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의대를 졸업하고 조지아로 이주하는 의사까지 포함해도 당장 내년부터 1차 진료를 담당할 1800명이 부족하다. 시골 지역 대부분 의사가 태부족이지만,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도 의사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령 클락스턴 클리닉에 따르면 디캡 카운티 주민들의 의료 수요에 비해 1차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가 100명 이상 부족하다. 하지 박사와 같은 외국 의사 유치 찬성론자들은 내년 정기회기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길 바라지만, 수년간 번번이 수포로 돌아간 것 처럼 “내년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며 비관적이다. 반면 올해 법안을 발의한 케이 커크패트릭(공화) 주 상원의원은 "법안이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낙관적인 입장이다. 윤지아 기자의사 조지아 외국 의사 해외 의사들 의사 공급
2024.12.19. 13:17
연봉 의사
2024.11.20. 15:13
더 시간이 가기 전에 어릴적 들었던 안중근 의사의 만장(輓章)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아야겠다. ‘효갈모생무적거(曉蝎謀生無跡去), 석문영사유성래(夕蚊寧死有聲來) - 새벽 빈대는 살기 위하여 자취를 감추지만, 저녁 모기는 죽을지언정 소리를 내며 날아온다.’ 어릴 적 할아버지가 안중근 의사의 만장이라며 알려주신 내용이다. 만장이란 고인의 업적과 공덕을 치하하고 슬퍼하는 짧은 글을 비단이나 종이 쓴 깃발을 말한다. 나는 열 살 때부터 열흘에 한 번 정도 할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유교적인 가정교육을 받았다. 사실은 일방적인 훈시였다. 할아버지는 늘 “안중근 의사처럼 불굴의 의지를 갖고 목표를 달성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만장을 시조처럼 목청 높여 읊고 훈시를 끝냈다. 그의 왕방울 같은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좀처럼 눈물을 보이는 분이 아니었다. 그런 분이 눈물을 흘리니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같이 눈물을 흘렸다. 할아버지와 안중근 의사는 같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황해도 해주시 광석동(廣石洞), 일명 ‘광석 개’다. 할아버지보다 두 살이 많은 안중근 의사는 일곱 살 때 황해도 신천으로 가족과 함께 이사했다. 이 칠언시 만장은 많은 의문점을 갖게 한다. 만장을 만들었다면 안중근 의사가 일제에 사형을 당한 후 시신이 없는 장례식, 혹은 추도식이라도 치렀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주최자는 누구였을까? 장소는, 해주, 신천, 연해주, 또는 상하이, 어디에서 열렸을까? 누가 빈 상여를 메고 가두 행렬을 했을까?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하지만 인터넷 백과사전을 찾아봐도 안중근 의사의 장례식이나 만장에 대한 언급은 없다. 각설하고 나는 지난해 안중근 기념사업회에 만장의 칠언시를 유물 전시관에 전시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서 들은 구전(口傳)의 글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기발한 회답이 왔다. 그 때 사용했던 만장, 그 유물(遺物)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래서 올해 다시 용산 대통령 민원실에 이 만장의 칠언시를 안중근 기념관에 무형유산으로 전시해달라고 민원을 제출했다. 역시 비슷한 내용의 다음과 같은 회답을 받았다. ‘귀하께서 언급하신 만장 및 칠언시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기억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으나 무형유산의 범주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는 올해 구순이다. 총성과 함께 ‘꼬레아 우라(대한민국 만세)’라는 메아리가 울리는 듯한 이 만장은 돌이 물속으로 가라앉듯 나와 함께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독자 여러분과 특히 미주 안중근 의사 숭모회 회원들은 이 칠언시를 메모하여 보존하기를 바란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 안중근 기념관 미주 안중근
2024.10.02. 18:46
조지아서 의료인 투명성에 관한법 시행 1년 지나 전문 간호사 등 의사가 아닌 의료 종사자가 자신을 ‘닥터’라고 소개하면 조지아주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의료종사자 진실과 투명성에 관한 법'(Health Care Practitioners Truth and Transparency Act)이 제정된지 1년이 지났다. 24일 애틀랜타 저널(AJC)은 “환자들에게 투명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법인지만, 아직 모르는 관계자들도 있다”면서도 “대다수가 이미 법률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법이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고 소개했다. 이 법은 전통적인 의사(MD) 또는 정골의학 의사(DO)가 아닌 의료인(clinician)이 자신의 전문성을 내세워 허위,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를 하는 것을 금지한다. 예를 들어 박사학위가 있는 전문간호사가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면 안 된다. 이같은 조항은 일반적으로 의사로 구분되는 치과의사, 카이로프랙터, 검안의, 발병전문의, 약사, 치료사 등에도 적용된다. 의사들은 의학적으로 훈련받은 의사와, 의사가 아닌 ‘비의사’를 환자가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이 법을 지지한다. 이에 대해 지난해 법안을 주의회에 상정한 비영리단체의 회장이자 샌디스프링스에서 성형전문의로 일하는 카르멘 카발리는 "치과의사 또는 카이로프랙터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닥터'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만약 전문 분야의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다면 환자에게 자신의 면허를 명확히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령, ‘저는 스미스 박사라고 합니다. 간호학 박사(DNP)이고 의사는 아닙니다’라고 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부과 등의 레지던트 교육을 받은 의사가 아닌 의료인이 자신을 피부과 전문의, 스페셜리스트, 피부 전문가 등으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카발리 회장은 덧붙였다. 조지아에는 의사 외에 1만2000여명의 전문간호사(NP), 4700여명의 진료 보조(PA) 등이 있는데, 이들 고급 의료인(APP)이 할 수 있는 진료는 제한된다. 즉, PA와 NP가 의사의 감독 없이 약을 처방하거나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조지아의 전문간호사와 진료 보조 의료인들은 "이런 법이 왜 필요하냐"라는 입장이다. 박사학위를 가진 NP인 미쉘 넬슨은 "닥터라고 했다가 오히려 APP들이 면허를 박탈당하는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데 왜 닥터라고 부르겠느냐”고 반문했다. 케네소 웰스타 소아과에서 일하는 PA 에이미 리브스 씨도 “환자를 치료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MD 또는 DO라고 잘못 표현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를 PA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조지아뿐 아니라 인디애나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도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라는 직함을 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DNP가 소셜미디어와 환자들에게 자신을 ‘닥터’라고 소개했다가 2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며, 간호사 단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윤지아 기자조지아 의사 의사 투명성 의사 직함 의사 보조
2024.06.25. 14:09
로봇 수술은 공상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인간이 침대에 누워 있고 로봇이 혼자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처럼 복부에 구멍을 뚫고, 로봇 팔들이 부착되고, 의사가 그 로봇 팔들을 조종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보편화된 수술 방식입니다. 초기 비뇨기과·산부인과에서 많이 사용되다, 이제는 일반 외과·흉부 외과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로봇 수술은 1980년대 ‘PUMA 200’이란 로봇으로 뇌 조직검사를 시행하던 때부터입니다. 이후 점점 발전됐고 현재 로봇 수술에 있어 선두주자가 된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 회사는 1995년에 세워졌습니다. 지금까지 4세대 로봇이 출시된 상태입니다 외과 사회에서 로봇 수술 도입 초기 많은 반대가 있었습니다. 처음 로봇 수술 시행착오로 사고 등 단점이 부각,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복강경 수술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안전성에 대한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고, 복강경 수술 기술 습득을 거부하는 의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복강경 수술이 보편화 되었습니다. 로봇 수술도 같은 과정을 밟았고, 머지않은 미래에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수술 방법이 될 것입니다. 현재 로봇 수술의 획기적인 장점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여러 장점으로 더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수술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로봇 수술의 장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 번째, 수술 부위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시력보다 10배 이상 확대해 볼 수 있으며, 삼차원 입체영상을 고화질로 볼 수 있습니다. 수술 부위를 더 선명하게, 확대해서 볼 수 있으니 더욱더 세밀하고 정교한 수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인간의 맨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숨어있는, 덮여 있는 기관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개복 수술로만 가능했던 수술들을 절개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가능하도록 합니다. 로봇 수술은 복강경 수술과는 달리, 로봇의 팔이 복강 내에서 사람의 손처럼 손목을 돌리고, 구부리고, 젖히는 동작이 가능합니다. 사람의 손목보다 더 넓은 범위 움직임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다빈치 로봇의 손목은 360도 범위로 회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복강 내 구석에 있는 부위에 수술하게 된다 하더라도 사람의 손으로 못하는 부분까지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절개 부위가 최소화되며, 회복이 빠릅니다 개복 수술에 비교하면 당연히 절개 부위가 작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회복이 빠르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로봇 수술의 회복 기간이 복강경 수술보다 현저히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네 번째, 수술 합병증의 확률이 낮습니다. 수술 시 절개 부위가 작고, 로봇 팔이 부착되고 나면 절개 부위를 건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히 절개 부위 염증이 생길 확률도 낮아집니다. 의사가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더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어 수술이 잘못돼 생기는 합병증 확률도 떨어집니다. 다음 시간에는 로봇 수술 단점, 수술 선택 시 고려 사항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의:(213)674-7517 장지아 원장 / 장지아 일반 외과건강 칼럼 로봇 의사 복강경 수술 수술 부위 수술 시행착오로
2024.03.05. 18:44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의과대학 입학생 2000명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약 3000여 명이 의과대학에 입학했다고 하니 입학생 수를 65% 증원하겠다는 뜻이다. 1989년과 비교해 한국 인구는 22% 증가했고,특히 65세 이상 인구는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인구 고령화로 인해 각종 만성질환자도 더 많아지고 있을 것이다. 참고로 2020, 2021년 월드 뱅크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비율이 한국은 2.5명, 일본 2.6명, 미국 3.6명, 독일 5.4명, 인디아 0.7명, 에티오피아 0.1명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2017년이 마지막 자료로 3.7명이다. 가끔 의사 증원과 관련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하는데, 단순히 숫자 외에 문화적 관점과 생활방식의 차이 등도 고려해 풀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갑작스러운 정부의 결정에 전공의들과 의사협의회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대부분의 전공의는 사직서를 쓰고 직장을 떠났다. 그들은 입학생 증원에 따른 인프라 부족을 걱정한다. 정부가 전공의를 수용할 병원, 신입생을 교육할 교수진 확보 방안을 미리 세워두고 의과대학생 수를 늘리겠다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나도 걱정이 된다. 질적인 관리 부족으로 실력 없는 의사, 즉 ‘돌팔이’ 의사가 늘어 제대로 국민 건강을 돌볼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는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업’과 다르다. 의료사업에는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의료사업에 투입된 자금만 8조 달러나 된다. 의사 숫자의 급증은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다. 의료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박리다매’식으로 흘러가 ‘서로 살기’가 아닌 ‘서로 죽이기’ 식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의도(醫道)는 무엇일까? 의사들이 걷는 길? 의사들은 어떤 길을 걷기에 그들을 일반인과 다르게 대우하는지 생각해 본다. 한국의 한 언론은 ‘병원은 의사가 권력을 행사하는 공간’이라는 유명한 철학자 미셸 푸코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통령도, 재벌기업 회장도 병원에 가면 의사 말에 순종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푸코는 지식과 권력의 복잡한 상대성을 연구한 프랑스 철학자다. 미국도 오래전부터 의사가 부족했다. 인구와 노년층 증가 때문으로 한국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유명한 인재 수입국인 미국은 외국 출신 의사들에게도 이민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공의 부족 대책안 2023(Resident Shortage Reduction Act of 2023)을 발의하기도 했다. 수련병원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7년에 거쳐, 서서히 1만4000명의 자리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2006년에 의과대학 입학생 수를 30% 늘렸다. 하지만 빈 전공의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런 실책에도 전공의의 파업은 없었다. 의사들은 노동조합이 없다. 또 파업 위협을 하기는 하지만 실상은 협상을 통해 이를 피해 간다. 의사가 아닌 의료계 종사자들 즉, 간호사, 기계 조립사, 호흡기관 테크니션 등은 노동조합이 있고 파업을 통해 그들의 요구 조건을 관철하는 경우가 흔하다. 한국 정부와 의료계는 미국의 실수를 참고해 미래의 종합 계획을 세우고 이를 서서히 실천해 나가는 참을성과 끈기, 지혜가 필요하다. 전공의, 의사협의회, 병원협의회 등 의료계와 정부는 대화로 여러 가지 이슈를 탁상 위에 올려놓고 함께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정부의 권위, 의사의 권위 같은 것은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과제를 들여다본다면 해법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류 모니카 / 미국 종양방사선학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한국 의사 의사 증원과 의사 숫자 반대 의사
2024.03.05. 18:30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되는 비대면 진료 처방약품 제한을 앞두고 의료 당국이 세부 지침을 공개했다. 조지아 의료위원회(GCMB)는 지난달 30일 연 회의에서 지난 1월 예고한 대로 중독성이 강한 마약성 또는 각성제 약품의 비대면 처방을 팬데믹 이전처럼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지침에 따르면 초진 환자이거나 마약성 진통제를 원하는 경우 비대면으로 처방받을 수 없다. 위원회는 "전문가의 복용 감독이 필요한 위험 약물으로부터 조지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처방 제한 조치에 대해 가장 반발이 거셌던 정신의학과의 경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약으로 알려진 리탈린과 암페타민 계통 각성제 애더럴이 위험 약물로 분류됐다. 위원회는 정신과의 경우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환자 안전을 위해 약물 처방을 까다롭게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약물의 경우, 재진 환자에 한해서만 비대면 처방이 가능하다. 또 "주에서 인정하는 자격을 갖춘 의사 등 전문 의료인이 환자를 주기적으로 감독할 것"을 따로 명시했다. 옥시코돈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에 해당하는 경우, 재진이라 하더라도 비대면 진료는 전면 금지된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조지아에서 마약 중독 신고건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처방 절차의 간소화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비대면 처방 금지 규정을 어길 경우 당국은 면허 정지 또는 취소 명령을 내린다. 조지아 당국은 2020년 초 연방 정부의 팬데믹 사태 선언에 대응해 규제 약물의 비대면 처방을 일시적으로 완화했으며, 지난해 말로 이 조치는 종료됐다. 연방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자원·서비스국(HRSA)에 따르면, 조지아 전역 159개 카운티 중 150개 카운티에서 정신과 전문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AJC는 "팬데믹 기간 동안 조지아 주민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의료사각 지역 주민의 건강 악화를 우려했다. 장채원 기자 [email protected]의사 환자 처방 제한 진료 처방약품 조지아 의료위원회
2024.02.01. 15:50
요즘 부쩍 다른 치과의 환자분들이 찾아와 다니던 병원이 문을 닫았다는 말을 한다. 환자분이 임플란트 이식을 하고 때가 되어 크라운을 하기 위해 다니던 병원을 찾았더니 문을 닫았단다. 병원에 전화를 수십차례 한끝에 겨우 연락된 병원 측에서는 담당의사가 없어서 치료를 못 해주고, 미리 지불한 치료비도 환불 못 해 준다고 한단다. 더 황당한 것은 그 병원이 파산했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환자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일 것이다. 미국의 치과나 의과도 개인 병원의 경우 대체로 자기 이름을 사용하고 그 자체가 법인의 명칭도 된다. 의료법인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주인이 될 수 없는 것이 법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면허를 빌리거나, 고용의사를 써 사무장 병원을 불법으로 운영하는 곳이 한인타운에 많이 있다. 협회에 편지를 써 불법치과라고 고발해 온 분들도 많다. 협회 차원에서 정확한 사실확인을 통해 사법 당국에 고발조치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그동안 생길 환자분들의 피해는 어떻게 막을 길이 없다. 이런 피해를 줄이는 길은 환자분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조금의 노력을 기울이면 될 것이다. 1. 의사의 이름이 치과명이 아닌 치과의 경우, 꼭 주인이 치과의사인지를 확인하자. 되도록 주인인 치과의사에게 치료를 받도록 한다. 불법인 치과(주인이 치과의사가 아닌)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들 대부분 갓 치과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용만 당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진료의 책임소재를 따지는 상황이 되면 매번 환자에게는 불리한 경우가 된다. 2. 진단, 즉 치료계획을 만드는 이가 치과의사가 아닌 경우 대부분 불법치과이다. 법적으로 의사만이 치료 계획을 짤 수 있고, 환자에게 직접 설명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불법 치과의 경우 사무장이라는 여자들이 환자에게 직접 치료계획을 짜고 설명하고 진료비를 수납하는 일까지 한다. 3. 비용을 무조건 선불로, 현금으로 요구하는 곳은 일단 조심하자. 특히 임플란트 치료는 오래 걸리기에 굳이 미리 다 지불할 필요가 없다. 할인을 조건으로 선불 요구 시 의심해 볼 여지가 있다. 제대로 된 치과라면 굳이 진료비를 미리 받아야 할 이유가 그리 많지 않다. 4.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인터넷을 통해 치과 보드에 신고하자. 모든 상황을 날짜나 치료 일자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는 의사의 성명, 다니는 병원의 이름 및 주소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한다. 1) 의사의 라이센스나 병원이 합법적인지, 보드에 등록된 곳인지를 확인한다. 이곳에서 찾을 수 없는 병원이나 의사라면 불법인 확률이 100%다. 자기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 치과라 하더라도 병원의 명칭을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2)치과 보드에 신고하는 링크(www.breeze.ca.gov/datamart/complaint.do?applicationId=1)를 이용하자. 단 돈과 관련된 문제는 다루지 않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본인이 겪은 사례만 적으면 된다. 2024년 치아건강, 신체건강들 하시고 새로운 한 해 모두가 행복하시길 빕니다. ▶문의:(213)383-5151 김필성 원장 / 윌셔임플란트 센터건강 칼럼 병원 의사 치과의사들 대부분 사무장 병원 불법 치과
2024.01.02. 19:08
오렌지 카운티 지역 한 의사가 코로나19 기간 정부지원금을 2억 달러 이상 허위 청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국은 이번 사건이 코로나 정부 지원금 사기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연방검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OC 웨스터민스터와 가든그로브에서 클리닉을 운영해온 의사 앤서니 하오 딘(64)을 코로나19 무보험 환자 지원금을 허위청구(2억5000만 달러 이상)해 약 1억5000만 달러를 받은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딘은 이비인후과 분야 자격증을 갖춘 의사로 코로나19 기간(2020년 7월~2021년 3월) 무보험자 지원 프로그램 정부 기금을 노렸다. 딘은의 기망행위가 인정된다며, ‘사기 12건, 돈세탁 5건' 등 총 18건 혐의로 기소됐다. 김형재 기자코로나 의사 코로나 지원 기간 정부지원금 허위 청구
2023.10.01. 19:20
존엄사법 시행 이후 가주에서 지난 6년간 수천 명이 죽음을 선택한 가운데 존엄사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본지 8월 16일 자 A-1면〉 특히 가주에서는 지난 2022년 1월 존엄사법 개정 이후 약물 신청 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존엄사를 통해 환자의 죽음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먼저 한인사회 관계자들은 존엄사법 시행 규정의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시에라호스피스 박영심 대표는 “한인 중에도 고통이 너무 심할 경우 존엄사에 관해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인 사회에서는 존엄사법에 따라 약물 처방이 가능한 의사를 찾기도 쉽지 않고 존엄사 요청 당시 환자 상태가 법 규정에 맞아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엄사법(End of Life Option Act)에 따르면 ▶환자의 기대 생존 기간이 6개월 이하라는 의학적 판단 ▶치사 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의사 2명으로부터 정신적으로 결정 능력이 있음을 확인받아야 존엄사 선택 조건에 부합한다. LA지역 미셸 최 간호사는 “환자들을 만나보면 한인들도 존엄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 존엄사를 선택하고 싶지만, 가족 간의 의견이 달라 갈등이 심한 경우도 봤다”며 “더구나 의료 윤리상 의사들은 환자에게 먼저 죽음을 권고하거나 치명적인 의약품을 투여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죽음에 대한 의미가 존엄사로 인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의료 보험이 그렇다. 존엄사가 의료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방책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다. 의료 업계에 따르면 실제 존엄사를 선택할 경우 진단, 처방 등의 비용은 약 700달러 선이다. 존엄사를 선택한다면 연명 치료 등 그 외 추가 의료 비용이 들지 않는 셈이다. 한 말기 암 환자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생명 연장에 필요한 약 처방을 원했지만, 보험사가 이를 거부했고, 대신 존엄사를 택하면 해당 비용은 100% 보험 커버가 된다는 편지를 보내왔다”며 “죽는 건 도와줄 수 있는데 더 살기 원하는 건 ‘돈’ 때문에 도울 수 없다는 의미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가주에서는 존엄사법 폐지를 위한 소송도 제기됐다. 연방법원가주중부지법에 따르면 전국장애인협회, 환자권리위원회 등은 지난 4월 가주 정부를 대상으로 존엄사법 폐지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예를 들면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잉그리도 티셔라는 여성은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지만, 존엄사에 대한 정보는 신속하게 얻을 수 있었다”며 “이는 ‘조력 자살(assisted suicide)’과 같은데, 장애인의 삶은 무가치하다고 믿는 사회적 인식, 우생학적 관점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려의 목소리에도 존엄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호스피스로 일하는 유모씨는 “이쪽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생존해 있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한 환자는 본인부터 가족까지 여러모로 너무나 힘들어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존엄사를 무작정 반대하기보다는 이 법을 긍정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2016년 존엄사법 시행 후 법 찬반 논란 가운데 통과를 관철한 단체 ‘컴패션앤초이시스(Compassion and Choices·이하 C&C) 가주 본부를 방문한 기획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본지 2016년 7월 11일 자 A-1·10면〉 당시 C&C에 따르면 가주민 10명 중 7명(74%)이 존엄사를 찬성했다. 아시아계 역시 찬성 비율은 74%로 높았다. 전문의 1만7000명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54%가 존엄사를 지지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존엄사 의사 존엄사법 시행 존엄사법 개정 존엄사 선택
2023.08.16. 22:06
3월에는 2023년 가을학기 대학입시 결과가 쏟아져 나온다. 대학마다 날짜가 다르기는 하지만 UC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들의 정시지원 결과가 3월 중에 발표된다. 학생들은 일단 입시결과를 받아든 후 ‘내셔널 디시전 데이’ 라고 불리는 5월 1일까지 어느 대학에 진학할지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진학할 대학을 결정한 뒤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해당 대학에 등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다. 동시에 학교가 요구하면 등록 디파짓을 납부해야 한다. 막판까지 기다리지 말고, 확실히 정했으면 최대한 빨리 대학에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 번째로 할 일은 다른 대학들의 입학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다. 물론 복수의 대학으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경우에 한해서다. 가지 않을 대학에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 의무사항이 아니어도,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대학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이자 매너이다.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은 시간을 투자해서 나의 입학원서를 심사하고 나에게 합격을 통보했다. 같은 이유로 몇 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대학 측에 갈 것인지 말 것인지 답변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 대학은 대기지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학생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라. 내가 만약 드림스쿨의 대기자 명단에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자리가 나기를 기대할 것이다. 또한 신속하게 합격생이 의사표명을 한 것을 고맙게 여길 것이다. 세 번째로 할 일은 재정 보조 패키지를 검토하고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 대학 측에 알리는 것이다. 일부 지원자는 몇몇 대학의 재정보조 패키지를 비교해야 한다. 장학금과 그랜트, 워크스터디, 그리고 융자 옵션까지 골고루 검토한다. 가장 먼저 장학금과 그랜트를 받고, 이후 워크스터디, 융자 순서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일부 학생 및 학부모는 재정보조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장학금은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어떤 그랜트는 자격요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융자로 전환된다. 내가 필요한 금액보다 더 큰 액수의 융자를 제안받는다면 그중 일부만 받아도 되는지 학교 재정보조 오피스에 문의한다. 네 번째는 외부 장학금에 추가로 지원하는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합격통보를 받은 후 장학금 신청은 늦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청 마감일이 5월1일 이후인 장학 프로그램도 있다. 다섯 번째는 시간을 내 대학 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이다. 과거에 한두 번 방문했더라도 다시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학 캠퍼스는 5월 중순까지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학생과 방문객들로 캠퍼스가 북적댄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합격자 신분으로 대학을 방문한다면 실제 캠퍼스 생활에 대한 입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내가 이곳에서 4년을 보낸다면 어떨까?’ 미래 계획이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여섯 번째는 대학에 가면 어떤 시설에 거주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어떤 대학들은 모든 신입생이 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요구한다. 이 경우 하우징은 이미 결론이 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살지 고민해봐야 한다. 기숙사가 가장 편리한 옵션이기는 하지만 고려할 것이 몇 가지 있다. 룸&보드 비용, 기숙사 내 규칙, 그리고 다른 학생들과 같이 사는 공간이 어떤 타입인지 등에 대해 리서치를 해본다. 일부 학생은 캠퍼스 밖에서 거주하며 학교를 다니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기도 한다. 어떤 학생은 단순히 독립적인 거주 공간을 선호한다. 리서치를 하고 필요한 정보를 구해 나에게 적합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리엔테이션 날짜를 플래너에 적어 두는 것이다. 대부분 대학은 합격생들에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참석을 요구한다. 의무사항이 아니어도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 캠퍼스 서비스와 지리에 대해 많은 정보를 구할 수 있고, 다른 신입생들과 안면을 트게 되며, 가을학기 수업에 등록할 기회도 얻는다. 많은 대학들은 학부모를 위한 오리엔테이션도 제공한다. ▶문의: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의사 표시 대학 캠퍼스 가을학기 대학입시 해당 대학
2023.03.19. 18:02
초겨울은 입원실 병동에서 잠깐 만나고 세상을 떠난 환자들을 생각하게 한다. 이곳 LA는 아열대성 날씨라 뼛속까지 시린 한국의 겨울 날씨가 주는 아름다움은 없다. 그래도 나름대로 LA만이 줄 수 있는 특수함이 있다. 어떤 길에는 한국 못지않게, 꺽다리 가로수가 색색으로 물든 이파리를 내리고 있다. 나무는 낙엽과 작별하지만, 봄이 되면 다시 새 생명을 세상으로 내어 보낸다. 나의 환자들은 환생하였을까. 의과대학을 갓 졸업하고, 타교에 가서 인턴을 했다. 권력과 부(富)의 배경이 없던 나에게, 외과 교수님께서 모교보다 큰 의과대학 부속병원을 추천해 주셨다. 인턴들은 상급 레지던트 밑에서 배당 병동의 환자에 대한 모든 사항을 점검하고, 그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환자들이 급히 피검사나 엑스레이 촬영이 필요하면, 제일 하급자인 인턴이 심부름꾼이 되어 랩(lab)과 영상의학과에 달려가기도 하고, 결과가 빨리 나오도록 약간의 귀여운 뇌물도 주어야 했던 때였다. 어느 날 회진 준비를 하고 있던 나에게, 선배 레지던트는 간호사 스테이션 옆에 있는 병실 입원 환자에게는 신경을 쓰지 말라고 일렀다. 그리고 “그 환자는 곧 운명할 거에요”라고 말했다. 죽음을 못 본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명령 아니면 배려를 해 준 것인지 의아했다. 그 환자는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었고, 병실을 지키던 그의 형은 20대 중반의 당시 내 나이 또래였다. 얼마 안 있어, 그 환자는 숨졌다. 간호사 스테이션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나를 붙들고 형은 절규했다. “세상이 왜 이리도 불공평합니까.” 임종이 가까웠던 그 젊은 환자는 증상 완화 조치가 필요했을 터인데, 그 당시 의학계에는 종말 치료나 완화치료에 대한 행정적 방침이 없었다. 불치병 환자들을 위한 ‘의사 조력자살(PAS: physician assisted suicide)’법은 1942년 스위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그 후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허용하고 있다. 한국도 지금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PAS 는 허락해도 ‘안락사’는 허용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안락사’는 의사가 직접 치사제를 투약하는 것이고, ‘의사 조력자살’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환자 자신이 약을 먹어 임종을 앞당기는 것을 뜻한다. 불치병은 말기 종양 이외에 완치할 수 없는 질환을 통틀어 칭한다. 정신질환, 후천성면역결핍증 등과 특정 종류의 선천성 불구 같은 것이 이에 속한다. 불치병이 환자를 금방 죽이는 것은 아니다. 불치병을 갖고 오래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위적 죽음이 가능한 나라에서도, 이러한 방법을 택해 죽는 권리(?)를 행하게 될 때까지 여러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혹시 의료진의 잘못된 진단과 부족한 치료가 있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고, 시스템을 부적절하게 악용하는 예도 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를 포함한 취약층 환자들에게는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는 한 살 미만의 유아와 어린이까지 조력 사망을 허락한다. 운전면허를 18세가 되어서야 받을 수 있는 나라에서 12살에 죽음을 선택하게 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국제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에 환자와 가족들은 충분한 상담을 받는 것이 옳다. 극단적인 선택을 미루거나,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고통이 있다면, 투약으로 또는 신경 마취 방법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생명의 중요함과 건전한 윤리관을 가정에서부터 조성해 나가면 가정이라는 공동체가 모여 이루는 사회도 변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속수무책으로 젊었던 때 보았던 그 청년 환자가 다시 돌아와 아프다면, 이젠 충분한 리소스를 알려주고, 그중에서 가정방문 호스피스 서비스와 전문 상담 서비스를 추천해 줄 것이다. 그가 편안히, 아파하지 않고, 자신이 자랐던 집에서, 그리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편안히 삶을 마감할 수 있게 말이다. 류 모니카 / 종양방사선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오픈 업 의사 조력 의사 조력자살 불치병 환자들 환자 자신
2022.12.04. 13:49
항상 의료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BC에서, 주정부가 혁신적인 개혁안을 들고 나와 의사 수를 늘리고, 약사의 처방 권한을 확대하는 등 개선안을 내놓았다. BC보건부와 공등교육직업훈련부는 공동으로 88개의 UBC 인턴 자리 추가를 비롯해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혁신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 안에는 내년부터 UBC에 40개의 학부의 의료 교육(medical doctor undergraduate program, MDUP) 정원을 늘리고, 88개의 레지던트 자리도 증원하는 것이 포함된다. 항상 가정의를 비롯해 의사부족에 시달리던 BC주에 보다 많은 새 의사들이 육성할 수 있는 의대생과 인턴이 될 기회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UBC에서 의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총 수가 328개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각 보건소별 MDUP 배정인력을 보면, 밴쿠버-프레이저 의료교육 프로그램에 16명, 북부 의료교육 프로그램에 8명, 남부 의료교육 프로그램에 8명, 그리고 밴쿠버섬 의료교육 프로그램에 8명이 늘어난다. 10월 14일부터는 약사들에게 더 많은 약품과 조건을 통해 처방전은 받고 갱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사나 코로 투약 할 수 있는 약의 종류도 많아지는 등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 현재 주정부는 처방전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늘려 가정의 등 의사를 찾는 횟수를 줄이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정부는 약사협회(College of Pharmacists of BC)와 협조를 통해 약사들이 경미한 질환이나 피임약 등을 내년 봄까지 직접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이번에 약사의 처방이나 주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늘어나지만 추가적인 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어, 당장 의사의 업무 일부를 대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BC주에는 현재 6500명 이상의 약사가 등록되어 있다. 새 규정에는 응급처치요원들이 응급구조 때 보다 폭 넒게 나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도 있다. 또 해외의 의료 인력 유치를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해 관련 장애 요소를 축소해 보다 많은 젊은 관련 인력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많은 의료인력이 의료 현장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개선을 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의료 시스템을 최적화 하는 방안도 구축하기 위해 신기술도 도입하게 된다. 표영태 기자인력 의사 의료 인력 밴쿠버섬 의료교육 프레이저 의료교육
2022.09.30. 12:46
그저께는 77주년 광복절이었다. 광복, 밝은 세상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일제 36년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난 날이다. 수많은 애국지사의 피와 땀을 기억하고 역사를 생각해본다. 최근, 김훈 소설가가 쓴 ‘하얼빈’을 읽었다. 작가는 ‘권총 한 자루와 100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하고싶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113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15분,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은 일본 전 총리이자 초대 조선통감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 아무런 정치적 정당성도 인정받지 못한 적의 법정에서, 그는 “대한제국의 의군 참모중장으로 전쟁 중 작전을 통해 적장을 사살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항소하지 말라, 큰 뜻으로 죽음을 받아들여라”라며 의연함을 보였다. 일제는 만주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교수형이 집행됐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다. 안중근은 천주교인이었다. 거사 이후 80여 년 동안 한국천주교회는 안중근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았다. 1910년 당시 뮈텔 주교의 판단에 따라 안중근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죄인’으로 남겨졌다. 1993년 8월 21일에 와서야 서울 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이 “안중근의 행위는 ‘정당방위’이고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수행으로 타당하다”고 선언했다. 안중근 거사 이후, 역사가 소용돌이쳤다. 일제는 한반도를 병탄했다. 안중근 일가는 중국 흑룡강성으로 이주했다. 큰 아들분도가 일곱 살에 죽었다. 누군가 쥐여준 과자를 먹고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남겨진 가족이 겪어내야 했던 수난의 서곡이었다. 30년 뒤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차남 안준생은 이토 히로부미의 위패가 있는 박문사에서이토의 아들에게 깊이 고개 숙여 아비의 잘못을 사죄했다. 당시 경성일보는 ‘이토 공 영령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운명의 아들, 안준생 군’ 이라는 사진을 게재했다. 조선총독부의 기획과 연출로 이루어진 ‘박문사 화해극’이었다. 당시 조선과 일본의 언론에 감격적인 필치로 크게 보도되었다. 이 일을 손석희 앵커는 뉴스 시간 앵커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아버지에 개와 같은 자식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겨진 가족에게 현실은 잔혹했다. 애국 대신 매국을 선택하여 살아남고자 했던 비극과 통한의 역사였다. 희생으로 싸워 찾은 가치를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김구는 광복 직후 장개석을 만났을 때 안준생을 체포 구금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를 ‘교수형에 처해달라’고 중국 관헌에게 부탁했다. 안준생은 1952년 부산에서 병사했다. 다시 광복절이다. 무엇으로부터 광복인가.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였고, 현재는 어떤가. 그리고 어떤 나라여야 하는가. ‘동양평화’를 절규하는 안중근의 총성이 울려온다. 지금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정찬열 / 시인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 안중근 거사 안중근 일가
2022.08.17.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