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4명의 전직 대통령 간의 갈등이 더욱 커지며 냉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주도하고 반역죄를 저질렀다”는 주장까지 내놓는 등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 싸움은 전직 대통령이 먼저 시작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부터 “민주주의에 대한 애착이 약하다”며 시비를 걸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법원을 무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프로그램 해체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가 ‘엡스타인 아동성폭행 파일’ 작성을 도왔으며 부당하게 자기이름을 내건 대통령 도서관 건립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에어포스원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오바마는 끔찍한 인물이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었고, 아들 부시는 중동에 가서 폭격을 일삼았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와 그의 참모들이 가짜 머그샷을 찍은 소셜 미디어 메시지와 오바마가 FBI 요원에게 체포되는 장면을 담은 AI 동영상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바이든의 참모들이 오토펜 자동 서명장치를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터무니없는 거짓 선동”이라며 맞섰다.
바바라 페리 버지니아대학 밀러센터 대통령 역사 프로그램 담당자는 “전현직 대통령 사이의 갈등은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당적을 떠나서 형제애와 유대감을 과시해왔다.
공화당의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루즈벨트와 트루먼 전 대통령을 비난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뉴딜 정책을 계승했다. 케네디와 존슨 전 대통령도 아이젠하워를 공격하지 않았다. 공화당의 닉슨 전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이 공화당의 전쟁이기도 하다면서 민주당을 공격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말 대신 행동으로 나서,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직접 지시했다. 바이든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민주당원들은 메시아를 찾는 것을 그만두고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일하게 생존한 공화당 전직 대통령인 아들 부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것을 두고 ‘역사적 실책’이라고 주장하자,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 부시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행한 공화당 개혁조치를 거스르는 정책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해체시킨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또한 자신이 만든 글로벌 에이즈 퇴치 프로그램 ‘PEPFAR’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조금 삭감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