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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가 반한 스위스, 설경과 액션·낭만이 만나다

Los Angeles

2025.07.2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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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의 빛과 프레임 사이에 여행을 담다] 007 제임스본드의 스위스
중세 골목에서의 첩보 감성, 고풍스러운 베른
인프라켄, 알프스 아래 짜릿한 액티비티 천국
융프라우요흐 절경 속 007의 아찔한 추격전
마테호른·체르마트 전경이 장쾌한 파노라마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펼쳐진 1969년 007 시리즈 ’여왕폐하 대작전‘의 스키 추격전 명장면이 떠오르는 풍경.

마테호른을 배경으로 펼쳐진 1969년 007 시리즈 ’여왕폐하 대작전‘의 스키 추격전 명장면이 떠오르는 풍경.

서유럽 투어 중 손님들에게 가장 좋았던 여행지를 물으면 단연 스위스가 1등이다. 단순히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평화롭고 목가적인 전원마을, 수정처럼 맑은 호수, 그리고 그사이에펼쳐진 알프스의 설경은 마음속 깊은 곳까지 맑게 씻어 준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초록 목초지를 유유히 거니는 소들의 방울 소리는 마치 한 편의 목가적인 시를 듣는 듯 하다. 이런 풍경은 여행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영화 한 편이며, 도시에서 잊고 살았던 여유와 자유를 되찾게 한다.
 
스위스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TV에서 보던 007시리즈가 떠오른다. 1962년부터 시작된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시대에 따라 주연 배우가 바뀌었지만, 내 마음속 본드는 언제나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였다. 화려한 액션과 기발한 장비, 전 세계를 누비는 첩보 작전과 매혹적인 여주인공들까지, 본드는 그야말로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이었다. 다양한 슈퍼히어로가 있는 요즘과 달리, 어린 시절 내게는 제임스 본드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히어로였다.
 
007시리즈는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스위스는 빼놓을 수 없는 무대다.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1969)'에서는 본드가 알프스의 설원을 스키로 달리며 스릴 넘치는 추격전을 펼친다. '골드 핑거(Goldfinger, 1964)'에서는 마터호른을 배경으로 한 산악 도로를 질주하며 숨 막히는 액션을 보여준다. '뷰 투어 킬(A View to a Kill, 1985)'에서는 알프스 리조트에서 본드 특유의 기지가 돋보이는 전투가 펼쳐진다. 스위스 알프스의 설경은 그 자체로 영화 속 긴장과 로망을 담아낸 무대였다.
 
1964년 영화 ’골드핑거‘ 속 자동차 추격 장면의 배경이 된 인터라켄.

1964년 영화 ’골드핑거‘ 속 자동차 추격 장면의 배경이 된 인터라켄.

원작 소설에서 스위스 정부기관과 스파이 활동의 무대로 그려진 유럽 중세풍 도시 베른. 고풍스러운 골목마다 첩보의 기운이 감돈다.

원작 소설에서 스위스 정부기관과 스파이 활동의 무대로 그려진 유럽 중세풍 도시 베른. 고풍스러운 골목마다 첩보의 기운이 감돈다.

베른: 첩보 영화의 배경, 고풍스러운 도시
 
베른은 구시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된 도시다. 시계탑(Zytglogge)은 13세기부터 시민들의 시간을 알려왔으며, 그 주변에 펼쳐진 좁은 골목과 구불구불 이어진 '라우벤' 아케이드는 고풍스러운 정취를 한층 더한다. 영화 속 본드가 이 도시에서 비밀리에 정보를 주고받는 장면을 상상하며 걸으면, 내가 마치 스파이 영화의 한 장면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분수대마다 전설과 이야기가 얽혀 있고, 곰 공원에는 베른의 상징인 곰이 여전히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밤이 찾아오면 돌길 위로 늘어선 가로등 불빛이 부드럽게 깔리고, 골목마다 아른거리는 그림자는 마치 어두운 밤 본드의 그림자가 숨어 있는 듯 긴장감을 더한다.
 
인터라켄: 액션의 관문, 알프스의 심장
 
인터라켄은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지만, 스위스 알프스 여행의 출발점으로서 빼놓을 수 없다. 영화 속 본드는 이곳을 거쳐 헬기를 타고 알프스를 넘나들며 적을 따돌리고, 눈 덮인 산악 지형을 스키로 질주한다. 실제 인터라켄에서는 패러글라이딩, 급류 래프팅, 암벽 등반 같은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세 개의 거대한 봉우리가 햇살에 반짝이며 여행자를 맞이한다. 마치 본드 영화의 오프닝 장면 속 알프스가 현실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곳의 맑고 차가운 공기,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패러글라이더의 실루엣, 그리고 하늘과 맞닿는 설산은 감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전율을 안겨준다.
 
1995년 영화 ’골든 아이‘에서 적의 비밀연구소와 격투 장면의 배경으로 묘사된 융프라우요흐 스핑크스 전망대.

1995년 영화 ’골든 아이‘에서 적의 비밀연구소와 격투 장면의 배경으로 묘사된 융프라우요흐 스핑크스 전망대.

융프라우요흐: 유럽의 정상, 한계에 도전하다
 
'유럽의 정상'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요흐는 해발 1만1332피트에 위치하며, 도착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영화 속 본드는 이곳 설원을 배경으로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였고, 그 장면은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 전설로 남아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알레치 빙하는 약  14.3마일 길이로,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다. 맑은 날에는 눈과 하늘의 경계가 사라지고,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모든 풍경이 하나로 녹아든다. 얼음 궁전, 눈 터널, 고산 열차 등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기분을 준다. 고산 열차를 타고 오르는 길,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This never happened to the other fellow.”
 
“이런 일은 다른 요원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는데.”
 
체르마트와 마테호른: 전설이 된 산, 모험의 상징
 
차량이 금지된 친환경 마을 체르마트는 기차를 타고만 들어갈 수 있다. 기차에 몸을 싣고 천천히 올라가는 동안, 마음 한켠에서부터 설렘이 차오른다. '골드 핑거' 속 본드가 이 지역 산악 도로에서 보여주었던 자동차 추격전 장면은 이곳의 강렬한 설경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체르마트에 도착하면, 마테호른이 솟아 있는 장면은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마주한 듯한 감동을 안겨준다. 이 산은 피라미드 형태의 봉우리로, 알프스의 아이콘이자 스위스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오르면, 마테호른과 체르마트 마을의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곳에서 서 있으면 숨이 멎을 듯한 경이로움에 압도되고, 내 안에 숨겨져 있던 모험심이 깨어난다. 바람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본드의 테마 음악이 귓가를 스치는 듯한 기분은 체르마트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스위스의 밤: 본드 마티니와 별빛의 순간
 
하루 종일 설원과 산악을 넘나드는 모험을 마친 후, 산장 바에 앉아 한 잔의 마티니를 주문한다. 본드의 시그니처 주문, '흔들어서, 젓지 말고(Shaken, not stirred)'를 되새기며 잔을 들 때, 눈꽃처럼 반짝이는 얼음과 투명한 술은 스위스의 순수함과도 잘 어울린다. 유리창 밖에는 눈으로 뒤덮인 산봉우리와 반짝이는 별빛이 춤추듯 빛난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오직 나와 별빛, 그리고 마티니 한 잔만이 존재한다.  
 
본드처럼 스릴 넘치는 액션을 즐기고 싶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스위스의 밤은 평화롭고 따뜻하며, 또 한없이 낭만적이다.
 
푸른투어의 서유럽 여행 일정 속 스위스 투어에 참여하면, 베른의 미로 같은 골목길, 인터라켄의 맑고 깨끗한 하늘위를 날아가는 패러글라이딩, 융프라우의 장대한 설원과 빙하, 마테호른의 위용까지 모두 직접 만나볼 수 있다. 007 시리즈 명장면을 따라가며 만나는 스위스는 액션과 평화, 긴장과 낭만이 공존하는 거대한 무대다.
 
푸른투어와 함께라면 당신도 한 편의 본드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영화 같은 알프스의 모험을 직접 경험해보자.
 
▶문의: (213) 739-2222.  www.prttour.com

 

박태준 이사


푸른투어 서부본부의 박태준 이사는 25년째 여행 현장을 누비며 가이드, 해외 인솔자, 상품 기획자, 여행컨설턴트로 활동해 온 여행 전문가다. 다년간의 현장 경험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여행은 물론 미국 전역과 해외를 아우르는 고품격 여행 서비스를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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