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높던 '김창옥쇼' LA 녹화 스태프 비자 발급 문제로 무산 정확한 방문 목적·일정 등 중요
트럼프 행정부 이후 강화된 비자 심사 여파로 LA 등 한인사회에서 준비된 공연과 토크쇼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한국에서 행사를 준비한 연예인과 보조 인력 등이 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정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무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J ENM의 tvN 채널 인기 프로그램인 김창옥쇼 측은 25일(오늘)부터 28일까지 녹화 예정이던 ‘김창옥쇼 글로벌 IN LA’ 행사를 최근 취소했다. 김창옥쇼는 한국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를 상담하는 소통전문가 김창옥씨를 진행자로 내세운 인기 프로그램이다.
tvN 측은 지난 5월 초 ‘김창옥쇼’의 글로벌 무대 확장을 발표하며 첫 해외 촬영을 LA에서 진행한다고 홍보해왔다. 주최 측은 타향살이, 국제부부, 세대 갈등 등을 주제로 LA 현지 출연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그러나 녹화를 불과 며칠 앞두고 행사는 전격 취소됐다. 행사 준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CJ ENM 측으로부터 LA 녹화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국에서 약 40명의 스태프가 비자를 준비했으나,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LA 행사를 기대한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팬은 행사를 알리는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통해 “안타깝게 행사가 취소됐지만 응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비자 심사가 대폭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했다.
이경희 변호사는 “예전에는 문제없이 발급됐던 사례가 최근엔 거절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공연비자(O-1, P-1)의 경우, 모든 스태프와 보조인력까지 비자 인터뷰 대상이어서 심사 강화에 걸릴 확률도 크다”고 말했다. 더욱이 “공연비자의 경우 이민서비스국(USCIS)의 청원서 승인이 났어도, 대사관 비자 인터뷰 때 ‘행정검토’ 등으로 시간이 더 지체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예술, 비즈니스, 운동, 영화와 TV 프로그램 제작자와 보조인력은 미국에서 행사를 주관할 경우 특수재능비자(O)를 받아야 한다. 예술가와 연예인, 보조인력도 유사한 비자(P)를 받아야 한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해당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USCIS 청원서 승인서류, 추천서 확인, 체류 목적과 일정 등을 심사하고 있다.
조나단 박 변호사는 “비이민비자를 신청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비자 ‘목적’에 맞는 미국 방문”이라며 “대사관 측은 인터뷰 시 신청자가 이민 의도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도록 한다. O·P 비자 신청자는 방문 목적에 맞는 사실증명, 직장, 재정상태, 가족관계 등을 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밴드 자우림의 뉴욕 공연도 돌연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주최 측은 행정적 지연으로 콘서트를 연기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