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47명, 20년 전 대비 1600명 급감 미국 국제입양 20년 새 94% 급감…세계적 추세 중국 7038→16명으로…한국보다 더 줄어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아동 수가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과거 미국으로 국제입양을 많이 보냈던 국가들이 최근 잇달아 국제 입양을 제한했고, 윤리적인 문제도 부각되면서 전반적인 미국 내 국제입양 건수도 급감 추세였다.
27일 국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진행된 총 국제입양 건수는 총 1275건이었다. 미국의 국제입양 건수는 2004년 2만298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제입양이 가장 활발했던 2004년과 비교하면 미국의 국제입양은 약 94% 급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총 입양 건수 중 국제입양 비율도 줄었다.
국제입양이 활발히 진행된 입양 발원국 순위도 최근 들어 변화하는 모습이다. 199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기준으로 미국으로 입양된 아동의 출신 국가를 살펴보면 5개국 출신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중국(29%), 러시아(16%), 과테말라(10%), 한국(8%), 에티오피아(6%) 순으로 한국도 4위였다.
그러나 2023년 통계에서 미국으로 입양을 가장 많이 보낸 국가는 인도(221명)였으며, 콜롬비아(200명), 불가리아(83명), 아이티(80명), 나이지리아(62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8위였다.
이처럼 입양 발원국 순위가 바뀐 이유는 많은 국가가 최근 국제 입양을 사실상 중단했거나 엄격히 제한한 탓이다. 중국과 에티오피아는 각각 2024년과 2018년에 국제 입양을 법으로 금지했고, 러시아는 2013년부터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입양을 전면 금지했다. 과테말라는 2008년, 한국은 올해 7월에 국제 입양 제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수십 년간 누적된 입양 비리 문제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입양 체계를 민간 중심에서 국가 책임 방식으로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실종 아동이 고아로 둔갑해 입양되거나 무자격자에게 입양돼 학대당하는 사례가 속출한 탓이다.
이처럼 입양 건수가 급감하긴 했지만, 여전히 2023년 기준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 아동 수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상위권이었다. 2004년 7038명의 아동을 미국으로 보냈던 중국의 입양 건수는 2023년 16명으로 급감했으며, 태국 역시 같은 기간 70명에서 43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