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에서 시작된 문화 간 실험 작품 ‘Very Proper Table Setting(정성스러운 식탁 차림)’으로 주목받아 온 이승민 작가가 부에나파크 더 그린 아트스페이스에서 ‘차려드림(Sincere Offerings: A Table Setting with Absence)’ 초대전을 31일까지 연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작업한 작품을 통해 전통과 낯선 환경이 뒤섞이는 과정, 그리고 부재 속에서 드러나는 존재의 의미를 탐구해 관람객에게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한국 전통 종이 한지(닥종이)를 줌치(주무르고 두들기기) 기법으로 다루어 식기와 밥상의 형태를 그대로 떠내 작품을 완성한다. 그릇 하나하나에는 기억, 돌봄, 문화적 유대, 그리고 나눔의 정신이 스며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차려드림’ 전시는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된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특별한 한 사람을 위한 식탁을 차려달라고 요청한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기억과 이야기를 담아 한국 전통 그릇으로 상을 차리고,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 이 식탁은 한지 캐스팅을 통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이 작가는 “문화권 음식에 어울리는 그릇을 찾으려 애쓰는 과정에서 낯선 환경에서의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이는 마치 새로운 곳에 정착한 이민자들이 겪는 혼란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지원닷아트가 운영하는 더 그린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다. 더 그린은 소속 및 협력 작가들의 전시와 함께 작가 굿즈 판매, 아트 클래스,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예술과 대중을 가까이 잇는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