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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후폭풍…소비자들 가성비 절약 모드 돌입

Los Angeles

2025.08.04 20:11 2025.08.0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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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제품 가격 인상에
필수품 위주 지출로 전환
충동구매 자제·쿠폰 활용
수입 의존 의류·신발값↑
최근 오픈한 일본 마켓 도쿄 센트럴 어바인점에서 특가 제품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낙희 기자

최근 오픈한 일본 마켓 도쿄 센트럴 어바인점에서 특가 제품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낙희 기자

관세 부과 여파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다시 ‘가성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정부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소비 지출이 정체 상태로 소비자들이 ‘가성비 우선’ 절약 모드로 돌입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팬데믹 이후 주택 수리, 여행 등에 아낌없이 지출했던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관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필수품 위주의 소비로 전환하고 사치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  
 
특히 ‘필요한 것만 산다’는 초절약형 소비 행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충동 구매를 줄이고 필요한 것만 산다”, “냉장고를 비운 후에만 장을 본다”, “해외여행 대신 국내 여행과 캠핑으로 여름 휴가를 바꿨다” 등의 절약법이 공유되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최수아 씨는 “새학기에 필요한 바인더 가격이 2달러 오르는 등 체감 물가가 두 배가량 오른 것 같다”며 “백팩과 런치백, 의류는 그대로 사용해 지출을 최대한 줄였다”고 말했다.
 
이해나 씨는 “한국 화장품을 대폭 할인하는 마샬이나 TJ맥스에서 필수 화장품을 미리 사두고 있다”며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의류나 주방 섹션은 아예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식품점 고객들의 쇼핑 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세일 품목이나 디지털·종이 쿠폰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 위주로 구매하고, 주류나 스낵 같은 비필수 품목은 지출을 줄이고 있다.  
 
김수지씨는 “한인마켓 브랜드 모듬전 때 1~2달러 저렴한 세일 제품을 모두 구입했지만 이제는 필요한 식품만 구입한다”며 “주류마켓 경우 디지털 쿠폰을 이용해 식품당 1~2달러까지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초절약 쇼핑으로 전환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이 크다. 관세 전쟁 초기 기업들은 비용을 자체 흡수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제는 가격에 이를 본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월마트, 프록터앤드갬블(P&G), 포드, 베스트바이, 아디다스, 나이키, 마텔, 스탠리, 블랙앤드데커 등 주요 기업들이 관세 정책에 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7일부터 66개국에 대해 새로운 관세율을 적용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예일대 비영리 정책 연구기관 버짓랩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평균 수입품 관세율은 18.3%에 달해 193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물가가 1.8% 상승하고, 가구당 연간 약 2400달러의 소득 손실이 예상된다. 특히 국내 판매되는 의류와 신발의 97%가 수입품으로 단기적으로 각각 40%, 38%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고율 관세 정책은 국내 제조업 보호와 무역 공정성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필수품과 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외국에 부과하는 세금처럼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국내 수입업체가 관세를 내고, 기업은 이를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며 “결국 관세는 소비자가 내는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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