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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자연 산불

New York

2025.08.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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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가까워
 
타오르는 땡볕
 
진한 달빛
 
수백 년, 수천 년을 거듭하다 보면
 
천지간의 생명은 서서히 영면에 들고
 
우주는 침묵에 들어간다
 
오직 침엽수만 하늘을 찌른다
 
살아남기 위해
 
외로운 나무들은 팔을 뻗어
 
서로를 만지고 끌어안고 비벼댄다
 
그들의 간절함은 부싯돌을 토해내며
 
사랑은 불타오른다
 
불붙은 사랑은 칼바람 타고
 
번지고 부풀어만 간다
 
화염보다 강렬했던 사랑도  
 
언젠가 지치면 사그라들고
 
타고 남은 재  
 
다음 생을 위해 뿌리 위에  
 
살포시 눕는다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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