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1998년 이후 유지해온 홍역 퇴치국(elimination status)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2024년 10월 뉴브런즈윅(New Brunswick)에서 시작된 홍역 유행이 현재까지 12개월 가까이 지속되며, 연방 공중보건국(Health Canada)은 “이 추세가 2025년 10월까지 이어질 경우 퇴치국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확진자 대부분 국내 감염… 접종자 부족 심각 보건 당국에 따르면, 2024년 10월 이후 전국에서 보고된 홍역 감염 사례는 총 4,394건으로, 이 중 94%가 국내 감염이며 88%는 백신 미접종자였다. 각 주별로는 온타리오가 7월 29일 기준 2,353건으로 가장 많고, 알버타는 8월 5일 기준 1,691건으로 뒤를 이었다. 누나붓, 유콘, 뉴펀들랜드 래브라도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퇴치 기준 ‘12개월 이상 지속 전파 없음’ 위반 가능성 홍역 퇴치국 기준은 특정 지역 내에서 12개월 이상 ‘지속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전파 양상이 지속되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토론토대학교 백신예방질환연구소의 잔나 샤피로 박사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퇴치국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알버타는 여전히 확산 중… 주간 신규 발생 계속” 온타리오에서는 3~4월에 확진자가 집중됐으나, 알버타는 최근까지도 신규 사례가 꾸준히 발생 중이다. 샤피로 박사는 “감염병 유행에는 항상 우연성이 작용한다”며, 특정 시기와 장소에서 전파가 용이한 조건이 맞물릴 경우 유행이 본격화된다고 설명했다.
미주 대륙 중 최다 발생국 범아메리카보건기구(PAHO)에 따르면, 캐나다는 현재 미주 대륙 국가들 중 홍역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률 제고와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한 보다 강력한 공공보건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