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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큰비와 장대비

Los Angeles

2025.08.1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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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장마는 상대적으로 짧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달 20일 전후, 전국 10여 곳에 ‘200년 만의 물폭탄’이 떨어졌고, 일부 지역은 닷새간의 강수량이 800mm에 달했다.
 
언론마다 ‘호우’와 ‘집중호우’라는 단어를 쓰면서 그 심각성을 보도했다. 호우(豪雨)는 줄기차게 내리는 크고 많은 비를 뜻한다. 12시간 80㎜ 이상일 때 호우주의보가, 150㎜ 이상일 때 호우경보가 내려진다. 집중호우(集中豪雨)는 시간당 30㎜ 이상 되는 비를 말한다.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도 있는 비의 양과 관련된 용어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용어임에도 의미가 쉽게 와닿지 않는다. ‘호우’에는 좋은 벗을 뜻하는 ‘호우(好友)’, 때를 맞추어 알맞게 오는 비를 뜻하는 ‘호우(好雨)’ 등 한글로는 발음이 같은 한자어 단어가 꽤 많이 있기도 하다.
 
이들 용어가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일본에서 쓰는 낱말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호우’ ‘집중호우’는 우리가 원래 사용하지 않던 일본식 한자어다. 그러다 보니 단어 자체로는 의미가 바로 와닿지 않는다. 이전부터 우리가 사용해 오던 말은 ‘큰비’(호우), ‘장대비’ 또는 ‘작달비’(집중호우)다.  
 
꼭 일본식 한자어라서가 아니라 더욱 이해하기 쉬운 말을 쓴다는 차원에서 이들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국립국어원도 ‘호우’나 ‘집중호우’ 대신 ‘큰비’와 ‘장대비(작달비)’로 바꾸어 쓸 것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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