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일리노이주 시트긱(SeatGeek)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파이어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교체 투입돼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내 패배 위기에 놓였던 LAFC의 무승부를 견인했다.
1:1 승부가 이어지던 후반 16분 다비드 마르티네스와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세계 톱 클래스 선수라는 점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LAFC 팬은 물론이고 파이어 FC 의 관중까지 모두 환호했다. 경기장을 꽉 채운 2만여 명의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를 연호하며 MLS에서 뛰게 된 수퍼스타를 반겼다. 특히, 한인들은 손흥민을 향해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투입 직후 후반 21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첫 MLS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후반 25분 조나단 밤바의 득점으로 파이어 FC가 2:1로 앞서가는 가운데 손흥민이 필드 중앙에서 패스를 받아 폭발적인 스피드로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순식간에 페널티 박스를 파고들었다. 손흥민이 수비수 태클에 넘어진 뒤 비디오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이를 드니 부앙가가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 덕분에 무승부로 끝났다. LAFC는 16일 메사추세츠주의 뉴잉글랜드 레볼루션과 원정 경기를 갖는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데뷔전 소회를 밝혔다. 본지는 한인 언론 중 단독으로 회견에 참석해 손 선수와 문답을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데뷔전 소감은.
“입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첫 경기에 임할 수 있어 좋았다. 결과는 아쉽긴 하지만 흥미진진했고 대단한 경기였다. 체력과 정신력을 잘 보강해 다음 주 뉴잉글랜드 경기에 임하겠다. 오늘은 원정 경기였는데도 많은 환대를 받았다.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원정 경기를 가면 야유만 받기 일쑤인데 많은 팬들이 응원을 해줘서 감사하다.”
-많은 한인이 경기장을 찾았는데.
“굉장했다. 시카고에 처음 와서 한 경기였는데 한인 팬이 많이 보였고, 태극기를 휘날리는 모습도 다 봤다. 한인들의 응원을 보며 오늘 경기에 뛸 수 있었던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위고 요리스(토트넘 시절 팀메이트였던 LAFC 골키퍼)와 재회했는데.
“최고였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그와 8년 세월을 보냈다. 우리 모두 많은 경험, 감정 등을 공유한다. 요리스는 기술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대단한 선수다. 우리 팀에 큰 힘이 되는 존재고, 그와 계속해서 함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손흥민 선수에 대한 응원 열기가 대단했는데 MLS 홍보대사가 되는 건 아닌가.
“영광이겠지만, 모든 원정 경기의 상대 팀 팬들이 나를 좋아하지는 않을 거다.(웃음). 당장 내가 홍보대사가 될 일은 없겠지만, 나는 MLS가 성장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그 과정에 함께하고 싶어서 LAFC에 합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