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에 주 방위군을 배치하며 통제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성향의 뉴욕주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등 지역 정치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호컬 주지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주에도 주 방위군을 파견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질문을 받고 "뉴욕주에 주 방위군을 투입하는 것은 지나친 조치로, 뉴욕시경(NYPD)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명령하더라도 거절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워싱턴DC에 주 방위군을 배치한 트럼프 대통령은 "치안 문제가 심각한 수도를 되찾겠다"고 밝히고, "뉴욕, 시카고, LA 등 다른 도시를 통제 속에 두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교적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에 찬성하는 듯했던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 역시 주 방위군 배치 가능성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아담스 시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누군가가 들어와 우리의 법 집행 기관을 장악할 필요는 없다"며 "현재 뉴욕시는 최고의 경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담스 시장은 최근 연방정부에서 뉴욕시 치안이 심각하다며 예로 든 맨해튼 미드타운 총격 사건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나섰다. 아담스 시장은 "각종 미디어에서 다뤄진 것과 달리 뉴욕시 치안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는 없다"며 "실제 범죄 데이터와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뉴욕시 범죄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뉴욕시에서 기록된 총격 피해자는 489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7대 주요 범죄도 전년동기대비 5.6% 줄었다.
아울러 아담스 시장은 연방정부는 경찰력 투입이 아닌, 더 엄격한 총기 규제나 보조금을 통해 뉴욕시의 범죄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현재 차기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조란 맘다니 후보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뉴욕시 개입 시도에 저항하겠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맘다니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지는 않으며, 만약 시장이 된다면 그의 권위주의를 과소평가하거나 묵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