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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도 '주거 전쟁'…기숙사 부족 입주 경쟁

Los Angeles

2025.08.1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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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지역 임대료 급등
일부는 노숙까지 경험
18일 USC의 기숙사 입주 첫날을 맞아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카트 등을 이용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김상진 기자

18일 USC의 기숙사 입주 첫날을 맞아 신입생과 학부모들이 카트 등을 이용해 이삿짐을 옮기고 있다. 김상진 기자

치솟는 렌트비 등으로 설레는 캠퍼스 라이프가 사라지고 있다.
 
대학 개강 시즌을 앞두고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캠퍼스 안팎에 거처를 마련하고 있지만 주거 비용 부담으로 울상이다.
 
19일 USC에서는 기숙사 입주일인 ‘무브인 데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숙사로 입주하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캠퍼스 주변 아파트를 구해야 하는 학생들까지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올해 USC 컴퓨터 과학 석사 과정에 입학한 노은성씨는 캠퍼스 주변 아파트 임대료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노씨는 “아파트 룸메이트를 구해서 방 2개에 화장실 1개를 공유하는데 렌트비로만 1인당 1645달러씩 내고 있다”며 “서울 강남의 원룸과 맞먹는데 유틸리티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에 따라 비용이 더 오를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노씨는 “캠퍼스까지 도보로 20분 정도 걸리는데 노숙자 텐트가 여러 개 있어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기숙사 입주 학생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USC에 따르면 올해 기숙사 비용은 전년보다 약 5% 증가한 1만 2879달러로 책정됐다. 식비(meal plan) 역시 4.8% 오른 8028달러로 정해졌다. 기숙사에 입주하더라도 월 평균 1742달러를 내야 하는 셈이다.
 
임대료 부담은 비단 USC만의 문제가 아니다. 캘스테이트대학(CSU)에서는 학생들이 높은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 노숙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LA타임스는 CSU 학생 중 약 11%가 방 부족으로 기숙사 입주에 실패하고, 재정 부담으로 교외 아파트 거주까지 포기, 노숙이나 주거 불안정을 겪었다고 19일 보도했다.
 
특히 CSU의 기숙사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CSU 새크라멘토 캠퍼스의 경우 지난해 기숙사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3300명이지만, 무려 4400명 이상이 입주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UC 계열도 마찬가지다. 가주 의회 산하 입법분석국(LAO)의 지난해 보고에 따르면 2022년 기준 UC 학부생 약 4416명이 임대료 부담 등을 이유로 노숙을 경험했다.
 
이에 따라 UC도 기숙사 침대를 2만2000개까지 늘리는 정책을 펼쳤지만, 현재 기숙사 배정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는 1만6000명이 넘는다.

김경준·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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