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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코리아타운 역풍’, 담대히 대처해야

Los Angeles

2025.08.2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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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임상환 OC취재담당·국장

부에나파크 시가 26일 코리아타운 프리웨이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H마트를 비롯한 한인 업소가 다수 입점한 ‘빌리지 서클 온 비치 몰’에서 열린 제막식엔 조이스 안 시장을 비롯한 시의원들과 시 스태프, 지역 정치인, 비즈니스 업주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제막식으로 시의회가 지난 2023년 9월 26일 한인 업소가 밀집한 비치 불러바드의 오렌지소프~로즈크랜스 애비뉴 구간을 코리아타운으로 공식 지정한 이후 코리아타운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벌여온 일련의 프로젝트는 막을 내렸다. 시의회는 2023년 10월 10일 더 소스 몰 1층 광장에서 비치 불러바드와 오렌지소프 애비뉴 교차로 코리아타운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이달 들어선 비치 불러바드의 디지털 빌보드를 이용한 코리아타운 홍보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속전속결식 행정과는 거리가 멀지만, 부에나파크 코리아타운을 알리기 위해 시 측이 꾸준히 노력해온 것은 인정해야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부에나파크에 ‘코리아타운 역풍’도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람의 세기가 강하진 않지만, 그 존재는 부인할 수 없다. 부에나파크에 오래 거주해온 타인종 주민, 특히 소도시 시절의 낭만을 그리워하는 이들 중엔 날로 팽창하는 ‘코리아타운’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는 이도 있다.
 
조이스 안 시장에 따르면 한 타인종 주민은 “부에나파크에 한인이 너무 많다”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주민 각자가 코리아타운에 대해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불만을 가진 주민을 규합하고, 이들의 한인과 코리아타운에 대한 반감을 증폭하려는 세력과 구체적 움직임이 있는지다.
 
코리아타운 프리웨이 표지판 설치를 위해 4만5000여 달러를 지출하는 안은 지난 5월 시의회에서 찬성 3표, 반대 2표로 통과됐다. 시의회가 지정한 코리아타운을 널리 알리자는데 2명의 시의원이 반대한 것이다.
 
안 시장이 관할하는 1지구 내 우정의 공원에 정자를 건립하는 안도 역풍을 맞고 있다. 시 당국은 애초에 우정의 공원에 시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외국과 그 나라 도시 상징물을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 심지어 시의원들은 샌피드로 우정의 종각을 둘러보고 이와 유사한 정자 건립을 검토했다.
 
안 시장은 정자 건립을 포함한 우정의 공원 개선 프로젝트에 관한 주민 공청회도 열었다. 그 결과, 다수 주민은 공원에 국제 친선의 상징물을 건립하는 데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그런데도 정자 건립을 두고 한인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일부 주민이 있다. 부에나파크의 한 타인종 주민은 안 시장에게 “당신은 한인을 대변하는가, 1지구 주민을 대변하는가”라고 물었다고 한다. 과거 오렌지카운티의 한인 시의원들이 한인 사회 관련 사안을 처리할 때, 자주 듣던 말이다.
 
내년 말 4년인 시의원 임기를 마치는 안 시장은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선거에서 안 시장에게 도전하려는 후보가 선거 승리를 위해 코리아타운 역풍을 부추길 수 있다.
 
대개 어떤 일을 추진하든 역풍은 불게 마련이다. 역풍이 불까 두려워서 할 일을 안 할 순 없다. 담대하게 대처하며 바람이 세지지 않도록 관리해 결국 순풍이 역풍을 압도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부에나파크 한인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먼저 한인사회에 호의적이고 도움을 주는 이와 역풍을 악용 내지 조장하려는 세력을 구분해야 한다. 그리고 우호 세력은 돕고 한인사회에 적대적인 이들에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각성한 유권자의 몰표는 매우 큰 힘을 발휘한다. 부에나파크 코리아타운의 미래는 한인들이 담대하고 의연하게,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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