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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 성장 견인 40년…봉사로 인생 2막 활짝

Los Angeles

2025.09.02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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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선언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
증자·합병 주도…지역은행으로 도약 발판 마련
고객·커뮤니티 함께 책임지는 은행 모습 필요
운동하며 고선재단 통해 지역 단체·후배 지원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이 인생 2막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상진 기자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이 인생 2막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상진 기자

“1막은 이제 끝났지만 2막의 문을 활짝 열 겁니다. 40년의 조바심 속 외줄 타기를 멈추려고 해요.”
 
고석화 뱅크오브호프 명예회장(80)이 내놓은 은퇴의 변이다. 사업가로, 은행가로 40~50년을 보냈다면 이제 봉사자의 명함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오전 LA 윌셔가 은행 본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고 명예회장은 “많은 분이 평생 일만 하다가 가는 경우가 많아 창조자께서 안타까워한다는 말이 있다. 이젠 많은 이들에게 조그만 도시락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1971년 도미해 철강업에서 일하다 1986년 윌셔은행에 발을 들인 후 은행가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소위 ‘커뮤니티 은행’으로 시작해 이젠 지역은행으로의 발판을 굳게 마련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그는 올해 말 은행에서 맡은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성공 가도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물었다.  
 
“윌셔은행 증자 시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생존의 문제이기도 했고, 이사진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사명 때문에 심적으로도 쉽지 않았던 시기였어요. 스트레스로 위궤양이 악화됐던 시기였죠.”  
 
2003년 증자가 잘 마무리되면서 한인 은행 간의 인수 합병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 그가 얻은 소득이었다. 윌셔은행은 당시 SBA 융자를 통해 힘을 축적한 결과, 2015년 독립커뮤니티뱅커(ICBA)가 커뮤니티 은행 1위로 선정하는 등 지역은행으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당시 은행가를 놀라게 했던 BBCN과의 합병에 자양분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는 2023년 ‘고독한 도전, 아메리칸 드림을 넘어서’라는 회고록을 통해 ‘좋은 은행’의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했다.  
 
“은행은 영리 추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과 은행이 위치한 지역 사회의 삶을 새겨볼 필요가 있어요. ‘함께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한인 은행들의 추가 합병 소식도 기대한다고 전했다.  
 
“후배들에게 잘 물려주고 갈 수 있어서 뿌듯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5~2세들의 진출은 자연적인 것으로 보며, 이런 에너지가 은행 간의 합병으로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특히 그는 은행 후배들에게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멋진 일은 없다”며 “‘시키는 것을 하는’ 매니저의 정신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챙기는’ 오너로서의 마인드를 갖고 일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가 가족들과 설립한 고선재단은 앞으로도 지역사회 단체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하며, 장학금 재단을 통해 모교 연세대 후배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은퇴 후 일상의 삶도 물었다. 대답에는 큰 웃음이 섞였다.  
 
“탁구장에서 여러분들 만날 겁니다. 기타도 배우고, 피지컬 트레이닝도 받을 계획입니다. 골프도 열심히 칠거고요. 이제 더 즐겁고 활기차게 지낼 겁니다. 하하하.”  
 
한편, 은행 측은 오는 12월 10일 은퇴식을 통해 고 명예회장의 인생 2막 시작을 축하할 계획이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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