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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주택 모기지 '보증', “공동 서명 절대 안 돼”

Vancouver

2025.09.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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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절대 하지 마라" 경고…차라리 현금 증여가 안전
한번 서명하면 빠져나오기 어려워…가족 불화의 씨앗 되기도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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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무심코 해준 모기지 공동 서명이 부모의 노후를 뒤흔드는 재정적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자녀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100%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물론, 한번 서명하면 자녀와의 관계가 파탄 나도 빠져나오기 힘든 위험천만한 '덫'이라는 지적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가장 쉽게 간과하는 위험으로 '100% 연대 책임'을 꼽는다. 공동 서명은 단순히 보증을 서주는 개념을 넘어, 채무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자녀가 대출금 상환에 실패할 경우, 은행은 부모에게 대출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계약 연장 과정에 숨어있다. 캐나다 주요 은행 대부분은 공동 서명자 중 단 한 명만 동의해도 모기지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 즉, 부모가 반대하더라도 자녀가 단독으로 연장 서명을 하면 부모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앞으로 5년간 또다시 채무에 묶이게 된다.
 
실제로 1백만 달러가 넘는 아들의 모기지에 공동 서명했던 한 어머니는 이후 아들과의 관계가 틀어져 계약에서 빠지려 했지만, 아들이 혼자 연장할 수 있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야 했다.
 
한번 공동 서명을 하면 사실상 자녀가 주택을 팔거나 재융자를 받기 전까지는 계약에서 이름을 빼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전문가들은 "절대 공동 서명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또한 여러 자녀를 둔 경우, 한 자녀의 모기지에 공동 서명을 해주면 부모의 부채비율이 높아져 다른 자녀를 도울 수 없게 되어 가족 간 불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심각한 위험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동 서명 대신, 부모가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현금 증여'나 '조기 상속'이 훨씬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부모의 주택을 담보로 신용대출(HELOC)을 받아 자금을 마련해주거나, 보유 현금을 직접 증여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부모가 자녀의 부채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증여가 완료되는 순간 부모의 책임은 사라져, 자신의 은퇴 계획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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