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대상이다. 투자자뿐 아니라 언론, 경제 전문가, 금융기관 모두가 해마다 주식시장의 향방을 예측한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실제로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된 예측에 의존하다 보면 투자 결정을 그르치고, 장기적으로는 자산을 불리는 데 방해가 된다.
2024년 새해에 주식전략가(Stock Strategists)는 주식시장(S&P 500)이 7.4% 상승 그리고 시장전략가(Market Strategists)는 1.3% 상승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25.02%로 상승했다. 주식전략가라는 소위 전문가도 대부분이 주식시장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며 주식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2023년도 이와 비슷하다. 주식전략가는 17.5% 상승을 그리고 시장전략가는 6.2%로 각각 예측했지만, 연말에 주식시장은 26.3%로 상승했다. 한 연구소의 결과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주식시장 예측과 실제 수익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다시 말해, 전문가들의 예측은 거의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형 금융기관이라고 다르지 않다. 예컨대 2025년 초, 골드만삭스는 S&P 500 지수가 65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몇 달 만에 5900으로 낮췄다가 다시 6100으로 수정했다. 시티, 바클레이, JP모건 등 다른 금융사들도 시장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예측을 바꾼다. 전문가조차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투자자들은 이렇게 맞지 않는 예측에 여전히 귀 기울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급락할 때면 투자자는 공포를 느끼고, 급등할 때는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다’라는 두려움,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에 사로잡힌다. 이런 심리적 불안 때문에 사람들은 누군가의 예측에 기대어 안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구도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화폐 통화와 이자율 등을 직접 조절하며 주식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연준 버냉키(Fed chairman Ben Bernanke)는 고별사에서 “과거로부터 배운 여러 가지 중에서 으뜸인 것은 미래를 예측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조차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예측을 좇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다. 역사적 데이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주식시장 수익률(S&P 500)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지난 5년 연평균 15.37%, 10년은 13.3%, 20년은 10.47%, 그리고 30년은 10.98%,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2.39%를 기록했다.
즉,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맞추려고 애쓰기보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연평균 10% 수익률은 복리 효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10만 달러를 투자하면 약 7.2년 뒤에는 20만 달러, 14.4년 뒤에는 40만 달러, 23년 뒤에는 80만 달러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단기 시장 예측은 투자자에게 독이 된다.”라고 말했다.
은퇴 준비와 노후 자금 마련은 몇 년 단위가 아닌 수십 년의 시간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 시장 예측에 기대다가는 투자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말해주듯,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야말로 자산을 지키고 불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