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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전쟁 소음과 주식시장의 진실

최근 중동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위기와 그 이후 시장이 보여준 반응은 장기 투자자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전쟁이 발발하자 연일 공포가 증폭됐고 당장에라도 자산을 줄여야 할 것처럼 불안했다. 그러나 4개월 넘게 이어진 갈등 속에서 실제 시장의 움직임은 예상과 크게 달랐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쟁과 같은 거대한 위기 앞에서 투자자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성공적인 은퇴 자산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실제 시장 데이터가 보여주는 교훈을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많은 투자자는 과거의 패턴, 즉 일종의 ‘공식(Playbook)’에 기대어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예를 들어 “중동에서 전쟁이 발생하면 오일 쇼크가 오고 금값이 급등한다”라는 식의 믿음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은 쉽게 깨질 수 있다.   먼저 유가를 보자. 과거 전쟁 시기에는 유가가 130%에서 300%까지 급등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급 충격이 있었음에도, 전쟁 이전부터 글로벌 원유 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미국의 에너지 자립도가 크게 높아진 덕분에 상승 폭은 약 20% 수준에 그쳤다.   더 놀라운 것은 금과 은 같은 안전자산의 흐름이었다. 많은 이들이 전쟁이 터지면 금값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전쟁 기간 금과 은은 각각 약 20%, 25% 하락했다.   주식시장의 반응은 더 인상적이었다. 같은 기간 S&P 500은 약 10%, 나스닥은 약 13%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전쟁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상승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혁명이라는 구조적 성장 기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낙관이 단기적 공포를 압도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투자자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뉴스나 전문가의 단기 전망을 근거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시장은 때로 몇 달, 심지어 몇 년 동안 과대평가나 과소평가 상태를 유지한다. 복잡한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정교한 예측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이다. 많은 사람은 불확실성이 제거되어야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장기 투자에서 불확실성은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수익이 자라는 토양이다. 만약 미래의 성장이 100% 확실하다면, 시장은 이미 그 기대를 가격에 반영했을 것이고 초과 수익의 기회는 사라질 것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자는 무언가 행동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는 거래량이 급증한다. 그러나 투자 성과는 얼마나 많이 움직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큰 실수를 피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 100년의 역사는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 시장은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오일 쇼크, 금융위기,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급락했고, 공포는 극에 달했지만, 결국 경제의 혁신과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은 시장을 다시 최고점으로 이끌었다.   은퇴 목표와 인생 계획이 변하지 않았다면, 뉴스의 소음 때문에 투자 전략을 바꿀 이유는 없다. 하루의 상승이 장기적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고, 하루의 하락이 인생 계획을 무너뜨리지도 않는다.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니라 장기 투자의 필연적인 동반자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시장의 소음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전쟁 장기 투자자 전쟁 기간 전쟁 이전

2026.07.1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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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역사상 최고점을 경신할 때마다 많은 투자자는 깊은 고민에 빠진다. “지금 사면 꼭대기에서 물리는 것 아닐까?” “조금만 기다렸다가 시장이 떨어지면 그때 사야지.”   이런 생각은 매우 자연스럽다. 누구나 더 싸게 사고 싶어 한다. 문제는 시장이 언제, 얼마나 떨어질지를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의 모든 최고점이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오히려 가장 싸게 살 수 있었던 시점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최고점 앞에서 망설이는 투자자들에게 시장의 역사는 세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조정 장세’를 기다리며 현금을 들고 있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비싼 선택이다. 많은 사람은 시장이 10~15% 하락하기를 기다리며 현금을 보유한다. 겉으로는 신중하고 영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기회비용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S&P 500이 5000에서 7400까지 상승하는 동안, 많은 투자자는 “너무 많이 올랐다”라며 시장 밖에 머물렀다.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시장은 계속 상승했고, 결국 상승장에서 얻을 수 있었던 수익을 놓쳤다.   둘째, 주식시장은 한 걸음 후퇴하고 두 걸음 전진하는 특성을 가진다. 시장은 언제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흔들릴 수 있다. 실제로 2002년부터 2021년까지 20년 중 절반인 10년에서 장중 10% 이상의 하락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20년 중 17년은 결국 플러스 수익률로 마감했다. 2003년, 2020년, 2023년 모두 장중 큰 폭의 하락을 겪었지만 결국 연말에는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 숫자들이 보여주는 것은 명확하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크게 흔들리지만,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우상향해 왔다. 1945년 이후 약세장을 보면 시장이 저점을 찾는 데 평균 1년,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평균 약 2년이 걸렸다. 물론 깊은 침체는 더 오래 걸리기도 했지만 결국 시장은 회복했다.   셋째, 투자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감정을 제거하는 시스템이다. 주식시장이 오르면 비싸 보여서 못 사고, 떨어지면 무서워서 못 사는 투자자가 많다. 이들은 흔히 “시장이 안정되면 투자하겠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상하다. 백화점 세일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좋아한다. 그런데 주식이 할인되면 오히려 두려워한다. 이 모순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적립식 투자(DCA)다. 매달 일정 금액을 S&P 500 ETF에 자동 투자하면 시장이 오를 때는 적게 사고, 하락할 때는 더 많이 사게 된다. 결국 변동성을  좋은 자산을 싸게 살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월가의 전문 펀드매니저들조차 장기적으로 S&P 500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다. 사람은 압박 속에서 감정적인 판단을 내리기 쉽다. 그래서 최고의 투자 시스템은 역설적으로 가장 단순하다. 인간이 자주 개입할 수 없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결국 시장은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보다 오래 머무는 사람에게 더 큰 보상을 준다. 시장은 당신이 마음의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춘 사람보다 시장에 남아 꾸준히 투자한 사람에게 더 큰 열매를 안겨준다.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날은 어제였고, 두 번째로 좋은 날은 바로 오늘이다. 오르내리는 주가는 경고등이 아니다. 그것은 자본주의 경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뿐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투자 시스템 역사상 최고점 동안 시장

2026.07.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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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급등 증시 ‘묻지마 투자’의 위험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특정 산업과 종목에 집중되고 있다. 뉴스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번에는 다르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 안 사면 늦는다”라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투자자는 한 가지 감정을 경험한다. 돈을 잃을까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다. 이것이 FOMO(Fear of Missing Out), 즉 ‘놓칠까 두려운 심리’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많은 투자 손실이 하락장이 아니라 상승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장은 투자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변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난해 12만 달러를 넘어서며 높은 관심을 받았던 비트코인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많은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비트코인에서 AI 관련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의 자금은 언제나 가장 뜨거운 곳으로 흘러간다. 어제의 인기 자산이 오늘의 소외 자산이 되고, 오늘의 인기 종목이 내일의 실망 종목이 되는 현상은 투자 역사에서 반복됐다.   1929년 대공황 직전 사람들은 경제가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 믿었다. 1999년 닷컴버블 당시에는 인터넷이라는 단어만 붙어도 기업 가치가 치솟았다. 2021년에는 밈(Meme) 주식과 가상자산이 세상을 바꿀 것처럼 보였다. 그때마다 투자자들은 똑같은 말을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물론 세상은 실제로 변하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바꾸었고, 스마트폰은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켰다. AI 역시 앞으로 경제와 산업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자주 놓치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좋은 산업과 좋은 투자는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지역의 아파트라도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구매하면 좋은 투자가 되기 어렵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회사라도 미래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다면 이후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시장은 현실보다 기대를 먼저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승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했던 투자자가 수익을 경험하면서 자신감을 얻고, 점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게 된다. 심지어 대출이나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승장에서는 누구나 투자 전문가 혹은 고수가 된다.   진정한 투자 실력은 시장이 흔들릴 때 드러난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를 떠올려 보자. 경제는 멈췄고, 실업률은 급증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장이 더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시장은 가장 암울했던 순간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극에 달했던 시점 이후에는 종종 큰 조정이 찾아왔다. 이처럼 시장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반영하며 움직인다. 따라서 시장의 단기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은 예측이 아니라 준비다. 충분한 비상자금을 확보하고, 특정 종목이나 특정 테마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에 맞는 자산배분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이 흔들릴 때 살아남아야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역사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 능력이 아니었다. 그들은 시장이 뜨거울 때 흥분하지 않았고, 시장이 두려울 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투자의 승자는 시장을 맞힌 사람이 아니라, 어떤 시장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이다. 이명덕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급등 증시 투자 역사 투자 심리 투자 실력

2026.06.2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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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1000달러의 씨앗이 50만 달러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어카운트(Trump Account)’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행 초기임에도 이미 수백만 명의 아동이 참여했고, ‘델 컴퓨터’ 창업자로 유명한 마이클 델과 같은 억만장자들까지 사재를 출연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렇다면 왜 미국 정부와 자산가들은 ‘고작’ 1000달러라는 금액에 이토록 주목하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시간’과 ‘복리’가 만들어내는 힘 때문이다.   많은 사람에게 1000달러는 아이 장난감 몇 번 사주거나, 일상적인 소비생활에서 충분히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이 돈이 장기 투자로 연결될 경우,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만약 이 금액이 연평균 10% 수익률을 가정한 인덱스 투자, 예를 들어 S&P 500에 연동된 펀드에 투자되어 65년 동안 유지된다면, 결과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복리의 힘을 적용하면, 1000달러는 65년 뒤 약 49만370달러로 불어난다. 단순한 시작이 시간이 지나며 인생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자산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마이클 델이 어린 시절부터 매료되었다고 말한 ‘복리의 힘’이다.    나는 과거 텍사스 오스틴 대학 재학 시절, 마이클 델과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에도 컴퓨터에 깊이 몰두하던 청년이었고,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해 막대한 자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나는 그를 아주 잘 기억하는데, 정작 그는 나를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그럼에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기를 보냈던 사람으로서, 그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복리의 가치’가 이제 더 많은 어린이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 있게 다가온다.   트럼프 어카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시간의 선점’이다. 출생과 동시에 시작되는 1000달러는 단순한 금액이 아니라, 65년이라는 투자 시간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의미가 있다.   둘째는 제도적 유연성과 세제 구조다. 기존의 교육 중심 저축 수단과 비교할 때 활용 범위가 넓고, 실제 생활 속에서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셋째는 민관 협력을 통한 기회의 확장이다. 마이클 델은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아동들까지 포용하기 위해 대규모 기부를 약속하며 “작은 시작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도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초기 1000달러는 모든 가정에 자동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소득 기준 등 일정한 자격 요건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참여를 고려하는 가정이라면 사전에 해당 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또한 부모의 역할은 단순히 계좌를 개설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향후 가능해질 추가 납입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꾸준한 자산 형성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라도 방법은 존재한다. 마이클 델이 조성한 기금이나 개인적인 투자 계획을 통해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시작’이다.   “자녀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돈의 크기가 아니라, 돈이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트럼프 어카운트는 단순한 저축 계좌가 아니다. 한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경제적 엔진’에 가깝다. 이미 수많은 부모가 그 엔진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선택은 각 가정에 달려 있다. 당신의 자녀는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씨앗 투자 시간 트럼프 어카운트 인덱스 투자

2026.06.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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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평생 일해도 경제적 여유가 없는 이유

우리는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성실하게 살아간다. 묵묵히 일하고, 자녀 교육에도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도 기대만큼 재정적 여유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자본주의의 핵심 구조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경제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함께 커진다. 엔비디아, 삼성,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은 끊임없이 수익을 창출하고, 그 성과는 주식시장에 반영된다. 이때 주식을 가진 사람은 성장의 일부를 공유하지만,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지켜보기만 하게 된다. 같은 환경에서도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점점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자산이 늘면서 경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반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은 더 큰 불안과 부담을 느낀다. 이 차이는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다. 자산이 증가하면 소비와 자신감이 함께 커지는데, 이를 ‘부의 효과(Wealth Effect)’라고 한다.   더 중요한 사실은 자산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는가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상위 약 10% 계층은 그 아래 모든 계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자산 중 약 31%는 주식에, 또 다른 11%는 401(k)이나 IRA 같은 은퇴 계좌에 투자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직접 보유한 주식 비중은 지난 3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상위 20%가 전체 주식과 펀드의 약 87%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상승할수록 이들은 더 빠르게 자산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결국 부의 차이는 소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소유하고 어떻게 자산을 운용하느냐에서 비롯된다.   테런스 오딘(UC버클리), 브래드 바버(UC데이비스) 교수가 6년 동안 6만 명의 개인 투자자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가장 활발하게 매매한 상위 20%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하위 20% 투자자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연간 약 6.5%포인트에 달했다. 즉, 더 많이 사고팔수록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덜 움직이는 사람이 더 큰 이익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 사실은 실제 숫자로 보면 더 분명해진다. 지난 10년(2016년부터 2025년까지) 동안 S&P 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14.86%였다. 만약 10만 달러를 투자해 아무런 매매 없이 그대로 두었다면,  자산은 약 4배 가까이 불어났을 것이다. 특별한 능력이나 복잡한 전략이 아니라, 단지 시장참여 여부가  결과를 결정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주식 투자를 어렵게 생각한다. 어떤 종목이 오를지, 언제 들어갈지를 고민하며 타이밍을 맞추려 한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투자라기보다 도박에 가깝다. 시장을 맞추려는 순간, 결과는 운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에서 부를 만들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그 방법 역시 복잡하지 않다.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고, 분산 투자하며, 무엇보다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복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가혹하다.  소득 없이 30년, 길게는 40년이라는 긴 세월을 버텨내야 한다. 이 시간을 위한 준비가 없다면, 노후는 불안과 결핍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대박’을 노리는 투기가 아니라, 올바른 철학으로 시장의 성장에 동참한 사람만이 그 풍성한 열매를 온전히 누릴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경제 여유 경제적 여유 주식 투자 개인 투자자

2026.05.2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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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은퇴 자금이 반토막 나는 이유

중동 지역의 전쟁 여파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가 급등, 금리 부담,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불안한 뉴스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 주가가 오르면 늦은 것 같아 불안하고, 떨어지면 더 하락할까 두려워 망설이게 된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감정에 따라 뒤늦게 움직이게 된다. 이것이 많은 투자자가 겪는 ‘투자의 딜레마’다.   주식시장의 방향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방향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속해서 맞힐 수 있느냐이다. 2023년에도 대부분의 전문가가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상승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한 해 상승한 시장은 다음 해에도 상승할 확률이 약 65~70%에 이른다. “이제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직관적이지만, 실제 역사와는 다른 경우가 많다. 결국 예측은 가능해 보여도, 꾸준히 맞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러한 불안 속에서 많은 투자자가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은 위험하니 잠시 시장에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자.” 이른바 ‘마켓 타이밍’이다.   겉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성공하려면 언제 나갈지, 언제 다시 들어올지 두 번의 결정을 모두 맞혀야 한다. 이는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2020년 3월 팬데믹 당시를 떠올려 보자. 시장은 급락했고 많은 투자자가 공포에 못 이겨 시장을 떠났다. 그러나 시장은 3월 23일 바닥을 친 이후 빠르게 반등했고, 몇 달 만에 이전 고점을 회복했다. 많은 투자자는 불안 속에 머물다 뒤늦게 돌아왔고, 결국 가장 중요한 상승 구간을 놓쳤다.   이 사실은 데이터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2006년부터 2025년까지 S&P 500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시장에 계속 머물렀을 때 자산은 약 8만 달러 이상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가장 좋은 10일’을 놓치면 결과는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20일, 30일을 놓칠수록 수익은 급격히 감소하고, 60일을 놓치면 원금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다. 수십 년의 결과가 고작 며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시장의 가장 큰 상승은 예측할 수 없는 순간, 그것도 공포가 극심한 시기에 나타난다. 실제로 최고의 상승일 상당수는 급락 직후에 집중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바로 그 순간 시장 밖에 있다. 하락 시에는 두려움에 팔고, 안정되면 들어가려 하지만 이미 가격은 올라간 뒤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훼손되는 것은 복리다. 복리는 시장에 머물러 있을 때만 작동한다. 중간에 빠져나가면 성장의 연결이 끊기고, 이후 다시 투자하더라도 놓친 상승은 되돌릴 수 없다.   투자에서 가장 큰 위험은 변동성이 아니라, 시장을 떠나는 행동이다. 단 하루, 몇 번의 중요한 상승을 놓치는 순간, 그 대가는 은퇴 자금의 절반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시장은 언제나 뉴스보다 먼저 움직인다. 따라서 가장 큰 위험은 잘못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순간에 시장에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의 본능은 위기에서 “지금이라도 팔아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역사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은 그 반대였다.   시장에 머무르는 것, 그리고 인내하는 것. 이 단순한 원칙이 가장 강력한 투자 전략이다. 지금 시장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원칙이다. 주식 투자는 결국 감정을 이기며 꾸준히 투자한 사람에게 보상을 준다. 이명덕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은퇴 자금 은퇴 자금 순간 시장 상승일 상당수

2026.05.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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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자녀를 자산가로 키우는 방법

미국에서는 매년 4월을 ‘재정에 관심을 두는 달’로 정해 기본적인 금융 지식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하지만 한인들은 평생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돈의 원리’, 즉 재정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최근 미국 교육 현장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6년 현재,  39개 주가 고등학교 졸업 필수 과목으로 경제학 대신 ‘실용 재정(Personal Finance)’을 선택하고 있다. 복잡한 경제 이론보다 당장 사회에 나가 맞닥뜨릴 학자금 융자, 신용카드 이자, 은퇴 투자 같은 실질적인 교육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대박 날 종목이나 기가 막힌 투자 시점을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재정 교육의 기본은 ‘꾸준한 저축’이다. 100달러를 가진 사람이 100달러를 더 저축하면 그것만으로 수익률 100%다. 부를 쌓는 비결은 화려한 투자 기술이 아니라, 얼마를 벌든 그중 일부를 꾸준히 떼어놓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투자할 때는 모든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내는 수수료가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금융회사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상품일수록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26년 기준 개인연금(IRA) 투자 한도는 연간 7500달러(50세 미만)다. 만약 이 금액을 매년 꾸준히 투자해 연평균 10.0%의 수익률을 낸다고 가정해 보자. 30년 후 이 계좌는 복리의 마법을 통해 무려 ‘약 136만 달러’라는 거금으로 불어난다. 재정 교육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시작하느냐’에 있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여전히 ‘국영수’ 점수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니 대기업에 취직해도, 본인의 월급을 어떻게 관리하고 불려 나갈지 모르는 ‘금융 문맹’이 수두룩하다. 미분,적분은 잘 풀어도 복리의 마법을 활용할 줄 모르고, 영어 단어는 수만 개를 외워도 신용카드 리볼빙의 무서운 이자율은 계산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에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매달 평균 100만 원(약 $750)을 과외비로 지출한다고 가정해 보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이 돈을 인덱스 펀드(연평균 10% 수익률)에 복리로 투자했다면 아이가 대학에 갈 때 ‘약 2억 7000만 원(약 $200,000)’이 모인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다음이다. 대학 입학 후 추가 투자 없이 이 돈을 아이가 60세가 될 때까지 42년 동안 그대로 두기만 해도, 복리의 마법은 이 자산을 ‘약 150억 원($11 Million 이상)’이라는 거금으로 불려 놓는다. 만약 교육열이 높아 매달 200만 원을 쏟아부었다면, 그 가치는 300억 원에 달한다.     국영수 문제 하나 더 맞히기 위해 지출한 비용이, 사실은 자녀의 완벽한 은퇴 자산과 수백억 원의 자산가로 살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주택 융자금을 빨리 갚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그 돈을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는 힘은 결국 재정 상식에서 나온다. 모든 투자는 위험을 동반하며, 누군가 ‘원금과 수익을 100% 보장’한다고 말한다면, 그 이면에는 상당한 비용이나 구조적인 한계가 숨어 있을 가능성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아무리 일상이 바쁘더라도 재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지식을 자녀에게도 전해주어야 한다. 국영수 문제 하나 더 맞히는 것보다,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하는지를 아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훨씬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 자산은 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 있지만, 돈을 다루는 능력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남겨야 할 유산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돈을 바라보는 기준과 그것을 지혜롭게 운용하는 방법, 바로 그 '금융의 사고방식'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자산가 자녀 재정 교육 투자 한도 투자 시점

2026.04.2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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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불안하고 두려운 주식시장

최근 중동 지역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많은 투자자가 불안해하고 있다. 지수가 고점 대비 10% 가까이 빠지는 ‘조정(Correction)’ 국면에 진입하자, 불안과 두려움이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은퇴 자금이 줄어드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투자의 역사를 돌아보면, 결국 부를 쌓은 사람들은 시장의 공포에 반응한 사람이 아니라, 시장에 끝까지 남아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주식시장이 언제나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10% 이상의 조정은 1~2년에 한 번꼴로 찾아오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시 말해, 조정은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시장의 자연스러운 호흡이다.   1987년 블랙 먼데이를 떠올려 보자. 하루 만에 다우지수가 약 22% 폭락했다. 당시에는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시장은 결국 회복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팬데믹 급락, 그리고 최근의 지정학적 충격과 인플레이션 위기까지,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다. 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회복했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이 사실은 최근 수치만 보아도 분명하다. 2020년 이후 지난 6년 중 5년은 S&P 500이 상승 마감했다. 2009년 이후로 보면 지난 17년 중 무려 15년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전체를 보더라도 상승한 해와 하락한 해의 비율은 20대 6에 가깝다. 이는 지난 100년 동안 시장이 평균적으로 4년 중 3년은 상승했다는 장기 통계와도 거의 일치한다.   결국 대부분의 시간 동안 시장은 올라간다. 때로는 하락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이 정상이고 하락은 과정일 뿐이다. 실제로 200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S&P 500의 누적 총수익률은 623% 이상에 달한다. 다시 말해 10만 달러를 장기 투자했다면, 배당 재투자를 포함해 약 72만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지금처럼 불안이 커지는 시기에도 기업의 본질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S&P 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EPS)은 오히려 3.6% 상승하며 최근 5년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사람들은 흔히 지금 같은 하락장에서 “조금 더 떨어지면 다시 들어가야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 타이밍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가장 큰 반등은 대개 가장 큰 공포 속에서 갑자기 찾아오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주는 이유는 공짜가 아니다. 그 수익은 전쟁, 경기침체,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같은 불확실성을 참았기 때문에 주어지는 대가다. 어떤 전문가는 이것을 주식시장의 입장료(price of admission)라고 표현했다.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도 미래의 시장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바로 이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높은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락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락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장은 언제나 요동친다. 앤 밀레티(Allspring Global) 투자 전략가는 “조정은 과도한 낙관론을 식히고 시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정화 작용”이라고 말한다.   폭풍우 속에서 배를 버리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결국 목적지에 닿는 사람은, 흔들려도 끝까지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부를 쌓는 사람은 시장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의 성장과 인간의 혁신을 믿는 것이다. 낙관은 감정이 아니라, 역사가 증명한 투자 원칙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불안 시장 타이밍 동안 시장 누적 총수익률

2026.04.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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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중동전쟁과 주식시장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이 연일 흔들리고 있다. 전쟁과 주식 시장 하락 뉴스가 반복적으로 전해지며 긴장감과 두려움을 키운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금이라도 투자 자산을 줄여야 하나?”, “혹시 중요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해지기 쉽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한 걸음 물러서서 스스로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의 불안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까. 시장의 소음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투자라는 긴 여정을 차분히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수익은 확실성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성을 감수한 대가, 즉 리스크 프리미엄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기업의 주가가 두세 배 오른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면 사람들은 앞다투어 그 주식을 사들일 것이다. 그 결과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미래의 초과 수익은 사라진다. 우리가 기대하는 투자 보상은 “혹시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다시 말해 불확실성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수익이 발생하는 토양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제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전쟁과 위기를 겪으면서도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세계 2차대전 기간(1939~1945)에도 다우존스 지수는 약 50% 상승했다. 그리고 6·25 한국전쟁 시기(1950~1953) 다우지수는 연평균 약 16% 상승하며 60% 가까이 올랐다. 또한 베트남 전쟁 (1965~1973)때도  주식시장은 약 43% 상승했다.   전쟁은 분명 비극적인 사건이지만 동시에 군수, 에너지, 기술 산업의 수요 증가 측면도 있다. 미국은 이러한 산업 기반과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 왔고, 시장 역시 결국 회복해 왔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사람들은 더 정교한 전략을 찾으려 한다.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유망 산업을 찾고, 매매 시점을 계산하려 한다. 그러나 시장의 완벽한 타이밍을 맞추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한다. 장기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복잡한 전략이 아니라 일관된 투자 원칙이다.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 그리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동성이 커지면 무엇인가 행동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낀다. 실제로 이런 시기에는 거래량도 많이 늘어난다. 그러나 활발한 움직임이 좋은 성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투자의 성패는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큰 실수를 피했는가에 달려 있다. 은퇴 목표나 위험 감내 수준이 변하지 않았다면 뉴스의 소음만으로 투자 계획을 바꿀 필요는 크지 않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정학적 갈등, 기술 혁신, 경기 침체의 가능성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변수들은 과거에도 존재했으며, 시장은 긴 시간에 걸쳐 성장해 왔다. 결국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불확실성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작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분산 투자와 꾸준한 투자, 그리고 장기적인 시각이 그 구조를 지탱한다.   전쟁이 지속하는 한 주식시장은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느끼는 불안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미래 수익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일 수 있다. 불확실성을 두려움이 아니라 동반자로 받아들일 때, 장기 투자의 길은 더욱 단단해지고 성공하는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이명덕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중동전쟁 장기 투자 투자 수익 분산 투자

2026.03.2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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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적은 수입으로도 부자 되기

어떤 사람들은 과장과 자랑,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통해 요란하게 부를 쌓는다. 하지만 조용하고, 인내심 있게 부를 쌓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초반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돈 이야기를 많이 하지도 않고, 유행을 좇지도 않으며, 무엇인가를 증명해야 한다고 느끼지도 않는다.   수입이 적은 사람에게 ‘절약, 저축, 투자’를 이야기하면 “그걸로 언제 부자가 되냐”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기 복리의 힘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예를 들어보자. 38세인 사람이 지금까지 모은 돈이 5만 달러이고 연 수입은 6만 달러라고 가정하자. 이 사람이 매달 500달러씩 저축하고, 매년 수입이 3% 늘어날 때 저축액도 그만큼 늘리고, 투자로 연 6%의 수익률을 얻는다면, 은퇴 시점인 65세에는 약 82만2000달러, 70세에는 120만 달러의 은퇴 자금을 만들 수 있다.   수입이 적다고 해서 노후 준비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 돈을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쓰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가난으로 이어지는 낭비 습관들을 소개한다.     ▶신용카드에 의존하기: 신용카드는 편리하지만, 매달 잔금을 전액 갚지 않으면 연 20%가 넘는 이자를 물어야 한다.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는 투자는 거의 없다. 이자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당신의 부를 갉아먹는 가장 큰 적이다.   ▶외식과 술자리: 식당에서의 잦은 외식, 술집에서의 모임은 생각보다 큰 지출로 이어진다. 팁과 세금까지 더하면 금세 불어난다. 집에서의 소박한 식사나 소규모 모임으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배달 음식 습관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신 기술 따라가기: 새로운 기기는 매력적이지만, 전년 모델과 기능 차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은 여전히 오래된 플립폰을 쓴다. 최신 업그레이드가 정말 가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옷에 대한 과소비: 많은 부자가 단순하고 실용적인 옷을 즐겨 입는다. 브랜드보다 내구성과 활용도를 우선하면 큰 절약이 된다. 오늘 만난 사람의 신발을 기억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수많은 구두가 정말 필요할까?   ▶새 차 구매: 자동차는 감가상각이 빠르다. 버핏은 새로운 모델의 유혹을 피하고, 이미 가진 차를 오래 타라고 조언한다.   ▶과도한 여행: 여행은 좋은 경험이지만, 지나치면 지출이 많다. 항공료, 숙박비, 식사비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담배와 술: 흡연과 과음은 건강뿐 아니라 재정에도 큰 손실을 준다. 금연과 절주는 예산을 지키는 최고의 투자다.   ▶자기 계발에 소홀함: 수시로 주식 창을 들여다보는 것은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일 뿐, 부의 축적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버핏은 “가장 큰 투자는 자기 자신에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배움과 능력 향상은 수입 잠재력을 높이는 최고의 자산이다.   다시 38세의 예로 돌아가 보자. 이 사람이 매달 25달러(하루 약 83센트)만 더 투자한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매월 500달러를 투자하면 65세에 약 82만2000달러가 되지만, 525달러를 투자하면 65세에 약 100만 달러, 70세에는 약 150만 달러가 되기 때문이다.   단 25달러의 차이가 은퇴 자금을 수십만 달러 더 불어나게 한다. 수입이 적더라도, 낭비를 줄이고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이 부를 만들어간다. 투자를 시작하는 데 큰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어떤 돈보다도 더 많은 일을 해준다.   돈을 통제하지 않으면, 돈이 여러분을 통제한다. 돈은 절대 우연히 사라지지 않는다. 무심코 지나친 작은 습관들 사이로 조금씩 새어 나갈 뿐이다. 돈에게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지 않으면, 돈은 스스로 결정한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수입 부자 수입 잠재력 낭비 습관들 은퇴 자금

2026.02.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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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 투자의 작은 원칙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은 ‘돈의 심리학’의 저자다. 이 책은 부와 탐욕, 행복에 대해 시대를 초월한 교훈을 다루고 있으며 투자의 기술적인 분석보다 사람들의 심리와 행동이 돈을 다루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간결하고 짧은 문장마다 투자자가 차근히 생각해 볼 ‘투자의 작은 원칙들’이 무엇인지 공유한다.   많은 베팅이 실패하는 이유는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자신이 베팅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정은 어떤 수준의 지능도 쉽게 압도할 수 있다. 과거의 폭락은 언제나 기회처럼 보이고, 미래의 폭락은 위험처럼 보인다.   내 경험은 전체적으로 보면 0.0000000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세상이 어떻게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방식과 결정은 바로 그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미래 예측(특히 주식시장)에는 최소한, 역사에는 최대한의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 기대가 소득보다 더 빨리 커진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모아도 만족할 수 없다.   부를 쌓는 유일한 방법은 자아와 소득 사이에 간격을 두는 것이다. 투자 논쟁의 상당수는 결국 서로 다른 시간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떠드는 것에 불과하다.   “내가 이 일을 잘한다”는 생각을 “다른 사람들은 못한다”로 착각하기 쉽다. 이 착각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한다.   시장은 합리적이지만, 투자자들은 각자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의 게임은 종종 비합리적으로 보인다.   위험에는 두 단계가 있다. 첫째, 실제로 그것이 닥칠(투자실패) 때. 둘째, 그 상처가 이후의 결정(투자 포기)에 영향을 미칠 때다.     우리는 종종 지난 10년, 20년간 혁신이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혁신은 대개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성공’으로 인정받는다. 장기 투자를 해야 이유다.   누구나 알 수 없는 미래에 베팅한다. 다만, 남의 베팅에 동의하지 않을 때만 그것을 ‘투기’라고 부른다.   정보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중요한 것, 그리고 점점 의미가 줄어드는 것.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이 둘을 구분할 줄 아는 건 매우 중요하다.   위험 관리란 단순히 대응 방법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얼마나 잘못될 수 있는지를 미리 인식(노후대책)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재정적 실수는 필요한 시간보다 빨리 결과를 내려고 서두를 때 발생한다. 복리는 ‘치트(Cheating) 코드’를 싫어한다.   존 D. 록펠러의 재산은 현재 가치로 약 400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페니실린, 자외선 차단제, 진통제를 단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부란 결국 기대라는 맥락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황일 뿐이다.   영구적인 피해(노후준비)를 주는 위험에는 집착해야 하지만, 일시적인 상처(주가 하락)를 주는 위험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정반대로 행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   새해에 ‘작은 원칙’을 적용해 실천하면 성공하는 투자로 이어질 것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주식 투자 주식 투자 투자 논쟁 장기 투자

2026.02.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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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최고점 다우 지수

2025년 11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이하 다우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만8000선을 돌파했다. 다우 지수가 처음 1만을 넘기기까지는 무려 103년이 걸렸지만, 그 이후 상승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1만에서 2만까지는 18년, 2만에서 3만까지는 4년, 그리고 3만에서 4만까지는 불과 3년 반이 걸렸다.   이처럼 상승 속도가 빠른 이유는 단순하다. 1만에서 2만으로 오르려면 100% 상승이 필요하지만, 3만에서 4만으로 가는 데는 33% 상승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지수가 높아질수록 같은 숫자만큼 오르는 데 필요한 시간은 자연스럽게 짧아진다.   미디어는 연일 사상 최고치 소식을 전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나?”라는 조급함이 생긴다.     이미 투자한 사람은 고점이 아닐까 걱정한다. 아직 투자하지 않은 사람은 가격이 너무 비싸 보인다는 이유로 망설인다. 여기에 “내가 들어가면 꼭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도 따라붙는다. 이런 심리는 투자자라면 누구나 겪는다.   1950년 이후 주식시장은 수없이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최고점에서 투자한 경우에도 장기 평균 수익률이 연 10.3%에 달했다는 점이다. 반면 다른 시점에 투자한 사람들의 평균 수익률은 11.3%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즉, 운이 좋지 않아 ‘최고점’에서 투자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자산은 결국 성장해 왔다는 뜻이다.     작년 주식시장은 30번이 넘는 새로운 최고점을 기록했다. 오늘의 최고점이 내일의 최저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또 다른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단기적인 가격 움직임에 집착하기보다, 시장에 계속 머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투자자는 누구나 “내가 사면 떨어질 것 같다”라는 불안을 느낀다. 실제로, 단기적으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역사적 흐름을 보면, 두려움이 얼마나 짧은 순간인지 알 수 있다.     통계적으로 하락장은 평균 10개월, 상승장은 평균 4.5년 동안 이어진다. 결국 시장은 잠시 흔들려도 장기적으로는 성장 방향을 향한다. 다우 지수가 4만8000을 돌파한 것도 그 긴 흐름의 결과다.   투자 전에 꼭 점검해야 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투자 목적에 맞는 위험 조절이다. 10년 이상을 바라보는 노후 준비 자금이라면 일정 수준의 변동성을 감수할 수 있다. 반면 이미 은퇴했다면 수익보다 자산의 안정성을 더 중시해야 한다.   둘째,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다. 자산은 주식, 채권, 현금으로 나누는 것이 기본이다. 지난 90년간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약 10%, 채권은 약 5.5%였다. 채권은 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작아, 투자자의 상황에 따라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   셋째, 분산 투자다. 시장의 방향도, 어떤 산업이 오를지도 미리 알 수 없다. 따라서 미국과 해외 주식, 대형주와 중소형주, 부동산 등 여러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채권 역시 단기·중기·장기로 나누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 10년간 미국 주식시장은 연평균 약 1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금을 약 네 배로 키웠다. 이런 성과는 시장을 정확히 맞춘 사람이 아니라, 시장에서 떠나지 않은 사람이 얻은 보상이다.   주식시장의 역사는 한 가지 사실을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시장을 맞추려 애쓰기보다,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투자한 사람만이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을 받는다. 새해를 맞아 제대로 하는 투자로 우리가 모두 큰 부자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최고점 다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최고점 다우 연평균 수익률

2026.01.0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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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은퇴 재정관리 세 가지 원칙

미국으로 이민 온 후, 생계를 위해 정신없이 일하며 살아온 세월이 어느새 흘러갔다. 이제 은퇴를 앞두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과연 노후 자금이 충분한가 하는 문제다. 은퇴 자금을 운용하면서 국내외 정치, 금리, 경제 전망, 생활비,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주식시장 등 걱정거리는 끝없이 이어진다.   은퇴한 이들이 공통으로 하는 고민은 “평생 동안 생활비가 꾸준히 나올까?”라는 질문이다. 평균 수명은 계속 길어지고, 의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20년 동안 매일 1만 명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대열에 합류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죽는 날까지 생활비 걱정 없이 사는 것이다.   텍사스텍대학의 마이클 기예메트 교수가 발표한 논문 ‘Risks in Advanced Age’는 노년층의 재정 관리 위험에 대해 흥미로운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투자 판단력(Cognitive Ability)은 점차 흐려진다. 젊어서 익힌 재정 지식은 쉽게 잊히고,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객관적인 안목 역시 좁아져 ‘확실하다’라고 믿는 곳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칠 때 은퇴 투자자의 마음도 크게 흔들린다.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상승한다”는 이성적 판단은 뒤로 밀리고, 확정금리가 주어지는 CD, 단기 채권, 현금 보유에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적 투자는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의 실질 가치를 갉아 먹는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노후를 유지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방법을 살펴보자.   첫째, 주식시장과 재정 관리는 공원 산책처럼 단순하지 않다.     은퇴 재정 관리에는 세금, 자산 분배, 분산 투자, 수익률, 생활비, 의료비, 투자 위험, 상속 등 복합적인 요소를 이해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투자 목적(Investment Policy)과 구체적 투자 방법(Process)을 문서로 정리하자. 이는 감정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또한 여러 금융 계좌를 한곳으로 모아 관리하면 재정 관리가 크게 단순해진다.   둘째, 가정에서는 돈 이야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와 재정 상태와 관리 계획을 공유해야 한다.     특히 한쪽 배우자가 재정을 전담해 온 가정에서는 문제가 생기면 남은 배우자가 극심한 혼란과 불안을 겪기 쉽다. 부부가 함께 재정 구조를 이해하고 대비해야 홀로 남더라도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다. 또한 부부가 자녀들과 재정 상황을 적절히 공유하고 상의하는 것 역시 현명한 준비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가족이 당황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된다.   셋째, 믿을 수 있는 재정 설계사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뢰할 만한 재정 설계사(Financial Planner)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수탁자 의무(Fiduciary Duty)’를 성실히 지켜야 한다. 제대로 된 설계사라면 매년 수익률을 문서로 보고하고,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경비를 종목별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투자는 물론 세금·상속 등 돈과 관련된 문제 전반에 대해 객관적인 조언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화다. 불안한 투자로 마음이 흔들리면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체계적이고 균형 잡힌 재정 관리를 통해 남은 인생이 걱정보다는 여유와 즐거움으로 채워지길 바란다. 하루하루를 건강하고 기쁘게 보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은퇴의 성공이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재정관리 은퇴 은퇴 투자자 은퇴 재정 은퇴 자금

2025.1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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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내 주식만 안 오르는 이유

요즘 주식시장이 연일 상승세다. 시장 지수가 오르면 내 주식도 당연히 올라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지수는 치솟는데 내 계좌는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현상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바로 잘못된 종목 선택과 소수 대형주의 집중 현상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스펜서 제이콥(Spencer Jakab)은 이 불균형이 얼마나 심각한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S&P 500 지수가 오른 날, 그 구성 종목 중 임의로 한 종목을 고르면 실제로 그 종목이 상승했을 확률은 약 20%에 불과했다. 즉, 지수가 오를 때도 다섯 종목 중 네 종목은 하락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찰스 슈왑의 수석 전략가 리즈 앤 손더스(Liz Ann Sonders)에 따르면, 1990년 이후 S&P 500이 상승한 날 중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보다 더 많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이는 시장이 극도로 집중되고 불균형이 심화했음을 보여준다.   이 현상은 한국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매일경제신문은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 가까이 상승했지만, 돈을 벌었다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지수가 상승해도 대부분의 개인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도, 많은 투자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비이성적인 투자 심리 때문이다.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상승 초기에는 주저하다가, 이미 충분히 오른 뒤에야 시장에 진입한다. 그러다 손실을 오래 견디다 겨우 본전을 찾거나 약간의 이익이 나면 서둘러 팔아버린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두려움에 매도하거나 투자를 중단한다. 이로써 싸게 살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된다. 결국 ‘비쌀 때 사고, 쌀 때 파는’ 비합리적인 패턴을 반복하면서 시장 상승의 과실을 얻지 못한다.   시장의 정점이나 바닥을 정확히 맞힐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투자자 대부분은 두려움과 탐욕에 흔들리며, 시장 타이밍을 맞히려다 오히려 손실을 키운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연례 보고서 ‘Mind the Gap’은 이런 비효율을 수치로 보여준다. 잘못된 매매 타이밍 때문에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펀드 자체 수익률보다 10년 누적 기준 4% 이상 낮았다.   이 차이는 주로 공포에 휩싸여 폭락 직후 팔고, 시장이 회복될 때 다시 진입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상 가장 큰 상승 일의 절반은 약세장 도중 혹은 직후에 나타났다. 남들이 팔 때 버티거나 매수해야 하지만, 대부분은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현금화한다.   이런 실수는 개인 투자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조차 같은 심리적 오류를 반복한다. 펀드 매니저들의 현금 비중(Cash as a percentage of AUM)이 급격히 높아진 시점-2000년 5월, 2008년 12월, 2020년 4월-은 모두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직후였다.   표면적으로는 환매 대응을 위한 조치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비관론(Unhealthy Pessimism)이 작용한 결과였다. 전문가도 두려움 앞에서는 망설인다. 반대로 최근 펀드 매니저들의 현금 보유율은 10년 넘게 볼 수 없었던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현금이 거의 없는 시점은 과거 2000년대 초 기술주 버블 직전, 1970년대 초 강세장 정점 직전이었다. 역사는 언제나 과도한 낙관 뒤에는 조정이 따른다는 사실을 증명해 왔다.   진정한 투자자는 단기 등락이 아니라 자신의 계획을 얼마나 꾸준히 지켜가는가로 평가받는다.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투자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내와 원칙, 그것이 시장의 소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주식 요즘 주식시장 상승 종목 시장 상승

2025.12.1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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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노후대책, 은퇴, 그리고 사랑

젊은 시절에는 시간이 무한히 흐를 것처럼 느껴진다. 매일 아침 출근해 일하고, 아이들 학교와 학원 일정에 맞춰 하루를 보낸다. 어느새 세월은 흘러, 머리에는 흰빛이 돌고, 몸은 예전 같지 않다. 그렇게 바쁘게 살아온 세월 끝에 문득 마음속에서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은퇴 후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의 나는 그 준비를 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에게 은퇴 준비는 단순히 돈의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숫자나 잔고의 문제가 아니다. 노후대책은 결국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자신을 돌보는 사랑, 배우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책임감-이 모든 것이 노후 준비 속에 담겨 있다.   은퇴는 인생의 마침표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이다. 그동안의 의무와 책임에서 벗어나, 진짜 ‘삶’을 살아가는 시기다. 여행 다니고, 책을 읽고, 손주와 놀며 웃을 수 있는 여유, 그리고 오랜 친구들과 차 한 잔 나누는 평화로운 오후-그 모든 순간이 바로 은퇴 이후의 행복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우연히’ 오지 않는다. 꾸준한 준비와 훈련, 그리고 무엇보다 미리 시작하는 습관에서 비롯된다.   은퇴를 준비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꾸준한 투자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말고, 인덱스펀드나 ETF처럼 안정적인 장기 투자 종목에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넣는 것이다. 복리의 힘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작용한다.   둘째, 빚을 멀리하고 절제된 소비를 유지하는 것이다. 고금리 부채는 은퇴 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소비를 통해 행복을 사려 하기보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한, 빚을 내서 하는 투자는 투자 실패로 바로 이어진다.   셋째, 돈보다 관계에 투자하는 것이다.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건강과 가족, 친구와의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재정적 독립만큼이나 감정적, 관계적 독립도 중요하다.   은퇴 설계를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얼마를 모아야 충분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나 진정한 질문은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이다. 100만 달러를 모았더라도 불안한 사람은 불안하고, 절반만 있어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평안하다. 돈이 우리 삶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노후 재정을 준비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자. 그것은 단순히 유산이 아니다. 평생의 삶에서 보여준 태도와 습관, 책임감과 배려의 유산이다. 자녀에게 물려줄 가장 큰 자산은 돈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올바른 가치관이다.   노후대책의 마지막 목적지는 결국 ‘사랑’이다. 사랑은 말로도 전해지지만, 준비된 행동으로 더욱 깊이 전해진다. 오늘 하루의 작은 절약, 꾸준한 투자, 그리고 가족에게 전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모두 사랑의 표현이다.   은퇴란 삶이 멈추는 시점이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자유와 감사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가장 성숙한 사랑의 모습일 것이다. 추수감사절, 감사한 마음이다. 이명덕 / 재정학 박사재정칼럼 노후대책 은퇴 노후대책 은퇴 은퇴 설계 사랑 배우자

2025.11.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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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은 속도보다 방향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언제나 정든 고국의 소식에 마음이 간다. 최근 들려온 반가운 소식은, 한국의 코스피가 무려 70% 가까이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증시 역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대표 지수인 S&P 500의 상승률은 올해 들어 약 15%에 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주식에 투자해 볼까?”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는 단기적인 ‘속도’보다 장기적인 ‘방향’을 읽는 안목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잠시의 화려한 성과에 흔들리기보다,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바라보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큰 화제를 모은 콘텐츠 ‘K-pop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특히 미주 한인 2세들에게는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심어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을 만든 핵심 창작자들이 대부분 재외 동포 1.5세 혹은 2세라는 것이다. 그들은 한국 전통 소재인 도깨비, 저승사자, 갓, 까치호랑이를 기성세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해석했다. 그 낯선 시각이 바로 혁신의 출발점이었다.   투자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단기적인 성과나 국내 중심의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시장을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때 장기적인 성공의 길이 열린다.   10일 현재 환율(약 1457원)을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한국 주식시장의 총 시가총액은 약 2.3조 달러 수준이다. 이를 미국의 개별 기업들과 비교해 보면 규모의 차이가 확연하다. 엔비디아는 약 5조 달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4조 달러에 이른다. 즉, 한국 전체 주식시장의 크기가 미국의 한 대형 기업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위치(Location)’라면, 주식 투자에서는 ‘분산(Diversification)’이 핵심이다. 2023년 기준 한국 증시는 전 세계 시장의 약 1.3%, 미국 증시는 58.4%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자산 대부분을 한국 주식에 집중하는 것은 투자 기본 원칙에서 벗어난 ‘몰빵 투자’에 가깝다. 한곳에 집중된 투자는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를 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성이 훨씬 높다.   한국 주식시장은 단순히 규모가 작다는 점을 넘어, 분산 효과 자체가 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지배 구조의 문제가 크다. 많은 대기업이 여전히 재벌 중심의 가족 소유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업의 이익이 주주의 이익으로 곧바로 연결되기 어렵다. 소유주(재벌가)의 이해관계가 우선되다 보니, 주주 가치 제고보다는 내부 이익 보호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10년간(2015년~2024년) 한국의 코스피와 미국 S&P 500의 연간 수익률을 비교하면 장기적인 성과 차이가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 10년 코스피와 S&P 500 수익률을 비교해 보자.   2024년 약 -10%와 25.0%, 2023년 18.7%, 26.3%, 2022년 -24.9, -18.1%, 2021년 3.6%, 28.8%, 2020년 30.8%, 18.4%, 2019년 7.7%, 31.7%, 2018년 -17.3%, -4.41%, 2017년 22%, 21.9%, 2016년 3.3%, 11.9%, 그리고 2015년은 2.4%, 1.31%였다.     과거 10년 평균 수익률이 코스피는 3.6% 그리고 S&P 500 는 14.2%로 무려 10.7% 차이가 난다. 복리로 연 10%의 수익을 올리면 약 7년마다 자산이 두 배로 불어난다. 이 차이는 결국, 한국 시장에만 머물렀던 투자자들이 놓친 기회비용(Opportunity Cost)을 의미한다.   통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샘플 크기’다. 한국 주식시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 미국 시장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짧다. 샘플이 많을수록 데이터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이는 통계의 기본이자, 장기적인 투자 판단의 핵심 원리다. 역사적 데이터를 충분히 보유한 시장일수록 경제 위기와 회복, 기술 혁신과 경기 순환의 다양한 패턴이 축적돼 있다. 이런 데이터는 단기적 감정이 아닌 근거 있는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결국 투자 결정은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가족의 삶과 미래의 안정을 좌우한다. 그래서 언제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균형 잡힌 시각, 분산된 포트폴리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원칙. 이 세 가지가 재정적 안정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주식 속도 한국 주식시장 투자 기본 기준 한국

2025.11.1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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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시장 역사와 장기투자

투자자들의 대화 주제는 대개 요즘 뜨거운(Hot) 종목이다. 얼마에 투자했는데 얼마가 되었는지 무용담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저녁 식사까지 거하게 대접하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친지를 따라 주식 대박을 기대하며 투자 종목을 찾는다. 그러나 대박 종목을 찾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설사 운이 좋아 찾았다 해도 장기간 보유하여 큰 수익을 얻는 일은 더 어렵다.   1997년 아마존 IPO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약 1300만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무려 13만% 이상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주가 역시 직선으로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닷컴 버블 당시 고점 대비 9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매도한다면 연평균 30%라는 엄청난 수익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주식시장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주가 폭등이나 폭락을 미리 준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고점과 저점을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선가이자 투자자인 버나드 바룩은 이렇게 말했다. “바닥에서 매수하고 꼭대기에서 매도하려고 하지 마라.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자의 감정에 좌우된다. 따라서 단기 예측은 곧 인간 감정을 예측하는 것이며, 수백만 명의 집단 심리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 내일 아침 나 자신의 기분조차 알기 어렵지 않은가.   언론 기사, 방송, 인터넷, 유튜브는 모두 시시각각의 단기 투자 정보에 집중한다. “상반기 수익률이 좋았는데 갈아탈까요?”, “조정장이 온다면 잠시 쉬어야 할까요?”와 같은 기사 제목이 투자자의 마음을 흔든다. 그러나 성공적인 투자는 언제나 장기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투자자가 이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조급한 마음 때문에 실천하지 못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주식시장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전을 10번 던지면 앞면이 8~9번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100번 던지면 앞뒤 확률은 결국 반반에 가까워진다. 단기 투자에서는 수익률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예상 수익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원리와 같다.   워런 버핏의 동반자 찰리 멍거는 말했다. “미래를 결정하는 데 역사보다 더 좋은 선생님은 없다. 30달러짜리 역사책 안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답이 들어 있다.” 즉, 주식시장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미국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1.95%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장기 평균 연간 수익률인 10.3%(과거 100년)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수익률 10%는 7.2년마다 투자금이 두 배로 증가한다. 가치 투자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투표 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근육을 키우는 운동기계이다.”   지난 30년 동안 신흥국 외환위기, LTCM 사태, 닷컴 버블, 9·11 테러, 주택시장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부채위기, 팬데믹, 40년 만의 고물가 등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주식시장은 결국 회복하며 장기적으로 상승해 왔다.   과거의 주식시장 역사가 분명 보여준다. 주식시장은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결국에는 우상향하고 있다. 소액이라도 꾸준히 장기투자 하면 누구나 안락한 은퇴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장기투자 상반기 수익률 30달러짜리 역사책 예상 수익률

2025.09.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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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독이 되는 주식시장 예측

주식시장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대상이다. 투자자뿐 아니라 언론, 경제 전문가, 금융기관 모두가 해마다 주식시장의 향방을 예측한다. 하지만 이런 예측은 실제로 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잘못된 예측에 의존하다 보면 투자 결정을 그르치고, 장기적으로는 자산을 불리는 데 방해가 된다.   2024년 새해에 주식전략가(Stock Strategists)는 주식시장(S&P 500)이 7.4% 상승 그리고 시장전략가(Market Strategists)는 1.3% 상승으로 예측했다. 결과는 25.02%로 상승했다. 주식전략가라는 소위 전문가도 대부분이 주식시장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며 주식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2023년도 이와 비슷하다. 주식전략가는 17.5% 상승을 그리고 시장전략가는 6.2%로 각각 예측했지만, 연말에 주식시장은 26.3%로 상승했다. 한 연구소의 결과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주식시장 예측과 실제 수익률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다시 말해, 전문가들의 예측은 거의 맞지 않았다는 뜻이다.   대형 금융기관이라고 다르지 않다. 예컨대 2025년 초, 골드만삭스는 S&P 500 지수가 65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몇 달 만에 5900으로 낮췄다가 다시 6100으로 수정했다. 시티, 바클레이, JP모건 등 다른 금융사들도 시장 상황이 조금만 달라져도 예측을 바꾼다. 전문가조차 미래를 제대로 내다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투자자들은 이렇게 맞지 않는 예측에 여전히 귀 기울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급락할 때면 투자자는 공포를 느끼고, 급등할 때는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다’라는 두려움,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에 사로잡힌다. 이런 심리적 불안 때문에 사람들은 누군가의 예측에 기대어 안심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누구도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미국에서 화폐 통화와 이자율 등을 직접 조절하며 주식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연준 버냉키(Fed chairman Ben Bernanke)는 고별사에서 “과거로부터 배운 여러 가지 중에서 으뜸인 것은 미래를 예측할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조차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이다.   예측을 좇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다. 역사적 데이터가 이를 잘 보여준다. 주식시장 수익률(S&P 500)은 2024년 말 기준으로 지난 5년 연평균 15.37%, 10년은 13.3%, 20년은 10.47%, 그리고 30년은 10.98%, 그리고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수익률이 12.39%를 기록했다.     즉, 단기적인 시장 흐름을 맞추려고 애쓰기보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연평균 10% 수익률은 복리 효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10만 달러를 투자하면 약 7.2년 뒤에는 20만 달러, 14.4년 뒤에는 40만 달러, 23년 뒤에는 80만 달러가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단기 시장 예측은 투자자에게 독이 된다.”라고 말했다.   은퇴 준비와 노후 자금 마련은 몇 년 단위가 아닌 수십 년의 시간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 시장 예측에 기대다가는 투자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의 역사가 말해주듯, 꾸준하고 장기적인 투자야말로 자산을 지키고 불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예측 주식시장 예측 주식시장 수익률 투자 손실

2025.09.0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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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주식투자 조언의 함정

“유망한 기업에 장기 투자하면 몇 배, 몇십 배로 불어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임 회사에 투자하면 성공한다.” “주가가 저렴한 한국 기업에 투자하라.”   이처럼 그럴듯하게 들리는 조언을 내놓는 투자 전문가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대부분 근거 없는 희망에 불과하며,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펠로톤(Peloton)이다. 팬데믹 동안 홈트레이닝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펠로톤의 시가총액은 한때 5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시 CEO는 15년 안에 1조 달러 기업이 될 거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진정되자 수요가 급감했고, 현재 주가는 최고점 대비 95% 폭락했다.   이 사례는 기업 내부 경영진조차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경영 전략, 경쟁사 동향, 재무제표 등 방대한 정보를 쥐고 있어도 향방을 맞히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경영진이 치명적인 문제를 외부에 솔직히 털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단순히 기업을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유망한 기업을 고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이 자주 쓰는 ‘저평가’라는 표현도 조심해야 한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된 것은 아니다. 산업 특성, 성장 가능성, 시장 환경 등 복합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하며, 결국 저평가는 주관적인 해석일 뿐 투자 근거가 될 수 없다.   기업 컨설턴트 마이클 모부신은 저서『More Than You Know』에서 ‘클록스피드(Clockspeed)’ 개념을 소개하며 산업 변화 속도가 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기술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는 기업 수명, 전략, 가치 평가 방식이 순식간에 바뀌어 전통적인 평가 방식이 무용지물이 된다.   과거 포천 500대 기업의 평균 생존 기간은 75년이었지만, 현재는 15년으로 줄었다.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우버 같은 신생 혁신 기업은 과거의 코카콜라나 GE와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산업 변화가 가속화될수록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회사의 동업자가 되는 것이며, 경영자의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평생을 함께 살아온 부부조차 서로의 속마음을 모두 알 수 없다. 하물며 일반 투자자가 경영자의 진정성이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경영자의 인터뷰, 주주서한 등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지만, 겉으로 드러난 정보만으로 자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설령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전문가의 유튜브 방송을 시청하거나 지인의 소개로 특정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도박장에서 베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투자하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이나 가족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장밋빛 전망에 기대어 특정 종목에 쏟아붓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막연한 기대나 감정이 아닌, 분산투자와 같은 검증된 투자 원칙을 기반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정한 투자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주식투자 조언 투자 전문가들 투자 근거 산업 변화

2025.08.2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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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칼럼] 국민 총생산량과 주식시장

2025년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3.0% 성장했다. 경제가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주식 투자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체감 경기가 여전히 나쁘게 느껴지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성장은 곧 부의 축적 기회를 의미하며, 이를 잘 활용하는 개인 투자자도 점점 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GDP와 주식시장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더 넓은 시각에서 살펴보자.   미국이 독립한 지 249년이 지났다. 당시에는 국민 자산에 대한 통계조차 존재하지 않았을 만큼 자산 수준이 미미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국민 전체의 순자산은 약 180조 달러($180 trillion)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순자산이란 주택, 주식, 채권, 자동차, 현금 등 모든 자산에서 부채(주택 담보 대출, 신용카드 부채,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 등)를 뺀 순수한 자산을 말한다.   1776년 독립 당시 국민의 약 90%가 농업에 종사했지만, 현재는 1%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국은 식량 자급은 물론 농산물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을까? 답은 분명하다. 바로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Innovation & Productivity) 덕분이다. 과거 농업에 종사하던 다수는 이제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산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GDP는 1948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이익은 연평균 약 3%,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평균 2.5%씩 증가했다.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통해 더 낮은 비용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수익을 창출한다. 이익은 배당금, 자사주 매입, 그리고 재투자를 통해 투자자에게 돌아가며, 그 결과 기업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15년간의 주식시장 상승을 근거로 조정장이 곧 올 것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런 경고가 실제 투자 수익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2010년 초부터 2024년 말까지 미국 주식시장은 400% 이상 상승했다. 10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은 50만 달러 이상을 손에 넣었다. 시장의 단기 흐름을 예측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한 이들은 상당한 수익을 얻은 반면, 투자를 망설인 사람들은 그 기회를 놓친 셈이다.   일반적으로 GDP가 성장하면 S&P 500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으로 GDP가 1% 성장할 때 기업 이익은 약 2.5~3%씩 더 빠르게 증가해 왔다. 물론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항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성장해 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수많은 기업 중 누군가는 항상 수익을 내며, 투자자들은 그 수익을 기대하며 시장에 계속 자금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모든 투자에는 ‘위험(Risk)’이 따르며, 피할 수 없는 하락도 존재한다. 따라서 하락장이 왔을 때에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워런 버핏의 오랜 동업자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했다. “한 세기에 두세 번 주가가 50% 하락하는 상황을 침착하게 견디지 못한다면, 당신은 기업의 수익 창출 결과를 누릴 자격이 없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401(k) 백만장자 수는 약 53만7000 명으로, 2023년 말의 42만2000 명 대비 27% 증가했다.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월급이나 자영업 수입만으로는 자산 형성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죽을 때까지 일하게 될 것이다.”   내일, 다음달,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팬데믹처럼 전혀 예상치 못 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해 온 사람만이 그 대가를 누릴 수 있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총생산량 주식시장 주식시장 상승 국민 자산 투자 수익

2025.08.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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