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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차별의 강을 건너

Chicago

2025.09.1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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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

이기희

차별은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차별을 극복하는 길은 차별한 사람보다 더 나아지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 세상 어느 곳에도 차별은 존재한다.
 
‘내가 아는 동양 사람들 중에서 네가 제일 똑똑해’라는 말은 칭찬이 아니라 한국 사람을 까는 말이다. 동양인을 얕보고 깔보는 뜻이다. 동양 사람은 무식하고 예의 없고 거렁뱅이란 뜻이다.  
 
거렁뱅이(Begger)는 남에게 빌어먹는 사람이다. 영어 속담 명언 사전에 ‘거렁뱅이는 거렁뱅이와 어울리게 하라(Let beggers match with beggars)’는 말이 나온다. ‘끼리끼리 놀아라’는 말이다.
 
‘칭챙총’은 서양권에서 동양인, 특히 중국인을 조롱할 때 사용하는 비하 표현이다. ‘이상하고 우스꽝스럽다’라는 의미로 문화적인 모욕이 담긴 말이다.
 
19세기 미국으로 대거 이주한 중국인 노동자들은 값싼 노동력으로 철도 건설, 광산, 세탁업에 종사했는데 중국인들의 언어를 희화화 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그 이후로 아시아인 전체를 향한 조롱 섞인 차별적 영어 슬랭으로 굳어졌다.
 
‘니거’는 라틴어 ‘niger(검은색)’에서 파생된 단어로 17-19세기 미국 노예제도 시대에 흑인 노예를 부르는 명칭이다. 니거(Nigger)는 가장 금기시되는 인종차별 슬랭이다. 미국 역사 속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여 절대로 사용해선 안 된다.
 
봉시아저씨(이제는 할배)는 40년이 넘도록 우리집 대소사를 챙겨 주고 화랑일을 맡아 집사 역할을 한다. 레스트랑을 여러 곳에 운영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우서방 대신 집 안팍 일 도와주고 애들 운동 경기 응원하러 간다.
 
라오스에서 경찰 신분이였는데 공산 세력을 피해 정글을 헤매며 목숨을 건졌다. 과일 열매나 별의 별 것 다 잡아먹으며 정글에 숨어 한달 만에 타일랜드에 도착해 가족 상봉을 한다. 우여곡절, 난민 자격으로 온 식구가 미국에 정착해서 8명의 자녀가 결혼해 17명의 손주를 두었으니 성공한 이민자로 꼽힌다.
 
어떠한 상황에도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는다’를 나는 믿는 편이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키 작고 왜소한 봉시 아저씨가 서투른 영어로 말을 해도 아무도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일이다. 화랑 손님들은 오히려 주인보다 봉시 아저씨를 더 찿는다. 인품은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봉시는 한결 같은 마음과 정성으로 누구에게도 똑같은 태도로 느린자의 미학을 실천한다.
 
‘FOB(Fresh Off the Boat)’는 원래 멋쩍고 어색한 상황이나 상태를 말한다. 물 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어색하고 적응을 못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영어가 서툴고 서양문화에 익숙하지 않는 아시아 이민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Oriental(동양인)’은 이국적이고 낯선 차별적 뉘앙스로 사용되어 ‘Asian’이라고 지칭해야 한다. ‘GooK’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동양인을 명칭할 때 썼던 단어인데, 지금도 아시아인을 비하할 때 사용된다.
 
강물은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을 모두 껴안고 큰 바다로 흐른다. 편견과 차별을 넘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면 다함께 차별의 강을 건널 수 있다.
 
잘난 체 있는 체 하지 않고, 공공 장소에서 소란스럽게 떠들지 말고, 누구에게나 정중하게 대하고, 언행을 가다듬고, 낮은 자세로 친절과 사랑을 베풀면 목화 꽃으로 명주실을 잣아올리듯 아름다운 조각 이불을 함께 수 놓을 수 있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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