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국문화원이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2006)을 조명하는 특별전 ‘Nam June Paik: The Communicator’를 오는 9월 26일부터 11월 2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아트센터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협력해 마련됐으며,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계 속에서 구축한 성과와 위상을 되짚고 그 중심에 선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백남준은 단순한 매체 실험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인간과 문화 사이의 소통을 열고자 했던 소통의 예술가였다.
그는 오늘날 K-컬처의 근간이 된 문화 간 연결성을 예술로 실현해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감상의 대상을 넘어 참여와 교감을 중시하며, 동서양과 전통과 현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대표작 ‘TV 첼로(2002)’와 로봇 시리즈 등은 전자매체와 전통적 형상을 결합해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출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TV 수상기를 결합해 만든 로봇 작품들은 기술이 인간의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존재론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을 담아낸 작업이다.
1층 인트로 공간에서는 백남준의 ‘칭기즈 칸의 복권(1993)’과 함께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2025 ONSO 아티스트 공모전 대상작인 김아름 작가의 ‘미래로 가는 자동차(2025)’가 전시된다.
이는 백남준이 남긴 예술 정신이 오늘날에도 젊은 세대와의 대화 속에서 살아 있음을 보여주며, 미래로의 확장을 모색하는 예술적 실험이다.
뉴욕은 백남준의 예술 여정에서 상징적인 도시다. 그는 이곳에서 기술과 매체를 넘나드는 전 지구적 감각을 펼쳤고, 예술과 과학, 동양과 서양, 개인과 세계가 만나는 소통의 언어를 구현했다.
조희성 뉴욕한국문화원 시각예술팀 디렉터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방과 소통의 정신을 백남준의 예술 속에서 다시금 조명하고자 한다”며, “그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성취와 맞닿아 있으며 K-컬처의 상징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남희 백남준아트센터 관장도 “백남준은 끊임없는 실험과 도전을 통해 전 지구적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한 예술가였다”며 이번 전시의 국제적 의미를 강조했다.
정무성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백남준의 예술은 기술과 인간,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힘을 지닌다”며 젊은 창작자들과의 연대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