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스·히어스 루킹 앳 유 등 올해만 50곳 산불·불체단속 등 악재 겹쳐 매출 급감 일자리 1만8700개 소멸, 지역 경제 충격
올 들어 산불과 불체단속 등 악재가 겹치면서 올데이 베이비(왼쪽부터), 히어스 루킹 앳 유, 콜스 등 LA지역 유명 레스토랑 50여곳이 폐업했다. [각 업소 웹사이트 화면 캡처]
LA 유명 레스토랑들이 최근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가까스로 버텼지만 대형 산불, 불체단속, 시위, 시위에 따른 야간 통행 금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이 곤두박칠쳤기 때문이다.
117년 역사의 다운타운 레스토랑 ‘콜스’는 지난달 폐업했다. 세드 모세스 사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불체단속 반대 시위에 따른 일주일 야간 통행금지가 폐업에 결정적이었다”며 “올해 초까지 간신히 버텼지만 산불과 시위가 이어지며 더는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한인타운의 ‘히어스 루킹 앳 유(Here’s Looking At You)’도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이곳은 LA타임스 선정 ‘101대 레스토랑’에서 15위에 오를 만큼 주목받았지만, 팬데믹으로 17개월간 영업을 중단했다가 모금으로 재개했음에도 끝내 버티지 못했다. 지난 5월 실버레이크의 또 다른 레스토랑 ‘올 데이 베이비(All Day Baby)’를 폐업한 리엔 타 업주는 “전국의 요식업계가 회복하는 사이 LA는 오히려 뒷걸음질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의 폐업은 진행 중이다. LA다운타운의 인기 레스토랑 ‘차차차’는 오는 10월 영업을 종료한다. 공동 소유주 알레한드로 마린은 “불체 단속 반대 시위로 손님이 급감한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매일 쌓이는 손실로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이 밖에도 한인 스타 셰프 윤상의 ‘파더스 오피스’ 다운타운 지점을 비롯해 샌타모니카의 ‘캐시아’, 패서디나의 ‘바 셀루’, 웨스트할리우드의 ‘A.O.C.’ 브렌트우드 지점도 문을 닫았다. 또 ‘비시클레트 비스트로’, ‘모드’, ‘알리멘토’, ‘애니멀’, ‘만즈케’ 등 긴 대기줄로 화제를 모았던 식당들도 폐업 업소 명단에 올랐다. 일부는 매각됐고, 일부는 다른 업종으로 전환되거나 빈 점포로 남았다.
외식업계는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진단한다. A.O.C. 공동 소유주 캐롤라인 스타인은 “25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은 처음”이라며 “계속되는 침체 속에 무너지는 업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LA 비영리 단체 독립외식위원회(IHC)는 지난해 약 2만9000개 식당 중 100곳이 폐업했고, 올해 들어 8월까지 추가로 50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했다. 캘리포니아 고용개발국(EDD)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LA 레스토랑 일자리는 1만8700개(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뉴욕시의 레스토랑 고용 감소율이 2.4%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소비 위축도 확인된다. 예약 플랫폼 오픈테이블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LA 레스토랑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다고 전했다.
한때 미국 최고의 미식 도시로 꼽히던 LA 외식업계가 흔들리면서 지역 경제에도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남가주는 경기 변동이 심한 곳”이라며 “산불 피해 복구와 2028년 올림픽 개최가 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