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물은 점점 희소 자원으로 변하고 있다. 주 당국과 산업계는 다음 가뭄이 닥칠 경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달라스 모닝 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역 경제는 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성장세는 이미 한계에 이른 천연자원과 충돌하고 있다. 텍사스주의 기존 수자원은 과도한 사용, 지속적인 건조한 날씨, 장기간 이어지는 고온, 노후화된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같은 물 의존 기술로 인해 점점 고갈되고 있다.
차기 주의회를 앞두고 텍사스 지도자들은 주민과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경우, 몇십년 안에 가정용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의회는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가 요구한 ‘텍사스식 대규모 투자(Texas-sized investment)’에 응답해, 2027년부터 2047년까지 매년 10억 달러를 신설된 ‘텍사스 워터 펀드(Texas Water Fund)’에 배정하는 내용의 주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중 절반은 신규 수자원 확보, 나머지 절반은 인프라 개선에 쓰일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오는 11월 주민투표로 확정된다.
달라스에 있는 텍사스 A&M 대학 애그리라이프 리서치·확장센터 소속 텍사스 수자원연구소(Texas Water Resources Institute’s Urban Water team at the Texas A&M AgriLife Research and Extension Center)의 딘 민칠로(Dean Minchill) 스페셜리스트는 “이번 자금과 물 관리 계획이 ‘최악의 가뭄’에 대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 북 텍사스 호수들이 지금은 가득 차 있지만 방심해선 안된다. 문제는 ‘언제’가 아니라 ‘얼마나 심각할지’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비영리 공공정책 그룹인 ‘텍사스 2036(Texas 2036)’이 작년말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85%가 향후 물 부족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는 장기적인 수자원 및 인프라 투자 전략에 찬성했다.
텍사스 2036의 제러미 마주르(Jeremy Mazur) 인프라·자원정책 국장은 “신뢰할 수 있는 수자원 인프라에 투자하고 이를 뒷받침할 장기적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농업이나 에너지 산업 등 물에 의존하는 산업이 물을 쓰지 못하면 텍사스 경제 기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수자원을 소비하는 방식 역시 급속한 도시화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농업이 최대 물 소비처였으나, ‘텍사스 수자원개발위원회(Texas Water Development Board)의 ‘2022년 주 물 계획(2022 State Water Plan)’에 따르면 2060년까지는 도시 상수도 수요가 이를 추월할 전망이다.
앞으로 50년간 총 수요는 120%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70년에는 절반 가까이가 도시 상수도 수요에서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 전체 인구도 5,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텍사스 수자원위원회 16개 권역 중 달라스-포트워스와 휴스턴 지역이 전체 인구 증가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 텍사스 800만명 이상의 주민에게 안정적인 식수 공급과 하수처리를 제공하는 일은 여러 기관이 분담하고 있다. 달라스 상수도국(Dallas Water Utilities), 북 텍사스 상수도 지구(North Texas Municipal Water District), 태런트 지역 상수도 지구(Tarrant Regional Water District)가 각각 200만명 이상을 담당하며, 트리니티강 관리국(Trinity River Authority)과 어퍼 트리니티 지역 상수도 지구(Upper Trinity Regional Water District)도 수십만명의 수요를 맡고 있다.
이들 기관은 증가하는 고객에게 물을 공급하는 동시에 요금 부담을 최소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달라스 상수도국 새라 스탠디퍼(Sarah Standifer) 국장은 “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야기하는 게 기쁘다. 계속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수자원 확보 못지않게 기존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누수 탐지 시스템 구축과 같은 기술 투자, 급수 시간 제한, 고효율 변기 보급 프로그램 등을 사례로 들었다. 스탠디퍼는 “사람들이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물이 나온다면 우리는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민 교육과 홍보도 절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태런트 지역 상수도 지구의 댄 부만(Dan Buhman) 제너럴 매니저는 올봄 텍사스 수자원위원회의 ‘리전 C 물 계획 그룹(Region C Water Planning Group)’ 의장에 선출됐다. 10년 넘게 업계에서 일해온 그는 “이제는 보존과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더욱 강화됐다”며 “절약은 가장 중요한 새로운 초점이 됐다”고 전했다.
부만은 지난해 절수 교육을 통해 2,600만 갤런(약 20%의 도시 상수도량)을 절약했다고 밝혔다. 또 2천 에이커 규모의 인공 습지를 운영 중이며 3천 에이커 추가 건설과 첫 대수층 저장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그는 “가능한 한 기존 자원을 오래 쓰고 우리가 가진 것을 잘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주의회가 재원 마련 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주전역 수자원 당국은 최신 계획을 검토·작성했다. 텍사스 수자원개발위원회의 ‘주 물 계획’은 최악의 가뭄 상황을 기준으로 5년마다 갱신되며 차기 계획은 2027년에 발표된다. 현재 16개 지역 그룹이 각자 5년 주기로 계획을 검토 중이며 이들 지역 계획은 주 단위 계획보다 1년 먼저 공개돼 이를 뒷받침한다.
리전 C 관할구역은 달라스, 콜린, 덴튼, 엘리스, 태런트 등 북 텍사스 16개 카운티 전체 또는 일부를 포함한다. 리전 C는 2080년까지 전체 수자원의 약 40%를 자체 확보, 10%를 기존 자원 연계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33%는 절약과 재활용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20%의 수요 격차가 남는다.
전문가들은 신규 저수지 건설이나 강물 활용 프로젝트가 이 격차를 메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마주르 국장은 “지금이야말로 수자원 포트폴리오를 확충하고 주거·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때다. 텍사스는 스스로 부츠 끈을 동여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