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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거니 밀스 몰

Chicago

2025.09.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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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

박춘호

시카고 북부 서버브인 거니는 아울렛 쇼핑몰로 유명하다. 1991년 개장했고 오랫동안 시어스 그랜드가 앵커 테넌트로 있있다. 지금이야 오헤어공항 근처 로즈몬트에도 아울렛이 생겼고 서부 서버브 오로라에도 초대형 규모의 아울렛이 생겨서 시카고 주민들이 자주 찾지만 2000년대만 해도 시카고에서 가장 가까운 아울렛은 거니 밀스 몰이었다. 거니 몰에서 북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위스콘신주 케노샤에 위치한 플레즌트 프레리 프리미엄 아웃렛도 있다. 그래서 시카고 주민들은 거니 몰에서 일단 쇼핑을 한 뒤 모자라거나 구입하지 못한 물건이 있으면 케노샤 몰로 가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샤핑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몰들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일부 아마존 배송의 경우 오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에는 문 앞에 물건들이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제품 배송이 그런건 아니고 일상 생활에 자주 쓰이는 물건들의 경우 대도시 곳곳에 세워진 아마존 물류 창고에 미리 물건을 준비해 뒀다가 주문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아마존은 또 주요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신선 식품 배송도 시작했다. 이제 온라인 쇼핑은 피할 수 없는 필수가 된 시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거니 몰을 보면 속절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던 오프라인 몰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거니 몰은 팬데믹 이전까지 전체 몰 면적의 79%가 입주된 상태였다. 이후 입주율은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입주율은 95%로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오프라인 쇼핑몰의 반란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거니 몰의 이런 반전은 오프라인 쇼핑몰의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전체 쇼핑 금액 중에서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미국 기준으로 전체 쇼핑의 16%에 머물고 있다. 분기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10%대에서 20%대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온라인 쇼핑의 등장으로 전체 쇼핑이 모두 모바일이나 랩탑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세계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현재까지는 오프라인 쇼핑의 비중이 훨씬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비율은 점진적으로 온라인쪽으로 옮겨가지만 그 템포는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아울러 쇼핑몰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독특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만져보고 점원들과의 대화나 소통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한다는 것이다. 두 방식을 합쳐 최선의 조합을 찾는 것이 요즘 소비자다.  
 
온라인 상점 역시 단가가 비싸 배송비를 상쇄할 수 있는 첨단 전자제품이 아닐 경우 고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이다. 아마존이 초기 서적 판매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책만 팔아서는 온라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반스앤노블의 경우 온라인 매출보다 오프라인 매출이 더 크고 이익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쇼핑 몰은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 아닌 커뮤니티 센터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몰에서 소비자들은 재미를 찾고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만지고 시도하고 구입하는 것이 몰에서 이뤄진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몰이라면 이러한 경험은 극대화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모든 몰들이 번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몰 중에서도 모든 상점이 한 건물에 들어가 있으면서 공동 출입구를 사용하곤 하는 enclosed malls나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몰들은 트렌드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몰의 위치와 효율적인 운영, 주요 입주 업체가 무엇이냐 등에 따라 몰도 온라인 쇼핑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니 몰의 경우 94번 고속도로 선상에 있으면서 시카고 북부 서버브에서 멀지 않다는 장점, 인근에 해군 훈련소가 있어 군인들이 선호하는 외출 지역이라는 점 등은 분명 강점이다. 거니 몰이 규모가 작은 로컬 업체들을 입주시키고 임대 계약 기간을 줄이면서 입주 업체들을 채우는 것을 보면서 오프라인 몰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확인해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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