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인상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뉴스를 접하면 좀 심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전기 요금과 집 보험료의 인상이 더욱 그렇다. 전기 요금은 아무리 줄이려고 해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상 생활에 전기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든 현대 생활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폭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름철이라면 에어콘 온도를 더 높게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더군다나 지난 6월은 시카고의 최고 기온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올라가면서 전기 사용은 급증한 상태다. 이에 맞춰 전기 요금 인상까지 적용됐으니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기 요금 체계는 일반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돼 있다. 우선 시카고 지역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사는 단순히 전기를 배달하는 구조다. 전기를 공급받고 원가에 이윤을 붙이지 않고 이를 배달하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전기 요금 청구서를 보면 전기 요금 원가와 이에 따른 사용료, 배달료가 별도로 부과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컴에드는 어디서 전기를 공급받을까. 해답은 전기 공급망 업체에 있다. 시카고를 포함한 13개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는데 이를 전기 공급망(electric grid) 이라고 부른다. 이 공급망 업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전력소 등을 통해 전기를 구입하고 가격을 산정한다. 이 과정은 입찰을 통해 이뤄지는데 내년 전기 요금 구입을 위한 입찰이 최근 완료됐다. 그 결과 올해보다 20% 이상 오른 전기 공급 가격이 확정됐다. 결국 내년에는 전기 요금이 또 두 자릿수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컴에드는 이 가격으로 전기를 받아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큰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기 공급 시설을 현대화하고 배송 과정에서의 손실을 막기 위한 시스템에 투자하기 위해 요금을 올릴 경우 등은 컴에드가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이처럼 전기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은 비단 시카고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적인 추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전기에 대한 수요가 뛰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그리고 전기 수요의 대부분은 데이터 센터에서 찾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요즘은 각자가 들고 다니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소모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은 자체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즉 기존에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해 데이터 센터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확보하거나 이미 운영중인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자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전과 맺은 계약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7년에서 10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들 빅테크 입장에서는 이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전기 요금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생 에너지로 확보한 전기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점차 줄어들면서 전기 요금 인상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집 보험료 인상 소식도 들려왔다.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 팜이 집 보험료를 두 자릿수 이상 올린다는 것이다. 인상 원인은 기존 보험료로는 가입자들이 청구하고 있는 보험 지급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의 주장이다. 일리노이의 경우에도 지난 15년 중 13년은 보험사가 각 가정에 지급한 금액이 거둔 보험료보다 많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보험 지급액이 높아진 이유로는 극심한 기후 변화가 꼽힌다. 시카고의 경우 폭풍우와 우박, 홍수 등의 피해로 인해 보험 지급액이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는데에는 동의할 수 있겠으나 월 보험료가 20% 안팎으로 뛴다는 것은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일리노이주 보험료 인상 과정은 보험사가 해당 기관에 보험료 인상 여부만 고지하면 문제가 없어 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트팜과 함께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사 역시 올해 초 집 보험료를 이미 인상한 바 있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집 보험과 함께 자동차 보험 역시 자동차 사고 시 부담해야 하는 수리비 인상과 차량 부품값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가 최근 눈에 띄게 오르기도 했다. 물가 인상은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다른 저렴한 보험으로 갈아탈 수는 있겠지만 삶의 질은 떨어지고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서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요원하다. 당장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해결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공지능 트렌드를 거슬러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게다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재산세와 판매세의 부담을 항상 지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래저래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전기요금 전기 공급망 전기 요금 요금 인상
2025.07.30. 13:30
인구 2만명의 쿡카운티 서버브. 94번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시는 1892년 조지 돌튼이라는 여객선 산업을 하는 초기 정착주민의 이름을 따서 설립됐다. 이후 제조업이 번성했고 열차 제조업이 크게 부흥했다. 인근에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열차 제조사인 풀만사가 있어 이와 연계된 관련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산물로 만든 제품과 벽돌 제조업도 번성했는데 이는 인근에 거대하게 형성된 진흙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면 90%가 흑인이고 백인과 라티노, 아시안 비중은 미약하다. 중간 가구 소득은 5만8000달러 가량이다. 최근 몇년 간은 논란을 불고 온 시장으로 인해 미디어의 집중적인 이목도 끌었다. 티파니 헨야드라는 시장이 시 재정을 낭비하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도시는 돌튼(Dolton)이다.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20마일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서버브로 동쪽으로는 캘류맷 시티, 남쪽으로는 사우스 홀랜드, 서쪽으로는 하비, 북쪽으로는 웨스트 풀만으로 둘러쌓인 도시다. 94번 고속도로를 타고 인디애나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산 크기의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가 나오고 우측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돌튼이다. 이 돌튼이 최근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교황 리오 14세가 살었던 집이 있기 때문이다. 본명이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인 교황 리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시카고의 머시 병원에서 출생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 돌튼에서 부모와 두 명의 형과 함께 지냈다. 교황은 시카고 리버데일 커뮤니티와 인접한 링컨길의 성모승천 성당(St. Mary of the Assumption)에 다녔고 성당이 운영하는 학교에 재학하면서 성당 합창단원으로, 복사(Altar boy)로도 일했다. 당시 돌튼에 살았던 주민들은 성모승천 성당과 학교는 지역사회 허브로 많은 행사와 추억들이 담긴 공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에는 천주교 신자라면 당연히 자녀들을 가톨릭 학교에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성모승천 성당은 1880년대 설립됐으며 첫 건물은 137가와 인디애나길이 만나는 곳에 세워졌다. 당시 이 성당 건립에 사용된 목재는 기부로 충당됐으며 부지는 열차 제조사 대표였던 조지 풀만이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성당 건물은 1916년에 지어졌고 교황이 실제로 다녔던 성당 건물은 1956년, 교황이 태어난 후 1년 뒤에 건립됐다. 138가와 레이덴길에 위치한 이 성당은 아쉽게도 1989년 문을 닫았다. 신도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성당 건물 자체는 남아 있다. 돌튼시에 따르면 성당 주변에는 1960년대 당시 큰 영화관과 상점들이 즐비했다. 또 어린 자녀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소프트볼 경기장도 공원 곳곳에 마련되기도 했다. 돌튼 공원에서는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동안 연중 가장 큰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퍼레이드와 카니발을 중심으로 7월1일부터 4일까지 축제 기간이 지속됐는데 이 전통은 1930년대에 시작돼 1990년대까지 계속됐다. 돌튼에는 또 교황이 다녔던 유치원도 있다. 아이반호 매너 스쿨이라는 곳인데 142가에 위치한 이 곳은 현재 148 교육지구의 유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유치원을 다닌 교황은 이후 성모승천 성당 학교에 재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성모승천 성당 학교를 1969년에 졸업하고 미시간주에 있는 세인트 오거스틴 신학 고교로 진학한다. 이후 잠시 시카고 남부 서버브 올림피아 필즈의 톨렌타인 신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그 뒤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빌라노바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다. 톨렌타인 신학교는 112에이커 부지에 1958년 개교한 곳으로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운영했다. 학교 이름은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가입한 톨렌타인의 성인 니콜라스에서 따왔다. 올림피아 필즈의 톨렌타인 신학교는 1968년 문을 열었으나 시카고의 하이드파크에 가톨릭 신학대학교가 개교하면서 많은 신학생들이 그쪽으로 옮겨가며 1974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아직도 신학교 교정은 그 자리에 있으며 현재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 신부들이 은퇴하고 머무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학교 인근에는 시카고를 상징하는 음식인 딥 디쉬 피자 전문점 아우렐리오 피자가 위치해 있다. 홈우드에 위치한 이 딥 디쉬 피자집은 교황 리오 14세의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교황이 추기경이었을 당시 이 곳을 방문해 친구, 지인들과 딥 디쉬 피자를 먹고 기념 사진을 촬영한 것이 이 피자집에 걸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이슨 하우스 돌튼 시장에 따르면 교황이 살던 집은 시가 37만5000달러를 주고 최근 매입한 상태다. 212번지 이스트 141가에 위치한 이 집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는 시가 구성한 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 집은 교황이 부모와 두 형과 함께 살었던 곳으로 1969년 미시간 신학 고등학교로 이주하기 전까지 줄곧 거주했다. 교황의 아버지 루이스 프리보스트는 학교 교직원이었고 1997년에 사망했다. 어머니인 밀드레드는 도서관 사서였고 1990년에 별세했다. 1949년에 건축된 이 집은 교황의 아버지가 1996년에 5만8000달러에 매각했고 작년 주택 수리 후 판매하는 업자가 6만6000달러에 매입했다. 주방과 바닥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끝낸 것으로 나타난 이 집을 두고 시에서는 일단 교황에 거주했을 당시로 복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교황 리오 성모승천 성당 성당 건립
2025.07.23. 12:36
시카고가 갖고 있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 중 하나는 전국에서 가장 쥐가 들끓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다. 이는 방역 전문 업체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매년 발표되고 있는데 그만큼 시카고가 위생적으로 낙후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도시의 고유한 특성도 자리잡고 있다. 일단 전국에서 가장 쥐가 많은 도시로 선정되었다는 조사를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는 방역 전문 업체인 오킨스사가 도시별 쥐 방역 의뢰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오킨스사는 지난 10년간 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매년 시카고가 가장 많은 방역 의뢰 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쥐가 주거 환경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쥐가 박테리아를 지니고 있어 렙토스파라증(leptospirosis)과 같은 질병을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병은 감기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고 장기 손상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대할 수는 없다. 쥐는 또 정신 건강에도 이롭지 못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쥐를 본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섯 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는 왜 이렇게 쥐가 많은 걸까? 전체 거주 인구 수로 따지면 뉴욕이나 L.A.에 더 많은 쥐가 서식해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에 대한 원인은 시카고의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시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뒷골목(alleys)을 꼽는다. 시카고의 전형적인 주택가라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뒷골목은 쥐들에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쥐들이 사람과 차량 운행이 빈번한 집 앞 길 대신 뒷골목에 쉽게 숨을 수 있고 새끼를 낳고 기를 수 있으며 골목마다 놓은 쓰레기통에서 먹이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 서버브로만 나와도 시내와 같은 네트워크식으로 짜여진 뒷골목이 없어 쥐들의 서식 환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3대 대도시로 많은 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환경 역시 쥐들이 번식하기 좋은 편이다. 특히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쥐들이 쓰레기통 근처에서 자리를 잡고 살기에 용이하다. 쓰레기 봉투를 제대로 묶지 않고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통 밖으로 나오게 되면 쥐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건축적인 특징도 시카고에 많은 쥐들이 서식하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 건축의 도시인 시카고는 다른 주요 도시에 비해서도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이후 시카고의 주요 건축물들이 들어섰는데 이 건물들은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많은 틈새를 보이면서 쥐들이 이동하는 루트로 활용된다. 또 나무로 된 포치와 상하수도관 사이의 벌어진 틈으로 인해 쥐들이 쉽게 주택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아울러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 기존에 서식하던 쥐들이 다른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로 이동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시카고에 서식하는 쥐의 종류 역시 번식에 능해 개체수 확장이 쉽다. 노르웨이 쥐가 대표적인 시카고 서식종인데 이 쥐는 일년에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친다. 이로 인해 쥐의 개체수를 컨트롤 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시카고의 날씨 역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쥐들은 고온다습한 여름이나 혹독한 추위에도 건물 내부로 피하려는 습성을 보이기 때문에 인간들과 마주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들로 인해 시카고에 다른 도시보다 많은 쥐가 서식하고 있으며 사람들 눈에 자주 띄여 방역 건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최근에는 다양한 시도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새끼를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기존 쥐 퇴치에는 쥐약을 뿌려 개체수를 줄이는 방안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새끼를 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도입되기도 했다. 특정 약물을 들어간 작은 소시지 모양의 미끼를 쥐들이 지나가는 경로에 둬 이를 먹게 만들면 이 약물로 인해 쥐들은 약 6개월간 새끼를 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쥐약에 비해 환경적으로도 안정적이다. 일반 쥐약의 경우 다른 조류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생태계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시카고 시내에서 발견된 모든 래쿤과 스컹크의 체내에서 쥐약 성분이 발견될 정도로 쥐가 아닌 다른 동물이 쥐약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노력이 얼마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새 시카고 시청 민원 전화 311을 통해 접수된 쥐 방역 민원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시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접수된 쥐 방역 민원 건수는 6만5897건이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2년 5만201건, 2023년 4만8647건, 2024년 4만5732건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로 정확한 쥐 개체수 확인은 어렵지만 그만큼 쥐의 서식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이 줄어들고 있음은 추정할 수 있다. 쥐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웨스트 타운으로 2019년부터 5년간 총 1만6180건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인 알바니파크와 포레스트 글렌, 노스 파크 지역은 1천건에서 4천건 사이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카고 시청 역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8000만달러 이상을 쥐 방역 프로그램에 투자하며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대화재 서식 환경 방역 건수
2025.07.16. 13:29
요즘 첨단 과학기술의 대세는 인공지능이다. 전통적인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고 기존의 검색과 온라인 서핑을 통해 하던 대부분의 일들을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웠고 일부는 이미 구현됐다. 인공지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가 충분히 갖춰져야 인공지능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일리노이 정부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주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전력 공급이다. 일반 검색에 비해 인공지능 검색에는 전력이 10배 필요하다고 알려진 만큼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 하는데 기존 전기 공급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24시간 365일 꾸준한 전기 공급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재생 에너지로는 현 상황에서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 등의 재생 에너지는 전기 발생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널리 자리잡고 있지만 지속적인 전기 공급면에서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전기 저장소 등의 기술을 십분 활용하면 이같은 단점도 극복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대용량의 전기가 필요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이 원자력 발전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에게 원자력 누출 사고로 깊게 각인돼 있는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작년 9월 펜실베니아주의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0년간 공급받는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이다. 원자력 누출 사고로 한동안 폐쇄됐다가 다시 가동한 원전을 인공지능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되살린 셈이다. 이런 사례는 일리노이에도 존재한다. 지난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모기업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자력 발전소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마찬가지로 향후 20년간 일리노이 원전에서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빅테그 기업들이 원전 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메타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놨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메타는 2027년 6월, 그러니까 2년 후부터 일리노이주 남부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사의 클린턴 원전에서 약 1.1기가 와트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 전력은 약 100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주 남부 블루밍턴에서 남쪽으로 25마일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클린턴의 원전은 일리노이에 위치하고 있는 6개 원전 중 하나로 이전에는 폐쇄 위기에 처했던 곳이다. 수년간 재정 적자에 시달리면서 존폐의 기로에 빠졌으나 일리노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근근히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타가 20년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런 운영상의 어려움은 한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당장 메타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11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연간 1300만달러 이상의 세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일리노이 정부가 주내 네 곳의 원전에 지급하는 보조금도 2027년에 끝날 예정이었는데 메타의 전력 장기 계약으로 인해 적어도 클린턴 원전은 주민들의 지원 없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콘스텔레이션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원전 기업으로 일리노이주의 모든 6개 원전을 소유하고 있다. 쓰리 마일 원전 역시 콘스텔레이션사 소유다. 콘스텔레이션사는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엑셀론에서 지난 2022년 분사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시카고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C 지역에도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엑셀론은 시카고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메타의 일리노이 원전 계약으로 인해 향후 20년간은 보조금 지급 없이 원할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이후 보조금으로만 클린턴 원전에 8억달러 가까이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경제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메타는 향후 20년간 약 20억달러 이상을 클린턴 원전에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제에 일리노이 전력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당장 일리노이주는 관련법에 의해 석탄과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운영 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더욱 늘리고 에너지 저장고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친환경 전기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가 청정 에너지라고 빅테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발전 후 나오는 폐기물 처리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리노이 주의회에서는 에너지 수급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봄 회기에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가을 회기로 넘겼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일리노이 원전 전기 공급면 일리노이 원자력
2025.07.09. 13:21
현재 연방 의회에서 한창 투표가 진행중인 예산안을 두고 전국적인 찬반이 거세다. 무엇보다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핵심 사안으로 삼고 있는 법안과 행정명령들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예산안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출을 줄이고 필요없는 분야에서 낭비되고 있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으로 인해 대폭적인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메디케이드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 자신의 의료 보험의 혜택이 줄어들거나 박탈될 수 있는 해당 주민들은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일 연방 상원에서 통과된 예산안을 기준으로 하면 총 4조달러에 달하는 예산이 줄어든다. 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적용한 세율 조정을 영구히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팁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3500억달러를 투자해 불법이민자 추방을 포함한 국경 강호와 국가 안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2034년까지 1180만명의 주민들이 의료 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의회 예산국의 분석이다. 아울러 향후 10년새 예산 적자폭을 3조 달러 이상 늘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가장 큰 우려는 메디케이드 관련이다. 모두 1조2000억달러를 감축해 메디케이드와 푸드 스탬프 관련 예산을 삭감하기 때문이다. 주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푸드 스탬프 비용도 최소 5%에서 25%로 올린다. 2022년 기준 일리노이에서는 102만 가구 이상에서 188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푸드 스탬프 혜택을 받고 있다. 일인당 157달러를 받아 식품 구입에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들 수혜 주민들은 빈곤율 미만의 소득을 벌고 있는 경우다. 만약 상원의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일리노이는 12억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42만7000명의 주민들이 푸드 스탬프 혜택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게 주지사실의 입장이다. 메디케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정부 의료 보험인 메디케이드의 경우 월 8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는 증명을 해야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겠다는 것이 연방 정부의 입장이다. 만약 이런 내용이 추가될 경우 일리노이에서는 최소 27만명에서 50만명의 주민들이 혜택을 잃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연방 예산은 또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Affordable Health Care Act로 의료 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일리노이 주민 16만명 이상이 혜택을 박탈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결국 현재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일리노이 주민 약 50만명에서 53만명이 의료 보험의 혜택을 더 이상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디케이드와 오바마케어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부담을 나눠지고 있는데 오바마 케어의 경우 연방 정부가 90%를 부담하고 있다. 월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연방 정부가 부담하기에 주민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예산에 부담을 느낀 주 정부가 관련 예산을 삭감한다면 오바마 케어는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리노이 연방 상하원은 의사당과 시카고 지역에서 내년 예산안 통과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방 상원에서는 찬성 50, 반대 50의 투표 결과가 나와 JD 밴스 부통령의 타이 브레이커 찬성으로 이미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제 하원에서도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예산안이 발효된다. 물론 하원에서 투표에 부쳐지기 전 협상을 통해 예산안이 수정될 수는 있지만 비교적 큰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이전에 예산안이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는 데드라인을 밝힌 상태다. 연방 정부나 주 정부가 예산안 통과에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누차 밝힌 주요 공약의 시행을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재정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을 ‘One Big Beautiful Bill’이라고 칭하고 있다.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불려서 인지 작은 정부, 건전 재정을 표방하는 공화당 행정부의 기본 입장과는 달리 예산 적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연방 정부의 예산 적자는 3조3000억달러가 늘어난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공화당 연방 의원들이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제 공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에서도 통과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통과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연방 정부의 예산 적자폭이 커지는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다시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독립기념일 이전까지 예산안이 가결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일리노이 주민 기준 일리노이 의회 예산국
2025.07.02. 13:21
최근 소셜 미디어에 시카고와 관련한 영상이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바로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공간이 숨겨져 있다는 내용이다. 이 중 한 영상은 미시간길과 시카고 강이 만나는 곳 남쪽에 위치한 런던하우스 호텔 부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갈라진 건물 틈새 아래로 지하 공간이 살짝 보인다. 또 구 톰슨센터, 현 구글센터 앞에서는 도로 위 맨홀 뚜껑을 열고 사다리를 타고 지하로 들어가자 꽤 넓은 공간이 나오는 장면도 보인다. 이들은 모두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터널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운타운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로워 웨커 드라이브와는 달리 숨겨진 지하 터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소셜 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알려진 시카고 다운타운의 터널은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영상에 나온 것은 터널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시카고 다운타운 터널은 1900년대 초반 석탄과 화물 운송을 위해 계획적으로 건설됐다. 다운타운 터널은 남쪽으로는 필드 자연사 박물관, 북쪽으로는 슈페리어길, 서쪽으로는 90/94번 고속도로, 동쪽으로는 미시간길로 둘러쌓인 공간에 건설됐다. 전체 길이는 60마일에 달하며 높이 7.5피트, 넓이 6피트 크기다. 당시 터널을 건설한 주요한 목적은 지상의 경우 마차와 자동차, 지상철 등으로 인해 이미 복잡해졌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고자 했다. 특히 당시에는 건물 난방 등에 석탄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를 지상으로 운송하기엔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지하를 통해 물자 운송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터널의 크기는 클 필요가 없었다. 지하 40피트 아래에 뚫린 터널은 성인 한 두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된 터널은 1900년대 중반 이후 필요성이 점차 사라진다. 우선 물자 운송을 위해서는 대형 트럭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터널의 크기와 장소 때문에 전력 공급선이라든지 인력 운반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이후로는 터널이 사실상 방치됐다. 그러다가 이 지하터널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일도 발생했다. 지난 1992년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가 대표적이다. 터널 인근에서 건물을 건축하다가 터널로 물이 유입됐고 이 터널을 통해 다운타운 곳곳에 홍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 때 주요 건물 1층이 모두 물에 잠겨 일대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 시청은 터널에 물이 자유롭게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차단벽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다운타운에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을 때에는 이 곳에 시위대를 잠시 구금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1938년 노동자 파업 당시에는 일부 시위대가 터널을 이용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리차드 데일리 시장 당시 제안됐던 오헤어공항과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고속 열차 운행에 터널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다만 당시 아이디어로 블록 37에 수퍼 스테이션이 착공되기는 했다. 전문가들은 이 터널이 모양은 유사한 딥 터널(deep tunnel)과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딥 터널은 중서부의 지형적인 특징인 평평한 땅으로 인해 배수 문제가 심각해지자 폭우가 오면 발생하는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배수구다. 딥 터널을 통해 유입된 폭우는 저수지로 일단 저장된 뒤 천천히 강으로 배수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데 이 딥 터널은 지하 수백 피트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그 크기도 대형 트럭이 들어갈 정도로 넓다는 점에서 지하 터널과는 차이점이 있다. 지하 터널에 관한 책을 저술한 전문가에 따르면 도로 위에 만들어진 맨홀과 연결된 터널은 없었다. 시카고 다운타운 지역이 거의 모두 터널로 연결은 되어 있지만 지상과 직접적으로 통하는 구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 터널은 지금도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보행자길(Chicago Pedway)과도 구분된다. 보행자길은 다운타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 도로와 브릿지를 일컫는 말로 화물 운송을 위한 터널과는 차이가 크다. 사실 이 지하 터널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도보 투어가 있어 호기심이 많은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이후로는 접근이 금지됐으며 보안 시설도 설치돼 일반인의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다운타운 지하 터널은 시카고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설명하고 있다. 지하 터널이 당초에는 석탄을 비롯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건설됐으며 이 터널을 통해 건물에서 나온 석탄재를 지상으로 운송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또 터널 건설을 하며 나온 대량의 흙은 현재 그랜트 파크에 버려졌다. 그랜트 파크와 밀레니엄 파크가 있는 곳은 예전 호수였다가 1871년 시카고 대화재 당시 발생한 잿더미가 이곳에 버려지며 매립된 것이다. 미국 도시 중에서 이렇게 건설된 지하 터널은 시카고가 유일하다. 영국 런던이 시카고 터널에서 착안해 비슷한 터널을 건설하기도 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다운타운 시카고 다운타운 다운타운 터널 지하 터널
2025.06.25. 13:50
최근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흥미로운 샘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료를 읽다가 호기심이 생겼는데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이 등장해 이해에 어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샘플은 지구의 생성을 포함한 우주의 탄생과 관련한 비밀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간단하게 생명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쯤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소행성 베누(Bennu)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소행성은 지구 근접 소행성(Near-Earth Asteroid, NEA)이라고 부른다. 지구 가까이서 움직이고 있는 소규모 행성이라는 의미다. 지구에서 가깝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29만9000km, 186만마일 떨어져 있는 행성이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km보다는 가깝다. 그러니까 지구와 달 사이 거리보다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는 소행성이 베뉴인 셈이다. 자전도 하는 이 행성은 그리고 미래에는 이보다 더 가까운 거리로 지구와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예상이다. 2060년에는 74만km, 2135년에는 20만km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지금보다 약 110년 후에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 약 중간거리까지 소행성이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로 인해 혹시 지구와 충돌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와 베뉴의 충돌은 가능하긴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가능성은 약 2,700분의 1로 0.037%정도로 희박하다는 점이 계산으로 나왔다. 이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에 NASA가 탐사선을 보낸 것이 지난 2016년 9월 8일이다. 그리고 약 2년 2개월 후인 2018년 12월 탐사선이 베뉴에 도착했다. 탐사선은 예정된 임무를 수행한 뒤 2023년 9월 24일 지구에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당시 채취한 샘플은 NASA의 연구 센터에서 분석 중이다. 분석하고 있는 주제는 생명체의 필수 구성 요소 등인데 이미 과거 소금물 활동의 증거가 발견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나왔다. 아울러 이 샘플은 미국이 처음 획득한 소행성 샘플이라는 점에서 희귀성을 띄고 있다. 이 때 채취에 성공한 샘플 중 일부가 최근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내졌다. NASA 역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필드 박물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발견된 바에 따르면 이 샘플은 물을 포함한 유기 화합물과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아미노산 등 지구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가 탄생되기 위한 기본 재료들이 태양계가 생길 당시부터 널리 분포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구 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도 이런 물질들이 있었다면 그 곳에서도 생명이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넓은 태양계 중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는 것보다 지구와 같은 환경이 태양계가 생성할 당시 다른 행성에서도 존재했다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베뉴 소행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는 과거 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염분이 포함된 물이 증발하면서 형성된 광물인 증발 잔류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베뉴가 현재보다 훨씬 큰 소행성의 일부였을 당시 내부에는 한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물이 있어아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기에 생명체가 번성하기 위한 환경이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 때 과거라고 하면 태양계가 형성된 45억년 전을 뜻한다. 베뉴가 과학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 이유는 당시 상태가 거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의 경우 화산 활동과 침식 등 지질학적인 변화로 인해 태초 그대로의 모습이 변질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베뉴가 태양계 형성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이를 통해 태양계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지 살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베뉴를 우주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른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초기 역사, 소행성 출동 위험에 대한 다양하고 근원적인 정보를 두루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필드 박물관에서는 이 샘플 연구를 냄새에 집중할 예정이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하나인 이 샘플은 매우 작은 분자로 기화를 통해 쉽게 손실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밀봉한 상태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데 샘플이 담고 있는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필드 박물관에서는 샘플 연구를 위해 안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두달 간은 샘플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태양계의 탄생과 생명의 근원 등에 관한 질문에 이 작은 샘플이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소행성 샘플 지구 생명체 생명체 존재
2025.06.18. 12:47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리노이 정부가 자택 대피령을 내린 뒤 거리를 다니는 사람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었다. 필수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장인은 일자리를 잃거나 자택 근무를 해야 했다. 그 와중에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아폴리스 경찰에 의해 숨지자 전국적으로 시위와 약탈이 이어졌다. 이후 각종 범죄가 폭증하는 일련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카고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 중에서도 차량 탈취 사건이 크게 증가했다. 이전과 사뭇 다른 범죄 양상을 보이기도 했는데 기존 차량 탈취가 주로 우범 지대에서 저녁 늦은 시간에 빈발했던 것과 달리 다운타운에서도 차량을 탈취하는 일이 많았고 낮 시간 서버브 지역에서도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잦았다. 당시 시카고 경찰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후디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범인들은 대부분 어린 청소년이라는 발표만 있었을 뿐이었다. 시카고 경찰은 최근 시카고 지역에서 차량 탈취 범죄를 조직적으로 저지른 일당에 대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그룹을 SRT Boys라고 불렀다. SRT은 Sum Real Threats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었다. 원래 SRT은 Street and Racing Technology의 앞글자를 따온 말이다. 지난 2018년 시카고 오토쇼에서 처음 데뷔한 닷지 챌린저가 대표적인 차량으로 꼽힌다. 젊은층에서 선호하는 차량인 챌린저 등을 일컬을 때 쓰는 말과 같은 말로 범죄 조직의 이름을 지은 셈이다. 둘 다 모두 차량과 관계되는 의미로 머슬카를 숭배하고 도로를 질주하는 의미였다가 차량 탈취를 일삼는 그룹이 이를 차용한 것이다. 2025년 기준 가장 나이가 많은 조직원이 21세, 가장 어린 경우는 15세였다. 이 들이 처음부터 차량 탈취 범죄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12~15세인 이들은 버스나 전철 안에서 다른 탑승객의 아이폰 등을 빼앗아 달아난 뒤 이를 되팔아 현금을 챙기는 방식의 범죄를 저지르곤 했다. SRT Boys는 모두 30명 이상의 소년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유투브와 같은 채널에 자신들의 행위를 올리곤 했다. 이들은 폭력적인 가사의 랩을 하면서 훔친 차에 탑승하고 총기를 든 동영상을 자랑스럽게 업로드 했다. 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시카고 서부 지역이었지만 지역에 국한되지는 않았다. 다운타운을 포함해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북서부 서버브도 이들의 범행 대상에 빠지지 않았다. 이들로 인해 시카고의 차량 탈취 범죄는 폭증했다. 운전자들은 차량을 몰고 시카고 지역을 다닐 때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다. 최근 몇 개월간 시카고 지역의 범죄 현황을 보면 차량 탈취 사건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이제 SRT Boys와 같은 조직 범죄 단체가 다른 범죄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차량 범죄에서 현금지급기를 털고 차량을 이용해 소매 업소를 습격한 뒤 달아다는 smash and go가 이들의 새로운 범죄 모델이 됐다. 최근 경찰에 체포된 SRT Boys는 차량 트렁크에 두 대의 훔친 금전등록기를 싣고 다니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일리노이 사법 체계의 한계를 악용하기도 한다. 처음 범죄를 저지르고 체포된다 하더라도 미성년자들은 그리 오래 수감되지 않는다. 이들이 교도소를 나오는 순간 다른 범죄에 빠지곤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에겐 교도소가 단순한 회전문인 셈이다. 시카고 경찰은 이 순환 고리에 주목하고 있다. 거리에서 휴대폰을 훔치다가 차량 탈취로 본격적인 조직 범죄에 빠진 뒤 차량을 이용한 대형 범죄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끊어야 치안 문제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반 주민들은 범죄의 표적이 되고 다치며 목숨을 잃는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일은 이런 소년들이 시카고에서 암약하던 갱 조직과 연계된다는 것이다. 범죄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한 소년들은 자연스럽게 Four Corner Hustlers, New Breeds, Traveling Vice Lords와 같은 우범 지역의 갱스터들과 어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소년 범죄 그룹이 기존 갱스터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유투브 등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을 자랑한다는 것. 시카고 경찰이 소년 7로 명명한 한 청소년은 유투브 영상을 통해 AR-15 소총으로 라이벌 그룹을 쏘고 현금을 보여주면서 폭력을 미화하는 랩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또 감기약과 탄산 소다를 섞어 마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을 통해 거리 범죄 조직에 발을 들여 놓은 이들은 당초 학교에 있어야 했던 아이들이라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고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며 스포츠를 통해 성인으로 성장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결손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부모나 보호자들의 관심 밖에서 자랐다. 그리고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말았다. SRT Boys 30명 중에서 10명 이상의 소년들이 도난 차량에 탑승해 있거나 운전하다가 체포됐다. 이들 대부분은 중범죄인 차량 탈취죄에 적용되지 않는다. 차량을 훔칠 당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들이 이들을 특정하지 못하면 직접 차량을 훔쳤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가정과 사회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범죄의 늪에 빠지고 만다. 이들을 단순히 교도소에 수감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근본적으로 가정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아야 하고 문제 학생의 경우 카운셀링을 통해 더 심한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차량 탈취 시카고 지역 시카고 경찰
2025.06.11. 13:00
프로스포츠구단이 자체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독자적인 운영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기장 하나만 세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인근 지역과의 복합 문화 센터로 잘 활용하면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의 경우 시청 공원국이 소유한 솔저필드를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 역시 구단이 소유한 경기장이 아니라 임대로 구장을 빌려쓰고 있다. 이렇게 임대를 할 경우 구단은 엄청난 초기 건설 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지만 구장 운영으로 인한 수익 역시 포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솔저필드에서 열린 비욘세 콘서트와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열려도 구단에 수익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하지만 리글리필드를 소유한 시카고 컵스 구단은 자신들의 구장에서 K Pop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가 열리면 이는 곧 수익 창출로 연결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프로 구단들은 자체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다. 경기장에 특정 기업의 이름을 붙여 파는 명명권으로도 큰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이를 파는 것으로도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의 프로야구의 경우 대부분의 구단은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경기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부터는 일부 구단이 자체적으로 경기장을 짓기 시작했다. 대전을 연고로 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그렇고 인천 청라 지역에는 쇼핑몰과 결합한 실내 경기장 건설도 SSG 랜더스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시카고 파이어 구단은 프로축구(MLS) 리그 소속으로 시카고를 연고로 하고 있다. 첫번째 홈 구장은 시카고 서부 서버브인 베드포크 파크의 도요타 파크였다. 그러다 현재는 솔저필드와 임대 계약을 맺고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1998년 창단된 파이어는 첫 시즌부터 MLS 리그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019년 현 소유주인 조 만수에토에 인수되면서 2020년 시즌부터 솔저필드로 다시 홈 구장을 옮긴 바 있다. 솔저필드에서는 당시 LA 갤럭시 소속이었던 홍명보 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뛰기도 했으며 도요타파크에서는 이영표 선수도 파이어와의 경기에 출전한 바 있다. 파이어의 구단주인 만수에토는 일리노이와 인디애나주 접경 지역인 먼스터에서 태어난 뒤 시카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시카고에서 자신의 돈 8만달러로 투자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를 설립했다. 모닝스타는 이후 글로벌 파이낸셜 서비스 회사로 성장해 전세계 2900억달러의 자산에 대한 관리와 자문을 하고 있다. 만수에토 자신은 축구를 하지 않았지만 두 아들이 축구를 하며 자라면서 축구 구단을 소유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어 구단이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 재개발 지역인 The 78에 6억5000만달러의 민간 자본을 투자해 축구 전용 구장을 세우기로 한 것은 이런 만수에토의 자본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이르면 2028년 축구 시즌에 앞서 완공될 수 있는 파이어 구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시카고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베어스와 화이트삭스의 The 78 구장 건설과 다른 점은 순수 민간 자본으로 구장을 건설한다는 것. 물론 연결 도로 건설과 상수도관 연결, The 78과 연결되는 시카고 리버워크 확장 등에 시청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구장 건설 자체에는 주민들의 세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이 지금까지 The 78에 시도됐던 구장 건설과 가장 다른 차이다. 또 The 78은 이미 구장 건설에 필요한 시청의 허가가 마련돼 있다. The 78이 시카고에 남은 거의 마지막 대형 재개발 지역이라는 점에서 파이어의 구장 건설지로는 최적인 셈이다. 파이어 구단은 최종 후보지 선정을 두고 시카고 북부 지역의 링컨 야드와 The 78을 두고 마지막까지 저울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링컨 야드의 경우 후보지 소유가 불문명하고 인근 공연장 업주가 콘서트가 열릴 수 있는 구장 건설에 적극 반대하면서 The 78쪽으로 최종 낙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 구장은 풋볼 구장만큼 큰 규모가 아니어도 된다. 작년 파이어 구단의 평균 관중은 2만명대. 물론 지난 봄 리오넬 메시가 뛰는 인터 마이애미전에는 파이어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6만명 이상의 관중이 몰렸지만 평소에는 2만명대 규모의 구장이면 충분하다. 10만명대를 육박하는 풋볼 구장에 비해 컴팩트한 파이어 구단이 The 78에는 더 적합한 셈이다. 그리고 구장 주위에는 쇼핑을 비롯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지역 재개발은 어느 정도 윤곽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전까지 The 78에는 구글 시카고 본사, 시카고 다운타운 카지노,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유치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모두 무산되고 이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파이어 구장 건설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물론 최종 구장 건설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시카고 시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브랜든 존슨 시장이 파이어 구장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The 78에 적합한 재개발 계획이라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바 있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장 건설은 곧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를 스포츠의 도시라고 부른다. 역사와 전통이 강한 구단들이 주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어 시카고에서 자라면서 스포츠 관람과 참여로 끈끈한 연대감이 맺어지기 때문이다. 파이어 구장 뿐만 아니라 현재 새로운 홈 구장을 물색하고 있는 시카고 베어스와 화이트삭스도 이런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시카고에 맞는 최선의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파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카고 베어스
2025.06.05. 13:09
복잡한 시카고 다운타운의 도로에 정점을 찍고 있는 길이 있다. 바로 로워 웨커 드라이브(Lower Wacker Drive)다. 웨커 드라이브 지하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길은 말 그대로 지상의 웨커 드라이브 아래에 난 길을 뜻한다. 웨커 드라이브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 강이 만나는 곳을 따라 난 길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다운타운 길과 달리 남쪽에서 출발하면 오른쪽으로 휘는 곡선 모양을 갖고 있다. 시카고 강 노스와 사우스 브랜치 길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울프 포인트에서 남쪽 브랜치 방향으로 웨커 드라이브는 달린다. 이 길을 따라 걷거나 운전을 하다 보면 시원한 시카고 강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산책을 위해 조성된 리버 워크가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으로 펼쳐진 것을 볼 수 있다. 강 건너편으로는 옥수수 빌딩을 포함해 트리뷴 타워, 더 마트, 구 IBM 본사 건물, 시어스 타워, 시빅 오페라 하우스, 레오 버넷, 런던하우스, 333 웨커 등과 같은 시카고를 상징하는 건물들을 한 눈에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엄격하게 얘기하자면 로워 웨커 드라이브는 지하 도로가 아니다. 도로 이름에 로워라는 말을 포함하고 있지만 지상의 웨커 드라이브 밑에 있을 뿐 지하 도로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는 시카고의 태생적인 특징에서 연유한다. 즉 시카고는 일종의 큰 늪지대에 세워진 도시였기 때문에 애초 지하 깊숙히 땅을 파고 도로는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강 수위보다 높게 도로를 내고 건물을 세워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시카고 강변에서 바라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시카고강 북쪽에서 남쪽의 웨커 드라이브를 바라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 웨커 드라이브는 일반 도로와 같은 선상에 자리잡고 있어 일종의 2층 도로고 로워 웨커 드라이브는 강 수면 약간 위를 따라 도로가 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로워 웨커 드라이브의 탄생은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시카고의 지리적인 특징으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로워 웨커 드라이브의 탄생은 1893 시카고 박람회를 설계했던 다니엘 번햄과 에드워드 베넷에 의해서다. 번햄이 20세기 초에 발표한 1909 시카고 플랜에 로워 웨커 드라이브가 포함돼 있었다. 시카고 플랜은 미국 최초의 도시 종합 발전 계획으로 현재의 시카고를 만든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이후 1920년 공사를 시작해 지금도 흔히 불리고 있는 더블 데커(double-decker) 도로가 생겨났다. 이후 조금의 변화는 있었지만 더블 데커의 본래 취지는 유지됐다. 즉 지상은 깔끔하고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지상 아래로는 실용성을 갖추는 것이다. 지금도 로워 웨커 드라이브를 통해 대형 트럭의 배달과 운반 작업, 쓰레기 수거, 주차 등이 이뤄지고 있다. 이것이 다른 도시의 일반적인 터널이나 지하 도로와는 상반되는 점이다. 로워 웨커 드라이브는 지상과의 분리를 통해 미각적인 측면도 확보했고 실용적이기도 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웨커 드라이브를 따라서는 대형 트럭을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쪽 구간에서는 트럭은 로워 웨커드라이브를 통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로워 웨커 드라이브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배트맨 다크 나이트와 블루스 브라더스다. 이 영화는 모두 로워 웨커 드라이브에서 추격신을 찍어 유명해졌다. 배트맨 다크 나이트는 그 유명한 배트모빌이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 도로다. 배트맨이 이 차를 타고 로워 웨커 드라이브를 타는 장면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블루스 브라더스 역시 검은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오래된 시카고 경찰차를 개조한 차량으로 어두컴컴한 로워 웨커드라이브를 달리는 모습이 대표적인 모습이다. 로워 웨커 드라이브가 비록 지하는 아니지만 자연광이 들지 않은 곳이다보니 조명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전에는 초록색 조명을 비춰 운전자의 시선을 돕고자 했지만 요즘에는 노란색 조명으로 교체됐다. 어둠이 짙게 내린 도로 위를 노란색 조명이 비추고 있으면 다소 을씨년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 이런 음흉한 분위기가 1년 365일 펼쳐지는 곳이 바로 로워 웨커 드라이브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노숙자들이 종종 이곳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곤 한다. 그리고 어둠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범죄의 소굴이 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악명 높은 마약 거래상이었던 쇼마리 레겟이 시카고 경찰 로 바우어를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이 곳에서 시작됐다. 이후 시카고 경찰은 해당 지역을 폐쇄하고 노숙자들이 진입할 수 없도록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이전까지는 하루 200여명이 넘게 노숙을 했었으나 요즘은 하루 20여명으로 줄었다는 것이 관련 시청 부서의 통계다. 물론 로워 웨커 드라이브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당황해할 때도 있다. 일단 어둡고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며 교통 신호도 많지 않아 일반 도로에서 운전할 때와는 사뭇 다른 점을 느낀다. 또 요즘엔 필수인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을 때가 빈번하다. 2018년 내비게이션 업체가 GPS 수신기를 로워 웨커 드라이브에 설치해 이를 해결해보고자 했으나 큰 차이는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워 웨커 드라이브를 통해 시카고의 역사와 문화, 건축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시카고만의 독특함은 이런 배경을 통해 창조되고 시카고언들을 통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드라이브 웨커 드라이브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강 북쪽
2025.05.28. 12:26
시카고에 핵무기를 금지하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연방법도 아니고 시 조례안으로 핵무기를 금지한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핵무기의 생산과 보관, 거래를 금지하는 시카고 조례안은 정식 절차를 거쳐 시의회에서 통과된 후 시장의 서명을 받아 발효됐고 현재도 존재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1000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이면에는 핵무기 확산 경쟁을 벌이던 1980년대 당시 상황과 핵무기 개발과 연관된 시카고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흥행에도 성공한 유명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시카고는 미국 정부의 핵무기 개발 역사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도시다. 엔리코 페르미를 주축으로 한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2차 세계대전이 한창 중이던 1942년 12월 2일 캠퍼스 내에서 인류 최초의 통제된 핵 연쇄 반응 실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론적 배경이 있었기 때문에 인류 역사에서 핵폭탄과 핵발전소 등이 등장할 수 있었다. 시카고 대학에서의 실험이 성공하자 이를 기반으로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하탄 프로젝트가 시작될 수 있었다. 2차 세계 대전을 종식시키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던 핵폭탄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질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시카고 대학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인 흔적은 지금도 시카고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시카고 대학 캠퍼스에 설치된 핵 연쇄 반응 실험 성공 조각상이다. 조각상은 핵연쇄 반응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난지 25년이 되는 1967년 12월 2일 시카고 대학 도서관 옆에 세워졌다. 또 실험에 쓰였던 원자로도 시카고 서버브 지역으로 이전돼 매장되어 있을만큼 핵 개발과 시카고는 연관성이 깊다. 국립아르곤연구소에서는 원자력 관련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세계는 냉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미소간 핵무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당시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레이건 대통령은 전임 카터 대통령이 마련한 핵무기 관련 조약도 반대했다. 또 1982년 연방 의회에서 통과시킨 핵무기 동결 결의안도 무시한 채 소련과의 핵무기 경쟁을 이어갔다. 그래서 핵무기 반대론자들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핵무기 금지법을 추진했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 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자명했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취했던, 일종의 차선책이었던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핵무기 금지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연방 의회보다 쉬웠으며 더욱 많은 지자체들이 참여해 일반 시민들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1982년 핵무기 확장에 반대하던 시카고 주민 2만명이 다운타운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면서 당시 상황을 대변했다. 이어 1986년 시카고 시의회는 핵무기 금지 조례안을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도시에서 핵무기 금지 법안을 승인했다. 이 중에는 뉴저지주의 저지 시티와 같이 인구 23만명의 주요 도시도 포함됐고 매사추세츠주의 게이 헤드와 같이 고작 인구 220명의 소도시도 참여했다. 시카고는 이 중 가장 큰 대도시로 이름을 올렸다. 더욱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당시 시카고 시장과 시의회가 치열한 권력 다툼을 하고 있었을 때라는 점이다. 당시 시카고 시장은 최초의 흑인이었던 해롤드 워싱턴. 하지만 시의회는 에드 브도이락 시의원이 이끄는 백인이 다수계를 차지하고 있었다. 브도이락 시의원이 대표하는 백인 시의원들은 워싱턴 시장의 모든 제안과 조례안을 거부하고 일종의 권력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를 ‘시의회 전쟁’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치열한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단 핵무기 금지법은 예외였다. 워싱턴 시장이 취임한 후 시의회에서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법이 바로 핵무기 금지법이었다. 그만큼 핵무기에 반대하는 시카고 주민들의 의사가 견고했기 때문에 시의회 전쟁 중에서도 조례안이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이다. 워싱턴 시장은 조례안이 통과된 후 “이 조례안보다 더 상징적인 것은 없다. 시카고가 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경제다. 시카고가 핵무기를 금지한 미국 최초의 대도시가 됐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 조례안은 핵무기 설계와 생산, 보관, 운영을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평화전환위원회를 만들어 시청과 계약 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핵무기 관련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도록 했다. 조례안은 또 단순히 법률을 만들고 공표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조직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컸다. 시카고와 같은 주요 도시들의 반핵 움직임은 일정 부분 성과도 냈다는 평가도 있다. 즉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당시 핵무기 강경론자로 이를 적극적으로 몰아부쳤던 대통령이었지만 퇴임할 때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비둘기가 됐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는데 이런 변화에는 시카고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들이 핵무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줄기차게 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는 지적이다. 결국 핵무기프리존이라고 불리는 시카고의 조례안은 지금도 핵무기 해체와 평화를 바라는 시카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셈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핵무기 금지법 핵무기 반대론자들 시카고 조례안
2025.05.21. 12:51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이 교황 리오 14세로 선출되자 시카고는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시카고 출신임을 상징하는 핫도그, 딥 디쉬 피자 이미지와 함께 교황 리오 14세가 등장했다. 포틸로의 시카고 스타일 핫도그가 자연스레 나왔다. 스포츠 타운임만큼 교황과 시카고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시카고 연고팀들이 응용되기도 했다. 그중 눈길을 끈 것은 모든 미식축구팬들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외치지만 시카고 베어스와 운명의 라이벌인 그린베이 패커스팬들은 예외라고 하는 동영상이었다. 야구팀들도 나섰다. 처음에는 교황이 북쪽의 컵스팬이라고 알려졌지만 이후 남부의 화이트삭스팬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카고 서버브에 살고 있는 교황의 큰형이 교황은 평생 화이트삭스팬이라고 확인해줬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제치고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교황이 시카고서 열린 1차전을 직접 야구장에서 관람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TV 중계 화면에 교황의 모습이 잠깐 비춰졌던 것이다. TV 카메라가 화이트삭스의 승리를 바라는 관중들을 비췄는데 그때 교황의 모습이 잡혔던 것이다. 교황은 검은색의 화이트삭스 점퍼를 입고 있었고 점퍼 안에는 화이트삭스 저지가 살짝 보였다. 비록 교황 스스로 화이트삭스팬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을까. 화이트삭스는 곧바로 교황은 화이트삭스팬이라는 문구를 경기중 대형 스크린에 띄우기도 했다. 팬들은 화이트삭스 로고에 교황을 상징하는 커다란 모자를 추가하며 이를 즐기고 있다. 시카고서 태어나 남부 서버브 돌튼에서 자랐고 지역 학교와 성당을 다녔던 교황 리오 14세의 흔적들을 우리는 이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교황의 유년 시절 집은 매물로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고 교황이 출석했었지만 현재는 폐쇄된 성당에는 그를 기억하는 지역 주민들이 다시 찾는 장소가 됐다. 어린 시절 교황과 함께 학교를 다니던 시카고 주민들은 교황이 매우 진솔했으며 노는 시간에 했던 미사 놀이도 장난이 아닌 진지함으로 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흥미로운 주장도 제기됐다. 바로 교황이 혼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전문가의 견해인데 만약 사실이라면 교황은 다민족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이 된다. 일각에서 주장된 바에 따르면 교황의 부친인 루이스 매리어스 프리보스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혈통을 가졌고 모친인 밀드레드 애그니스 마르티네즈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스페인계인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외조부와 외조모인 조셉 마르티네즈와 루이스 바키에는 흑인으로 알려졌고 결혼식도 뉴올리언스 7지구에 있는 교회에서 열린 것으로 드러났다. 7지구는 대표적인 흑인 밀집지역이다. 그리고 이들의 조상들은 뉴올리언스와 아이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교황의 가족들은 20세기 초 뉴올리언스에서 시카고로 이주했다. 당시 이렇게 뉴올리언스에서 시카고 등지의 중서부 주요 도시로 이주하는 일은 매우 흔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흑인들에 대한 차별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조셉 마르티네즈는 아이티에서 태어나 시가를 만들어 생계를 이끌거 갔고 루이스 바키에는 아프리칸과 프렌치, 스패니시 혼혈로 알려졌다. 그러니까 적어도 교황 리오 14세의 외가쪽은 크레올의 정체성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크레올이란 루이지애나 지역에서는 프랑스와 스페인 정착민들의 후손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백인을 가리키며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의 일종을 사용하는 백인과 흑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을 뜻한다. 결국 교황 리오 14세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아프리카의 피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 교황 리오 14세가 미국 출신의 첫번째 교황일 뿐만 아니라 미국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크레올의 피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머지 않아 시카고 지역에 산재한 교황 리오 14세의 흔적들은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황의 흔적을 살펴보면서 그의 집, 학교, 성당, 하물며 화이트삭스 경기장에서 그가 앉았던 좌석도 의미를 부여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교황의 선조들이 미국 역사와 떼어낼 수 없는 크레올의 피를 가졌던 것이고 뉴올리언스를 떠나 시카고에 정착했던 역사적인 배경,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 살며 종교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페루에서도 소외받는 이들을 위한 사역에 매진했던 교황의 발걸음을 차분하게 되새기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인으로 첫번째 교황의 자리에 오른 리오 14세가 당분간은 일정상 미국이나 시카고를 방문하기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언젠가 자신이 자랐던 시카고 남부와 돌튼 지역을 찾는 장면도 기다려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화이트삭스 교황 리오 시카고 출신
2025.05.14. 13:41
최근 정계 은퇴를 발표한 딕 더빈 연방 상원 의원은 한인 사회와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한인 후원회가 조직돼 선거 때마다 지지를 표명하는 한인들이 많았으며 한인들로부터 다양한 요청 사항을 듣는 것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괄적 이민 개혁 법안 중 하나인 드림액트였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줄기차게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는 포괄적 이민 개혁 법안은 더빈 의원이 연방 상원으로 재임하는 동안 끈임없이 관심을 보였던 사안이다. 그리고 이 법안을 발의하는 데에는 한인 학생 테레사 리의 사례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모와 함께 미국 이민을 왔지만 체류 신분이 없어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테레사의 사례를 접하고 의회에 포괄적 이민 개혁 법안인 드림액트를 발의한 것이다. 테레사는 추후 더빈 의원이 여러 차례 거론하며 이민법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곤 했고 자신도 직접 드림액트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결국 이 학생은 무사히 대학을 졸업한 뒤 정착했지만 부모와 함께 이민 온 다른 많은 이민 학생들은 체류 신분의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미성년자로 미국에 입국한 서류미비자에 대한 구제책이 마련되긴 했으나 이보다 더 근본적인 이민법 개혁에는 실패함에 따라 이들이 시민권을 취득해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쉽지 않게 됐다. 만약 더빈 의원이 테레사의 사례에서 추진했었던 포괄적 이민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고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다면 현재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규모 서류미비자 추방 사태 등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쉽다. 더빈 의원은 큰형이 한국전 참전 용사라는 사실도 공식 석상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예전 시카고의 한인사회복지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더빈 의원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나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한국전에 참전한 큰형이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내오면 듣곤 했던 한국이라는 단어는 어렸던 나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가져다 주곤 했기 때문이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큰형은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어떤 곳인지를 머리 속에 떠올리곤 했다. 그 이후 한국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나라가 됐다”고 언급한 것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더빈 의원의 정계 은퇴 선언이 나오고 약 2주 후에는 잰 샤코우스키 의원도 내년 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샤코우스키 의원은 9지구 연방 하원 의원으로 1999년 이후 무려 14선을 지냈다. 내년에 도전하는 15선을 포기하고 출마하지 않기로 공식 선언한 것이다. 9지구는 현재 선거구로는 시카고 북부 지역과 시카고 북서브 서버브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구다. 이런 이유로 샤코우스키 의원은 한인 사회 주요 이슈가 있을 때면 한인들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샤코우스키 의원을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것은 오희영 전 한인회 이사장의 노스브룩 자택에서 열린 후원의 밤 행사를 통해서였다. 당시 총영사를 비롯해 한인 사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샤코우스키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었다. 샤코우스키 의원은 여권 신장과 소비자 권익 보호, 총기 규제, 환경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았고 일리노이주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그간 위상을 확고히 했다. 처음 연방 하원으로 당선될 때에는 일리노이주 여성 의원이 손꼽을 만큼 적었지만 지금은 태미 덕워스 연방 상원을 비롯해 로렌 언더우드, 매리 밀러, 로빈 켈리 의원 등 일곱 명의 여성 연방 의원이 재임 중이다. 샤론 정 일리노이 주하원을 비롯해 테레사 마, 제니퍼 공 거쇼위츠 등 아시안계 일리노이주 하원 의원들의 롤 모델이 샤코우스키 의원인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두 명의 유력 일리노이 정치인들이 은퇴를 결심함에 따라 지역 정계도 큰 폭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후임 자리를 놓고 예비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더빈 의원의 후임으로는 줄리아나 스트랜톤 부주지사를 비롯해 라자 크리스나무티, 로빈 켈리 연방 하원 등이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샤코우스키 의원 후임으로는 다니엘 비스 에반스톤 시장과 로라 파인 주 상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의원 모두 80세가 넘은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정계 은퇴가 그리 빠른 것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 일리노이 정계를 이끌어 오던 리더십이 어떤 변화를 맞을까 기대감도 크다. 아울러 두 의원 모두 한인 사회와 가까워 후임자 역시 한인사회를 잘 알고 충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예비 후보들 중에서는 비스 시장이 주하원 재임 당시 의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바 있어 그를 지지하는 한인들도 많았다. 파인 의원 역시 북서버브를 지역구로 하는 주하원으로 오랫동안 재임하면서 한인 세탁인들을 위한 법안을 여러번 처리하고 한인 단체 지원을 하는 등 한인 사회 이슈에 관심이 높았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한인 사회 이민법 개혁 한인회 이사장
2025.05.07. 13:19
종종 시카고를 찾곤 하는 한국의 정치인들은 대개 두 가지 이유로 동포사회를 찾는다. 한 가지는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업무 성격상 동포사회의 의견이나 요구 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자녀 방문 등 개인적인 일로 현지를 찾았다가 그냥 돌아가기 부족했는지 동포사회 리더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떤 사례에서는 참석하기 민망할 정도로 형식적인 모임이었는데 후에 알고보니 타주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자녀를 만나러 시카고를 경유했다가 곁가지 행사처럼 동포사회 간담회를 열었던 정치인도 있었다. 시카고를 방문했던 정치인들을 여럿 만나보면 어떤 이유에서 왔는지는 각각 달라도 그 행태에서도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현지 시찰이라는 명분으로 관광지 중심으로 일정을 짜는 경우고 있었고 현지 동포사회를 보다 가까이서 살펴보고자 했던 정치인도 있었다. 새누리당 소속의 김재경 의원이 대표적이었다. 시카고 일정 중에서 동포 기업 방문이 있었는데 해당 기업의 역사와 현황, 동포사회의 체감 경기는 물론 미래 청사진 등을 꼼꼼히 물어보며 현지 사회를 파악하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을 만난 것은 그가 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큰 이슈가 재외동포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각 당의 재외동포위원장들이 중심이 되어 동포사회와 활발하게 접촉하면서 동포 커뮤니티의 가장 주요한 요구 사항은 무엇인지, 어떻게 투표권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을 때였다. 민주당에서는 김성곤 위원장이 이를 이끌었고 새누리당에서는 원유철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각 당 대표들이 팀을 이뤄 시카고를 몇 차례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때만큼 한국의 정치권이 재외동포들에게 큰 관심이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마냥 열심히 동포사회와 접촉을 가졌던 때였다. 양당 모두 어떻게 하면 동포사회의 투표율을 끌어 올리고 이를 소속 정당에 유리하게 만들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었다. 이런 인연으로 필자가 한국에 출장을 나갔을 때 두 의원들을 국회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고 각 정당의 입장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던 기회를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국회를 직접 방문해 어떻게 의정 활동이 이뤄지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각 당의 입장 차이를 보다 세세하게, 배경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결국 시카고를 포함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은 재외선거를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고 다음달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직접 차기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권한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김성곤 이사장을 시카고와 한국에서 몇 차례 만난 뒤 느낀 점은 그가 재외동포들의 실정에 밝고 이를 현실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정치인들이라면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의견 청취는 많이 하지만 이를 구체적인 사례로 연결해달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무엇보다 동포사회에서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했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내놓기 위해 힘쓰는 것이 보였다. 원유철 의원은 동포사회 각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자 누구보다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카고에서 열린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행사에도 함께 했다. 원 의원은 나중에 원내대표로 중책을 맡기도 했다. 이후 김 이사장은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으로도 일했다. 그러면서 시카고한인회관과 문화회관에 건축 기금이 오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외동포재단이 같은 도시에, 그것도 같은 해에 두 건의 기금을 지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한인회와 문화회관에서도 그만큼 적극적으로 노력을 했겠지만 시카고 동포사회가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이례적인 혜택을 받은 셈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시카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에 관한 강연을 가졌다. 역사학과 종교학을 공부한 배경 덕분인지 김 이사장의 강연 대부분은 한반도가 어떻게 분단됐는지를 따지는 역사적 배경도 언급했고 현재 분단 상황에서 큰 차이점을 갖고 있는 남북한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평화 통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한 강연회 참석자가 지적한 것과 같이 20년전만 하더라도 김 이사장의 강연은 ‘빨갱이’가 할 수 있는 주장이라는 파격적인 내용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강연 대부분은 남북한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해서 형제애를 바탕으로 분단 100년 이전에 평화 통일을 이루고자 동포사회도 노력하자는 것이었다. 김 이사장이 동포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차세대 정체성과 현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것이었다. 유태인과 인도인들이 그러는 것처럼 이민 2세, 3세로 이어지더라도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하면서 동포사회 일원으로 후세들이 살아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포사회가 보다 객관적으로 한반도의 현실을 살필 수 있다라는 점에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한반도 평화통일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결과를 현지사회에도 널리 알릴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사단법인 김성곤 사단법인 민주당 재외동포위원장 동포사회 간담회
2025.04.30. 13:04
최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새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은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70마일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샤보나 레이크 주립공원을 아메리칸 원주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무슨 이유로 주지사가 원주민에게 1500에이커에 달하는 광할한 면적의 땅을 돌려준다는 것일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프레리 밴드 포타와토미 네이션(Prarie Band of Potawatomi Nation)이라는 아메리칸 원주민이 있다. 그리고 이 부족의 추장인 샤보나(Shabbona)가 있었다. 샤보나는 오타와 부족에서 태어났지만 후에 포타와토미 부족의 추장이 된다. 그리고 1800년대 초기 미국 군대와 전쟁을 벌인다. 당시 미국은 미시시피강의 서쪽 땅을 확보하기 위해 중서부 지역의 원주민들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었다. 샤보나 추장은 당시 유명 전투인 티페카누 전투에도 참전해 미국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 그 때가 1811년과 1812년이다. 이 전투로 인해 인디애나주가 현재의 주 경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샤보나 추장은 전투에 참전한 이후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국 군대와 협상을 선호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노력으로 1829년 원주민과 미국 군대는 평화 협정을 체결하게 되는데 이것이 프레리 두 치엔 협정이다. 중서부에 거주하고 있던 세 개의 원주민 부족이 미시시피강 동쪽의 땅 약 350만 에이커를 포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 대신 현재 드켈브 카운티의 1280에이커를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이 곳에 살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또 이 땅을 다른 주인에게 넘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대통령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명시를 했다. 문제는 샤보나 추장이 일리노이와 캔사스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시작됐다. 캔사스 지역에도 미시시피강 서쪽으로 이주한 원주민 부족들이 많았기 때문에 샤보나 추장은 두 지역을 돌아다니곤 했다. 그러다 1852년 샤보나 추장은 자신들의 보호구역이 백인 개발업자에게 팔린 것을 확인하게 됐다. 이런 일은 당시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도 소개된 바 있다. 샤보나 추장이 관할하는 땅에 풍부한 목재를 손에 넣기 위해서 백인 개발업자들이 글을 읽을 수 없는 샤보나 추장을 속여 계약서에 서명하게 한 것이다. 샤보나 추장이 캔사스에서 돌아오자 이미 원주민 보호 구역은 개발업자들이 세운 집들로 가득했다. 당초 조약대로 하자면 땅을 팔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에 이런 계약들은 무효인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연방 정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원주민 보호구역을 약속받고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부족들만 터전을 빼앗긴 것이다. 결국 샤보나 추장은 보호구역에서 남쪽으로 50마일 떨어진 세네카라는 지역에 살다가 1859년에 숨진다. 샤보나 추장은 현재 일리노이강과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 모리스 지역에 매장돼 있다. 1980년대 인디언들은 그의 묘지 앞에 ‘평화를 추구하는 신사, 백인 정착민들에게 충실한 친구’라는 팻말을 세우기도 했다. 인디언 추장의 이름은 지금도 시카고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시카고와 스코키, 노스브룩, 모리스, 오타와, 페르미랩 등에는 그의 이름을 딴 학교나 연구소, 타운 이름이 있다. 시간이 흘러 일리노이 정부는 샤보나 타운 근처를 매입해 주립공원으로 조성하게 된다. 1969년의 일이다. 인디언 크릭에 주정부는 댐을 만들어 낚시터를 만들었다. 지금도 샤보나 공원의 핵심은 이 낚시터다. 이후로도 샤보나 추장의 후손들은 이 지역을 자주 찾곤 했다. 그리고 포타와토미 부족이 이 땅의 원래 주인이었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그리고 인근 지역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2006년 포타와토미 부족은 샤보나 주립공원 주변 농지 128에이커를 확보할 수 있었다. 포타와토미 부족이 이렇게 빼앗긴 땅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캔사스주의 원주민 보호구역에 있는 카지노가 1998년에 설립됐고 여기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샤보나 주립공원을 확보한 포타와토미 부족이 일리노이에도 카지노를 건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32마일 떨어진 가까운 지역인 오로라에 이미 카지노가 성업 중이고 인근에 고속도로가 없어 외부인을 대상으로 영업해야 하는 카지노 입지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부족의 입장이다. 다만 포타와토미 부족은 주립 공원에 이미 캠핑 그라운드가 위치해 있어 숙박 시설은 건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샤보나 추장의 아내 포카노카의 이름을 딴 식당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샤보나 공원이 이전에 포타와토미 부족이 거주했던 지역과 완전히 겹치는 것은 아니다. 그 지역에는 이미 골프장이 들어서 있고 여러 차례 거래가 오고 가면서 주민들이 터를 닦고 살고 있기 때문에 법정 소송을 거쳐 현실적으로 그 땅을 되돌려 받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리노이 정부는 정부 소유인 주립공원을 포타와토미 부족에게 되돌려 주기로 한 것이다. 주립공원을 어떻게 관리할지 여부는 주정부와 포타와토미 부족이 추후 상의를 이어가야 한다. 이 과정이 올해말까지 완료되면 주립공원을 원래 주인인 포타와토미 부족에게 돌려준다는 공식 행사도 열릴 계획이다. 그렇게 원주민들과 정착민들이 어울려 일리노이에 살게 되는 셈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주립공원 레이크 주립공원 원주민 부족들 원주민 보호구역
2025.04.23. 13:15
시카고 지역 주민들은 한가지 특혜를 누리고 있다. 바로 미시간 호수의 깨끗한 물이다. 시카고에서 조금만 떨어진 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인근 강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고 대부분 이 강물은 강수(hard water)인 것이 현실이다. 강수는 식수로 직접 마시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강수가 공급되는 지역에서는 주택에 공급되는 모든 물을 연하게 연수화시키는 연수기(water softener)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 일리노이와 인접한 인디애나주가 대표적이다. 만약 강수가 공급되는 주택에서 연수기를 돌리지 않을 경우 마시는 물은 정수기를 거치거나 생수를 마셔야 하고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등은 강수에 포함된 미네랄로 인해 물 공급관 등이 막히는 피해를 겪을 수 있다. 연수기는 보통 소금 덩어리를 정기적으로 공급해 줘야 하고 청소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금을 쓰지 않는 최신 기술이 접목된 연수기를 집에 설치할 경우에는 수천달러를 호가하는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호수물이 아닌 강수를 식수나 생활용수로 쓸 경우에 이래저래 불편함이 더해지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몇 해 전 미시간주 플린트 지역에서 발생한 식수 오염 사건 등을 고려하면 깨끗한 미시간 호수물을 마시는 시카고 주민들은 가히 특혜를 받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을 거래할 때 주택의 정보를 공개하는 자료를 살펴볼 때에는 물 공급이 미시간 호수에서인지, 우물을 이용하는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시카고 서버브 지역에서는 미시간 호수에서 끌어온 물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카고 취수원에서 끌어온 물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납부하기도 한다. 오래된 상수도 파이프 교체 등으로 인해 시카고 주민들도 나름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물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큰 영향을 끼치는 미시간 호수에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최근 나왔다. 바로 미시간 호수를 비롯한 오대호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설명하는 논문이다. 지금까지는 오대호가 빙하기에 등장한 대형 빙하의 형성과 움직임으로 인해 호수가 형성됐다고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빙하기는 지금으로부터 1만년에서 1만4000년 전에 있었기 때문에 오대호의 역사도 그 만큼 긴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시카고에서 가장 가까운 인디애나 듄스에 가면 듄스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있다. 인디애나 듄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그 안내문을 유심히 살핀 적이 있었는데 그 안내문에도 미시간 호수의 형성이 빙하로 인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광대한 모래 언덕은 예전에는 호수에 잠긴 부분이었으며 수위가 낮아지고 바람과 조류 등의 영향으로 모래 언덕이 더욱 커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제기된 주장은 오대호와 빙하의 관계 대신 케이프 베르데 핫스팟(Cape Verde Hotspot)이 거대한 호수를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기는 빙하기 보다 훨씬 긴 약 2억년에서 3억년 전이다. 이를 받아들이면 지금보다 오대호의 역사가 훨씬 더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주장은 지구 내부 깊은 곳에 위치한 케이프 베르데 핫스팟이 상승하면서 지층에 낮은 지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빙하가 더욱 깊게 깎아내며 현재의 호수를 형성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케이프 베르데 핫스팟은 현재 대서양에 위치하고 있는 섬들을 만든 화산 활동으로 알려져 있다. 화산 활동으로 다수의 섬들을 만들었는데 2억년 전에는 이 핫스팟이 현재의 오대호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는 현재의 대륙과 대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팡게아라는 거대 대륙이 존재했었는데 그 때 발생한 화산 활동으로 오대호의 기반이 만들어졌고 이후 한참 뒤인 1만년 전에야 빙하가 나타났고 오대호가 현재의 모습이 됐다는 새로운 주장이다. 시카고는 미시간 호수와 떼어 놓고는 그 근원과 역사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 애초 시카고라는 도시가 만들어지고 유럽 이민자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도 미시간 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성을 살피려는 노력으로 인해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아름다운 다운타운 스카이라인도 멀찍이 떨어져 미시간 호수에서 바라볼 때가 가장 아름답다. 직선거리상 차로 40분 거리인 인대애냐 듄스에서 바라보는 시카고 다운타운은 미시간 호수 위에 떠있는 가상의 도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시카고 주민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미시간 호수와 오대호가 아직까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탄생의 신비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만 하다. 오대호는 면적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담수량으로 보면 바이칼 호에 이어 두번째다. 오대호가 담고 있는 민물은 전 세계 민물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로렌스강을 따라 대서양과 연결되고 남쪽으로는 미시시피강과 연결되는, 현재도 수송과 레저 수단으로 애용되는 주요 수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미시간 호수물 형성 과정 오대호 자리
2025.04.16. 13:32
Public Housing이라고 이름의 공공 주택은 주로 저소득층이나 소수 인종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서민 주택을 뜻한다. 시카고에서는 1900년대 초 도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났지만 주택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거비 부담이 낮은 주택을 공급하고자 대량으로 정부 주도로 건축된 건물을 말한다. 주로 다운타운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이 공급됐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제인 아담스 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제인 아담스는 시카고에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유명한 사회사업의 어머니다. 특히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훌 하우스를 만들어 이민자를 위한 커뮤니티 허브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을 딴 제인 아담스 홈이 현재 일리노이주립대 시카고 캠퍼스(UIC) 주변에 30개가 넘게 산재해 있었다. 제인 아담스 홈을 필두로 한 공공 주택은 시카고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일단 제인 아담스 홈은 시카고의 첫 공공 주택이었다. 제인 아담스 홈을 통해 당시 일반 서민들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떻게 도시 생활을 영위해 나갔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일단 시기적으로 제인 아담스 홈은 193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초반에 지어졌다. 이후에는 1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로 공공 주택이 지어졌지만 이때만 해도 주로 3층 혹은 4층 높이의 주택들이었다. 3층 건물이면 당시 주변 지역에 많았던 창고 건물의 높이와 거의 비슷했다. 즉 주변 건물들과의 조화를 위해서 3층 건물이면 적당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로는 다운타운 북쪽의 디버시 파크웨이와 클라이본길에 위치한 줄리아 라트롭 홈과 106가와 예이츠길에 있는 트럼불파크 홈이 있다. 이들 건물은 모두 1937년에 지어졌으며 총 1030세대의 아파트를 주민들에게 공급했다. 이런 아파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3층이나 4층 높이였으며 벽돌식 건물이었다는 점이다. 또 캠퍼스 스타일의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건물 사이에는 잔디밭이 있었고 시카고의 유명한 바둑판 모양의 길거리 구조를 깨는 공동구역이 자리잡고 있었다는 특징이 있다. 건물 외관 역시 특별함을 갖추지 않는 평범한 디자인이었다. 이 역시 주변의 건물과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건축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러한 공공 주택의 등장은 당시 연방 의회가 추진한 주택법에 근거한 것이었다. 1937년 연방 의회가 통과시킨 주택법은 “안전하지 않는 거주 공간을 고치고 주택 수요를 충족시키며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안전한 거주지를 제공한다”라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다만 저소득층을 위한 공간이다보니 화장실이 세대 내에 없거나 있어도 복도에 위치하고 있는 공용 화장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부모들이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한 점은 건축가들의 배려였다. 입주민들을 위한 배려는 동물 조각들로 채워진 놀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 지역에서 흔한 석회석을 이용해 곰과 늑대, 양 조형물로 채웠고 바닥은 물이 채워진 구조였다. 밀레니엄파크의 크라운 분수대와 유사한 형태다. 당시 이 아파트를 공급하고 시카고주택국에 따르면 저소득층 아파트 입주자들이 이 곳을 네이버후드로 느낄 수 있도록 공원과 상점을 곳곳에 배치하고 실내외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서민 주택이었기 때문에 화려한 장식이 있진 않았다. 대신 단순하고 무난하며 튼튼함을 보일 수 있는 벽돌 건물로 지어졌다. 당시 이 아파트를 디자인한 건축가는 존 홀라버드로 지금도 남아 있는 333번지 노스 미시간길의 팜올리브 건물과 시카고 데일리 뉴스 건물 건축가로도 유명하다. 당시 가장 명망있는 건축가가 공공 주택을 디자인한 것이다. 이렇게 유명한 건축가들이 공공 주택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이유로는 1937년에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인해 건축가들의 일감이 크게 줄었던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그래서 공공 주택 사업은 서민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건축가와 건축 회사에게는 주요 일감의 공급처였던 셈이다. 이후 공공 주택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자 시카고주택국은 1950년대부터 20년간 15층이나 16층의 고층 아파트도 지었다. 하지만 이 고층 아파트는 인종간 분리 현상을 심화시키고 범죄의 소굴이 되어 2000년대 초반 모두 철거됐다. 한편 시카고에 위치한 전국 공공 주택 박물관은 최근 개관했으며 서쪽 다운타운인 919번지 사우드 아다길에 위치하고 있다. 입장료가 무료인 이곳에서는 시카고의 공공 주택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시카고 주민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진 곳인지를 설명하고 있다. 당초 32개였던 제인 아담스 홈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대에 30개가 넘는 제인 아담스 홈이 모두 철거됐지만 당시 놀이터에 남아 있던 동물 조형물들은 보존돼 박물관 개관에 맞춰 재배치됐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공공 주택 서민 주택 주택 수요
2025.04.09. 13:38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전년 같은 기간에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올해 첫 세달 동안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으로 주민 96명이 숨졌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15%가 감소한 것이다. 비록 1분기 자료에 불과하지만 이는 최근 몇년간 있었던 범죄 발생 감소 추세를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중에 크게 늘었던 살인 사건이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재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현상이 시카고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살인 사건 발생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면 왜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 범죄 발생이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추후 대책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시카고 경찰국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범죄 발생과 관련한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경우 최근 50년간 기록을 보면 1990년대 초반이 가장 많았다. 1992년의 경우 한해 시카고에서 900명 이상이 살인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어 1980년대 초반이 880건을 오르내리면서 범죄 도시로서의 악명을 이어갔다. <<〈사실 시카고는 범죄 도시라는 오명을 알 카포네가 악명을 떨치던 1900년대 초중반 얻었다. 이후 이런 꼬리표는 떨어지지 않고 계속됐다.〉>>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는 살인 사건 발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1~2년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으며 2010년대 초반에는 연간 400명대로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약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던 시기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후 살인 사건이 폭증해 2021년에는 다시 800명을 넘겼다. 이런 추세는 2022년부터 감소세로 들어서 작년에는 600건 아래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올 1분기 살인 사건 감소율이 15%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경찰과 범죄 관련 전문가들은 살인 사건이 두 자리수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간의 범죄 발생 감소세가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카고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2021년을 전후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자료로 확인된다. 올 1분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필라델피아의 경우 1960년대 중반 이후 살인 사건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 역시 최근 10년새 가장 적은 살인 사건 발생 건수를 보였다. 남부의 뉴올리언스 역시 비슷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니까 시카고 역시 이런 전국적인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범죄에 대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범죄의 경우 주변에서 체험한 사건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가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즉 아는 사람이 강도 피해를 당하거나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강력 사건의 경우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인 인식이 통계가 보여주는 것을 넘어선다는 뜻이다. 정치적으로 왜곡된 메시지 역시 영향을 끼친다. 최근 연방수사국장이 TV 인터뷰에 나와 범죄가 지난 4~5년간 폭증했다라고 발언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가지고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4~5년전에 범죄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 발언이 완전한 거짓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후 범죄 감소 현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전국의 범죄 발생 현황 자료를 누구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있을 연방수사국장이 이런 발언을 내뱉고 있는 것은 다른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아울러 범죄 발생 현황을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관련 자료의 부재도 문제다. 최근에서야 전국 주요 도시의 자료가 연계돼 세세한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기 때문에 이전까지는 살인 사건 등을 제외한 다른 범죄가 얼마나 극성을 부리고 있는지 한 눈에 확인하기 힘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범죄의 경우 전국적인 트렌드를 확인하는 순간 이에 필요한 대처 방안도 마련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관련 자료의 수집은 재발 방지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다. 전문가들은 또 범죄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물론 모든 범죄가 정부 정책이나 캠페인으로만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투입되어야 범죄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범죄의 감소 배경에 어떠한 요인들이 작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실 시카고의 경우 지난 2019년 이후 경찰 인력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실제 범죄는 줄어든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면 범죄 발생이 증가세로 돌아설 경우 경찰 인력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범죄 발생 감소의 이면에는 환경 자체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찰의 대응과 함께 범죄 발생을 막기 위한 방과 후 활동과 재취업 프로그램 등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이러한 범죄 감소의 원인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나중에 범죄 증가세가 나타났을 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경찰국 범죄 도시 사실 시카고
2025.04.02. 13:15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건물들이 즐비한 시카고에서는 이중에서도 오랫동안 보전할 가치가 있지만 허물어질 위기에 처한 건물을 선정해 매년 발표한다. 역사적으로나 건축학적으로 사라져서는 안될 건물들을 모아 발표하고 설사 건물에 대한 재개발을 추진하더라도 원래 상태를 가급적 유지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자 하는 목적이다. 이런 건물 리스트를 ‘시카고 7’이라고 부른다. 매년 일곱개의 건물들을 선정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올해 발표된 시카고 7 중에는 다운타운을 오고가다 자주 지나친 건물도 하나 포함돼 있었다. 36번지 웨스트 랜돌프길에 위치한 델라웨어 건물이 바로 그것이다. 이 건물은 리차드 J 데일리 센터 북동쪽, 굿맨극장 동쪽, 네덜란드 극장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위치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매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손꼽히는 다운타운 중에서도 핵심 지역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운타운 법원을 갈 때나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갈 때 지나쳤던 곳이기도 하다. 많은 시카고 주민들에게는 이 건물의 1층과 2층에 위치한 시카고를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로 인해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8층 규모로 사무실 용도로 주로 사용되던 이 건물은 시카고 대화재 이후 건설붐으로 고층 건물이 지어지던 당시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탈리안 건축 양식을 도입해 주변 건물과도 차별성을 지녔다. 맥도날드가 더 이상 델라웨어 건물에서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건물주는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 계약을 가지고 있는 맥도날드에서 건물주가 이를 사들이는 바이 아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건물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태다. 올해 시카고 7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곧 사라질 수 있는 위험이 처한 건물에는 유콘 빌딩이 들어갔다. 유콘 빌딩의 경우 쿡카운티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쿡카운티 메트로폴리탄 교도소는 다운타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로부터 왜 땅값이 비싸고 복잡한 이 곳에 교도소가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는 인근에 연방 법원이 있어 재판을 받는 수감자들을 후송하기 용이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수년 전 수감자가 침대 시트를 이어서 유리창을 통해 탈옥하는 일도 있었다. 또 건물 옥상에는 수감자들이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콘 빌등은 127년 전인 지난 1898년에 지어졌다. 19세기말에 지어진 건물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자체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 건물은 인근에 위치하면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루커리, 모나독, 마켓 빌딩을 세운 보스톤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 피터 브룩스에 의해 지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브룩스는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이후 황폐화가 된 시카고를 재건하기 위해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다운타운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브룩스와 같은 투자가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 유콘 빌딩 역시 클락과 밴 뷰렌길의 L 자 모양의 땅을 17만5000달러를 주고 매입하면서 개발이 가능했다. 현재 시세로 하면 560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주변의 높은 빌딩숲에 가려 그 역사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보전할 가치가 있는 건물로 평가된다. 브룩스는 부동산 개발업자 중에서도 효율성을 따지는 인물이었다. 그가 투자한 건물들을 평가할 때 따라오는 주요 수식어가 비용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하면서도 실용적인 구조물을 택했다는 것이었다. 유콘 빌딩 역시 초기에는 당시 크게 유행했던 고층 건물의 형식을 채택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초기에는 당시에는 꽤 높은 12층으로 계획했다가 6층으로 낮췄고 최종적으로는 현재처럼 2층 건물로 확정됐다.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낮은 건물을 지은 뒤 여기서 들어오는 수입으로 후에 더 높은 건물을 짓겠다는 것이 브룩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세금 납세자의 건물이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불렸었다. 2층 건물이었기 때문에 건물 뻐대를 지탱할 수 있는 크고 두꺼운 프레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더 넓은 유리창을 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 현재와 같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바깥에서 보면 건물 표면이 거의 대부분 유리창으로 덮여 있었고 모더니즘의 한계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유리창은 1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있다. 하지만 유리창으로 대변되는 유콘 빌딩의 미래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수개월 전부터 주요 입주자들이 건물에서 철수하면서 공실률이 크게 높아졌다. 최근 2년간의 재산세 납부도 연체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금 미납으로 인한 건물 매각 위기에 놓인 것이 현실이다. 세금 납세자의 건물로 불렸던 건물이 세금 체납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이 건물을 끝까지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적어도 건물 외관이라도 남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대화재 시카고 주민들 올해 시카고
2025.03.26. 14:21
롤라팔루자(Lollapalooza)라는 이름 자체부터 생소하다. 평소에는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큰 음악 축제로만 알려진 바 있다. 보통 젊은층들이 즐길만한 흥겨운 이벤트로 하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일동안 계속되는 음악 축제다. 몇년 전에는 축제로 인해 그랜트 파크의 잔디가 크게 훼손돼 주최측이 시카고 공원국에 엄청난 금액을 물어주기도 하면서 지역 뉴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사실 시카고 다운타운 호변에 위치한 그랜트 파크에서 여름 시즌에 열리는 축제는 꽤 다채롭다. 테이스트 오브 시카고와 같은 야외 음식 축제를 시작으로 재즈 페스티벌도 유명하고 장소를 인근 밀레니엄 파크와 호변까지 넓히면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무료 공연과 한여름 밤의 영화 상영, 에어 쇼 등까지 확장될 수도 있다. 8월에는 시카고 출신의 바이올린 연주자 제니퍼 고가 그랜트 파크 오케스트라와 연주회를 열기도 한다. 도시인의 쉼터에서 활기찬 문화 이벤트가 즐비한 것이 시카고 여름철의 매력인 것이다. 롤라팔루자는 1991년 시작됐다. 제인스 애딕션이라는 그룹의 리드 싱어였던 페리 패럴이 만든 음악 축제인데 처음에는 이 밴드의 이별 투어였다. 하지만 곧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얼터너티브 록, 펑크, 힙합 등의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 축제로 성격이 변화했다. 그리고 1991년부터 1997년까지는 북미 지역을 순회하며 콘서트를 개최했다.이 때부터 메인 무대와 함께 신인급 가수들을 위한 무대가 별도로 마련됐고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98년에는 재정 문제로 콘서트가 열리지 못하기도 했고 2005년부터 현재의 공연 장소인 시카고 그랜트 파크로 정착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롤라팔루자는 칠레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에서도 열리기도 했다.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서 음악과 예술, 사회 운동까지 포괄하는 이벤트로 성장하게 됐다. 롤라팔루자 무대를 거쳐간 뮤지션들만 해도 펄잼과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블랙 사바스 등 이름만 대면 금방 알 것 같은 록 밴드와 가수들이 즐비하다. K pop 가수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2022년 BTS의 제이홉이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로 출연했다. 헤드라이너라 함은 롤라팔루자의 경우 그랜트 파크 곳곳에 여러 개의 무대를 설치하는데 각 무대에 주요 시간에 등장하는 주연급 가수라고 보면 된다. 롤라팔루자 출연자를 소개하는 라인업를 보면 헤드라이너는 왼편에 큰 글씨체로 적혀 있고 다른 출연자들은 오른쪽에 작은 글씨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홉은 한국 가수로는 첫번째로 롤라팔루자의 헤드라이너가 됐다. 같은해에는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TXT)라는 보이 그룹 역시 무대에 섰으며 올해에는 여러 K Pop 그룹이 무대에 서게 됐다.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된 걸그룹 트와이스를 비롯해 엑스디너리 히어로스(Xdinary Heroes)와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 킥플립(KickFlip) 등도 폴라팔루자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이그룹인 BTS의 제이홉은 알아도 TXT 등은 생소한 한인들이 많을 것이다. 이 5인조 보이 그룹은 빅히트 뮤직 소속으로 흔히들 BTS 동생 그룹으로 불린다. 또 엑스디너리 히어로스는 JYP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록 음악의 영향을 받은 밴드로 소개된다. 보이넥스트도어는 떠오르는 그룹으로, 킥플립은 신인 그룹으로 일렉트로닉 댄스와 힙합, 팝 음악을 주로하는데 폴라팔루자를 통해 세계 무대에 처음 선보이게 된다. 올해 롤라팔루자에 출연하는 전체 가수들은 올리비아 로드리고와 사브리나 카펜터,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루크 콤브를 비롯해 170명이 넘는다. 7월말부터 8월초까지 4일간 열리는 롤라팔루자는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주최측 추산에 따르면 이 음악 축제가 지역 경제에 끼치는 파급력은 연간 3억달러가 넘는다. 지난 2022년 기준 지역 경제 파급력은 3억3540만달러였고 2010년 이후로 따진다면 20억달러가 넘는다. 시카고 시청에는 입장요금에 붙는 세금 등으로 연간 400만달러가 넘는 수입을 가져다 줬고 2023년 기준으로는 지역에 소비된 금액만 4억220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비욘세와 같은 유명 가수가 솔저필드에서 연 콘서트로 인해 다운타운 호텔에 빈 방이 없을 정도로 로컬 경제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지역 주민들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타 주에서 오는 음악 팬들도 많기 때문에 요식업과 숙박업, 운수업 등은 반짝 특수를 기대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차가 훌쩍 나는 후배 두 명이 롤라팔루자에 갔다 밤새 놀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얘기에 나름 문화적 충격을 받은 바가 있다. 콘서트라고는 대학로 소극장이 처음이자 거의 마지막이었던 터라 어떤 이벤트길래 사람을 밤새 잡아 놓는 매력이 있는지 매우 궁금했었다. 이후 시카고를 찾은 원더걸스와 BTS, 블랙핑크, TXT 등의 콘서트를 멀리서마나 지켜보면서 K Pop의 영향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이제 K Pop은 단순히 한 뮤지션의 활약을 떠나 전세계 젊은이들이 즐기는 하나의 대중 문화상품이 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카고에서 열리는 롤라팔루자 콘서트를 통해 세계 무대에 데뷔하고 인기몰이를 하는 K Pop 가수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롤라팔루자라는 말은 은어로 사용되면 매우 뛰어나거나 범상치 않은 사람이나 사물, 이벤트를 뜻한다고 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롤라팔루자 시사분석 시카고 그랜트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 여름철
2025.03.19.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