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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이리 운하 개통 200주년

1825년 10월 26일 이리 운하(Erie Canal)가 개통됐다. 총 363마일 길이의 이리 운하는 뉴욕주 알바니와 버팔로를 연결하는 물길이다. 시카고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것도 아닌 500마일 동쪽에 있는 이리 운하는 시카고의 현재를 규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200년 전에 개통한 이리 운하는 시카고가 어떻게 중서부의 주요 도시가 됐고 위스콘신이 아니라 일리노이 주에 속하게 됐으며, 오대호를 통해 미국 동부와 연결됐는지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도를 보면 시카고는 오대호의 하나인 미시간호수의 가장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오대호는 물길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남쪽 끝인 시카고에서 배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난관이 있다.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다. 이리호와 온타리오호를 연결하는 나이아가라 폭포로 인해서 물은 오대호가 모두 연결되지만 사람의 이동과 물자 수송은 끊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운하다. 나아이가라 폭포를 우회해서 운하를 연결하면 오대호와 허드슨강, 즉 오대호와 뉴욕시가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중서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곡식이 가장 큰 시장인 뉴욕까지 보다 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저렴하게 수송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리 운하가 개통된 후 시카고에서 뉴욕까지 수송비가 최대 90%까지 싸진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의미로 인해 현재까지 시카고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이리 운하 개통이라고 언급되는 것이다. 물론 시카고가 사실상 건설될 수 있었던 포트 디어본의 등장과 1871년 시카고 대화재, 1893 콜럼버스 만국박람회 등과 같은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많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시카고가 도시로 발전하고 중서부 최대 도시로 성장했으며 뉴욕에 이은 두번째 도시, Second City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리 운하의 개통이다.     사실 이리 운하 이전 시카고 인구는 수백명 수준이었고 세인트루이스는 이보다 100배가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시카고강과 미시간 호수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습지대였으며 목재를 보관하고 있던 조그만 항구 도시가 시카고였다. 반면 중서부의 다른 도시들인 신시내티와 세인트루이스가 훨씬 컸다. 특히 세인트루이스는 서부 지역으로 출발하는 시작점으로 서부의 로마로 통했다. 당시 시카고 인구는 갈레나 인구보다도 적었다. 갈레나는 광물 채취로 인해 한창 도시가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 이리 운하는 착공도 못할 수 있었다. 당시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운하를 위한 연방 정부의 재정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제퍼슨 대통령은 미친 짓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 뉴욕 주지사 드윗 클린턴이 취임 직후 강하게 밀어부쳤기 때문에 대형 토목 공사가 성사될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이리 운하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은 일리노이주 경계다. 일리노이는 1787년 노스웨스트 협정에 따라 현재 주 경계보다 60마일 남쪽이 주 경계였다. 이로 인해 일리노이 주는 오대호와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리 운하의 발전 가능성을 알아본 나다니엘 포프 연방 하원에 의해 현재와 같이 미시간 호수까지로 확장됐다. 만약 일리노이가 미시간 호수와 연결되지 못했다면 남부의 미시시피강으로만 수로 운송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 됐다면 지금처럼 도시가 성장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아름다운 호변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카고가 일리노이가 아닌 위스콘신에 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리 운하가 시카고에 끼친 영향은 이렇게 막대하다. 그래서 현재 다운타운에 이리 운하를 가능케 했던 뉴욕 주지사의 이름을 딴 도로명이 생긴 것이다. 시카고강 서쪽에 위치히나 클린턴길이 바로 그것이다. 카날길 역시 이리 운하에서 연유한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시카고는 1848년 일리노이 미시간 운하를 개통해 미시간 호수와 일리노이강, 미시시피강을 연결했다. 이를 통해 현재도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보트를 타고 뉴올리언스까지 내려갈 수 있게 됐다. 시카고는 동쪽으로는 뉴욕, 남쪽으로는 뉴올리언스까지 이어지면서 명실상부하게 대서양과 멕시코만까지 연결이 됐다.     같은해인 1848년 시카고 거래소가 창설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운하를 통해 미시시피강 연안의 곡창지대에서 시카고로 곡식이 이동된 후 거래되는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시카고 거래소는 곡식 거래를 보다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방편이었고 이를 통해 선물거래도 파생됐다.     이리 운하는 362마일 길이로 675피트에 달하는 지대 높낮이를 뚫고 건설됐다. 총 83개의 수문(lock)도 필요했다. 그만큼 어려운 공사였다. 이리 운하의 성공으로 시카고가 추진했던 일리노이 미시간 운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힘든 공사는 이민자에게 돌아갔다. 당시로는 아일랜드계 이민자였다. 일리노이 미시간 운하 공사의 시작점이었던 브릿지포트가 아일랜드 이민자 타운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지역에서 시작돼 일리노이 정치를 호령하던 리차드 데일리 가문이 배출된 것 역시 이런 배경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운하는 곧 철도에 주요 수송 능력을 넘긴다. 1848년 킨지역이 들어서면서 운하의 장점은 점차 쇠퇴한다. 더군다나 철도는 운하와 달리 겨울철에도 운행이 가능했기 때문에 이리 운하는 1903년, 일리노이 미시간 운하는 1933년 화물 수송을 중단하기에 이르렀고 역사의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졌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운하 이전 시카고 대화재 당시 시카고

2025.10.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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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다운타운 개발 계획

20년 후인 2045년 시카고 다운타운의 모습은 어떨까? 시카고는 종합 개발 계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00년도 더 된 지난 1909년 유명 건축가이자 도시 설계자인 다니엘 번햄이 시카고 플랜을 내놓았고 현재의 시카고 골격이 이 계획에 맞춰 마련됐기 때문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시카고 다운타운의 레익 프론트와 바둑판 모양의 거리 배치, 관공서와 문화센터 건축, 기차역과 항구 개선 사업 등이 바로 이 계획안에 담겼었다.     시카고 강과 미시간 호수가 만나는 지역의 볼품 없고 쓸모 없는 곳으로 여겨졌던 늪지였던 시카고의 다운타운이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거듭 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시카고 플랜과 같이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번햄과 같은 인물이 있었다.     번햄은 1893 시카고 만국 박람회의 종합 기획자였고 후에는 도시 설계자로 워싱턴 D,C.,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필리핀 마닐라와 같은 주요 도시의 개발 계획을 수립한 인물이다. 그의 유산은 아직도 시카고 다운타운 곳곳에 남아 있고 시카고 주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 다운타운의 네이비피어 항구와 시민 공원으로 이어진 레익 프론트, 개발이 제한된 그린 공원 등은 번햄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찬란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카고 시청은 최근 시카고 다운타운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20년 후인 2045년까지 다운타운의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장 큰 골격은 다운타운 고층 사무실을 주거용 공간으로 전환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정비하며 리버워크를 확장하는 것이다. 시카고 다운타운 개발 계획은 지난 2003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된 후 22년만에 새롭게 수정됐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시카고 주민 1만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우선 다운타운 지역은 총 7.4 평방마일로 디비전, 오그덴, 애쉴랜드, 할스테드, 서막, 26가, 미시간 호수로 둘러싸인 곳으로 규정했다. 지난 계획의 다운타운 크기에 비해 6평방마일이 늘어났다. 현재 다운타운에는 총 18만400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시카고 세금의 45%가 이 곳에서 거둬들여지고 있다. 또 시카고 전체 직원의 52%가 다운타운에서 일하고 있을 만큼 비중이 큰 곳이다.     20년 시카고 다운타운 개발 계획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점은 새로운 시청 부서를 만들어 다운타운에서 저녁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계획하게 하자는 것이다. 또 매디슨길에 핑크 라인 전철역을 신설하고 기존 주차장을 공공 플라자로 전환하며 기존에 마련된 강변 산책길을 시카고 강 북부 지류까지 확장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중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거주민의 숫자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이미 라셀길 사무실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시작된 것처럼 향후 20년간 최대 12만명 이상의 주민들을 다운타운으로 유입시키자는 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 6만채의 신규 주거용 세대가 필요하다. 새로운 주거용 건물은 기존 공터를 활용하고 주차장과 낮은 건물을 재건축해서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주거용 세대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케어 시설과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교육기관 확충도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다운타운의 사무실 공간은 공실률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다운타운의 전체 활력도 많이 떨어졌다. 결국은 사무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른 셈인데 다운타운은 취학 연령 자녀를 둔 가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엠티 네스트나 은퇴한 주민들에게는 매력적인 거주지다.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시설이 다 갖춰져 있고 자가용이 없더라도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최근 다운타운 치안도 개선돼 주거 여건은 여전히 뛰어난 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리버워크의 확장이다. 현재 리버워크는 네이비피어에서 시작돼 시카고 강의 북부/남부 지류가 만나는 울프 포인트에서 남쪽으로만 이어져 있다. 최근 시카고 강 남부 지류를 따라 차이나 타운 인근 지역까지 길어졌는데 앞으로는 북쪽으로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이 리버워크를 북부 지류와 연결되는 와일드 마일까지 연결하자는 안이다.     리버워크는 아름다운 미시간 호수와 시카고 강을 연결시켜 시카고 다운타운의 아름다움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주요 자산이다. 여름철이면 리버워크를 산책하거나 강변에 따라 들어선 다양한 상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저녁이면 머천다이즈 마트 건물에 비추는 비주얼 아트를 감상할 수도 있는 주요 포인트가 됐다. 이 리버워크를 더욱 확장해 현재 밸리스 카지노가 들어서는 지역과 구즈 아일랜드까지 연결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산책로가 될 것이다. 지금도 한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은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기억나는 점으로 리버워크를 꼽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개인적으로 경험하기도 했다.     시카고의 장점은 호변에 들어선 가지런한 다운타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유산이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번햄의 시카고 플랜이 있었고 공유지에 대한 사적 개발을 금지하면서까지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 해야 한다고 믿었던 몽고메리 워드의 노력도 한 몫을 했다고 봐야 한다. 향후 20년을 위한 다운타운 개발 계획이 나온 이때, 무엇이 시카고 다운타운을 아름답게 만들고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따져야 할 때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다운타운 시카고 다운타운 시카고 주민들 시카고 플랜

2025.10.2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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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비토 세션

‘Veto session’이라고 부른다. 일리노이 주의회의 가을 회기를 이렇게 부르는데 이유는 명칭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의회제도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거부권과 이 권한의 남용을 제한하는 제도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한 뒤에는 이 법안이 다시 의회로 넘어가 재의결을 하는데 보통 봄 회기에서 통과된 법안을 여름 동안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가을 회기에서 이를 다시 다룬다고 해서 비토 세션이 가을 회기를 의미하게 됐다.     물론 거부권으로 다시 의회에 돌아온 법안은 단순 과반수로 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의원의 3/5가 찬성을 해야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의회와 주지사간의 균형과 견제를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의회의 협의가 필요하게 되며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가 정치권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가을 일리노이 주의회에서 처리할 주요 법안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시카고 대중교통 지원법과 에너지법안, 보험료 인상 규제 법안 등이며 추가로 이민단속 규제 법안과 베어스 구장 지원책 등이다.     우선 CTA와 메트라, 페이스 등을 관할하는 RTA 지원 법안은 가을 회기에 우선 처리해야 할 법안에 속한다. 그만큼 시급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CTA는 현재 연방 정부의 코로나19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이 끝난 뒤에는 극심한 재정 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승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일단 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나온 방안으로는 CTA 버스 기본 요금을 25센트 올리는 곳이 골자다. 전철 요금도 올라가고 일정 기간내 사용할 수 있는 정기권 역시 요금 인상에서 빠질 수 없다. 여기에 주의회에서 지원금이 전혀 없을 경우를 가정한다면 내년에는 2억, 그 다음해는 7억, 9억달러에 달하는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자체 예상이다.     주의회에서는 이를 위해 상품이 아닌 서비스에도 판매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배달 요금에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이 필요하긴 하지만 재정 적자를 메꾸는 일에 항상 주민들의 세금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다음으로는 그린 에너지 법안이다. 일리노이는 조만간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발전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친환경 에너지 법안이 필수다. 일부에서는 대용량 배터리 저장 기술을 지원 개발을 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어떻게 전기 요금을 낮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더군다나 최근 몇년간 일리노이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 요금이 크게 올라간 상황이다. 클린 에너지를 추구하면서도 전기 요금도 낮출 수 있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주민들의 부담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한 것 중에 하나는 보험료다. 특히 집 보험료가 크게 올랐는데 올해 초에는 일리노이 주민들이 가장 많이 가입돼 있는 스테이트팜사의 주택 보험료가 대폭 올라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갖춰졌다. 현재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보험료 인상 계획을 주정부에 통보만 하면 되지만 주보험국으로 하여금 이에 대한 심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부 의원들은 이런 방안이 주정부의 규제만 늘릴 뿐이라며 반대 의사를 유지하고 있어 가을 회기내 어떤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최근 국토안보국과 국경세관단속국 등이 시카고 지역에서 대대적인 이민자 단속을 펼치고 있다. 주의회에서 이민 당국의 역할을 제한하는 법을 추진하고 있는데 어떤 수준으로, 어떻게 이를 규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현재 시카고 베어스 구단이 추진하고 있는 알링턴하이츠 구장 건설 지원 법안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리노이주 가을 회기는 고작 6일이다. 14일부터 16일까지, 그리고 2주를 쉰 뒤 28일부터 30일까지 주의회에 모여 시급한 현안을 다루게 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법안은 봄 회기에서 처리하고 거부권으로 재의결이 필요한 안건을 주로 다뤄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짧게 운영되지 않나 싶은데 그만큼 정치권의 협력과 타협이 중요한 절차다. 하지만 올해 가을 회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될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힘들다.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에너지법안 보험료 일리노이 주의회 규제 법안

2025.10.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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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워싱턴 DC 가을 여행

6일부터 가족들과 함께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이유는 가을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인 딸 둘을 위한 것이었다. 최근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이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방학 기간 동안 집안에만 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무언의 압력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친한 친구들은 방학 기간 동안 타주 여행을 가고 학기 중에는 하기 힘든 특별한 활동들을 할 것이 뻔했기에 참신하고 아이들의 확실한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절실했다.     그 중에서도 워싱턴 DC는 우리 가족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였다. 일단 차로 떠날 수 있는 반경 내에 위치했고 기타 다른 도시에 비해 교육적인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여행지로 꼽혔다. 아직 아이들이 박물관이나 미술관, 국립공원이나 유적지에 관심을 가질 나이라는 점도 고려 요소가 됐다. 가끔 학교 수업 시간이나 책에서 등장하는 건국 아버지들의 에피소드나 조지 워싱턴,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의 일화 등이 나오면 아이들이 관심을 나타낸다는 사실도 워싱턴 DC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결정하는데 고려 사항이 됐다. 더군다나 워싱턴 DC의 거의 대부분의 박물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일부 단체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이나 박물관 특정 액티비티나 전시의 경우 입장료를 받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박물관과 국립공원, 유적지에서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워싱턴 DC 여행을 약 일주일 가량 앞두고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연방 정부 셧다운이 임박했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연방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되자 연방 정부가 일시 작동을 중단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언제 셧다운이 풀리고 어느 선에서 영향을 받게 될지 예상이 힘들다는 점이었다. 워싱턴 DC에서 방문할 예정이었던 박물관과 여행지는 거의 대부분이 연방 정부 관할이어서 만약 셧다운이 이어진다면 박물관 개관 자체가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은 여행 출발 이틀 전까지 계속됐다. 첫번째 방문지로 꼽고 있었던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웹사이트에서는 6일까지는 오픈한다는 메시지가 이틀전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6일 이후로는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내는 없었다. 오히려 6일 이후 상황은 연방 정부 셧다운이 이어질 경우 박물관 전면 운영 중단 가능성이 있다는 문구가 불안감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다행히 여행을 떠나기 전날에야 적어도 11일까지는 대부분의 박물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안내가 올라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만약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박물관 입장이 힘들 경우 여행지 2순위로 꼽았던 애틀란타로 여행지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었다. 이로 인해 마지막 순간까지 숙소 예약을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여행 비수기였고 해당 지역에 큰 이벤트가 없어 숙소 예약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여행 출발 하루 전에야 숙소 예약을 마칠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워싱턴 DC에 주방위군이 투입됐다는 소식이었다. 시카고에도 이미 주방위권이 투입돼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을 지원하고 있지만 워싱턴 DC에도 주방위군이 투입돼 치안 강화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었다. 박물관 입구에, 링컨 대통령 동상 앞에 군인들이 제복을 입고 총기를 소지한 채 순찰을 도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미 얼마 전에 워싱턴 DC 주방위군에게 항의의 표시로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집어던지고 달아나는 시민의 동영상을 본 뒤에는 우리 일상에도 주방위군이 깊숙히 들어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혹시라도 우리 가족과 같은 타주 여행객들도 군인들이 검문을 하거나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한다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매우 다행스럽게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까지 워싱턴 DC에 머무는 이틀 동안 주방위군을 마주치는 일이 세번 정도 있었다. 첫번째 조우는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한 포드 극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번화가를 이동중인 네 명의 군인들을 접한 것이었다. 두번째는 링컨 대통령 메모리얼을 보기 위해 야간에 이동하는 중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는 군인 한 명을 지나친 일이었다. 세번째는 공원 한쪽에서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군인 두 명을 지나간 것이었다.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모처럼만의 가족여행이 한껏 들떠 있다. 워싱턴 DC로 오면서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을 때에는 중서부에서는 보기 힘든 산맥과 가을 단풍을 보며 신기해 하기도 했다. 어른들 역시 계절의 변화와 눈에 익지 않은 지형의 등장에 기분 전환이 되기도 했다. 오하이오와 펜실베니아, 웨스트 버지니아와 버지니아를 거쳐 워싱턴 DC로 이동하면서 주 경계지역에 설치된 환영 문구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 역시 즐거움중 하나였다.     다만 한인 업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체감 경기는 밝지 않았다.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지역에서 20년 넘게 자영업을 해 온 한인은 연방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오래된 단골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계속되는 물가 인상 요인과 단골 손님들의 이탈을 걱정하고 있었다. 기존 한인타운 역시 외곽으로 점차 빠져나가며 예전의 활력을 잃고 있다는 걱정도 보였다. 2025년 가을의 워싱턴 DC는 이렇게 우리 가족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조지 워싱턴 워싱턴 dc 타주 여행

2025.10.0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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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알링턴하이츠 베어스 구장

시카고 베어스는 미 프로풋볼(NFL) 구단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리그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그린베이 패커스와 함께 구단을 운영해 온 전통의 팀으로 구단 자체가 곧 리그의 역사라고 할 정도다. 그런만큼 선수로 뛰면서 감독도 하고 구단주로도 팀을 경영했던 조지 할라스와 같은 레전드를 배출할 수 있었고 월터 페이튼과 같은 불세출의 풋볼 선수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1985년 베어스는 역대 가장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던 팀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당시 선수들은 아직도 주민들로부터 많이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마지막으로 수퍼보울에 진출한 것이 20여년 전일 정도로 주춤하고 있지만 작년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고 드래프트 1순위로 영입한 쿼터백을 확보하면서 부푼 미래를 꿈꾸고 있다. 올 시즌 성적도 2패후 2승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어스의 미래를 설계할 때가 됐다는 것이 베어스 구단측 입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구단 소유 홈구장 건설이 자리잡고 있다. 그간 베어스는 시카고 다운타운 호변에 위치한 솔저필드를 홈 구장으로 사용해 왔다. 시민구장으로 출발해 참전 용사의 희생을 기리는 이름을 가진 이 구장은 역사적으로도, 시카고에도 큰 의미로 남아 있다. 다만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솔저필드는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구장을 구단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카고 공원국 소유이고 이를 임차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이런 구조에는 풋볼이라는 스포츠의 특성도 기인한다. 한 시즌에 홈 경기를 단 10차례만 개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시즌에는 음악 콘서트와 다른 스포츠 경기를 유치해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솔저필드는 이런 한계가 분명하다.     결국 구단은 자금을 마련해 자체 구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는 리그 전체를 봐도 최근 트렌드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은 필수다. 베어스 구단이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구장을 짓는데 필요한 자금은 총 1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중 구장 건설에만 66억달러가 필요하다. 베어스 구단은 이중 20억달러 이상을 직접 부담한다. 아울러 주민들의 세금도 8억5500만달러가 필요하다.     구장 건설 비용이야 베어스 구단이 자체적으로 책임지지만 인근 53번 도로에서 구장과 연결되는 진출입 도로를 만들어야 하고 메트라역 또한 새롭게 손을 봐야 하는데 여기 들어가는 비용이 9억달러 가까이 들어가게 된다. 이 공사에는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의 세금이 투자되어야 한다.     베어스 구단은 이런 투자가 성사된다면 주정부가 거둬들일 수 있는 세금은 향후 40년간 13억달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 전체에 돌아갈 경제적 효과는 매년 13억달러고 9000개의 고정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베어스 구단은 구장 하나만 짓고 끝낼 계획은 아니다. 전체 326에이커 달하는 부지에 각종 근린 시설과 1150세대의 주택, 주상복합건물도 입주시켜 대단위 부동산 개발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곳에 상점, 사무실과 함께 400실 규모의 호텔도 세워 기존 알링턴하이츠 경마장 일대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주정부가 베어스의 이런 계획을 어디까지 지원할 수 있느냐다. 일리노이 정부는 극심한 예산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베어스 구단에 주민들의 세금을 쉽게 지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의 기본 입장 역시 이런 입장에서 출발해 베어스 구장은 구단이 직접 부담해서 세우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베어스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는 적어도 주정부 입장에서 보면 기존 솔저필드 구장 리노베이션 공사에 들어간 부채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 금액만 5억3400만달러에 달한다. 우선 이 부채를 갚고 나서 장기 리스를 조기에 해제하는데 필요한 벌금을 납부한 뒤에야 알링턴하이츠 베어스 구장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년 10번의 베어스 홈 경기와 두 번의 대학 풋볼 경기, 두 번의 고교 풋볼 경기, 한 번의 국제 축구 경기, 레슬링 경기, 복싱 경기 등을 유치하는 동시에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BTS 콘서트와 같은 대형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는 베어스 구장 건설은 간단치 않은 초대형 프로젝트다. 베어스 구단 입장과 같이 세대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안건이다. 매년 150만명이 구장을 찾고 NCAA 파이널 포, 빅텐 챔피언십, 궁극적으로는 수퍼보울 유치와 같은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구장에서 개최한다면 분명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선제 조건 역시 만만치 않다. 현재 베어스 구단에서는 NFL 구장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구단이 직접 지방자치단체와 재산세 합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주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재산세 부담을 낮추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알링턴하이츠 역시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겪어야 하는 교통 혼잡과 재개발 프로젝트에 따르는 학교 시설 확충 등과 같은 선결 과제도 풀어야 한다.     현재의 주정부 재정 상황에서는 베어스 구장과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무조건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주민들은 크게 오른 재산세 때문에 신음하고 있는 와중에 부유한 프로 구단의 수익만 챙겨줄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전통 구단의 발전과 주재정 전반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알링턴하이츠 시사분석 베어스 구단 시카고 베어스 그간 베어스

2025.10.0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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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대학의 선택

최근 시카고 대학이 재정 건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직원 해고와 일부 프로그램 축소를 발표했다. 지난달에 나온 이번 조치로 총 400명의 시카고 대학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20개의 박사 학위 프로그램이 신입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대학측은 이번 조치로 1억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에 이미 등록한 학생들의 경우 학위를 마칠 때까지 학업을 이어갈 수는 있다. 신입 학생들을 더 이상 받지 않는 동결 조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카고 대학의 이번 조치는 학계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유수 사립 대학 중에서도 시카고 대학은 각종 기부금과 찬조금으로 탄탄한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학사 프로그램 동결을 해야 할 정도로 위기인 상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카고 대학은 작년에만 2억8800만달러의 예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대학의 이번 조치는 연방 정부가 각종 연구 프로그램을 중단하면서 대학 행정에도 큰 영향을 끼친 사례로 평가된다. 아울러 시카고 대학은 반이스라엘 항의 시위에 대한 미온적인 조치로 인해 연방 정부로부터 규제를 받기도 했다. 이래 저래 대학 운영이 어려운 시기에 재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속칭 돈이 안되는 프로그램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카고 대학이 아이비리그 대학 못지 않은 높은 평판을 받고 있는 것은 인문학, 그 중에서도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세부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인데 이런 프로그램을 축소한다면 자칫 어렵게 확보했던 대학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프로그램 축소 대상인 사회 복지, 예술 역사, 영문학을 포함한 어문학 등이 그렇다. 이런 프로그램은 다른 대학에서 제공하기 힘든 분야일 뿐만 아니라 운영에 더 많은 재정을 필요로 한다.     어떻게 보면 시카고 대학은 이런 틈새 학문을 통해 타 대학이라면 불가능한 경쟁력을 키웠다고 볼 수도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특성상 외부에서 기금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대학측은 이를 통해 현재 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관련 프로그램을 보다 면밀하게 평가하고 이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프로그램 동결이라는 수단을 취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과 같이 급변하는 구직 시장과 급등하는 박사 학위 프로그램 비용을 고려한다면 이는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시카고 대학의 이런 학위 프로그램 축소 움직임이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 교육으로의 대체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입장은 인공지능 교육이 정보의 습득과 이를 처리하는 과정을 급속도로 대체할 수는 있어도 대학 교육의 본질까지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기본 바탕이 깔려 있다. 교수와 학생간의 인간적인 교류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지혜와 창의력, 윤리적인 합리성은 인공지능이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믿음이다. 또한 인문학 프로그램은 과학이나 기술 연구소와 같은 수준으로 재정적인 부담을 지게 할 수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학문의 특성상 대학측의 지원이 필수라는 것이고 이런 특징이 현재의 시카고 대학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시카고 대학은 설립 이후 줄곧 인문학과 기초 과학 중심으로 뚜렷한 연구 성과를 낸 것이 사실이다. 100명 이상의 노벨상 배출 학자를 기록하면서 이 부분 전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시카고 대학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는 주로 물리학, 화학, 의학, 경제학 등과 같은 기초 학문에 집중돼 있다. 갑자기 불어닥친 예산 감축으로 인해 시카고 대학이 다른 대학이 갖추지 못한 경쟁력을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노스웨스턴 대학과 같은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순수학문, 기초학문이 중심인 시카고 대학이 더 심한 충격을 감내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카고 대학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대학 대학 경쟁력 최근 시카고

2025.09.2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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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거니 밀스 몰

시카고 북부 서버브인 거니는 아울렛 쇼핑몰로 유명하다. 1991년 개장했고 오랫동안 시어스 그랜드가 앵커 테넌트로 있있다. 지금이야 오헤어공항 근처 로즈몬트에도 아울렛이 생겼고 서부 서버브 오로라에도 초대형 규모의 아울렛이 생겨서 시카고 주민들이 자주 찾지만 2000년대만 해도 시카고에서 가장 가까운 아울렛은 거니 밀스 몰이었다. 거니 몰에서 북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위스콘신주 케노샤에 위치한 플레즌트 프레리 프리미엄 아웃렛도 있다. 그래서 시카고 주민들은 거니 몰에서 일단 쇼핑을 한 뒤 모자라거나 구입하지 못한 물건이 있으면 케노샤 몰로 가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샤핑 비중이 더욱 커졌다. 이로 인해 오프라인 몰들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일부 아마존 배송의 경우 오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에는 문 앞에 물건들이 놓여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모든 제품 배송이 그런건 아니고 일상 생활에 자주 쓰이는 물건들의 경우 대도시 곳곳에 세워진 아마존 물류 창고에 미리 물건을 준비해 뒀다가 주문 즉시 배송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아마존은 또 주요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신선 식품 배송도 시작했다. 이제 온라인 쇼핑은 피할 수 없는 필수가 된 시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거니 몰을 보면 속절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던 오프라인 몰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거니 몰은 팬데믹 이전까지 전체 몰 면적의 79%가 입주된 상태였다. 이후 입주율은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입주율은 95%로 알려졌다. 어떻게 보면 오프라인 쇼핑몰의 반란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거니 몰의 이런 반전은 오프라인 쇼핑몰의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전체 쇼핑 금액 중에서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미국 기준으로 전체 쇼핑의 16%에 머물고 있다. 분기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10%대에서 20%대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온라인 쇼핑의 등장으로 전체 쇼핑이 모두 모바일이나 랩탑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세계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현재까지는 오프라인 쇼핑의 비중이 훨씬 더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 비율은 점진적으로 온라인쪽으로 옮겨가지만 그 템포는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아울러 쇼핑몰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독특한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만져보고 점원들과의 대화나 소통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를 모두 선택한다는 것이다. 두 방식을 합쳐 최선의 조합을 찾는 것이 요즘 소비자다.     온라인 상점 역시 단가가 비싸 배송비를 상쇄할 수 있는 첨단 전자제품이 아닐 경우 고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과 반스앤노블이다. 아마존이 초기 서적 판매로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책만 팔아서는 온라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반스앤노블의 경우 온라인 매출보다 오프라인 매출이 더 크고 이익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쇼핑 몰은 단순히 물건을 구입하는 곳이 아닌 커뮤니티 센터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몰에서 소비자들은 재미를 찾고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만지고 시도하고 구입하는 것이 몰에서 이뤄진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만나 식사를 하고 잠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몰이라면 이러한 경험은 극대화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온라인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모든 몰들이 번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몰 중에서도 모든 상점이 한 건물에 들어가 있으면서 공동 출입구를 사용하곤 하는 enclosed malls나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몰들은 트렌드에서 제외되면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몰의 위치와 효율적인 운영, 주요 입주 업체가 무엇이냐 등에 따라 몰도 온라인 쇼핑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니 몰의 경우 94번 고속도로 선상에 있으면서 시카고 북부 서버브에서 멀지 않다는 장점, 인근에 해군 훈련소가 있어 군인들이 선호하는 외출 지역이라는 점 등은 분명 강점이다. 거니 몰이 규모가 작은 로컬 업체들을 입주시키고 임대 계약 기간을 줄이면서 입주 업체들을 채우는 것을 보면서 오프라인 몰이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확인해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오프라인 쇼핑몰 아울렛 쇼핑몰 온라인 쇼핑

2025.09.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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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바이오디젤 원료

보통 자동차에 무연 휘발유를 주유할 때 자세히 살펴보면 에탄올이라는 물질이 함유된 휘발유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탄올이 10%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문구가 주유기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차량에 주유하는 휘발유는 에탄올이 함유된 물질인 셈이다.     에탄올을 휘발유에 섞는 이유는 그럴 경우 탄소 배출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옥수수에서도 에탄올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트럭이나 버스와 같은 대형 차량은 디젤을 주 연료로 하는데 이 경우에는 바이오디젤이 첨가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은 주로 콩에서 추출하는데 일반 디젤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디젤은 콩을 압착해서 추출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석유에서 정유 과정을 거쳐 뽑아내는 일반 디젤과는 생산 방법 자체가 다른 방식이다. 바이오디젤은 일리노이를 비롯한 중서부 주요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콩에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효율적이고 지역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오염 물질 배출 역시 일반 디젤에 비해 30% 가량 줄어들 수 있으니 친환경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생산 단가는 대량 생산과 대형화, 관련 기술의 개발 등을 통해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트럭이나 대형 버스 등은 휘발유가 아닌 디젤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 휘발유 차량 혹은 전기차에 비해 순간 출력을 많이 내야 하는 특성 때문이다. 또 이런 차량들은 오랫동안 운행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 열차나 수송 선박에도 디젤이 선호되는데 이때 바이오디젤을 통해 환경 오염도 줄이고 중서부에서는 농가 소득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일리노이를 비롯한 중서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바이오디젤에 대한 연구과 투자, 적용이 활발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들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최근 시카고 공원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원국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트럭 중 80대를 바이오디젤 차량으로 바꾼 것이다. 공원국 차량의 경우 주민들이 인근에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염 물질 배출이 적은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반 트럭의 경우 바이오디젤을 일정 비율 이하는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오디젤의 사용에 큰 제약은 없다. 대신 바이오디젤의 비율을 늘려 100% 바이오디젤 연료를 주입하기 위해서는 특별 제작된 엔진이 부착된 차량이어야 한다.     이는 가솔린 차량도 마찬가지다. 일정 비율 이하의 에탄올이 들어간 휘발유는 모든 차량이 사용할 수 있지만 특정 브랜드 차량 회사에서는 Flex Fuel이라는 이름의 차량을 만들어 에탄올 함유율이 높은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아직 이런 차량의 보급이 많지 않아 고에탄올 연료의 이용이 일반적으로 매우 활발하지는 않다.     바이오디젤의 경우 일리노이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옥수수와 콩의 재배가 활발한 중서부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일리노이의 경우 아이오와와 미주리에 이어 전국에서 콩 생산이 많은 세번째 주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일리노이 남부 교외 지역에서는 생산된 콩을 바이오디젤이나 쿠킹 오일로 변환하는 기업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주로 공장 반경 100마일 안에서 생산된 콩을 사들여 바이오디젤 등으로 바꾸고 있다. 인근 농장에게는 콩 판매가 더욱 쉬워지는 혜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중서부 농부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판매 활로가 개척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리노이에서 가장 큰 바이오디젤 생산업체인 임코브라사의 경우 시카고에서 두 시간 남쪽에 위치하면서 인근 4600개 농가에서 콩을 공급받고 있다. 800에이커 규모의 이 공장은 최근 생산 능력을 두 배 가량 늘리기 위한 투자를 했다. 연간 9800만 부셸의 콩이 이 공장을 통해 바이오디젤 연료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 공장에서는 요리에 사용되는 쿠킹 오일도 생산한다. 이 오일은 연방 기관의 지원으로 예멘과 남수단, 소말리아 등지에 지원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일리노이 정부는 바이오디젤의 생산과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면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에 부과될 수 있는 주 판매세 6.25%를 면제해 주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일리노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 바이오디젤이 더욱 보급되기 위해서는 판매세 면세와 같은 조치들이 더욱 널리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콩은 80%의 단백질과 20%의 지방으로 이뤄져 있다. 이 20%의 지방을 압축해서 짜내면 자동차 연료나 쿠킹 오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자원이 되는 것이다. 일리노이에서 주로 재배되는 콩과 옥수수의 경우 거의 대부분은 가축 사료로 활용된다. 인간이 소비하는 비중은 10% 내외로 알려져 있을 만큼 식용 보다는 사료로의 활용도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만약 친환경적이고 지역 농가의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바이오디젤이 더 많이 사용된다면 일리노이 지역 경제에도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한 정부 지원과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바이오디젤 시사분석 바이오디젤 차량 이때 바이오디젤 오염물질 배출

2025.09.1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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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크래프트사의 운명

크래프트(Kraft)는 그로서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식품 회사다. 파란색으로 크래프트라고 쓰여진 글씨를 빨간색으로 둘러싸고 있는 회사 로고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노스필드의 윌로우길과 워키간길이 만나는 곳에 본사를 두고 있었다. 글렌뷰에도 또 다른 회사 건물이 있어서 시카고 지역 한인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회사였다.     크래프트사는 10년 전 케첩 브랜드로 가장 유명한 회사인 하인즈(Heinz)사와 통합되면서 크래프트 하인즈로 불린다. 본사는 아직도 시카고에 유지하고 있다. 하나는 시카고 다운타운 에이온 건물에, 다른 하나는 하인즈의 본사였던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두고 있다. 노스필드의 크래프트 본사 건물은 다른 의료 장비 회사가 쓰고 있다.     사실 크래프트사는 시작부터 시카고와 인연이 깊은 회사다. 회사 규모는 키웠지만 본사는 계속 시카고에 유지하고 있다. 창업자인 제임스 크래프트는 187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스티븐슨빌에서 태어났고 1903년에 미국으로 이민 온 뒤 치즈를 판매하는 도매업체를 시카고에 설립했다. 가가호호 방문해 치즈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네 명의 형제들과 힘을 모아 J. L. 크래프트 앤 브로스 회사를 설립한 이후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키웠다. 설립 초기에는 아이스크림과 치즈를 중심으로 하는 낙농업 중심의 식품회사였지만 여기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또 적극적인 합병 정책을 펼쳐 다른 회사와 합치면서 몸집을 불렸다.     크래프트사가 생산한 제품으로는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 오스카 마이어, 맥스웰 하우스, 젤-오, 쿨-에이드, 포스트 시리얼 등이 있다. 현재까지도 일반 식품점에서 많이 팔리는 제품들이다. 아이들 간식이나 점심 도시락 등에 빠질 수 없는 제품들이 대부분인 것도 특징이다.     2012년에는 크래프트사가 두 개의 회사로 분할된다. 하나는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사가 되는데 이 회사는 스낵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회사가 됐고 다른 하나는 크래프트 푸드 그룹이 됐다.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사는 시카고 다운타운에 본사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명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칩스 아호이, 리츠 등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크래프트 푸드 그룹은 2015년 H. J. 하인스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는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사가 등장한다. 브라질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식품업계 투자회사인 3G 캐피탈과 함께 크래프트 하인즈사를 만든 것이다. 총비용만 230억달러가 들어간 이 거래는 당시 식품업계 최대의 합병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병 이후 회사는 지속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규모면에서 다른 경쟁사에 비해 비교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서 왔다. 새로운 소비자들은 이전과 같이 가공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보다 건강한 음식을 찾는 트렌드는 이제 새로운 대세가 된 상황이었다.     이후 크래프트 하인즈는 자회사를 매각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다. 플랜터스라는 유명한 땅콩 부문 회사를 팔았다. 또 천연 치즈사 역시 매각했다. 치즈 회사는 크래프트사의 모태라고 할 만큼 핵심 분야였지만 이를 팔아 새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크래프트 하인즈가 당시 투자에 나섰던 분야는 프로틴 식품과 런처블이라고 불리는 학생용 스낵, 도시락 제품이었다. 하지만 판매 부진은 이어졌고 2024년 기준 크래프트 하인즈의 매출은 3%가 줄어들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실제 하인즈 케첩이 월마트에서는 3달러 가량에 팔렸지만 월마트 자체 브랜드는 같은 크기의 케첩을 98센트에 판매하면서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크래프트 하인즈는 합병 10년만에 다시 분할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하나는 글로벌 테이스트 엘레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하인즈와 필라델피아 크림 치즈, 크래프트 맥앤치즈를 생산하게 된다. 노스 아메리칸 그로서리사로 불리는 다른 회사는 맥스웰 하우스, 오스카 메이어, 크래프트 싱글스, 런처블과 같은 제품을 만든다. 두 회사의 공식 명칭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두 회사로의 분할은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할 소식에 합병을 주도했던 워렌 버핏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크래프트 하인즈사의 이사직을 맞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사는 분할 결정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추진된 것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크래프트 하인즈의 주식 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합병 후 주가가 70%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주주 자리는 유지하고 있었는데 분할 이후에도 계속 주식을 유지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거대 식품회사의 분할은 최근 계속 있었다. 지난달 큐리그 닥터 페퍼사는 피츠 커피를 매입한 뒤 두 회사로 나눌 것이라고 밝혔고 2023년 켈로그사는 분할하며 한 회사는 마스사가 매입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와 취향에 큰 영향을 받는 식품사들은 앞으로도 합병과 분할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에도 시카고에 본사를 둔, 오랫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브랜드가 남아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시카고언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즐겨 왔던 과자를 식품점 진열대에서 발견했을 때의 느낌은 여전히 따뜻하기 때문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크래프트사 시사분석 크래프트 하인즈사 사실 크래프트사 크래프트 본사

2025.09.0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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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라부부 열풍

라부부(Labubu)라는 인형이 있다. 북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티브로 해서 탄생되었으며 날카로운 이빨을 내보이고 있는 귀여운 몬스터라고 소개된다. 이 캐릭터는 언제부터인가 몬스터 인형과 티셔츠, 각종 악세사리 등으로 생산돼 시카고를 포함한 국내 전지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중국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 여성들도 핸드백이나 책가방, 옷에 고리를 걸어 달고 다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반짝이는 스톤이 박힌 티셔츠를 입은 행인들도 시카고 번화가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이 인형은 홍콩 출신의 디자이너 카싱 렁이 2015년에 디자인했고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2019년부터 중국의 장난감 제조업체 팝 마트가 라이센스를 획득해 관련 상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는 미국으로도 건너와 샴버그의 우드필드 쇼핑몰에도 팝 마트 스토어가 있는데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인기의 비결은 한개에 30달러 가량하는 인형을 사지만 정작 어떤 캐릭터가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구입해야 하는 독특한 판매 전략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일명 블라인드 포장이라고 해서 내가 구입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모른채 살 수밖에 없다. 구입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도박을 하는 것과 같은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일종의 도파민 중독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아울러 간혹 들어가 있는 희귀템을 득템하는 재미도 쏠쏠하다.이 희귀템은 72개 중에서 하나만 들어가 있는 확률인데 얼굴과 발바닥이 무지개 색깔로 되어 있는 인형의 경우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500달러 이상을 받고 거래되고 있을 만큼 라부부의 인기는 뜨겁다. 실제로 팝 마트 스토어나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자 마자 수초만에 관련 상품이 매진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구입한 물품을 서로 차지하겠다고 몸싸움에 폭행이 개입하기도 하는 영상이 널리 퍼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반 소비자들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라부부를 사고 팔고 있다. 페이스북 마켓 플레이스나 이베이, 스탁엑스 등에서 라부부 거래는 이제 흔한 일이 됐다.     라부부의 열풍이 확산된 것에는 한국 걸그룹도 한 몫을 했다.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인 리사가 작년 자신도 라부부에 푹 빠졌다는 사실을 배니티 페어 인터뷰를 통해 밝히면서 블랙핑크를 추종하는 미국 팬들도 라부부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라부부는 파리 패션쇼 위크에 등장했고 리한나와 레이디 가가와 같은 유명 연예인들의 핸드백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게 됐다. 하물며 시카고의 35지구 시의원도 라부부 인형을 걸고 다니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시카고에서는 최근 라부부 인형을 테마로 한 라부부 팔루자가 열리기도 했으며 일부 참가자들은 캐릭터 인형을 특별 제작한 옷에 부착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우드필드 몰의 팝 마트 스토어에서는 사람 크기의 라부부 마스코트가 팬들에게 소개됐다.       이렇게 라부부의 인기가 올라가자 짝퉁 제품도 거래되고 있다. 이런 제품은 라부부가 아니라 라푸푸(Lafufu)라고 불린다. 라부부와 라푸푸를 구별하는 법도 나올 정도다. 정품 라부부 인형은 치아가 9개인데 반해 라푸푸는 8개 혹은 10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정품은 QR 코드가 있는 태그가 있으며 이 코드를 휴대폰으로 찍으면 팝 마트 웹사이트로 연결된다. 일부 라푸푸 제품은 질식 위험이 있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되기도 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라부부가 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기 때문에 부모들도 관심이 필요하다.     라부부의 인기로 시카고 차이나타운에서는 관련 상품이 즐비하게 진열돼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까지 라부부의 열풍이 이어질지 모르지만 전문가들은 비니 베이비와 같이 세대를 이어 사랑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라부부의 인기를 희귀성과 이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설명한다. 이런 점에서 라부부의 블라인드 포장과 희귀템 전략이 먹혀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로욜라대 마케팅학과 제나 드렌텐 교수는 “소비자 관점에서 보면 어른들에게는 이런 인형을 구입하고 소장하는 문화가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선택이 이런 놀이 문화로 반영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열풍으로 인해 팝 마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6억698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기가 식지 않자 팝 마트에서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라부부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으며 향후 휴대전화에 걸 수 있는 미니 라부부를 론칭할 것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드폴대 미디어 팝 문화학과의 폴 부스 교수는 “라부부와 같은 수집용 장난감의 역사는 매우 길다.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비니 베이비도 수집용으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 블라인드 박스와 같은 전략 역시 다양한 제품에 활용되고 있다”며 “희귀성에 이를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해지면 제품이 가치는 더욱 올라가곤 한다”고 지적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캐릭터 상품 몬스터 인형 인기 걸그룹

2025.08.2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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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오헤어공항 확장 공사

이미 완료된 오헤어공항 확장 공사는 오헤어 현대화 프로젝트라고 불렸다. 이 공사는 기존에 복잡하게 얽혀 있던 오헤어공항의 활주로를 다시 정리하는 게 주요 목표였다. 동서남북으로 펼쳐져 있던 활주로를 동서 방향 위주로 다시 설계해 고질적인 오헤어공항의 항공기 연발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오헤어 공항 현대화 프로젝트였다.     지난 2005년 연방항공청의 승인을 받아 공사가 시작됐고 2008년부터 기존 활주로가 확장되거나 새롭게 들어서며 오헤어공항이 처리할 수 있는 항공기의 숫자를 크게 늘리는 효과도 발생했다. 아울러 공항 남쪽과 북쪽에 관제탑이 새롭게 들어섰으며 국제선인 5번 터미널의 게이트 확장 공사도 완료됐다. 특히 5번 터미널 확장 공사를 통해 한인들도 한국으로 여행할 때 더욱 커진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게이트 내 각종 식당과 바 등의 편의 시설도 확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번 터미널 앞에 위치했던 야외 주차장도 오랜 공사를 거쳐 타워 형태의 대형 주차장으로 대체되면서 편의성이 좋아졌다.     또 각 터미널과 장기 주차장 사이를 연결하는 무인 기차 역시 보수 공사를 끝내고 운행을 재개했다. 이제는 더 이상 장기 주차장과 터미널 사이를 연결하는 셔틀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된다. 공항에 픽업을 하러 갈 때 주로 이용하는 셀폰 주차장도 새로운 장소로 이전했고 렌트카 시설 역시 터미널에서 더 떨어지긴 했지만 복합 센터 안으로 이전해 새 모습을 갖췄다.     하지만 오헤어공항 확장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2번 터미널 확장 공사다. 사실 이 공사는 이미 오래 전에 착공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승객 감소와 엄청난 공사비 증가로 인해 사업 가능성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터미널 공사의 경우 오헤어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삼고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이 승객이 내는 수수료 등을 거둬 주로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공사비가 10억 달러 이상 증액되면서 어느 건물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게이트는 어느 항공사가 얼마나 더 가져가야 하는지 등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며 착공 자체가 미뤄졌다. 그러다가 18일에서야 2번 터미널로 불리는 글로벌 터미널에 대한 착공식이 열렸다.     글로벌 터미널로 불리는 이 건물은 말 그래도 국제선과 국내선을 모두 운영한다. 기존까지는 오헤어공항 1, 2, 3번 터미널은 국내선, 5번 터미널은 국제선으로 운영됐다. 그래서 한국 등에서 들어오는 국제선 승객들은 5번 터미널에서 내려 입국 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은 뒤 다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해야 했다. 이런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2번 터미널인 글로벌 터미널은 국제선과 국내선을 한 곳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국제 공항들이 추구하는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런 글로벌 터미널을 위해 시카고에 본사를 둔 스튜디오 갱의 디자인이 채택됐다. 이미 시카고 다운트운의 아쿠아 빌딩과 세인트 레지스 시카고 건물의 디자인을 통해 널리 알려진 스튜디오 갱은 글로벌 터미널의 테마를 자연 친화적이고 중서부의 대평원 지형에 맞는 것으로 잡았다. 전체적인 아웃라인은 완만히 올라가는 굴곡을 지녔으면서 내부는 나무와 식목이 대거 들어서는 자연 친화적인 모습을 갖췄다. 언뜻 봐서는 공항인지 식물원인지 가늠이 가지 않을 정도로 아트리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디자인이다.     글로벌 터미널 공사는 탑승동 공사와 함께 진행된다. 탑승동은 공항 처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터미널에서 떨어진 곳에도 자리잡게 되고 이곳까지는 지하 터널로 연결된다. 항공사와의 합의를 통해 탑승동을 먼저 공사하고 이후 터미널 공사에 들어가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공사는 80억달러의 예산으로 2028년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공사가 끝나고 나면 명실상부한 오헤어 공항 현대화 공사는 마무리가 되는 셈이다.     공항은 단순히 항공기와 승객을 맞이하는 장소를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요즘은 전세계가 촘촘하게 연결됐기 때문에 도시와 전세계를 잇는 관문인 셈이다. 사실 시카고는 물길을 통해 시의 존재가 외부 세계에 알려졌고 이후로는 철길로 국내 주요 도시와 연결이 됐다. 이후에는 하늘 길을 통해 시카고와 지구촌이 연결될 수 있었고 지금도 글로벌 도시와 중서부 곳곳을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역사가 더 긴 미드웨이공항이 있지만 시카고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오헤어공항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카고와 일리노이는 현재 점진적인 인구 감소와 제조업 쇠퇴, 이로 인한 지역 경제 침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서부 주요 도시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각종 정책과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볼 때 시카고 입장에서는 오헤어공항의 경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다. 이런 측면에서 장기적인 오헤어공항 투자가 필요하고 현대화 공사 역시 정상적인 일정에 맞춰 완성되는 바람직할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오헤어공항 시사분석 오헤어공항 확장 터미널 공사 터미널 확장

2025.08.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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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운하의 명칭 변경

시카고운하라고 불리는 물길이 있다. 정식 명칭은 ‘Chicago Sanitary and Ship Canal’이라고 불린다. 이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물길은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하면서 위생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카고 다운타운 남서쪽에서 시작돼 졸리엣까지 연결되는 인공 운하로 시작점은 시카고강의 남쪽 지류이며 끝나는 곳은 데스플레인강과 만나는 곳이다.     그러니까 이 운하는 시카고강과 데스플레인강을 연결하고 있다. 이후 데스플레인강은 일리노이강이 되고 일리노이강은 세인트루이스 지역에서 미시시피강과 만난다. 결국 이 시카고 운하는 미시시피강과 연결돼 궁극적으로는 뉴올리언스 지역 인근에서 대서양과 연결되는 것이다. 호수와 대양의 연결 고리가 바로 이 시카고운하다.     시카고운하의 길이는 총 28마일로 1900년 1월 2일 정식 개통됐다. 일반적으로 시카고운하를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시카고강의 물길을 거꾸로 돌렸다는 점이다. 시카고운하가 생기기 이전까지는 다운타운 지역에서 시카고강이 미시간호수로 유입됐으나 운하가 개통된 이후로는 미시간호수에서 시카고강으로 물의 흐름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이는 물론 의도적인 일이었다. 시카고를 비롯한 북부 일리노이 지역의 상수원인 미시간호수로 오염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대책으로 시카고운하가 개통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또 다른 영향은 오대호와 미시시피강이 시카고 운하로 연결됐다는 점이다.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두 물길이 운하를 통해 배가 지나갈 수 있는 물길로 연결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사실 이전에도 미시간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는 운하는 존재했다. 1848년 개통된 일리노이미시간운하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일리노이미시간운하의 경우 폭이 좁아 큰 배가 운항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로 인해 시카고운하는 넓이 202피트, 깊이 24피트로 건설됐다. 시카고운하는 일리노이미시간운하에 비해 3배 이상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후 일리노이미시간운하는 1933년 완전 폐쇄되기에 이른다. 일리노이미시간운하는 미시간호수와 미시시피강을 연결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물길을 완전히 되돌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시카고운하와의 차이를 나타낸다.     시카고운하는 처음 개통될 당시부터 큰 의미가 부여됐다. 애초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던 강 하구의 습지대였던 시카고가 외부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물길과 연관이 있었다. 미시간호수와 미시시피강의 연결 가능성이 탐험하던 유럽 이주민들에게 시카고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원주민들은 시카고 포티지를 통해 시카고강과 데스플레인강, 미시시피강을 연결했지만 운하를 통해 더욱 활발한 수상 교통이 가능해졌다. 시카고는 초기 물길로, 이후에는 철길로, 나중에는 하늘길을 통해 도시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시카고운하와 관련된 한가지 일화로는 세인트루이스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카고운하가 개통된 이후로는 시카고 지역에서 깨끗하지 않은 물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버드와이저 맥주를 시카고로 보내고 시카고에서는 답례로 오수를 내려보냈다는 우스개 소리가 생겼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시카고운하의 개통을 막기 위해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 개통 예정일에 앞서 시카고운하가 열린 것도 이를 막기 위해 일부러 운하를 막고 있던 댐을 터트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운하는 환경오염 문제로 시달렸다. 시카고의 하수도 시스템은 100년 이상 된 낡은 것이었다. 운하가 생기기 이전부터 하수도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 보통의 경우 강으로 하수를 배출만 하는 역할만 했다. 문제는 폭우나 홍수가 생겨 하수 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다. 이 때에는 하수 처리가 완전히 되지 못한 오염된 물들이 강으로 직접 유입되면서 환경 문제가 심각해졌다.     이로 인해 시카고운하의 수질 문제가 크게 대두된 적도 있다. 또 운하 개통 후 대형 바지선의 운행이 빈번해지자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물론 현재는 이런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됐다. 높낮이가 없는 평평한 대지에 세워진 시카고와 일리노이의 지형적인 특징으로 인한 배수 문제는 대형 저수지와 딥 터널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또 종합적인 하수 시스템이 완공되면서 처리된 하수가 강이나 운하로 이동됐고 바지선의 운행도 초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덕분에 시카고운하의 오염 문제가 대부분 사라질 수 있었다.       최근 시카고강친구들, 삼림국친구들이라는 시민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시카고운하의 공식 명칭을 변경하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현재 시카고운하의 명칭은 과거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미래 지향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이름으로 바꾸자는 것. 운하가 단순히 배가 통행하고 처리된 하수가 배출되는 것에만 집중되기 보다는 이를 얼마나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올해말까지 지형 이름 변경을 담당하는 위원회 US Board on Geographic Names에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시카고운하의 공식 명칭이 변경될지, 된다면 어떤 이름을 가질지는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다. 다만 과거의 의미를 간직하면서도 향후 쓰임새에 걸맞는 이름이 채택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운하 시카고 지역 시카고 다운타운

2025.08.13.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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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연금 개정법

최근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가 주의회에서 통과된 시카고 공무원 연금 개정법에 서명했다. 이 개정법이 발효되면 비교적 최근 채용된 시카고 경찰과 소방관에 대한 연금이 오래 전 채용된 경찰과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된다. 즉 공무원 연금이 올라가게 되고 이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개정법을 추진한 주의회와 이를 서명한 주지사는 만약 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이에 반대한 공무원들과 법정 소송으로 번질 수 있으며 이는 곧 또 다른 부담으로 시민들에게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시카고 시청이 얼마나 많은 공무원 연금 부담액을 납부해야 하는지가 관건인데 시청 추산치에 따르면 연간 최소 6000만달러가 넘을 것을 보인다. 이 수치는 2027년까지가 기준이고 이를 2055년까지로 늘릴 경우 시청의 부담액은 7억 5000만달러를 훌쩍 넘긴다.     이번 개정법이 2010년 이후 채용된 시카고 경찰관과 소방관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시카고 시청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그리 높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 대상자들이 은퇴를 하게 되는 2050년 이후에는 시카고 시청의 부담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시의 부담금액은 늘어나게 되고 이는 곧 세금 인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로 이 부분이 시카고 시청이 재산세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지점이다. 이미 시카고 시는 지난해 재산세 인상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바 있다. 브랜든 존슨 시장은 자신의 선거 캠페인 당시 재산세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분명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역시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부자 증세안이 주민투표에서 부결되자 재산세 인상 카드를 꺼내들고 말았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시의회에서 이를 부결시키자 다른 세금과 수수료 인상으로 일단 필요한 재정 확보는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금 인상 요인은 많다. 이번 공무원 연금 개정법 뿐만 아니라 시카고 공립 학교, 시카고 대중 교통이 각각 7억달러 이상의 막대한 예산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재산세 인상과 함께 현재 거론되고 있는 것이 비디오 게임기 확장이다. 오헤어국제공항과 일부 식당과 바 등에 비디오 게임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여기서 나오는 면허 수수료와 수익을 시 재정에 충당한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비디오 게임기를 공항에 설치할 경우 시민들보다는 시카고를 찾는 여행객 등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반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다운타운에 들어설 예정인 발리스 카지노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발리스 카지노의 수익이 줄고 비디오 게임기의 수익이 늘면 결국은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회의론인 것이다.     또 한가지 시카고 시의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일명 배달세. 이 Delivery Tax는 시카고에서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주문을 할 경우 건당 1달러에서 2달러 가량의 배달세를 추가로 부과하자는 것이다. 이 배달세는 배달 금액에 따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건당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10달러를 주문하거나 100달러를 주문하거나 고정적인 세금이 부과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시 재정을 확충해보자는 것이 시의회의 입장이다.     시카고의 연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공무원들의 연금은 올려 놓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장기적인 플랜이 부재한 곳에서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시카고의 연금 적자는 그 규모가 359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번 개정법으로 인해 110억달러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구조적인 문제는 정부가 공무원 연금에 납부해야 하는 정부의 기여액이 현저하게 적은 데서 온다. 시카고에는 4대 공무원 기금이 있는데 2023년 기준으로 정부의 납부 비율은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 공무원 기금이 38%로 가장 높고 소방관 기금이 21%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기금의 약 1/5만이 확보된 상태로 이 상황이 이어지면 공무원 연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런 상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여액의 비율을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극심한 적자 상황인 공무원 연금을 한 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신용평가기관에서도 시카고의 신용 등급을 결정할 때 항상 내놓곤 하는 해결책은 단기간의 고통을 감수하면서라도 연금 부담액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세금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 해결책이 재산세 인상이 될지, 새로운 세금 부과가 될지는 추후 결정될 것이지만 이래저래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그럼 이같은 공무원 연금 적자는 왜 발생하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해결책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 공무원들의 표를 의식한 일부 선출직 정치인들이 기금 확보에는 신경쓰지 않은채 퍼주기에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선거에서 필요한 표는 얻을 수 있었을지 몰라도 정부의 재정 상황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연금 시사분석 시카고 경찰관 시카고 공무원 시카고 시청

2025.08.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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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전기요금도 오르고 집 보험도 뛰고

물가 인상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뉴스를 접하면 좀 심한 정도가 아닐까 싶다. 전기 요금과 집 보험료의 인상이 더욱 그렇다.     전기 요금은 아무리 줄이려고 해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상 생활에 전기가 사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든 현대 생활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폭염이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름철이라면 에어콘 온도를 더 높게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 더군다나 지난 6월은 시카고의 최고 기온이 예년에 비해 크게 올라가면서 전기 사용은 급증한 상태다. 이에 맞춰 전기 요금 인상까지 적용됐으니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기 요금 체계는 일반 주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돼 있다. 우선 시카고 지역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사는 단순히 전기를 배달하는 구조다. 전기를 공급받고 원가에 이윤을 붙이지 않고 이를 배달하는데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전기 요금 청구서를 보면 전기 요금 원가와 이에 따른 사용료, 배달료가 별도로 부과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컴에드는 어디서 전기를 공급받을까. 해답은 전기 공급망 업체에 있다. 시카고를 포함한 13개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는데 이를 전기 공급망(electric grid) 이라고 부른다. 이 공급망 업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전력소 등을 통해 전기를 구입하고 가격을 산정한다. 이 과정은 입찰을 통해 이뤄지는데 내년 전기 요금 구입을 위한 입찰이 최근 완료됐다. 그 결과 올해보다 20% 이상 오른 전기 공급 가격이 확정됐다. 결국 내년에는 전기 요금이 또 두 자릿수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컴에드는 이 가격으로 전기를 받아 각 가정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큰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기 공급 시설을 현대화하고 배송 과정에서의 손실을 막기 위한 시스템에 투자하기 위해 요금을 올릴 경우 등은 컴에드가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이처럼 전기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은 비단 시카고만의 상황은 아니다. 전국적인 추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전기에 대한 수요가 뛰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다. 그리고 전기 수요의 대부분은 데이터 센터에서 찾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입장이다. 요즘은 각자가 들고 다니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능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소모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은 자체 전력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즉 기존에 폐쇄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해 데이터 센터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확보하거나 이미 운영중인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자체 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찾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전과 맺은 계약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빨라도 7년에서 10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들 빅테크 입장에서는 이 방안이 보다 현실적인 것이다.     문제는 이로 인한 전기 요금 상승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생 에너지로 확보한 전기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점차 줄어들면서 전기 요금 인상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집 보험료 인상 소식도 들려왔다.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 팜이 집 보험료를 두 자릿수 이상 올린다는 것이다. 인상 원인은 기존 보험료로는 가입자들이 청구하고 있는 보험 지급액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보험사의 주장이다. 일리노이의 경우에도 지난 15년 중 13년은 보험사가 각 가정에 지급한 금액이 거둔 보험료보다 많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보험 지급액이 높아진 이유로는 극심한 기후 변화가 꼽힌다. 시카고의 경우 폭풍우와 우박, 홍수 등의 피해로 인해 보험 지급액이 크게 뛰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는데에는 동의할 수 있겠으나 월 보험료가 20% 안팎으로 뛴다는 것은 일반 서민들 입장에서는 쉽게 수긍하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현재 일리노이주 보험료 인상 과정은 보험사가 해당 기관에 보험료 인상 여부만 고지하면 문제가 없어 이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트팜과 함께 일리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사 역시 올해 초 집 보험료를 이미 인상한 바 있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보험료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지경이다.     집 보험과 함께 자동차 보험 역시 자동차 사고 시 부담해야 하는 수리비 인상과 차량 부품값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가 최근 눈에 띄게 오르기도 했다.     물가 인상은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다른 저렴한 보험으로 갈아탈 수는 있겠지만 삶의 질은 떨어지고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 상황에서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요원하다. 당장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해결방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인공지능 트렌드를 거슬러 살 수는 없지 않는가. 게다가 전국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재산세와 판매세의 부담을 항상 지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래저래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전기요금 전기 공급망 전기 요금 요금 인상

2025.07.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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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교황의 도시 돌튼

인구 2만명의 쿡카운티 서버브. 94번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시는 1892년 조지 돌튼이라는 여객선 산업을 하는 초기 정착주민의 이름을 따서 설립됐다. 이후 제조업이 번성했고 열차 제조업이 크게 부흥했다. 인근에 당시 전국 최대 규모의 열차 제조사인 풀만사가 있어 이와 연계된 관련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농산물로 만든 제품과 벽돌 제조업도 번성했는데 이는 인근에 거대하게 형성된 진흙층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면 90%가 흑인이고 백인과 라티노, 아시안 비중은 미약하다. 중간 가구 소득은 5만8000달러 가량이다. 최근 몇년 간은 논란을 불고 온 시장으로 인해 미디어의 집중적인 이목도 끌었다. 티파니 헨야드라는 시장이 시 재정을 낭비하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 도시는 돌튼(Dolton)이다.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20마일 가량 남쪽으로 떨어진 서버브로 동쪽으로는 캘류맷 시티, 남쪽으로는 사우스 홀랜드, 서쪽으로는 하비, 북쪽으로는 웨스트 풀만으로 둘러쌓인 도시다. 94번 고속도로를 타고 인디애나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왼쪽으로 산 크기의 거대한 쓰레기 매립지가 나오고 우측으로 보이는 곳이 바로 돌튼이다. 이 돌튼이 최근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교황 리오 14세가 살었던 집이 있기 때문이다.     본명이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인 교황 리오 14세는 1955년 9월 14일 시카고의 머시 병원에서 출생했다. 이후 대학에 진학하기 전까지 돌튼에서 부모와 두 명의 형과 함께 지냈다.     교황은 시카고 리버데일 커뮤니티와 인접한 링컨길의 성모승천 성당(St. Mary of the Assumption)에 다녔고 성당이 운영하는 학교에 재학하면서 성당 합창단원으로, 복사(Altar boy)로도 일했다. 당시 돌튼에 살았던 주민들은 성모승천 성당과 학교는 지역사회 허브로 많은 행사와 추억들이 담긴 공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에는 천주교 신자라면 당연히 자녀들을 가톨릭 학교에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전해진다. 이 성모승천 성당은 1880년대 설립됐으며 첫 건물은 137가와 인디애나길이 만나는 곳에 세워졌다. 당시 이 성당 건립에 사용된 목재는 기부로 충당됐으며 부지는 열차 제조사 대표였던 조지 풀만이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성당 건물은 1916년에 지어졌고 교황이 실제로 다녔던 성당 건물은 1956년, 교황이 태어난 후 1년 뒤에 건립됐다. 138가와 레이덴길에 위치한 이 성당은 아쉽게도 1989년 문을 닫았다. 신도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성당 건물 자체는 남아 있다.     돌튼시에 따르면 성당 주변에는 1960년대 당시 큰 영화관과 상점들이 즐비했다. 또 어린 자녀를 갖고 있는 주민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소프트볼 경기장도 공원 곳곳에 마련되기도 했다. 돌튼 공원에서는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 동안 연중 가장 큰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퍼레이드와 카니발을 중심으로 7월1일부터 4일까지 축제 기간이 지속됐는데 이 전통은 1930년대에 시작돼 1990년대까지 계속됐다. 돌튼에는 또 교황이 다녔던 유치원도 있다. 아이반호 매너 스쿨이라는 곳인데 142가에 위치한 이 곳은 현재 148 교육지구의 유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유치원을 다닌 교황은 이후 성모승천 성당 학교에 재학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교황은 성모승천 성당 학교를 1969년에 졸업하고 미시간주에 있는 세인트 오거스틴 신학 고교로 진학한다. 이후 잠시 시카고 남부 서버브 올림피아 필즈의 톨렌타인 신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그 뒤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빌라노바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다. 톨렌타인 신학교는 112에이커 부지에 1958년 개교한 곳으로 아우구스티노 수도회가 운영했다. 학교 이름은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에 가입한 톨렌타인의 성인 니콜라스에서 따왔다. 올림피아 필즈의 톨렌타인 신학교는 1968년 문을 열었으나 시카고의 하이드파크에 가톨릭 신학대학교가 개교하면서 많은 신학생들이 그쪽으로 옮겨가며 1974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아직도 신학교 교정은 그 자리에 있으며 현재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 신부들이 은퇴하고 머무는 곳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학교 인근에는 시카고를 상징하는 음식인 딥 디쉬 피자 전문점 아우렐리오 피자가 위치해 있다. 홈우드에 위치한 이 딥 디쉬 피자집은 교황 리오 14세의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8월 교황이 추기경이었을 당시 이 곳을 방문해 친구, 지인들과 딥 디쉬 피자를 먹고 기념 사진을 촬영한 것이 이 피자집에 걸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제이슨 하우스 돌튼 시장에 따르면 교황이 살던 집은 시가 37만5000달러를 주고 최근 매입한 상태다. 212번지 이스트 141가에 위치한 이 집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는 시가 구성한 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이 집은 교황이 부모와 두 형과 함께 살었던 곳으로 1969년 미시간 신학 고등학교로 이주하기 전까지 줄곧 거주했다. 교황의 아버지 루이스 프리보스트는 학교 교직원이었고 1997년에 사망했다. 어머니인 밀드레드는 도서관 사서였고 1990년에 별세했다. 1949년에 건축된 이 집은 교황의 아버지가 1996년에 5만8000달러에 매각했고 작년 주택 수리 후 판매하는 업자가 6만6000달러에 매입했다. 주방과 바닥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끝낸 것으로 나타난 이 집을 두고 시에서는 일단 교황에 거주했을 당시로 복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교황 리오 성모승천 성당 성당 건립

2025.07.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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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쥐가 가장 많은 도시

시카고가 갖고 있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 중 하나는 전국에서 가장 쥐가 들끓고 있는 도시라는 점이다. 이는 방역 전문 업체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매년 발표되고 있는데 그만큼 시카고가 위생적으로 낙후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도시의 고유한 특성도 자리잡고 있다.     일단 전국에서 가장 쥐가 많은 도시로 선정되었다는 조사를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조사는 방역 전문 업체인 오킨스사가 도시별 쥐 방역 의뢰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오킨스사는 지난 10년간 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매년 시카고가 가장 많은 방역 의뢰 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쥐가 주거 환경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쥐가 박테리아를 지니고 있어 렙토스파라증(leptospirosis)과 같은 질병을 퍼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질병은 감기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고 장기 손상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대할 수는 없다.     쥐는 또 정신 건강에도 이롭지 못하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매일 쥐를 본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다섯 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카고는 왜 이렇게 쥐가 많은 걸까? 전체 거주 인구 수로 따지면 뉴욕이나 L.A.에 더 많은 쥐가 서식해야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에 대한 원인은 시카고의 다양한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이유로 시 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뒷골목(alleys)을 꼽는다. 시카고의 전형적인 주택가라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뒷골목은 쥐들에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쥐들이 사람과 차량 운행이 빈번한 집 앞 길 대신 뒷골목에 쉽게 숨을 수 있고 새끼를 낳고 기를 수 있으며 골목마다 놓은 쓰레기통에서 먹이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 서버브로만 나와도 시내와 같은 네트워크식으로 짜여진 뒷골목이 없어 쥐들의 서식 환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 3대 대도시로 많은 주민들이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환경 역시 쥐들이 번식하기 좋은 편이다. 특히 쓰레기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쥐들이 쓰레기통 근처에서 자리를 잡고 살기에 용이하다. 쓰레기 봉투를 제대로 묶지 않고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통 밖으로 나오게 되면 쥐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건축적인 특징도 시카고에 많은 쥐들이 서식하기 용이한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 건축의 도시인 시카고는 다른 주요 도시에 비해서도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1871년 시카고 대화재 이후 시카고의 주요 건축물들이 들어섰는데 이 건물들은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많은 틈새를 보이면서 쥐들이 이동하는 루트로 활용된다. 또 나무로 된 포치와 상하수도관 사이의 벌어진 틈으로 인해 쥐들이 쉽게 주택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아울러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게 되면 기존에 서식하던 쥐들이 다른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로 이동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시카고에 서식하는 쥐의 종류 역시 번식에 능해 개체수 확장이 쉽다. 노르웨이 쥐가 대표적인 시카고 서식종인데 이 쥐는 일년에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친다. 이로 인해 쥐의 개체수를 컨트롤 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시카고의 날씨 역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쥐들은 고온다습한 여름이나 혹독한 추위에도 건물 내부로 피하려는 습성을 보이기 때문에 인간들과 마주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들로 인해 시카고에 다른 도시보다 많은 쥐가 서식하고 있으며 사람들 눈에 자주 띄여 방역 건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최근에는 다양한 시도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새끼를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기존 쥐 퇴치에는 쥐약을 뿌려 개체수를 줄이는 방안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새끼를 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 도입되기도 했다. 특정 약물을 들어간 작은 소시지 모양의 미끼를 쥐들이 지나가는 경로에 둬 이를 먹게 만들면 이 약물로 인해 쥐들은 약 6개월간 새끼를 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방식은 기존의 쥐약에 비해 환경적으로도 안정적이다. 일반 쥐약의 경우 다른 조류나 동물들이 먹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생태계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시카고 시내에서 발견된 모든 래쿤과 스컹크의 체내에서 쥐약 성분이 발견될 정도로 쥐가 아닌 다른 동물이 쥐약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노력이 얼마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새 시카고 시청 민원 전화 311을 통해 접수된 쥐 방역 민원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시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접수된 쥐 방역 민원 건수는 6만5897건이었다.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22년 5만201건, 2023년 4만8647건, 2024년 4만5732건으로 집계됐다. 이 통계로 정확한 쥐 개체수 확인은 어렵지만 그만큼 쥐의 서식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시카고 주민들이 줄어들고 있음은 추정할 수 있다.     쥐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곳은 웨스트 타운으로 2019년부터 5년간 총 1만6180건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한인 밀집지역인 알바니파크와 포레스트 글렌, 노스 파크 지역은 1천건에서 4천건 사이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시카고 시청 역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8000만달러 이상을 쥐 방역 프로그램에 투자하며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시카고 대화재 서식 환경 방역 건수

2025.07.1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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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메타와 일리노이 원전

요즘 첨단 과학기술의 대세는 인공지능이다. 전통적인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고 기존의 검색과 온라인 서핑을 통해 하던 대부분의 일들을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가까웠고 일부는 이미 구현됐다. 인공지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가 충분히 갖춰져야 인공지능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리노이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일리노이 정부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주내 대형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전력 공급이다. 일반 검색에 비해 인공지능 검색에는 전력이 10배 필요하다고 알려진 만큼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 하는데 기존 전기 공급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의 특성상 24시간 365일 꾸준한 전기 공급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의 재생 에너지로는 현 상황에서는 분명한 한계점이 존재한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 등의 재생 에너지는 전기 발생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널리 자리잡고 있지만 지속적인 전기 공급면에서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전기 저장소 등의 기술을 십분 활용하면 이같은 단점도 극복할 수는 있지만 현재와 같이 대용량의 전기가 필요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와 같은 빅테크 업체들이 원자력 발전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에게 원자력 누출 사고로 깊게 각인돼 있는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가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작년 9월 펜실베니아주의 쓰리 마일 원자력 발전소와 계약을 맺고 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20년간 공급받는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이다. 원자력 누출 사고로 한동안 폐쇄됐다가 다시 가동한 원전을 인공지능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되살린 셈이다.     이런 사례는 일리노이에도 존재한다. 지난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의 모기업인 메타가 일리노이 원자력 발전소와 유사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마찬가지로 향후 20년간 일리노이 원전에서 에너지를 구매한다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빅테그 기업들이 원전 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메타 역시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놨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메타는 2027년 6월, 그러니까 2년 후부터 일리노이주 남부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사의 클린턴 원전에서 약 1.1기가 와트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이 전력은 약 100만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주 남부 블루밍턴에서 남쪽으로 25마일 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클린턴의 원전은 일리노이에 위치하고 있는 6개 원전 중 하나로 이전에는 폐쇄 위기에 처했던 곳이다. 수년간 재정 적자에 시달리면서 존폐의 기로에 빠졌으나 일리노이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근근히 운영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타가 20년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런 운영상의 어려움은 한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당장 메타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1100개의 지역 일자리가 유지될 뿐만 아니라 연간 1300만달러 이상의 세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일리노이 정부가 주내 네 곳의 원전에 지급하는 보조금도 2027년에 끝날 예정이었는데 메타의 전력 장기 계약으로 인해 적어도 클린턴 원전은 주민들의 지원 없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콘스텔레이션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원전 기업으로 일리노이주의 모든 6개 원전을 소유하고 있다. 쓰리 마일 원전 역시 콘스텔레이션사 소유다. 콘스텔레이션사는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엑셀론에서 지난 2022년 분사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시카고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워싱턴 DC 지역에도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엑셀론은 시카고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컴에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메타의 일리노이 원전 계약으로 인해 향후 20년간은 보조금 지급 없이 원할하게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이후 보조금으로만 클린턴 원전에 8억달러 가까이 들어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경제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메타는 향후 20년간 약 20억달러 이상을 클린턴 원전에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제에 일리노이 전력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당장 일리노이주는 관련법에 의해 석탄과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의 운영 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에 재생 가능 에너지를 더욱 늘리고 에너지 저장고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친환경 전기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가 청정 에너지라고 빅테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도 발전 후 나오는 폐기물 처리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리노이 주의회에서는 에너지 수급과 관련된 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봄 회기에는 내년도 예산안 통과에 밀려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가을 회기로 넘겼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일리노이 원전 전기 공급면 일리노이 원자력

2025.07.0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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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연방 예산이 일리노이에 끼칠 영향

현재 연방 의회에서 한창 투표가 진행중인 예산안을 두고 전국적인 찬반이 거세다. 무엇보다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핵심 사안으로 삼고 있는 법안과 행정명령들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년 예산안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출을 줄이고 필요없는 분야에서 낭비되고 있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으로 인해 대폭적인 연방 정부의 예산 삭감이 예상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메디케이드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 자신의 의료 보험의 혜택이 줄어들거나 박탈될 수 있는 해당 주민들은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일 연방 상원에서 통과된 예산안을 기준으로 하면 총 4조달러에 달하는 예산이 줄어든다. 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적용한 세율 조정을 영구히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울러 팁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3500억달러를 투자해 불법이민자 추방을 포함한 국경 강호와 국가 안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2034년까지 1180만명의 주민들이 의료 보험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의회 예산국의 분석이다. 아울러 향후 10년새 예산 적자폭을 3조 달러 이상 늘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가장 큰 우려는 메디케이드 관련이다. 모두 1조2000억달러를 감축해 메디케이드와 푸드 스탬프 관련 예산을 삭감하기 때문이다. 주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푸드 스탬프 비용도 최소 5%에서 25%로 올린다. 2022년 기준 일리노이에서는 102만 가구 이상에서 188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푸드 스탬프 혜택을 받고 있다. 일인당 157달러를 받아 식품 구입에 도움을 받고 있는데 이들 수혜 주민들은 빈곤율 미만의 소득을 벌고 있는 경우다.     만약 상원의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일리노이는 12억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고 42만7000명의 주민들이 푸드 스탬프 혜택을 놓치게 될 것이라는게 주지사실의 입장이다.     메디케이드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나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정부 의료 보험인 메디케이드의 경우 월 8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는 증명을 해야 계속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하겠다는 것이 연방 정부의 입장이다. 만약 이런 내용이 추가될 경우 일리노이에서는 최소 27만명에서 50만명의 주민들이 혜택을 잃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왔다.     연방 예산은 또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Affordable Health Care Act로 의료 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일리노이 주민 16만명 이상이 혜택을 박탈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결국 현재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일리노이 주민 약 50만명에서 53만명이 의료 보험의 혜택을 더 이상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메디케이드와 오바마케어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부담을 나눠지고 있는데 오바마 케어의 경우 연방 정부가 90%를 부담하고 있다. 월 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연방 정부가 부담하기에 주민들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예산에 부담을 느낀 주 정부가 관련 예산을 삭감한다면 오바마 케어는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리노이 연방 상하원은 의사당과 시카고 지역에서 내년 예산안 통과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연방 상원에서는 찬성 50, 반대 50의 투표 결과가 나와 JD 밴스 부통령의  타이 브레이커 찬성으로 이미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제 하원에서도 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예산안이 발효된다.   물론 하원에서 투표에 부쳐지기 전 협상을 통해 예산안이 수정될 수는 있지만 비교적 큰 골격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이전에 예산안이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는 데드라인을 밝힌 상태다.     연방 정부나 주 정부가 예산안 통과에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누차 밝힌 주요 공약의 시행을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재정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간 입장차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을 ‘One Big Beautiful Bill’이라고 칭하고 있다.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불려서 인지 작은 정부, 건전 재정을 표방하는 공화당 행정부의 기본 입장과는 달리 예산 적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연방 정부의 예산 적자는 3조3000억달러가 늘어난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공화당 연방 의원들이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제 공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하원에서도 통과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원에서 통과된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연방 정부의 예산 적자폭이 커지는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다시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독립기념일 이전까지 예산안이 가결되기는 힘들 수도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일리노이 주민 기준 일리노이 의회 예산국

2025.07.0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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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시카고 다운타운 지하 터널

최근 소셜 미디어에 시카고와 관련한 영상이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바로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공간이 숨겨져 있다는 내용이다.     이 중 한 영상은 미시간길과 시카고 강이 만나는 곳 남쪽에 위치한 런던하우스 호텔 부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갈라진 건물 틈새 아래로 지하 공간이 살짝 보인다. 또 구 톰슨센터, 현 구글센터 앞에서는 도로 위 맨홀 뚜껑을 열고 사다리를 타고 지하로 들어가자 꽤 넓은 공간이 나오는 장면도 보인다.     이들은 모두 시카고 다운타운에 지하 터널이 있으며 이를 통해 다운타운이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존 로워 웨커 드라이브와는 달리 숨겨진 지하 터널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소셜 미디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알려진 시카고 다운타운의 터널은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영상에 나온 것은 터널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시카고 다운타운 터널은 1900년대 초반 석탄과 화물 운송을 위해 계획적으로 건설됐다. 다운타운 터널은 남쪽으로는 필드 자연사 박물관, 북쪽으로는 슈페리어길, 서쪽으로는 90/94번 고속도로, 동쪽으로는 미시간길로 둘러쌓인 공간에 건설됐다. 전체 길이는 60마일에 달하며 높이 7.5피트, 넓이 6피트 크기다.     당시 터널을 건설한 주요한 목적은 지상의 경우 마차와 자동차, 지상철 등으로 인해 이미 복잡해졌기 때문에 지하 공간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고자 했다. 특히 당시에는 건물 난방 등에 석탄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를 지상으로 운송하기엔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 지하를 통해 물자 운송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터널의 크기는 클 필요가 없었다. 지하 40피트 아래에 뚫린 터널은 성인 한 두명이 나란히 걸으면 꽉 찰 정도의 크기였다.     하지만 이렇게 이용된 터널은 1900년대 중반 이후 필요성이 점차 사라진다. 우선 물자 운송을 위해서는 대형 트럭이 더 효율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터널의 크기와 장소 때문에 전력 공급선이라든지 인력 운반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이 때문에 1960년대 이후로는 터널이 사실상 방치됐다.     그러다가 이 지하터널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일도 발생했다. 지난 1992년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발생한 대형 홍수가 대표적이다. 터널 인근에서 건물을 건축하다가 터널로 물이 유입됐고 이 터널을 통해 다운타운 곳곳에 홍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 때 주요 건물 1층이 모두 물에 잠겨 일대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시카고 시청은 터널에 물이 자유롭게 유입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차단벽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 1968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다운타운에 대규모 폭동이 발생했을 때에는 이 곳에 시위대를 잠시 구금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안되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1938년 노동자 파업 당시에는 일부 시위대가 터널을 이용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리차드 데일리 시장 당시 제안됐던 오헤어공항과 다운타운을 연결하는 고속 열차 운행에 터널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었지만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다만 당시 아이디어로 블록 37에 수퍼 스테이션이 착공되기는 했다.     전문가들은 이 터널이 모양은 유사한 딥 터널(deep tunnel)과는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다. 딥 터널은 중서부의 지형적인 특징인 평평한 땅으로 인해 배수 문제가 심각해지자 폭우가 오면 발생하는 침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배수구다. 딥 터널을 통해 유입된 폭우는 저수지로 일단 저장된 뒤 천천히 강으로 배수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집중적으로 내리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데 이 딥 터널은 지하 수백 피트 아래에 위치하고 있고 그 크기도 대형 트럭이 들어갈 정도로 넓다는 점에서 지하 터널과는 차이점이 있다.     지하 터널에 관한 책을 저술한 전문가에 따르면 도로 위에 만들어진 맨홀과 연결된 터널은 없었다. 시카고 다운타운 지역이 거의 모두 터널로 연결은 되어 있지만 지상과 직접적으로 통하는 구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 터널은 지금도 많은 보행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보행자길(Chicago Pedway)과도 구분된다. 보행자길은 다운타운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지하 도로와 브릿지를 일컫는 말로 화물 운송을 위한 터널과는 차이가 크다.       사실 이 지하 터널은 2000년대 이전까지는 도보 투어가 있어 호기심이 많은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이후로는 접근이 금지됐으며 보안 시설도 설치돼 일반인의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다운타운 지하 터널은 시카고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설명하고 있다.     지하 터널이 당초에는 석탄을 비롯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건설됐으며 이 터널을 통해 건물에서 나온 석탄재를 지상으로 운송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또 터널 건설을 하며 나온 대량의 흙은 현재 그랜트 파크에 버려졌다. 그랜트 파크와 밀레니엄 파크가 있는 곳은 예전 호수였다가 1871년 시카고 대화재 당시 발생한 잿더미가 이곳에 버려지며 매립된 것이다.     미국 도시 중에서 이렇게 건설된 지하 터널은 시카고가 유일하다. 영국 런던이 시카고 터널에서 착안해 비슷한 터널을 건설하기도 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다운타운 시카고 다운타운 다운타운 터널 지하 터널

2025.06.2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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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베뉴에서 온 샘플

최근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흥미로운 샘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료를 읽다가 호기심이 생겼는데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이 등장해 이해에 어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샘플은 지구의 생성을 포함한 우주의 탄생과 관련한 비밀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간단하게 생명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쯤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소행성 베누(Bennu)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소행성은 지구 근접 소행성(Near-Earth Asteroid, NEA)이라고 부른다. 지구 가까이서 움직이고 있는 소규모 행성이라는 의미다.     지구에서 가깝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29만9000km, 186만마일 떨어져 있는 행성이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km보다는 가깝다. 그러니까 지구와 달 사이 거리보다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는 소행성이 베뉴인 셈이다.     자전도 하는 이 행성은 그리고 미래에는 이보다 더 가까운 거리로 지구와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예상이다. 2060년에는 74만km, 2135년에는 20만km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지금보다 약 110년 후에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 약 중간거리까지 소행성이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로 인해 혹시 지구와 충돌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와 베뉴의 충돌은 가능하긴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가능성은 약 2,700분의 1로 0.037%정도로 희박하다는 점이 계산으로 나왔다.     이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에 NASA가 탐사선을 보낸 것이 지난 2016년 9월 8일이다. 그리고 약 2년 2개월 후인 2018년 12월 탐사선이 베뉴에 도착했다. 탐사선은 예정된 임무를 수행한 뒤 2023년 9월 24일 지구에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당시 채취한 샘플은 NASA의 연구 센터에서 분석 중이다. 분석하고 있는 주제는 생명체의 필수 구성 요소 등인데 이미 과거 소금물 활동의 증거가 발견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나왔다. 아울러 이 샘플은 미국이 처음 획득한 소행성 샘플이라는 점에서 희귀성을 띄고 있다.     이 때 채취에 성공한 샘플 중 일부가 최근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내졌다. NASA 역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필드 박물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발견된 바에 따르면 이 샘플은 물을 포함한 유기 화합물과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아미노산 등 지구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가 탄생되기 위한 기본 재료들이 태양계가 생길 당시부터 널리 분포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구 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도 이런 물질들이 있었다면 그 곳에서도 생명이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넓은 태양계 중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는 것보다 지구와 같은 환경이 태양계가 생성할 당시 다른 행성에서도 존재했다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베뉴 소행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는 과거 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염분이 포함된 물이 증발하면서 형성된 광물인 증발 잔류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베뉴가 현재보다 훨씬 큰 소행성의 일부였을 당시 내부에는 한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물이 있어아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기에 생명체가 번성하기 위한 환경이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 때 과거라고 하면 태양계가 형성된 45억년 전을 뜻한다. 베뉴가 과학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 이유는 당시 상태가 거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의 경우 화산 활동과 침식 등 지질학적인 변화로 인해 태초 그대로의 모습이 변질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베뉴가 태양계 형성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이를 통해 태양계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지 살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베뉴를 우주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른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초기 역사, 소행성 출동 위험에 대한 다양하고 근원적인 정보를 두루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필드 박물관에서는 이 샘플 연구를 냄새에 집중할 예정이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하나인 이 샘플은 매우 작은 분자로 기화를 통해 쉽게 손실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밀봉한 상태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데 샘플이 담고 있는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필드 박물관에서는 샘플 연구를 위해 안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두달 간은 샘플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태양계의 탄생과 생명의 근원 등에 관한 질문에 이 작은 샘플이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소행성 샘플 지구 생명체 생명체 존재

2025.06.1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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