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가 팀 명칭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NFL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인 구단 중 하나인 베어스가 시카고를 떠나 인디애나주로 홈 필드를 옮길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팀 이름 역시 시카고 베어스가 아니라 인디애나 베어스, 노스웨스트 인디애나 베어스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팀명에 붙은 도시 이름이 반드시 홈구장이 있는 도시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이미 여러 팀이 비슷한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만 보더라도 이 두 팀의 홈 구장은 뉴욕이 아닌 뉴저지에 위치하고 있다. 두 구단이 한 구장을 공동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구장이 연고지로부터 강 건너에 있다. 미주리주 캔사스 시티를 연고로 하고 있는 치프스 역시 2031년 개장 예정인 신구장을 타주인 캔사스주에 마련한 바 있다. 캔사스 시티는 미주리주지만 구장은 캔사스주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팀 이름이 연고지와 같아야 한다는 공식은 NFL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식이 시카고 베어스에 적용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베어스팬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시카고와 같은 생활권인 노스웨스트 인디애나주의 주민들과 이에 가까운 곳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만 해당될 수 있다.
시카고 베어스가 현재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솔저필드를 떠나 새로운 구장을 물색한지는 최소 3년 이상이 됐다. 베어스는 시카고 북서 서버브 알링턴하이츠의 경마장 부지를 매입해 최신식 풋볼구장을 신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의 솔저필드처럼 구장만 있는 게 아니라 지역 재개발과 함께 추진하겠다는 것이 구단의 계획이었다.
경마장 부지는 고속도로와 가깝고 메트라역과 연결돼 있으며 공항과도 멀지 않아 프로 스포츠 구장 입지로는 매우 좋은 편이다. 문제는 구장 신축에 일리노이 주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사기업인 베어스가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는데 주정부가 많은 세금을 투자하는 것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고 현재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서 인디애나 주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시카고 베어스가 홈 구장을 일리노이와 인디애나주 접경 지역인 해몬드시에 지을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법안까지 마련했다. 지난 24일 이 법안이 인디애나 주하원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했고 상원을 통과하면 주지사의 서명으로 발효될 수 있는 최종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인디애나주는 베어스 구장을 유치하게 된다면 구장과 인근 호텔, 식당에 부과할 세금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베어스가 20억달러를 투자한다면 인디애나주는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지원하겠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해몬드시가 12%의 입장료 세금을 부과하고 인근 카운티에 1%의 식음료세 신설, 5%의 호텔세를 부과해 구장 건설에 도움을 주겠다는 방안이다. 이렇게 하면 연간 3500만달러 이상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은 현재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의 홈 구장 루카스 오일 스태디움 신축시 적용했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 구장 소유권은 정부가 갖고 구단은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사용하게 되는 방식이다.
인디애나주가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에 나서자 베어스 구단도 화답했다. 베어스 구단은 “현재까지 구장을 신축하고자 하는 구단에게 가장 의미있는 진전”이라며 구장 이전을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베어스팬들 입장에서는 인디애나주로 구장을 이전하는 것이 알링턴하이츠 구장 설립을 위한 보다 나은 조건을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인식이 많았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바뀌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러다가 베어스 경기 직관을 위해서 주 경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베어스는 어떤 다른 팀보다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리그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팀 창단 직후 연고지를 시카고로 옮겨온 뒤 줄곧 바람의 도시를 홈으로 사용했다. 이전에는 시카고 컵스와 함께 리글리필드를 사용했고 솔저필드가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할 때에는 잠시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구장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베어스는 시카고와 뗄레야 뗄 수 없는 팀이다.
이런 팀이 인디애나주로 이전을 추진한다고 하니 베어스팬들 입장에서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일리노이 주의원들이 베어스 구단과의 중재에 나서 알링턴하이츠가 재산세를 조정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베어스 구장의 인디애나 이전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주정부 입장에서도 만성적인 적자를 두고 프로 구단인 베어스에 주민들의 세금을 대대적으로 지원을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주지사 선거가 예정돼 있고 주지사는 차기 대권에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프로구단 홈구장 이전이 복잡한 셈법에 둘러쌓여 있지만 이를 현명하게 풀어나갈 리더십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직접적인 세재 지원을 피하면서도 전통의 프로 구단을 시카고나 일리노이에 남게 할 수 있는 대안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