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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100주년 맞은 루트 66

Chicago

2026.04.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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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

박춘호

시카고에서 시작해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 해변까지 이어지는 루트 66. 흔히들 이 도로를 ‘마더 로드’라고 부른다. 1926년 공식적으로 명명된 이 길이 올해로 100주년이 됐다. 얼마 전에는 루트 66의 시작점이 미시간과 아담스길에서 네이비피어로 바뀐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루트 66은 현재 미국의 주요 고속도로인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가 나오기 이전부터 중서부에서 서부로의 이민과 2차 세계대전 군수 물자 수송, 휴가지 이동에 주로 이용됐던 미국의 대표적인 길이다. 아마도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도 이보다 더 널리 알려진 길은 없을 것이다.  
 
이 길은 하나의 완성된 길이라기 보다는 로컬길이 여러개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시작점이 시카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중서부에서 서부로 연결되는 시작점이 시카고인 것은 자명하고 기차 노선 역시 시카고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물길 역시 시카고에서 시작돼 시카고 강, 일리노이 강, 미시시피강을 통해 서부와 연결되는 곳이 시카고라는 점은 루트 66의 출발점이 시카고 이외에는 다른 곳을 상상하기 힘들게 한다.  
 
사실 루트 66을 떠올리면 개인적으로 애니매이션 영화 ‘Car’가 떠오른다. 2006년 디즈니-픽사사가 만든 이 영화는 루트 66에 헌정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라디에이터 스프링스라는 도시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제작자가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루트 66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라디에이터 스프링스가 우회하는 주간 고속도로로 인해 침체한 상황으로 나온다. 이는 애리조나주 셀리그만의 상황을 묘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도시 역시 1978년 I-40이 개통되고 나서 도시가 활력을 잃었던 곳이다. 이밖에 영화에서는 아트 데코 스타일의 건물과 옥수수 모양의 모텔이 등장하는데 이 역시 루트 66 근방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실제 건물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영화팬들은 영화에 나왔던 곳을 실제로 방문하면서 마더 로드를 체험하기도 한다. 영화에 등장했던 모텔과 식당, 기념품점 등을 살펴보면서 이 길의 역사적인 의미를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루트 66이 공식적으로 창설된 것은 1926년 11월 11일이다. 사이러스 애버리와 존 우드러프라는 사람이 루트 66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처음 이 길을 만들었을 때에는 캔사스와 미주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서부 지역으로 수송하기 위한 목적이 주였다. 이보다 북쪽에 이미 비슷한 길이 존재했지만 수송을 위해 날씨가 보다 온화한 남쪽 지역으로 길을 냈고 이로 인해 직선보다는 기존에 있었던 길을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66이라는 숫자 역시 당초에는 60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켄터키에서 60번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62번이 거론되다가 최종적으로 66번이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논의가 있었던 곳이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라 루트 66의 고향은 스프링필드로 언급되기도 한다.  
 
루트 66인 흔히들 미국의 역사와 문화가 결합된 것으로 본다. 그도 그럴 것이 루트 66은 완전히 새로운 길이 아니라 기존의 도로를 하나 하나 연결한 방식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이 길을 이용하면서 축적된 역사와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다.
 
가장 먼저는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이용하던 길이었다. 모하비 트레일과 스패니시 콜로니얼 로드가 이에 해당된다. 미국에 서구 이민자들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이용됐던 길이 루트 66의 근간인 것이다. 또 이후 19세기에는 서부 개척기에 마차가 달리던 길이었기도 하다. 비글 왜건 로드라고 불리는 길이 대표적인데 이 길은 1857년에 만들어 졌다. 애리조나와 뉴멕시코를 연결하는 이 길은 북위 35도선과 나란히 하고 있다. 20세기가 되어서야 루트 66의 길 위에 차들이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내셔널 올드 트레일스 로드와 미주리주의 오자크 트레일이 대표적이다.    
 
1930년대에는 더스트 보울(Dust Bowl)이라고 불리는 시기였는데 이로 인해 중서부 지역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주민들이 대거 나타나기도 했다. 더스트 보울은 과도한 농업 방식과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표토층이 모두 날아가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거 서부 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일컫는다. 더스트 보울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날 때도 루트 66은 생명길이 됐다.  
 
루트 66은 주간 고속도로가 갖춰지자 1985년 공식적으로는 퇴역됐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온전히 담고 있는 루트 66을 재평가하고 다시 활성화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루트 66의 시작점을 미시간길에서 네이비피어로 변경한 것도 종착점이 샌타 모니카 해변이라는 점을 고려해 시작과 끝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다. 시카고의 한인들도 루트 66을 타고 마더 로드를 경험하곤 한다. 할리 데이비슨 애호가들이 바이크를 타고 이 길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여행은 한국의 유명 연예인이 동참해 동영상으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루트 66의 100주년을 맞아 시카고 출발점과 오그덴길,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로 이어지는 길은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들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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