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상의는 지난 9일 회장단 운영위원회와 16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전임 48대 회장단(회장 정동완)의 지출과 공금 유용 논란에 대한 논의 끝에 일단 사실상 공금 유용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기 이사회에서 하기환 고문은 “운영위와 사무처의 관련 자료와 기록을 검토한 결과 특별한 유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이와 같은 문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매월 결산 검토를 진행하고, 해당 내용에 이사진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회장단의 재정 지출 액수와 내용에 대해 이사진이 주기적으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감사 기능을 부여하겠다는 취지다.
일부 전임 회장단의 지출에 우려 표시를 해온 이사들은 앞으로 한인상의 독립 활동 공간 마련 등 취지에 걸맞는 매년 5~10만 달러의 특별계좌 재정 마련, 더 투명하고 의미 있는 재정 소비, 회장단 개인 활동에 대한 지출 금지 등이 정식 규정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부회장 출신의 한 이사는 “어려운 경기에 이사들이 마련한 돈을 더 주의 깊게 판단하고 써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알찬 조직으로 거듭나기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정상봉 회장은 “한인상의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 회장으로서 송구하다”며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전임 회장단 문제에 계속 묶여 있을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만한 재정 운영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정동완 전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발언 기회를 통해 “사과를 요구한 분들도 있었지만 사과는 뭔가를 잘못했을 때 하는 것인데, 잘못한 것이 없었다”며 “어떤 조직이든 수년 동안 진행되어온 전통도 있고 관례도 있는 것이어서 세부 내용을 봐야 한다. 지난해 운영상 어떤 문제도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정 전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일부 이사진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사회에 참가했던 한 이사는 본지에 “사과를 기대했지만 결국 실망스럽게 끝난 셈이 됐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전체 재정의 집행을 주도한 분의 책임 있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결국 더 많은 분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한인상의는 10월 운영위원회에서 이번 정기 이사회를 통해 제기된 내용을 정리해 정식 정관 변경 작업에 나설지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