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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범벅 한인타운 보기도 괴롭다…상가 외벽, 빌딩에도 그려

Los Angeles

2025.09.2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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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민원 접수 3만5000건
제거 대행 단체 “역부족”
LA 한인타운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 최고층 외벽에 있던 낙서(왼쪽 사진). 오른쪽은 말끔히 지워진 모습. 김상진 기자

LA 한인타운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 최고층 외벽에 있던 낙서(왼쪽 사진). 오른쪽은 말끔히 지워진 모습. 김상진 기자

한인타운 등 LA 전역이 낙서(Graffiti)로 얼룩지고 있다. 일명 태거(공공장소에 낙서하는 사람)들은 낙서가 예술이라며 주장하지만, 주민들은 무분별한 낙서가 시각공해와 불쾌감을 유발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달 초  한인타운 버몬트 애비뉴와 7가 교차로를 지나던 한 한인은 인근 건물 꼭대기에 그려진 대형 낙서를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누군가 뱅크오브호프 간판 주변에 녹색으로 엄청 큰 낙서를 해놨다. 건물 자체를 망가트린 것 같다”며 낙서 행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대형 건물은 오피스빌딩으로 쓰였다가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누군가 공사 기간 경비가 소홀한 틈을 타 최상층까지 올라가 낙서한 것으로 보인다. 건물 꼭대기층을 어지럽혔던 해당 낙서는 최근에서야 제거됐다.
 
무분별한 낙서는 한인타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특히 태거들은 빈집이나 빈건물, 골목, 공사현장, 상가 외벽, 거리 광고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 윌셔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등 번화가 지역 건물 외벽과 공사장 칸막이도 예외가 아니다.  
 
LA한인타운 낙서는 주로 청소년과 젊은층이 특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유지나 공공시설을 훼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갱단도 구역표시 등을 목적으로 낙서하고 있다. 한인타운의 높은 인구 밀집도가 다양한 메시지를 알리고 싶어하는 태거들의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LA시의 한인타운 낙서 제거를 대행하는 한인타운청소년회관(KYCC)은 민원인이 LA시에 낙서제거를 요청하면 통상 48시간 안에 제거작업을 벌인다. 하지만 KYCC 측은 “지난해부터 낙서가 급증해 제때 처리하는 인력이 부족해 요즘은 최소 3일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KYCC는 일주일 평균 약 230건, 한 달 평균 약 930건의 낙서를 제거하고 있다.
 
낙서 등으로 인한 한인타운 각종 민원신고는 지난해 3만4519건이나 접수됐다. 지역별 민원접수에서 한인타운은 보일하이츠 4만9775건, 밴나이스 4만1280건, 웨스트레이크 3만9284건, 노스할리우드 3만5443건 다음을 차지했다.  
 
LA시 민원서비스 ‘마이LA311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낙서, 쓰레기 투기 등 민원신고는 총 141만5288건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고, 낙서 신고만 31만7000건(전체 22%)이나 접수됐다. 연평균 LA지역 낙서 민원신고는 7년째 31만4000~34만5000건으로 나타났다.
 
최근 LA타임스는 다운타운 크립토닷컴 아레나 맞은편에 자리한 27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건물 두 동 전체가 낙서로 뒤덮여 수년째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개발업체 오션와이드 플라자는 지난 2015년 럭셔리 주상복합 아파트를 추진했다가 매각 절차 등으로 2019년 1월부터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2월에는 태거 여러 명이 건물 창문 전체에 낙서한 사건이 전국 뉴스로 알려지면서, 태거들 사이에서는 방문 성지로 떠올라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불법 낙서 신고 및 제거 요청은 LA시 민원서비스 웹사이트( MyLA311.lacity.gov)나 모바일앱(MyLA311), 전화(311)로 하면 된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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