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과 가주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반등은 2026년 말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 1일 공개된 UCLA 앤더슨 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의 2025년 3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경제는 고용 감소, 인플레이션 반등,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등 복합적인 변곡점을 겪고 있다. 특히 한인들의 집중 주거 지역인 가주 경제는 수축기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연말에야 반등의 기회를 갖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고용 안정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한 ‘파월 피봇(Powell Pivot)’을 언급하며, 통화 완화 기조가 약한 형태의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실업과 물가가 동시에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국면을 뜻한다. 더 나아가 연구소는 연준의 독립성이 정치적으로 흔들릴 경우, 전면적인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악화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국내 경제가 경기 침체 직전의 불안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6월 비농업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경기 후퇴 신호가 뚜렷해졌고,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 4.8%에 달했다. 실업률은 4.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일자리 증가는 의료·교육 등 일부 부문에만 집중되고 있다.
연구소는 국내 경제가 올해 말까지 추가 고용 둔화를 겪으며 2026년 초 실업률이 4.6%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스몰비즈니스와 고용 시장 자체가 부정적인 수치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2026년 하반기부터는 통화·재정 부양책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 2026년 4분기에는 성장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빠른 회복 속도다.
가주는 2025년 내내 고용 감소세를 겪고 있으며, 실업률은 이미 5%를 넘어섰다. 연구소의 경기 전망 보고서는 가주 경제가 2025년 전반에 걸쳐 사실상 경기 수축기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여 년간 가주 경제를 견인해온 핵심 산업인 첨단 기술, 내구재 제조,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이 모두 둔화하거나 위축됐다. 향후 회복 국면은 2026년 말에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2027년에는 내구재 제조·건설·기술 산업의 반등에 힘입어 미국 평균보다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 연구소의 전망이다.
연구소는 가주의 실업률이 2026년 초 6.2%로 정점을 찍은 뒤, 2027년에는 4.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건설 부문은 높은 금리와 인력 부족으로 위축돼, 2027년까지 연간 신규 주택 허가 건수는 11만7000건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택난 해소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 위험이 상존하지만, 중기적으로는 미국과 가주 모두 성장 궤도로 복귀할 것”이라며 “다만 주택 공급 부족과 노동시장 구조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